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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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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56

승냥이들에게 대목이 찾아왔다.

황금경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으나 아무거나 만들진 않는다. 그의 연금술은 오로지 금국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열국 전체에 늘어진 작품들은 모두 금국과 함께 묻힌 부장품에 불과하니. 그 무덤을 뒤지며 살아가는 승냥이들은 부스러기나마 감사히 주워 먹곤 한다.

그때 황금경이 전쟁을 준비했다.

전쟁이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지만 돈이 없으면 전쟁은 이루어질 수 없다. 무기 군량 전투마나 짐수레 등. 온갖 것이 돈이다. 황금경이 평소에 만드는 물건 역시 가치 있었으나 전쟁 특수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처음에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에 겁을 집어먹었던 승냥이들도 눈앞에 쏟아진 돈을 보고는 눈이 돌아갔다.

“전쟁할 만한데?”

“캬. 이게 뭐야? 하나만 훔쳐서 다른 나라에 팔아도 10년은 흥청망청 쓸 수 있겠어!”

“팔아? 하하! 요즘은 떠돌이가 파는 것도 제값 다 주고 산대? 칼에 찔려 뒤지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열폭회주가 전쟁을 바랐던 이유가 있다. 전쟁은 열국을 부유하게 만든다. 전쟁에서 이기기 때문이 아니라 황금경이 무기를 만들어내기에.

돈은 강물과 비슷한 성질을 가졌다. 둘 다 거대한 흐름을 타고 온갖 부유물들을 몰고 다닌다. 황금경이 만든 장비는 그 자체로 재산. 그에 혹한 승냥이들은 모여들고 떠나려던 승냥이들은 계속 머무른다. 소식은 떠돌이들을 타고 흘러가서 열국 전역에 퍼질 것이고 승냥이들은 자연스레 무리를 지어 군단을 이룰 것이다. 

열국의 군단. 그 위대한 여정이 막 시작되려는 찰나.

“야 야! 저기!”

“왜 그리 호들갑이야… 어?”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듯 거대한 뱀이 땅 위를 미끄러졌다.

땅을 재료로 연금한 듯한 커다란 뱀이었다. 몸통 지름만 3m가 넘고 길이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흙이 비늘처럼 갈라져 있고 옥수수가 수염처럼 나 있다. 흙뱀은 대지를 뒤흔들며 앞으로 나아갔다. 

명백히 이치를 벗어나는 괴물이다. 저 남쪽 대수림에는 집채만 한 뱀이 있다곤 하지만 최소한 그건 피와 살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에 비해 저건 인위적이다.

“괴물 뱀이다! 도망쳐!”

“누군가 만든 뱀이야! 도대체 누가!”

냅다 도망치려는 승냥이들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잠깐. 땅으로 만들어진 뱀? 저것 황금경께서 만드신 작품 아닌가?”

“저런 괴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황금경 말고는 없으니까.”

“그러면 우리 편인 거지? 혹시 조종자가 있나?”

타당한 가설이었다. 나라도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승냥이들은 겁도 없이 흙뱀 주위를 맴돌았다. 흙뱀이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그들은 흙뱀이 아군이라 확신하고는 관심을 거두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의 확신을 틀렸다. 이 흙뱀은 연금술이 아니라 대지술로 만들어졌으니까.

회귀자는 흙뱀 정수리에 지잔을 꽂아 넣은 채로 생각했다.

‘맞아. 나 이번 회차에서는 지잔의 인정을 받았지. 꼭 칼처럼 쥐고 휘두를 필욘 없어. 이전 회차의 지선처럼 대지술을 응용해서 싸워도 돼.’

물론 지선만은 못할 것이다. 회귀자는 대지술을 따로 익히지도 않았고 지층과 토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이 흙뱀은 이전 회차 지선의 모습을 떠올리고 흉내만 낸 것일 뿐 지선만큼의 힘을 발휘하진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름 3m의 흙이 가진 질량만큼은 진짜다. 어딘가에 갖다 박더라도 기대하는 효과는 낼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대놓고 당당하게 가면 도리어 의심받지 않을 테니까 그냥 가라니. 어떤 사기를 쳐왔길래 저리 강심장이야? 목숨이 여러 개라도 돼?’

무슨. 목숨이 하나니까 최선의 수를 선택한 거지. 반푼이 흙뱀으로 만나는 인간마다 싸우면서 가면 퍽이나 잘 되겠다. 황금경의 권능인 척 태연하게 가는 게 낫지.

물론 이 흙뱀이 공격받을 수도 있다. 그러면 상대는 황금경측이니까 그때 전투 준비하면 된다. 얼마나 편해.

이게 왕도지. 괜히 머리 쓴답시고 사도를 취하는 게 이상한 거야. 황금경에게 가는 게 목적이라면 일단 가고 보자고.

내가 스스로 자화자찬할 때였다.

“…나는 왜 데려온 거야?”

페루가 내 쪽을 향해 물었다.

지금 우리 가운데 페루의 위치는 애매했다. 인질도 아니고 아군도 아니다. 딱히 구속하지도 않았고 별로 경계하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조금 기대받는다고나 할까.

본인 자신도 궁금한 모양이다. 나는 작게 운을 띄웠다.

“저기 악의는 없으니까 듣고 불쾌해지지 말아주세요.”

“…이미 최악. 더 불쾌해질 수 없어.”

“그러면 다행이네요! 거리낌없이 말할게요!”

‘…왠지 짜증나려고 해.’ 

더 불쾌해질 수 없다며. 하긴 감정은 입 밖에 낸 순간 믿을 수 없어지지 암. 

나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페루는 황금경의 편이겠지만 우리에게 이득이에요. 어차피 페루는 우리에게 힘을 못 쓰잖아요? 페루가 능력을 쓰면 연금술로 만들어진 황금궁이 붕괴될 테니까.”

엘릭은 페루보고 힘을 써선 안 된다고 했다. 생각을 못 읽더라도 이유는 뻔하다. 페루의 능력 때문이다. 연금술을 부정하는 그 힘은 황금경의 완전한 카운터.

뭐 땅마저도 연금 재료로 삼는 황금경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어쨌건 매우 까다로운 상대인 건 분명하다.

“하물며 저쪽도 그걸 알아요. 그러니까 페루가 휘말릴 정도로 커다란 힘은 쓰지 못하겠죠.”

“…내 목숨 따윈 신경 안 써.”

“아니요. 신경 써야 할 건 페루의 목숨이 아니라 능력이에요. 혹여나 휘말리게 했다가 페루가 능력을 쓰면 진짜 곤란해질 테니까요.”

페루는 죽을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능력을 안 쓰려고 하겠지만 황금경이 그걸 알까? 두려움이란 미지에서 나온다. 페루의 마음속을 알지 못하는 황금궁은 페루를 매우 경계할 것이다.

뭐 사실 경계하지 않아도 좋다. 멋대로 공격했다가 페루의 생존본능이 멋대로 반응하는 게 최상의 경우. 그러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페루는 결과적으로 우리 아군이 될 것이다.

“캬. 페루의 마음이야 어쨌든 우리 편! 아주 든든해요! 페루를 처음에 발견하고 포섭한 내가 자랑스러워!”

“…했던 말 취소할게. 더 불쾌해질 수 있구나.”

당연하지. 언제나 밑바닥에는 더욱 밑바닥이 있다. 그게 나를 향한 호감도라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진짜 이유를 밝힐 수는 없으니까.

페루는 고유마도 발사대다. 내가 페루의 고유마도를 쓰기 위해선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 

황금경의 핵심까지 도달하려면 최후의 순간 마지막 저항을 돌파할 필요가 있다. 아마 그 저항도 연금술로 이루어진 것이겠지. 페루의 고유마도는 내 비장의 카드가 되어줄 것이다.

좋아. 완벽한 계획이다. 내가 속으로 킬킬거리기도 잠시.

쿠구궁. 뱀이 크게 흔들렸다. 뱀 입속에서 숨죽이고 있었던 우리는 그 충격에 데굴데굴 굴렀다. 안쪽에 박힌 옥수수를 손잡이 삼아 버틴 나는 숨을 죽이고 바깥을 향해 주의를 기울였다.

흙뱀의 주위로 날개를 매단 호문쿨루스들이 모여들고 있다. 황금경의 저거너트이자 열폭회주의 고유마도로 추진력을 제공하는 장비 용매다. 불꽃을 휘감고 날아온 열폭회주가 회귀자에게 말을 걸었다.

“목숨을 건졌다면 그대로 도망칠 것이지. 죽고 싶어 제 발로 찾아왔나?”

한 번 죽은 이를 앞두고도 회귀자는 담담했다.

“내가 할 말이야. 좋게 말로 하려고 했더니 다짜고짜 공격해? 누구는 힘이 없어서 못 싸우는 줄 알고?”

열폭회주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상하군. 마치 싸우고 싶다는 말로 해석되는군.”

“호문쿨루스라서 말도 못 알아먹어? 그걸 해석해야 알아?”

날카롭게 외친 회귀자는 정수리에 꽂힌 지잔을 잡고 앞으로 밀었다.

모두가 굳건하다 믿는 대지는 사실 움직이며 그 흐름을 거시적으로 보면 액체를 닮았다. 그 권능을 실현한 대지술은 흙과 바위를 제 뜻대로 움직인다. 대단하지만… 애매하다.

연금술과는 달리 대지술을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방법은 구덩이를 파는 정도이며 그건 굳이 대지술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해낼 수 있다. 삽과 대지술 중에 더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준비물은 누가 봐도 전자인 탓이다.

분명히 신비하고 실용적이나 그리 귀하지는 않은 능력인 탓에 대지술은 지모신교 사람들이 아니면 잘 전해져 내려오지 않았다.

차라리 다행이다.

대지술이 인간을 해치는데도 충분히 유용하다는 사실은 지모신교의 침묵 속에서 비밀로 지켜졌으니까.

몸이 뒤로 홱 쓸리는 느낌을 받았다. 흙뱀이 한껏 꼰 몸을 쭉 펴낸 것이다. 땅으로 만들어진 저 육중한 몸이 도저히 땅이라고 믿기 어려운 속도로 황금궁을 들이박았다.

쿠구구궁. 대지가 운다. 흙먼지가 희뿌옇게 피어오른다. 흩날린 흙먼지는 호문쿨루스들의 날개에도 달라붙어 연소과정을 방해했다. 하늘을 날던 생긴 호문쿨루스들이 일제히 비틀거렸다.

그 속에서 한 가닥 돌개바람이 흙모래를 잔뜩 머금고 솟아오른다.

바람은 모든 것을 녹여낸다. 향기도 물도 하물며 대지조차도. 세상 모든 것을 녹여 싣고 떠나며 어느 한 곳에 고이지 않는 바람이야말로 진정 존엄하니.

흙과 모래의 소용돌이가 높게 솟아난다.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려는 것 같다. 인간의 감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지 옛날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용오름이라 이름 붙였다.

회귀자도 비슷했다.

천지검곤 뱀오름.

모래 폭풍을 검처럼 쥔 회귀자가 황금궁을 향해 외쳤다.

“이쪽도 준비하고 왔거든! 그렇게 싸우고 싶다면 나랑 먼저 싸우든가!”

가장 격식 없는 선전포고가 끝나고 회귀자는 모래 폭풍을 휘둘렀다. 세상이 쪼개지는 듯한 굉음이 뒤이었다.

하지만 예상하긴 힘들 것이다. 저렇게 휘두른 힘이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한 쇼라는 것을.

물론 흙뱀과 함께하는 저 공격은 분명 위협적이나 호문쿨루스 상대라면 모를까 황금경에게 닿기는 부족하다. 황금경과 같은 초자연적인 재해에는 규모로 맞부딪히기보단 공략하는 편이 좋다.

회귀자도 그걸 안다. 그렇기에 가진 최대한의 힘으로 공격한 거다.

세계가 맞부딪히는 그 틈으로 우리를 진격시키기 위해서.

“자 이제 가죠!”

저쪽에서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황금궁까지 무혈입성. 이제부터는 도둑의 시간이다. 회귀자가 만든 틈을 타서 밖으로 나갔….

“어리석군.”

나갔을 때 눈앞에 강철 인간이 서 있었다. 전신을 갑주로 뒤덮은 호문쿨루스가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아 진짜. 곤란하다니까. 평소라면 독심술로 미리 읽고는 후퇴하든 전진하든 할 수 있는데. 하필 다 호문쿨루스라서 생각이 안 읽혀. 평범한 도둑들은 다 이렇게 불편하게 도둑질하는 거야? 존경스럽다 진짜.

“황금궁은 황금경의 영지이며 황금경은 황금궁의 신. 안에 들어온 이물질을 놓칠 리 없잖은가.”

갑주를 입은 그는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아니 어쩌면 저 안에 인간의 몸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슨 상관인가. 저 갑주는 움직이고 있는데.

중요한 건 인간의 내면이나 본질 같은 게 아니다. 저 주먹이 나를 깨부술 수 있냐 없냐 여부가 나의 태도를 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 갑주 상대로는 충분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충분한 예의를 갖췄다. 그에 걸맞은 상대를 준비해뒀으니까.

갑주가 입을 열었다. 

“더불어 그토록 거대한 존재감을 갖고 숨어 들어올 수 있을 줄 알았나 시조?”

“어처구니가 없어 말을 않았더니 제멋대로 단정하는구나. 단순히 태양이 싫어 몸을 가렸더니 뭐가 어쩌고 어째? 내가 고작 너희를 상대로 모습을 숨길 것 같으냐?”

흙뱀의 어두컴컴한 입 속에서 새빨간 빛이 번뜩였다. 본래 어둠은 빛의 부재이나 시조에 한해서는 힘이 된다. 흙뱀의 입에서 어둠이 독기처럼 흘러나왔다.

점차 공간을 차지하는 어둠. 그 속에서 티르는 마치 소풍 나온 것처럼 느긋하게 등장했다.

호문쿨루스들은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들 가까이 접근하진 않은 채 그들의 능력만 앞으로 내세웠다. 티르에게 지배당하는 걸 경계하는 것 같았다.

그 와중 갑옷이 말했다.

“…혼자인가?”

저 말뜻의 진의가 무엇일까? 티르의 전력을 확인하려는 건가 아니면 아직 보이지 않는 나를 경계하는 건가? 전자라면 괜찮지만 후자라면 좀 걱정되는데. 가능하면 나를 신경 쓰지 말았으면 해서. 

아 진짜. 황금경. 인간을 만들 거라면 제대로 만들 것이지. 왜 하자가 있어서 나도 생각을 못 읽게 만들었냔 말이야. 불편하잖아!

내가 투덜거리며 앞으로 나아갈 무렵 티르는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양산을 어깨에 걸쳤다.

“호오. 나를 앞두고도 숫자를 헤아릴 여유가 있느냐?”

철컥. 철컥. 먼 곳에서 발소리가 울렸다. 수십 수백의 발소리가 겹친 것이었다. 마치 잘 훈련된 군대가 진군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딜 봐도 군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발소리가 지척에 다가올 때까지.

이윽고 발소리가 티르가 있는 장소까지 닿았을 때. 흙뱀의 아가리 속에서 강철 갑옷을 입은 흑기사들이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열 스물 서른…. 그리고 계속.

어둠으로 형체만 불러온 흑기사들이 아니다. 저들은 갑옷을 입고 있다. 그것도 황금경이 직접 만들어낸 지고의 갑옷을.

도구는 누구의 것도 될 수 있다. 황금경은 열국을 위해 준비했으나 노획하면 우리의 것. 오면서 주인 없는 갑옷을 전부 모아 티르에게 건넸다.  

황금경이 만든 갑옷을 입고 티르의 권능으로 움직이는 흑기사들. 태생이 흙잡졸이라 그다지 강하지는 않겠지만…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다면 잡졸도 태산이다. 결국 장비빨인 것이다.

“나는 홀로 군단이니. 가능하다면 헤아려 보아라. 중간에 더 늘어날지도 모르니 집중해야 할 것이다.”

“피의 낙인인가!”

피로 낙인을 새겨 지배력을 행사하는 힘. 흡혈귀의 지배력이다. 세상과 자신의 경계가 옅은 흡혈귀는 자신을 나누어 지배할 수 있다. 소싯적 티르는 이 힘으로 수만에 달하는 권속을 이끌었다.

지금은 한참 부족하지만.

‘과거 같았다면 일만도 넘는 군단을 부렸겠으나… 지금은 혈마법의 힘을 빌려서도 백 남짓이 전부로구나. 권능이 확연히 약해졌어. 하나….’

“빈틈!”

갑주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주먹을 쏘아냈다. 무술보다는 발사와 비슷하다. 어깨와 주먹이 동시에 티르의 얼굴로 향한다.

티르는 반응이 좋은 편이 아니다. 회귀자처럼 천반경을 가지지도 않았고 불사의 몸을 갖다 보니 생물체가 반드시 가져야 할 위기의식도 부족하다. 갑주의 공격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얼굴을 맞기 직전이었다.

맞아도 별로 상관없었겠지만 하필 머리라 거부감이 있었다. 뒤늦게 반응한 티르가 다급히 갑옷을 낚아챘다.

콰드득 하고 팔이 뜯겨나갔다.

티르는 몸무게에 비해 힘이 과하다. 그래서 속도를 주체할 수가 없다. 팔이 흐릿해진 순간 굉음이 들리며 갑옷의 팔 한 짝은 뿌리 째 뽑혔다. 

속도를 주체하지 못한 건 티르의 육신도 마찬가지라 한순간 티르의 팔이 빠져 덜렁거렸으나… 그건 말 그대로 찰나. 재생하면 그만이다. 서로 피해를 입는 공격도 티르에게는 무의미.  

“…있는 힘을 아낄 이유는 없지. 우격다짐을 좀 해야 쓰겠구나.”

티르는 그대로 갑주를 꿰뚫어버렸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상관없다. 어둠으로 안쪽을 채운 채로 다른 호문쿨루스의 피로 낙인을 그리자… 갑주는 티르의 충실한 권속이 되었으니. 

호문쿨루스가 일제히 권능을 쏟아냈다. 흑기사들이 돌격했다. 미리 보는 전쟁이 이곳 황금궁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이조차도 미끼. 

 ‘다녀오거라 휴.’

티르는 존재감을 더욱 내보이며 호문쿨루스의 주목을 끌었다. 내 기척을 뒤덮기 위해.

그리고 티르가 싸우는 그보다 1m 아래에서 나는 땅굴을 통해 나아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약간 늦었는데 글자수를 채우느라 그랬습니다… 어디서 끊지 어디서 끊지 하다가 좀 늘어졌네요.

시엘S2님 후원 감사합니다! 공지는 꾸준히 쓰도록 해볼게요… 하지만 이 미묘함이 또 있는데…

저는 글을 다 쓰기 전까지 언제 글을 다 쓸지 모릅니다… 그래서 아 몇 시간이면 되겠다~하는 견적을 진짜 못 내는 편입니다. 아마 휴재공지나 지각공지 아니면 언제 올라올지 정확한 시간을 나타내는 공지는 못 쓸 듯 합니다…

그렇지만 최소 격일연재 1일 1연재를 목표로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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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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