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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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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6

먼 옛날부터 인간들은 벼락이 먼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뒤이어 들린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건 빛과 소리의 속도 차이 때문에 생긴 오해지 사실 벼락의 자식인 천둥과 번개는 쌍둥이다. 번개의 빛이 천둥의 소리보다 더 빠르기에 먼저 태어났다고 여기게 되었을 뿐.

그러나 천둥번개를 눈앞에서 겪은 지금. 나는 원치 않게도 둘이 쌍둥이라는 걸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시야 한쪽이 벼락으로 물든다. 샛노란 빛이 망막을 단색으로 색칠한다. 아주 잠시간 나는 뇌신의 징벌을 제외한 그 무엇도 내 눈에 비치지 않는다.

동시에 세상을 찢어버릴 듯한 천둥 소리가 달팽이관을 맴돈다. 너무 큰 소리는 고통 그 자체가 되어 머리를 뒤흔들었다.

내게 독심술이 없었다면 타인의 주관을 훔치는 힘이 없었다면 잠시간 무력화되었겠지.

“하필 지금!”

아이들이 구름 폭포 위쪽을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간신히 시야를 회복한 나도 비틀거리며 폭포 위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뇌신을 보았다.

구름 폭포 꼭대기에 거대한 그림자가 일렁거린다. 뇌전과 폭풍이 응축되어 생긴 듯한 거인이 폭포 위쪽에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구름 위로 상반신만 내민 거인의 눈에는 벼락으로 된 안광이 번쩍거리고 있었고 입술은 뇌운이 한층 더 응축된 것처럼 보였다.

비바람이 몰아친다. 평화롭게 땅으로 떨어지던 구름 폭포는 뇌신을 영접하고는 거세게 파도치고 있다. 빗방울이 얼굴을 때리고 거센 바람이 우리 몸을 뒤흔들고 있다.

황금경 다음은 뇌신이라니? 액이 꼈나 왜 방문하는 곳마다 이래?

언제나 태평하던 티르조차도 범상치 않은 힘을 느끼곤 말했다.

“저게 뇌신이더냐?”

“저도 초면이라 잘 모르겠지만 그런가 봐요! 저게 뇌신 아니면 누가 뇌신이겠어요?”

“구름 폭포를 몇 번 지나와도 저런 걸 본 적이 없거늘….”

“마지막으로 지나갔을 때가 언젠데요?”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구나…. 삼백 년 쯤 전인가.”

“한참 전이잖아요! 강산이 서른 번쯤 변하면 뇌신도 찾아오나 보죠!”

잠깐. 티르도 처음 본다고? 먼 옛날 구름 마을을 지나서 공국을 건설한 티르가?

신은 존재한다. 위대한 자연의 이치는 인간과 상관없는 곳에서부터 존립하여 찾아내기 전까지도 오롯하게 그곳에서 기다린다.

하지만… 저게 뇌신?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우레 수호자라고 자칭했던 아이가 새된 목소리로 외쳤다.

“다들 고개를 숙이세요!”

위기를 직감하고 본능적으로 머리를 숙인 순간.

[—!]

뇌신이 입을 열자 목소리 대신 천둥이 몰아쳤다. 구름과 비슷한 높이에서 내지르는 노호조차도 세상을 진동시킬 듯했다. 우레방아를 겨냥한 뇌신이 팔을 치켜들었다. 빛이 번쩍거리는 손에는 하늘에서 뽑아낸 듯한 벼락의 창이 들려있다. 저걸 어떻게 쓰려고 하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

천둥과 함께 벼락이 다시금 떨어졌다.

“이얍!”

그 직전 여자아이가 먼저 움직였다. 피뢰탑에서 뻗어나간 수십 가닥 피뢰침. 그 중심부에 손을 올린 아이는 연금술을 사용했다. 우산처럼 갈라졌던 피뢰침이 가지를 접더니 한 가닥으로 집중되었다. 날을 세운 피뢰탑은 마치 뇌신을 겨누는 창처럼 보였다.

번쩍.

벼락은 피뢰침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다행스럽게도 벼락과 한평생 싸워 온 구름 마을의 대(對)뇌신 병기는 충분한 능력을 발휘했다. 어마어마한 힘의 격류가 인간을 불태워버리는 대신 피뢰탑을 타고 땅으로 스며들었다. 뇌신의 힘을 받아낸 피뢰탑이 거칠게 진동했다.

“꺄아악!”

그러나 벼락은 여파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다. 피뢰탑을 조종하느라 그 힘을 지근거리에서 받은 아이가 퉁 하고 튕겨나왔다. 공처럼 데굴데굴 구르는 아이의 몸을 아지가 잽싸게 달려서 구해냈다.

“멍멍!”

옷과 피부가 그을렸지만 아이는 놀라울 정도로 멀쩡했다. 우레 수련자라는 명칭이 허황된 건 아닌 모양이다. 아이는 아지를 붙잡고 서며 중얼거렸다.

“아 안 돼! 피뢰탑이…!”

쿠르릉 쿠릉.

벼락의 힘을 받은 우레방아가 더욱 세차게 돈다. 아이가 물러난 탓인지 혹은 벼락이 한 번 강타한 탓인지 피뢰탑의 침이 살짝 비틀어져 있다. 한 번 더 공격당한다면 피뢰탑이 기능을 멈출지도 모른다.

[***—!!!]

그걸 알았는지 아니면 그냥 공격을 계속하려는 건지. 뇌신은 한 번 더 노호를 내지르며 구름속으로 팔을 집어넣었다. 벼락을 끄집어내려는 듯이.

“저토록 높이 있는 것을 어찌 사냥한다는 말이냐? 휴. 구름을 타고 올라갈 방법이 있느냐?”

“없어요! 구름은 애초에 타는 게 아니니까요! 기공의 달인이라면 물방울을 딛고 뛸 순 있지만 그래봤자 몇 걸음에 불과해요!”

“하나 셰이는 뇌신을 죽인다 하지 않았느냐?”

“그 사람이 이상한 거예요!”

우레회주는 저걸 패서 쫓아내고 회귀자는 저걸 죽일 수 있다고? 도대체 어떻게 한다는 거야? 내 주변에는 하나같이 괴물뿐이냐!

“도와주세요! 피뢰침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그때 여자아이가 피뢰침을 향해 손을 뻗으며 외쳤다. 칫 조금 전 벼락에 다 튕겨나간 터라 가까이 있는 사람은 나뿐. 어쩔 수 없나.

“가자 아지야!”

“멍!”

자의로든 타의로든 털을 잔뜩 부풀린 아지는 여자아이를 놔두고는 냅다 뛰어갔다. 피뢰탑의 끝까지 뛰어오른 아지는 비틀린 피뢰침을 이빨로 잡고는 힘을 주었다. 거대한 침이 삐걱거리며 다시 바로 선다.

뒤늦게 따라잡은 나는 연금술을 썼다. 열국답게 이 역시도 연금강. 연금술에 특화된 반응성 좋은 금속이라 내가 손을 댄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형태를 바꾼다.

…아니 단순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은데. 마신을 보았기 때문일까.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연금술이 훨씬 수월해.

어쨌든. 피뢰침을 바로 세운 나는 곧장 손을 뗐다. 우레 수련자들과는 달리 내 육체는 평범 그 자체. 벼락을 지근거리에서 맞으면 날아가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다. 빨리 도망가야.

[—!!!]

어라? 늦었나? 어쩔 수 없지.

카드 한 장을 꺼냈다. 스페이드 10. 만물을 떠받치는 대지모신의 우상. 지잔과는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전류를 흘려보내는 정도는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벼락이 떨어지기 직전 나는 카드를 손에 쥐고 기도를 올렸다.

“수고했어요. 본의 아니게 도움을 받았군요.”

그러나 내 노력은 헛된 것이 되었다.

쿵 하고 우레회주가 피뢰탑 위로 떨어졌다. 우레를 두르고 성큼성큼 걸어온 그녀는 무심한 눈으로 뇌신을 응시했다.

“공교로운 타이밍에 쳐들어왔어요…. 아니 어쩌면 이 타이밍을 노린 것일지도. 어쨌든 맡겨주세요.”

“우레회주 님!”

“우레회주 님이다!”

환호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우레회주는 안심시키듯 작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 뒤 우레회주의 머리카락이 솟구쳤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벼락이 깃들고 그녀의 전신이 번쩍거리며 뇌신에게 대항할 준비를 마쳤다.

저 땅끝을 내려다보는 거신과 그것을 올려다보는 거인의 시선이 마주쳤다. 천둥과 폭풍이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우는 가운데 구름에서 벼락을 빼낸 뇌신이 다시 한번 천벌을 내렸다. 벼락이 다시 떨어진다.

“천둥잡이.”

그 순간 우레회주가 피뢰침을 움켜잡았다.

벼락은 뻗어나가는 성질을 가진다. 고여있지 않고 언제나 흐르며 늘 자기 몸을 기댈 곳을 찾아다닌다. 그건 인간의 몸도 마찬가지라 벼락은 그 축축하고 복잡한 구조물조차 통로로 삼아서 흐르곤 한다.

격류가 강변을 뒤엎듯 벼락이 흐른 인간의 육신은 처참하게 망가지고 말지만. 열국 출신의 우레회주는 다르다.

벼락이 세상을 찢어발기고 내친김에 우레회주의 육신에도 맴돈다. 땅에 발이 닿지 않은 우레회주의 몸. 거기를 통과하는 대신 소용돌이치며 계속해서 흐름을 만들어낸다.

몸 안이 진탕되어야 마땅하나… 오히려 그걸 힘으로 삼았다.

“뇌신이여. 도대체 언제까지 돌려드려야 만족하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우레회주의 모습은 그야말로 지상에 강림한 뇌신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뇌전을 담은 전신에서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그녀가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천둥소리가 울린다. 번쩍이며 흩날리는 샛노란 머리카락은 마치 번개 줄기가 형상화된 것 같다. 번뜩거리는 안광은 이제 벼락조차도 눈에 담는다.

“원하신다면 다시 한번.”

우레회주는 회전하는 우레방아를 양손으로 잡고는 전신에 가득 퍼진 힘을 끌어내어 외쳤다.

“돌려드리겠어요!”

빙글빙글 돌던 우레방아가 천천히 멈췄다. 단 한 명의 인간이 휘두르는 힘으로 인해.

우레방아는 구름 폭포를 따라 땅으로 흐르는 벼락을 동력으로 삼는다. 물 대신 번개의 흐름이 우레방아를 돌리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 우레방아를 거꾸로 돌린다면. 클라우디아 전역에 흩어졌던 벼락의 힘을 모아 거꾸로 올려보낼 수 있다.

‘벼락을 되돌린다’는 건 그런 의미.

구르르릉. 우레회주는 온힘을 끌어내 우레방아와 공명했다. 본신의 힘과 벼락의 힘을 역이용해 지름이 100m도 넘는 거대한 철제 바퀴를 거꾸로 돌린다.

오직 벼락을 몸에 품을 수 있는 우레회주만이 가능한 묘기. 그리고 클라우디아 한정으로 우레회주가 최강인 이유.

거꾸로 굴러가는 우레방아에서 뇌운과 벼락이 솟는다. 땅에서 하늘로. 순리와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인간의 속죄가 구름의 폭포를 거슬러 다시 뇌신에게로 향한다. 공격인지 아니면 선물인지 모르겠지만. 벼락이 하늘로 되돌아간다.

먼 옛날 초대 우레회주가 했던 일이 보다 큰 규모로 재현된다….

“아 잠깐만.”

그때 천앵을 타고 회귀자가 구름 폭포 한가운데 발을 디디고 섰다.

천앵과 지잔은 하늘과 땅. 벼락은 그 사이를 오가는 천신의 의지….

달리 말해 두 검이 있다면 회귀자 역시 벼락의 힘을 깃들일 수 있다.

솟구치던 벼락의 일부가 하늘 대신 천앵으로 향한다. 회귀자는 뇌신에게 되돌려주려던 벼락의 일부를 훔쳐 두 유품 사이에 저장했다.

너무나 당당한 강도질에 세계가 침묵한 사이. 나는 회귀자를 가리키며 외쳤다.

“번개 도둑이야! 아니 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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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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