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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 Mage of the Burnt Desert Chapter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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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화

이수명의 얼굴엔 광기가 가득했다·

“그래서 이 바위에 함유된 금속 성분이 뭐라고?”

―젤라툰이라고 합니다· 쿠라얀에서 마법 생명체들을 창조할 때 마나 통로로 사용하는 금속입니다·

“오오! 젤라툰·”

현무의 대답에 이수명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금속이었다·

“젤라툰은 쿠라얀에서 구하기 쉬운 금속이었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

―지저 깊은 곳에 소량 존재하기에 오직 드워프만이 채굴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쿠라얀에서도 귀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렇군! 그렇게 귀한 매개물이었군·”

이수명이 새로운 지식의 습득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연구원들은 모두 퇴근한 밤늦은 시간이었다·

오직 이수명만 남아 A급 골렘을 연구하고 있었다·

보조 AI인 현무의 성능을 어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무는 그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그가 어떤 질문을 해도 현무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지금 들은 젤라툰이라는 금속만 해도 그렇다·

이수명은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미지의 금속이었다·

아마 그뿐만 아니라 네오 서울의 어떤 연구원도 젤라툰이라는 금속의 존재를 알지 못할 것이다·

젤라툰이 마나의 통로가 된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럼 바위 골렘은 젤라툰을 매개체로 움직이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럼 동력원은 역시 코어겠지?”

―네!

“혹시 코어의 성분도 젤라툰인가?”

―일부 함유됩니다· 아무래도 마나를 발생시켜 유도하려면 원활한 매개체가 필요하니까요·

“역시 그렇군·”

이수명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이 무너지며 지식의 물꼬가 트인다·

첨병은 현무였다·

현무와 함께라면 못 할 연구가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훌륭한 AI를 전투하는 데만 사용하다니· 소 잡는 칼을 닭 잡는 데 사용한 격이지·”

이수명은 현무의 전 주인인 차진철을 떠올렸다·

듣기로는 던전 공략 중 보스에게 육체를 장악당했다고 했다·

다행히 현무는 귀환 프로토콜을 발동해 무사히 삼족오에게 돌아왔지만 차진철은 제온에게 비참한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다·

서 구역의 수치였기에 모두가 쉬쉬하며 비밀을 지켰다·

그 때문에 던전 안에서 있었던 일이 외부로 퍼져 나가지는 않았지만 이수명처럼 내부의 사람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현무?”

―네! 마스터·

“전 주인인 차진철에 대해 말해 봐·”

―죄송합니다· 그에 대해선 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

“왜지?”

―락이 걸려 있습니다·

“락? 설마 제한을 걸어 뒀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누가 락을 걸어 둔 건가?”

―본체인 삼족오의 조치입니다·

“으음!”

이수명이 침음성을 흘렸다·

삼족오라는 이름이 그의 가슴을 떨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 구역의 각성자라면 누구나 삼족오를 가슴에 품고 산다·

오직 김현수만 이용할 수 있는 궁금의 AI·

스스로 사고하고 최적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인공 지능·

그에 비하면 자신이 배정받은 현무는 어린아이만도 못했다· 마음 같아서는 삼족오를 차지하고 싶지만 불가능한 욕망이란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삼족오는 모든 열화판 AI에게 락을 걸 수 있었다·

어제든 회수하거나 주어진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 삼족오가 마음먹으면 열화판 AI를 언제든 삭제할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제거하는 것이다·

열화판 AI에겐 신적인 존재나 다름없었다·

반대로 현무 같은 열화판 AI들은 삼족오에게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애초 그렇게 설계되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열화판 AI들에겐 삼족오가 부모이자 신이었다·

때문에 저항이나 반역은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다·

“혹시 락을 풀 수는 없나?”

―····

“왜 대답하지 않지?”

―풀 수 있습니다·

“정말인가?”

―마스터가 위험을 감수한다면요·

“위험이란 게 어느 정도 수준을 말하는 건가?”

―삼족오 본체에 접근해야 합니다·

“본체는 어디에 있는데?”

―김현수 님 거처 지하에 있습니다·

“으음!”

이수명이 침음성을 흘렸다·

김현수의 거처는 서 구역의 중심이었다·

시청에서 네오 서울의 모든 일이 결정되듯 서 구역의 모든 것이 김현수가 있는 건물에서 결정되고 진행된다·

당연히 경계 수준도 최고다·

자격이 없는 자는 감히 들어갈 수도 없고 입장한다고 해도 삼족오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다·

본체는 지하 깊은 곳에 있지만 빌딩 전체가 삼족오의 몸통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곳에 들어가 삼족오 본체에 접근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락을 풀면 정보 제한은 사라지는 건가?”

―그렇습니다·

“네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 수준은?”

―삼족오가 할 수 있는 것은 저도 할 수 있습니다·

“그게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다시피 락만 해제하면 가능합니다· 결정은 어디까지나 마스터의 몫입니다·

할 말을 다했다는 듯이 현무가 침묵했다·

이수명이 조금만 냉정했다면 현무와의 대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지식의 습득에 눈이 먼 그는 이상한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하아! 삼족오 삼족오라····”

반복되는 단어에 점점 광기가 스며들고 있었다·

***

레빈은 불 꺼진 가게를 바라봤다·

정희 레스토랑·

주인의 이름이 황정희였기에 가게의 이름도 정희 레스토랑이다·

서 구역 구석에 자리 잡은 이 조그만 가게의 정체는 바로 식당이었다· 배양육으로 만든 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

당연히 주 손님은 기계화 각성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음식 솜씨가 변변치 않은지 찾는 손님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근근이 명맥만 이어 가고 있을 뿐이다·

밤이 되면 정희 레스토랑은 더욱 한산해진다·

낮에도 손님이 없는데 밤에 손님이 올 리 없었다·

문만 열어 놨을 뿐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었다·

“저런 곳에 숨어 있었단 말이지?”

레빈이 목을 좌우로 꺾었다·

그동안 레빈은 서 구역에서 살인마의 행방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무려 보름을 말이다·

그동안 레빈은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다· 복수 일념으로 사냥개처럼 놈의 냄새를 쫓아 움직였다·

밖에서 얻은 정보처럼 살인마는 서 구역에서 살인을 자행하고 있었다·

벌써 여러 집이 살인마에게 참변을 당했다·

그 때문에 서 구역에서도 이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가족들이 당한 사건이다 보니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네오 서울에서도 우선순위는 각성자다·

그다음이 재산이 많은 부자다·

평범한 이들은 가장 마지막 순위다·

당연히 평범한 이들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살인마는 그런 이들을 노려 살해했다·

매우 은밀한 방식으로 말이다·

“개새끼!”

레빈이 이빨을 빠득 갈았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도 살인마는 꾸준히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다· 처음 살인마를 조우했을 때 놈을 죽이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

“이번엔 반드시 잡는다·”

레빈은 각오를 다지며 정희 레스토랑으로 걸어갔다·

손님이 찾지 않는 가게답게 근처엔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희 레스토랑 정문에는 방울이 달려 있었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하지만 레빈에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스륵!

유령화하면 쉽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빈은 간단하게 문을 통과해 레스토랑 내부로 들어올 수 있었다·

레스토랑 내부를 둘러보던 레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혈향?’

어디선가 은은한 피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맡을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향기였지만 B급 각성자가 된 레빈의 코를 속일 수는 없었다·

레빈은 피 냄새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가 도착한 곳은 가게 안쪽의 냉동고였다·

“씨발!”

냉동고 문을 연 레빈이 입술을 깨물었다·

동강 난 시신이 냉동고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정육점 고기처럼 부위별로 해체되어 쌓여 있는 시신의 수가 무려 열 구가 넘었다·

쾅!

레빈은 구역질을 참으며 냉동고 문을 닫았다·

그의 예상처럼 레스토랑 주인과 가족들은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한 지 오래였다·

얼어붙은 단면으로 보아 최소 열흘 전에 죽은 것이 분명했다·

살인마는 가증스럽게 레스토랑 주인과 가족을 죽인 후에도 가게 문을 열어 놨다· 그래야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손님이 거의 없는 가게이기에 문만 열어 두면 의심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개새끼!”

레빈이 이빨을 까득 갈며 레스토랑 내부를 살폈다·

한참을 뒤진 끝에 그는 지하 창고의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입구는 식자재로 교묘하게 가려져 있었다·

“하! 이것 봐라·”

창고 입구에도 교묘하게 부비 트랩이 펼쳐져 있었다·

인계선과 폭발물을 이용한 간단한 트랩이었다· 하지만 하급 각성자 따위는 단번에 날려 버릴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개새끼가 정말 가지가지 하네·”

레빈이 분노를 불태우며 유령화해 부비 트랩이 펼쳐진 입구를 통과했다·

레스토랑 지하 창고는 어두웠다·

각성자인 레빈조차 눈에 마나를 집중하지 않았으면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때였다·

“기어이 여기까지 찾아왔군·”

어둠 속에서 스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빈은 단숨에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차렸다·

“개새끼?”

“그래! 개새끼· 네가 붙여 준 고마운 이름이지·”

음산한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살인마였다·

레빈이 개새끼라고 부르는 괴물·

레빈이 개새끼가 있을 거라 짐작되는 곳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도 참 대단하다· 목숨을 건졌으면 조용한 곳에 숨어 지낼 것이지 네오 서울까지 기어들어 와 살인을 저지르다니·”

“뭐가?”

“뭐?”

“뭐가 대단하다는 거지? 네오 서울에 숨어들어 온 것 아니면 살인을 저지르는 것·”

“두 개 다다· 개새끼야!”

“크크! 대단한 칭찬이군·”

개새끼가 만족했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반면 레빈의 눈동자는 더욱 차갑게 변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거냐? 아무리 머리가 고장 났어도 그렇지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

“흐흐! 그렇게 만들어진 걸 어떻게 하라고?”

“씨발! 핑계는····”

“이런 살인 욕구가 정상이겠냐? 우린 애초 그렇게 만들어졌다·”

“우리?”

화학!

그때 지하 창고에 불이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불빛에 레빈이 눈을 잔뜩 찌푸렸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주위엔 낯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거 뭐야?”

바닥에 수많은 선이 종횡으로 그려져 있었다·

강렬한 빛은 바닥의 선에서 발산되고 있었다·

“설마 결계?”

“그래! 너처럼 유령화할 수 있는 마수들을 잡기 위해 개발된 결계다· 이거 구하느라 애 좀 먹었지·”

비웃음과 함께 구석에서 개새끼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마뱀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얼굴에 쫙 째진 눈·

마치 걸레를 기워 놓은 것처럼 얼굴을 가로지르는 상처·

레빈이 찾는 살인마가 분명했다·

부서졌던 의수는 새로 달았는지 멀쩡했다·

살인마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예전보다 훨씬 더 거칠고 위험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레빈이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등급이 올랐구나·”

“흐흐! 계속 썰고 다니다 보니 오르더구나· 어때? 이 정도면 해볼 만하겠지?”

“이 개새끼가····”

“하루도 널 잊은 적이 없어· 이렇게 썰고 다니다 보면 네가 피 냄새를 맡고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내 생각이 딱 맞았네·”

이곳은 살인마가 파 놓은 함정이었다·

언젠가 냄새를 맡고 찾아올 레빈을 환영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 살인마가 레빈을 보며 웃었다·

그에 레빈이 발끈했다·

“쪼개지 마 새끼야! 네가 무덤 자리를 판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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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 Mage of the Burnt Desert

Sand Mage of the Burnt Desert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My name is Zeon, and my weapon is the entire desert." The Earth underwent terraforming. As a result, the oceans evaporated, and the land transformed into sand. On the desertified Earth, Zeon became the sole Sand Mage. The world named him the Sand 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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