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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ression Is Too Much Chapter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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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6

천마는 28층에서 등장해서는 안 되는 사상 최악의 괴물임이 증명되었다. 녀석의 마력은 다른 모든 마력을 짓밟고 녀석의 주먹은 사람의 심장을 꿰뚫는다. 문제는 내가 이 괴물을 쓰러트려야 한다는 사실.

이런 최악의 위기에서 붕붕이가… 천마랑 같이 회귀하자고 제안했다.

“천마를 동료로 만들자거나… 그런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천마랑 협상하려는 거야? 내가 회귀자라는 걸 밝히고 너는 날 이길 수 없다… 뭐 이런?”

“그것도 아니야.”

“흐음…”

애초에 ‘다른 회귀자’를 늘린다는 계획에 거부감이 심하기에 심히 탐탁지 않았지만. 일단 들어 보기로 했다. 최지원도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니까 나에게 말을 꺼낸 것이겠지.

양손을 포개고 경청하는 자세를 잡았다. 그에 자신감을 얻은 최지원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붕붕이 말은… 회귀를 능동적으로 이용해 보자는 거야.”

“능동적으로?”

“응. 정보의 우위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자는 거지.”

“…”

정보의 우위라. 내가 천마에게 지니고 있는 정보의 우위는 많다.

천마가 사용하는 무술. 내가 회귀한다는 사실. 나의 마력. 회귀 트리거. 천마의 마력 등등. 근데 이미 충분히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것 아닌가?

“회귀의 본질을 생각해 보자는 거지.”

설명을 추가하는 최지원.

“나도 회귀에 대해서 좀 알아봤거든? 시간이 돌아가는 걸 수도 있고 세계선을 옮겨가는 걸 수도 있고 세계가 일순하는 걸 수도 있다고 막 종류가 많더라고.”

“…조사 잘 했네.”

“어쨌거나 우리가 이 종류에 대해서 알 방법은 없고. 결국 회귀의 핵심은 ‘기억’ 이거 아니야? 맞지?”

상태창도 함께 회귀한다는 차별점이 있긴 하지만. 결국 핵심은 기억이긴 하다. 기억 없이 상태창만 회귀할 경우에는 예전에 23층인가. 그 괴물 찾기 때처럼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니까.

“붕붕이는 이 기억을 공격적으로 써보고 싶어 해.”

“기억을 심자는 얘기야?”

“그렇지.”

그제야 나도 붕붕이의 계획을 이해했다. 붕붕이는… 천마에게 ‘잘못된 기억’을 심자고 제안한 것이다.

“들키지만 않으면 나도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해. 천마는 회귀의 주체가 너인 줄 모르고 네가 스치면 회귀한다는 사실도 모르니까.”

예를 들어 천마에게 ‘오렌지를 먹으면 재앙이 닥친 뒤 회귀한다.’ 는 기억을 심는다고 해보자. 천마가 오렌지를 먹을 때마다 불이익을 준 직후에 회귀하는 것이다. 천마가 회귀를 믿겠냐고? 직접 겪을 것인데 안 믿고 배길까. 나야 이번 층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지만 천마 입장에서는 항상 첫 회차다. 아니 나를 제외한 모든 생명체에게 삶은 첫 회차다. 회귀를 자력으로 눈치채는 건 대천사 급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러니 천마는 갑작스러운 회귀에 당황할 것이다. 처음 한두회차에는 믿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반복해서 오렌지를 먹을 때마다 재앙이 닥친다면 천마도 공통점을 알아챌 것이다. 눈치챌 것이다. 오렌지가 문제라는 것을. 천마는 천재이고 학습이 남들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는 더 빠르니까.

천마의 기억? 회귀를 알아냈다는 약점? 천마를 죽이고 나서 다음 층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선택권은 내게 있다. 천마가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되돌릴 수 없다.

“근데 걸리면… 리스크가 너무 커.”

문제는 만약 회귀를 걸렸을 때의 리스크이다.

“붕붕이가 말하는 ‘기억을 심는 작업’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시행착오가 필요할 거고 회귀를 여러 번 해야 하겠지.”

그 반복이 문제다. 천마는 바보가 아니다. 내가 동반 회귀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강렬한 감정을 느껴야만 하는데 이게 문제다. 처음 한두 회차 정도는 그렇다고 쳐도. 계속해서 내게 강렬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회귀한다면 눈치 빠른 천마라면 무조건 알아챌 것이다.

“이걸 숨기려면 역으로 천마에게 기억을 심는 작업이 어려워질 거야. 연막을 심는다고 치면 결국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정보는 옅어질 테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만약 이 방법을 써서도 천마를 죽이지 못한다면 그건 진짜 대참사야. 커버가 불가능해.”

거기에 더해 천마를 죽이지 못했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나도 크다. 나 때문에 회귀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천마? 그때는 나를 봉인하려고 달려드는 게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허점이 많단 말이지.”

“…그러네.”

그에 최지원도 납득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빈틈이 많은 계획이다.

“하지만…”

“하지만?”

“일단 천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자.”

그러나 이게 최후의 수단 중 하나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잘 포장하고 가다듬는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충 일주일 정도 쉬고. 천마랑 동맹 비슷하게 하러 가보자. 정보는 캐야 할 거 아니야.”

나에게 멈추라고 하던 천마. 녀석이 무슨 말을 할지 들어나 봐야겠다.

[피해를 입었습니다.]

[28층에 처음 진입한 시점으로 회귀합니다.]

***

천마를 몰아붙이는 일은 쉬웠다. 아니 쉬웠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익숙해졌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천마의 전투 스타일은 적의 역량을 파악한 뒤 가진 패 중에서 가장 잘 먹힐 것 같은 무술을 내미는 방식이다. 나는 고이고 또 고여서 저놈이 뭘 낼지 다 알고 있는 상태고.

회귀라는 게 이렇게나 불합리하다. 역량의 차이가 있는데 재능의 차이가 있는데도 내가 몰아붙일 수 있게 해 주니까. 상대는 내 모든 걸 알고 있는데 나는 상대를 모르는 기분은 어떨까.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고.

“인정하겠다. 너는… 까다로운 상대다. 내 갈 길이 머니 아주 자비로운 제안을 하도록 하겠다.”

어쨌거나 약 50합 정도 수를 겨룬 천마는 다시금 인정했다. 나는 마력을 쓰지 않고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너와 네 동료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지금은 서로 갈 길을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일견 자비로워 보이는 제안이지만 천마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스스로의 힘을 해방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시간이 필요한 쪽은 천마인데 시간을 버는 제안을 한다니. 야비하다고 해야 할까 똑똑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이전 회차에서 나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천마 펀치에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풀 3d로 들어야 했지.

하지만 이번 회차는 다르다. 단순히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협력을 하는 건 어때?”

“…”

“내가 네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너도 나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이번 회차에서 정보를 아주 쪽쪽 빨아먹을 작정이다. 천마가 숨기는 모든 내막을 밝혀낼 작정이다. 그렇기에 불가침 조약을 넘어 아예 협력 관계를 제안한 것이다.

당연하지만 천마는 답하지 않았다. 녀석은 내 회귀의 편린을 눈치챘고 그렇기에 매 회차 ‘기묘하다.’ ‘이상하다’ 따위의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기묘하고 이상한 새끼가 갑자기 협력하자고 제안한다? 이걸 받아들일 리가 없지.

그렇기에 나는 미끼를 조금 더 던지기로 했다.

“나는 네 정체를 일부 알고 있다.”

“…정체라니.”

“천마. 맞지?”

“…!”

녀석은 스스로를 천마라고 칭한 적이 없다. 이놈의 본체가 천마라는 사실은 이 투기장의 그 누구도 모른다. 나야 천사가 알려줬으니까 당연하게 언급했지만 사람들은 그냥 군타르가 미쳐버린 줄 알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알았지.”

“동맹하면 알려줄게.”

“…”

이게 회귀자의 특권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과거에서 언급하는 것. 정보의 우위를 토대로 주도권을 잡는 것. 괜히 회빙환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나만 아는 정보라는 것은 사용하기에 따라 치트와도 같은 효과를 발휘하기에.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이 녀석도 꽤 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뭔가 엄청난 제약을 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마력을 아낄 이유도 없고 힘을 숨길 이유도 없다. 나는 천마도 심적으로 몰려있다는 데에 베팅했다.

“…”

어쨌거나 천마는 나의 제안 이후에도 3분 동안이나 움직이지 않았다. 무기를 쥔 상태 그대로 쭉 고민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조건이 있다.”

“무슨 조건?”

“천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팔짱을 끼고 묻는 천마. 녀석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난다. 흡사 지원이의 꿰뚫어 보는 눈빛과도 같았다.

“동맹은 대답 여하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겠다.”

“…”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천마가 이미 천사들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다행인 점은 나 또한 천사들을 혐오한다는 점이었다. 저런 천마를 풀어놓았다는 사실이 싫었고 그 뒷감당을 내가 한다는 점이 싫었고 지금도 지켜보기만 한다는 점이 싫었다.

“싫어해. 아니 혐오해.”

나는 진심으로 천사를 싫어했다. 유일한 예외가 바로 팻말 천사 아나엘 정도. 그 외의 천사에게는 긍정적인 감정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음.”

천마 또한 나의 진심을 느꼈는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해했다.”

일순 그의 몸에서 은은히 뿜어져 나오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나에 대한 적의를 완전히 거둔 것이다.

“따라오도록.”

천마가 무기를 거뒀다. 드론이 허공에서 무언가 떠들었지만 천마가 손으로 쥐어 부숴버렸다.

“우리는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터이니.”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많이 늦었습니다… 현생 이슈로 연재가 밀리고 밀려서… 공지라도 쓸까 했는데 글과 함께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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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ression Is Too Much

Regression Is Too Much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One day, a Tower appeared, and with it a proclamation by God that Humanity is to be judged for becoming too corrupt. Regression… It’s an ability so fraudulent that it doesn’t require any detailed explanation. Yes, I also agree that it is a fraudulent ability, but… Isn’t it too much to regress due to just a slightest in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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