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72
한계선이라는 게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려놓은 게 아닌 자연의 거대한 이치가 만들어낸 푸른 선이다.
어떠한 고도에서 키 큰 나무는 극히 살기 어렵다. 낮은 온도 희박한 공기 부족한 물. 단순히 높은 고도로 인한 복합적인 문제로 생존율이 급감한다. 식물도 나름 사회적인 생물이라 근처에 비슷한 식생이 없다면 부끄러워 시들어버린다.
키 큰 나무의 빈자리는 키 작은 풀이 메운다. 하늘로 우뚝 솟은 나무 때문에 눌려 살던 들풀이 크게 기지개를 켜며 뿌리를 뻗는다. 저들만의 세상에서 서로 키재기를 하며 번성한다.
한계선은 그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정성스레 그려진다.
그런 길쭉한 선이 있다면 콧노래를 부르며 따라 걷고 싶기 망정이지만 나는 동심을 간직했을 뿐 바보는 아니다. 나무 한 그루 자라지 못하는 탁 트인 고원에서 한계선을 따라 걷는 인간이라면 너무나도 눈에 띈다. 나보고 그렇게 걸으라고 말한 빌리테어 촌장은 내가 눈에 띄기를 노렸겠지.
하지만 내가 그럴 리 없잖아. 독심술사 아니더라도 나무 놔두고 들풀 위를 걷는 짓은 안 한다. 한계선보다 살짝 아래 나무 안쪽에 몸을 숨기며 나는 조심스레 걸었다. 혹여나 짐승이 나타난다면 재빨리 땅 밑으로 숨을 준비를 하면서.
하염없이 걷다 보니 저 멀리 구름이 걸린 봉우리가 보였다. 비탈길을 타고 올라가다가 갑작스레 나타난 절벽에 가로막혀 잠시 머무르기로 한 듯한 구름이 지친 한숨을 내뿜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와 풍경 봐라 하면서 지나갔겠지만. 지금은 몸을 숨기고 봉우리를 면밀하게 살폈다.
“저기가 목인견 콜리가 있다는 산봉우리겠지.”
확실히 저 멀리에서 아른거리는 점이 보인다. 구름과 비견될 정도로 널리 퍼진 하얀 뭉치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삐죽 솟아난 사람의 그림자.
흡혈귀와 인간 그리고 그들이 돌보는 양 떼가 머무는 듯했다.
“목인견이면 사람을 기른다는 뜻인가? 양과 양치기. 그리고 양치기치기가 있나 보군.”
내가 읽어본 바에 따르면 목인견 콜리는 엘더 룽켄의 아인이다. 꽤 유명한 혈통의 개 수인이며 수인답지 않게 두뇌도 명석하다는 평가를 얼핏 읽었다. 대충 아지 상위호환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지.
능력이나 약점은 타인의 생각만으로는 알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있다.
나는 못 이긴다.
예일링도 간신히 이겼는데 뭔 아인? 육장성도 제대로 죽이기 어려워서 판정승만 거둘 수 있는 게 아인이다. 나는 판정패라도 당하면 다행일 것이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눈에 띄지 말아야겠….”
순간. 나는 섬찟한 기분을 느끼고는 재빨리 몸을 웅크렸다. 학습된 것이 아닌 동물 수준에서 간직하고 있던 위기감이 몸을 잠식한다.
대지술로 땅을 반쯤 파고든 나는 고개만 들어서 저편을 바라보았다. 봉우리의 반대편 탁 트인 평야. 거기에 조금 붕 뜬 짐승들이 배회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들의 모습을 살폈다.
“…늑대.”
모든 짐승이 인간에게 적대적인 건 아니다. 그러나 늑대는 반드시 인간을 적대한다. 마치 그들의 반형제인 개가 모든 친근함을 다 가져간 것처럼.
늑대가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숨을 죽이고 몸을 숨겼다. 저편에서 배회하던 늑대 무리는 흘긋 봉우리 쪽을 지켜보다가 어디론가로 떠났다. 늑대가 충분히 멀리 떠난 걸 확인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살았다. 대지술 없이 평야에서 마주쳤으면 어떻게 할 뻔했냐.”
지금의 나는 대지술이 있으니 미리 낌새만 느끼면 몸을 피할 순 있다. 미리 낌새만 느낀다면.
문제는 내가 짐승의 생각까진 읽지 못한다는 점이다. 늑대 정도면 수풀 속에서 나를 기습할 수도 있다. 내가 파고 들어간 땅을 며칠 동안 지켜보고 있을 집요함도 있다. 혹은 내가 대지술을 쓰기도 전에 내 팔다리를 물어버릴 민첩성도 지니고 있었다.
예로부터 늑대는 인간의 가장 큰 위협이었다. 인간의 왕인 나에게도 위협적인 건 마찬가지다.
“끄으응. 확실히. 산을 넘는 건 위험부담이 커. 산 그 자체도 위험한데 흡혈귀 경비대에 산짐승에 위험이 한두 개가 아니야.”
차라리 땅을 파서 산을 횡단할까…싶지만. 그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지술이 있더라도 한달은 족히 걸릴 것이며 땅속에서는 길을 찾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맞닥뜨리게 될 위협 또한 만만치 않다. 수맥이라도 건들면 땅속에서 익사체가 될 거고 토굴이 붕괴한다면 인간의 왕 화석을 남기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엘더가 지키고 있는 국경보다는 낫겠지.”
물론 아무런 대책이 없이 온 건 아니었다.
공국은 인구가 많은 나라도 아니고 가축 교육에 적극적이지는 않으며 스스로 강해질 동기가 없어서 특별한 인간이 태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지만 가끔 가축 중에서도 기력이 넘치고 독특한 마법을 발현한 개체가 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리르 나이팅게일처럼.
그런 재능 있는 인간이 공국에서 무엇을 할까? 둘 중 하나다. 흡혈귀가 되려 하거나 탈출하거나.
분명 탈출을 시도한 이들이 있을 터. 내가 할 일은 옛 성현들이 먼저 걸어간 길을 따라 걷거나 아니면 그들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거다.
“아인이 국경 근처에서 양치기치기 노릇을 하는 이유가 있을 거야. 저기가 탈주자의 핫플레이스였겠지. 대놓고 통과하기는 어렵겠지만 잘 숨어든다면 쉬울 수 있어.”
양치기는 따로 살지만 혼자 지내지는 않는다. 분명히 근처에 거점이 될 마을이 있을 거다. 힐데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인간 사이에 숨어드는 건 자신 있으니까.
임기응변으로 짠 작전이지만 나쁘지 않다. 나는 스스로 칭찬하며 근처에 있을 마을로 향했다.
“왈! 왈!”
…물론. 조금 더 조심했어야 했다.
커다란 개가 나를 노려보며 크게 짖고 있었다. 늠름한 밤색 털에 큼직한 이빨을 드러낸 개가 늑대와 다른 점은 아직 나를 물지 않는다는 점뿐이었다.
제기랄. 나는 사람 생각은 읽어도 개 생각은 못 읽는다고. 설마 처음부터 이런 커다란 난관이 기다릴 줄은.
“으르르.”
“착하지 착한 개야? 나 알아보겠어? 나 인간이야. 너희들의 친구 인간.”
“으르르르르.”
“낯설다고 해도 나는 적도 아니고 너를 해치지도 않아. 나는 너의 친구야. 우쭈쭈. 착하지.”
“으르르르….”
표정을 풀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자 개도 경계심을 조금 풀고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코를 킁킁거리며 내가 위험한 사람인지 아닌지 냄새를 맡았다.
인간에게 친근한 녀석인가 보다. 하긴 그렇지 않으면 개가 아니지. 일단 개에게 물려 죽을 일은 피한 나는 조심스레 교감을 계속했다.
“브라우니? 어디 갔지?”
그러면 그렇지. 개가 혼자 왔을 리는 없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주인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인에게로 뛰어갔다.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충견이었다.
“갑자기 왜 뛰어가고 그래? 누가 있어?”
사람과 마주쳐버렸군. 내가 주도하지 못한 만남은 안 좋은데…. 어쩔 수 없지. 지금 그런 걸 가릴 때가 아니야.
나는 견주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견주는 어린 목동처럼 생긴 소년이었다. 커다란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든 소년이 나를 발견하고는 경계했다.
꼬마 하나 따위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지만… 문제는 저 개. 양치기들이 키우는 개가 얼마나 사나워질 수 있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 내가 본보기가 될 테니까.
주인의 감정을 느낀 걸까. 개의 표정이 사나워진다. 나는 소년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인사했다.
“안녕 꼬마야. 여기가….”
독심술로 마음을 읽고 가능한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언동으로. 소년에게 다가가지 않은 채 양손만 들어 보이며 물었다.
“콜리 님이 계시는 곳이지? 중요한 용건이 있어서 콜리 님을 뵈러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겠니?”
“콜리 님이요? 무슨 일로요?”
자. 어떨까.
다른 사람을 속이려면 거짓말보다는 진실을 활용하는 게 낫다. 없는 스페이드 에이스 한 장을 만들어 보여서 보여주는 것보다 하트 2를 두 번 보여줘서 페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 더 쉬운 법.
나는 상대가 어린아이라도 봐주지 않는다.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소년에게 속삭였다.
“검은계곡 마을의 빌리테어 촌장님이 보내셨어. 검은계곡 마을에서 도망자가 나타났거든.”
“도망자요?”
“그래. 도망자. 낯선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서 먹을 걸 찾더니 거부하니까 마을에 숨어들어서 식량을 훔쳐 갔지 뭐니. 그래서 빌리테어 촌장님께서 나를 시켜서 소식을 전하게 했어. 수상한 인간을 찾는 데 콜리 님만 한 분이 없잖아.”
소년에게는 내가 수상한 사람이었다. 평소 검은계곡 마을과 교류가 활발한 편은 아니었어도 오가는 면면은 몇 번 본 적 있다. 그런데 나는 완전히 처음 보는 얼굴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가상의 수상한 사람을 만들고는 그를 쫓는 척했다. 나를 향하는 의심이 다른 쪽으로 향하도록.
내 말을 들은 소년은 골똘히 생각하며 물었다.
“도망자요? 언제요?”
“얼마 되지 않았단다. 바로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었지.”
“그래요…? 그거 정말 이상한 일이네요.”
“뭐가?”
일단 도망자를 잡는 척 접근하는 방식은 성공이었다. 도망자는 난데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의문점에 소년은 나를 의심할 겨를이 없었다.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도망자는 이미 잡혔거든요. 콜리 님이 초소로 데려갔어요.”
“뭐?”
도망자는 난데? 내가 잡혔다고?
이번에는 내가 고개를 갸우뚱할 차례였다.
양치기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이 무엇일까?
짐승과 교감하는 능력? 사나운 늑대를 물리칠 힘? 양과 함께 들판을 뛰어다닐 체력?
다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능력은 그게 아니다. 짐승 한가운데서 지루함을 버틸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크게 요구된다.
소년은 아직 수습이지만 양치기에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내가 하는 질문에 온갖 살을 덧붙여서 이야기를 꾸몄다. 이 정도라면 홀로 몇 개월 지내도 멀쩡할 것이다.
소년의 안내를 받으며 마을로 향하는 길. 소년의 말을 듣고 생각을 읽어본 결과 나는 상당히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수배령이 내려졌어?”
“네. 밤썰물을 맞이하며 시조와 엘더가 잔뜩 모인 만월의 성 한복판에서 기적의 탈출극을 했다는데요? 아주아주 커다란 잘못을 저질러서 반드시 산 채로 붙잡으라는 적혈공의 지엄한 명령이에요. 그래야 끔찍한 고통을 선사해줄 테니까요!”
이건 거짓말이겠지? 설마 날 죽이진 않겠지?
“누가 그 소식을 전했니?”
“적혈공의 전령이요! 어찌나 멋있고 대단하신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졌어요!”
공국의 운영방식이 조금 주먹구구식이라고 느꼈지만 발다미르의 주먹은 상당히 빠르고 예리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도망친 건데 벌써 전령이 다녀갔네. 나는 정보라도 캐낼 겸 물었다.
“콜리 님이 잡았다는 도망자가 우리 마을에 왔던 그놈인가?”
“도망자를 발견한 게 어젯밤이라고 했죠? 그러면 아닐 거예요. 마을이 시끄러웠던 건 그제였으니까요.”
“그래…? 그것 참 이상하네.”
혹시나 힐데일까 생각도 했지만 그제라면 나와 함께 있었잖아. 설마 밤썰물로 경계가 약해진 틈을 타서 탈출하려던 다른 사람인가.
“인상착의는 어떻게 돼?”
“글쎄요…. 저는 그때 양을 몰고 있어서 잘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콜리 님이 급히 뛰어가신 뒤 지친 듯이 돌아오셔서 우리를 내려보낸 걸 생각하면…. 상당한 강적이었던 모양이에요.”
이 안개 공국에서 아인을 상대로 강적이라니. 뭐 어디서 힘을 숨겨온 사람인가? 나나 힐데 말고는 그만한 사람이 또 없을 텐데.
아쉽다는 듯이 한탄한 소년은 나에게 되물었다.
“그쪽은요? 검은계곡 마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어요?”
“도망자가 마을에 숨어들어서는 음식을 훔쳐먹었어. 그러다가 빌리테어 촌장님께 걸려서 한바탕 싸웠지.”
“싸웠어요? 흡혈귀 촌장님과?”
싸웠다는 이야기가 소년의 가슴에 불을 지폈나 보다. 눈을 빛내며 물어보는 소년을 향해 나는 내 무용담을 각색해서 들려주었다.
소년은 마치 전투를 눈앞에서 본 것만 같은 내 이야기에 흥미로워했다.
“정말요?! 촌장님이 졌다고요?”
“그래. 당연히 우리도 촌장님이 그를 혼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들어가 보니 그는 촌장님을 묶어두고 유유히 떠난 상태였어.”
그리고 그게 나지. 너희는 상상조차 못 할 강자라고. 소년은 충격을 받은 듯 중얼거렸다.
“흡혈귀 촌장님도 낮이면 질 수도 있구나….”
“그 도망자가 대단한 거지. 낮이라도 촌장님을 제압했으니.”
나름 강해진 나에게 취해서 자랑스레 말하는데 소년은 지지 않겠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치만 콜리 님은 최강이에요. 빌리테어 촌장님은 예일링이고 콜리 님은 아인! 도망자도 콜리 님 앞에서는 던져진 뼈다귀일 뿐!”
“그게 문제야.”
“네?”
그러게. 예일링도 간신히 이긴 나인데 어떻게 아인을 뿌리칠 수 있을까. 혀를 찬 나는 의아해하는 소년에게 재촉했다.
“그래서. 마을에는 언제 도착해?”
“그건 저기….”
“멍!”
소년과 내 주위를 배회하던 브라우니가 고개를 들고 짖었다.
“멍멍! 멍멍멍!”
“브라우니? 왜?”
“멍! 멍멍!”
무언가에 흥분한 듯 뛰어다니고 있다. 나를 보고 짖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반가워서 어쩔 줄 모르는 듯 날뛰는 브라우니를 보고 소년은 당황했다.
“얘가 무슨 일이지?”
“멍멍!”
“멍!”
파다닥. 머지않아 달음박질치는 소리가 들리고. 저편에서 개 한 마리가 툭 튀어나와서는 브라우니 앞에 섰다. 나를 상대로는 맹렬하게 짖어대던 브라우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 벌써 귀를 접고 몸을 낮춘 채로 그걸 반겼다.
개에게도 서열이 있다. 본능적으로 상대를 대장으로 인정한 브라우니가 순응하며 자세를 낮췄다.
“브라우니? 저 사람은 누군데 그래? 나 없는 사이에 친해졌니?”
친하다 못해 순종적인 자세에 소년이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럴 필요 없었다. 인간과는 달리 개가 개의 왕에게 순종하는 거야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내가 갖는 의문은 또 다른 것이었다.
“네가 왜 여깄냐?”
“멍? 반가워! 반가워!”
브라우니의 순종을 받고 있던 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냅다 다가왔다. 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지만 마치 그 시간을 가위로 오려 붙인 듯. 조금의 지연도 없이 다가온 아지가 내 바짓단에 얼굴을 비볐다.
사람을 싫어하는 개나 사람을 좋아하는 개나 둘 다 문제다. 둘 다 일단 사람을 찾아 달려오긴 하거든. 좋으나 싫으나 들킬 수밖에 없어.
“뭐야? 아는 사이에요?”
“아니. 그게….”
개 수인은 개 같지만 개는 아니다. 그러나 아지는 개 수인처럼 생겼지만 개다. 나에게는 그저 개 한 마리가 재회를 반기는 것뿐이었지만 소년의 눈에는 웬 수인이 내 주위를 맴도는 것처럼 보였다.
눈이 휘둥그레진 소년이 캐물었다. 내가 뭐라고 변명하기도 전.
아지의 뒤를 따라 또 다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