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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 Mage of the Burnt Desert Chapter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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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화

맑은 광채가 감도는 푸른 눈동자를 보는 순간 제온은 전신에 전기가 찌릿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미세 전류가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것 같아 제온이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에도 한 번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

바로 진금호를 처음 만났을 때였다·

‘나에게 천안(天眼)을 쓰는군·’

이미 그럴 거라 생각했다·

천안은 진금호의 주력 스킬 중 하나였다·

인과율과 운명의 흐름을 대략적이나마 읽을 수 있는 사기적인 스킬·

이 스킬을 이용해 진금호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인간들을 포섭하고, 그들을 이용해 네오 서울을 이렇게 크게 키울 수 있었다·

아마 지금도 천안을 이용해 제온에게서 무언가를 읽으려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제온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천안이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대략적인 흐름만 파악할 수 있을 뿐, 세세한 것까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제온처럼 세상의 변곡점이 될 만한 존재들의 운명까지 읽을 수는 없었다·

한참이나 제온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진금호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하! 손님을 모셔 놓고 너무 빤히 바라봤군· 미안하네!”

“아닙니다·”

“그런데 같이 갔던 이들이 보이지 않는군·”

“죄송합니다· 같이 귀환하지 못했습니다·”

“죽었나?”

“네!”

“그렇군!”

진금호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의 눈빛은 조금 전과 달리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

제온은 그런 진금호를 말없이 바라봤다·

한참 후 진금호가 입을 열었다·

“아까운 인재들이 목숨을 잃었군· 그들의 최후는 어땠나?”

“큰 고통은 없었을 겁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네!”

“일단 자리에 앉게·”

그제야 진금호가 제온에게 자리를 권했다·

진금호는 더 이상 이정호와 클레어에 관한 것을 묻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는 두 사람이 죽을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다만 죽음의 원인이 제온인 것까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설령 의심하더라도 증거가 없으니 추궁할 수 없었다·

“고생했네· 내 생각보다 훨씬 빨리 귀환했군·”

“다행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모비딕의 심장을 구했단 말이군·”

“네!”

제온이 모비딕의 심장이 들어 있는 아공간 목걸이를 진금호에게 건넸다·

진금호는 말없이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마치 심장의 무게를 가늠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한참 후 그가 입을 열었다·

“자네는 묻지 않는군·”

“네?”

“보통 그렇지 않나? 모비딕의 심장을 구해 어디에 쓰려는 건지 궁금해하지 않나?”

“궁금합니다·”

“그런데 왜 묻지 않지?”

“그 이유까지 알면 더 이상 자유롭게 살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영악하군·”

“기왕이면 현명한 거라고 말씀해 주시죠·”

“자네가 진짜 현명하다면 시청에서 일했겠지· 그게 인류를 위한 일이니까·”

“제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할 만큼의 깜냥은 되지 않습니다·”

제온이 어깨를 으쓱하는 것을 본 진금호가 피식 웃었다·

“그래! 저마다 사정이 다른 법이니까· 지금은 각기 흐르는 방향이 다르지만, 언젠가는 같은 곳에서 모이게 될 걸세·”

“언젠가 그렇게 되길 빌겠습니다·”

“어쨌거나 고생했네· 덕분에 한시름 덜게 되었군·”

“다행입니다·”

“수고 많았네·”

“이만 가 보겠습니다·”

“식사도 하지 않고?”

“돌아가서 아이들과 같이 먹고 싶습니다·”

“아! 돌보는 아이들이 있었지· 내가 눈치도 없이 시간을 빼앗았군· 어서 가 보게· 보상은 나중에 따로 하지·”

“네!”

제온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서태란이 말했다·

“일 층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아! 엘리베이터는 혼자서도 탈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죠·”

제온이 서태란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후 바로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자 서태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온을 그대로 보내도 됩니까?”

“왜?”

“넘버즈를 잃었잖습니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그건····”

서태란이 머뭇거리자 진금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 천안으로도 운명의 흐름을 읽기 힘든 상대야· 그만큼 놈이 이 세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이야기겠지· 그런 이에게 책임을 묻자고? 증거도 없이?”

“증거야····”

서태란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온에게 책임을 물을 그 어떤 증거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도 진금호의 말은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정호가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어· 정확히는 이곳에 정호가 돌아오는 운명의 흐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호를 제온에게 딸려 보냈어· 왜겠나?”

“그래야만 모비딕의 심장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까?”

“맞아! 다만 그 과정에서 정호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까진 알 수 없어· 제온이 정호를 죽였는지, 혹은 마수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구별할 수 없다는 뜻이지·”

“음!”

“그리고 나에겐 과정 따윈 그리 중요하지 않아· 정호의 희생으로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톡톡!

진금호는 아공간 목걸이로 책상을 두어 번 두들겼다·

서태란은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진금호는 자신의 수하들을 아낀다· 하지만 어떨 때는 무서울 만큼 냉혹하게 잘라 내곤 한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말이다·

이정호는 뛰어난 각성자였다·

또한 진금호를 위해 온갖 궂은일을 다했다·

그런 충성심을 가진 각성자는 절대 흔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진금호는 그의 죽음에 어떤 미련도 가지지 않았다·

왜 죽었는지, 누구에게 죽었는지 제온에게 물어볼 법도 한데도 진금호는 그러지 않았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임이 분명했다·

다행히 서태란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고, 누구보다 진금호를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서태란조차도 진금호의 이런 냉혹한 면에는 소름이 돋곤 했다·

진금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지하로 내려가자·”

“지금 말입니까?”

“원하던 물건을 얻었는데, 굳이 시간을 끌 이유가 없지·”

“모시겠습니다·”

서태란이 바로 앞장섰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지하로 통하는 전용 엘리베이터였다·

순식간에 그들은 지하 수십 층 아래로 내려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꽤 광활한 지하 공간이 나타났다·

수많은 전선과 최첨단 기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수십 명의 연구원이 부지런히 무언가를 체크하고 있었다·

그때 연구원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백금발의 연구원이 진금호를 보고 달려왔다·

“시장님!”

“젠틀러!”

“모비딕의 심장을 구한 겁니까?”

백금발의 늙은 연구원 젠틀러의 눈에는 기대감이 어려 있었다·

진금호는 그런 연구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구했다·”

“정말입니까?”

진금호가 대답 대신 아공간 목걸이를 젠틀러에게 건네줬다·

젠틀러가 외쳤다·

“아공간 오픈!”

순간 거대한 아공간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공간 안에는 몇 사람을 합친 것만큼이나 거대한 검고 둥근 보석이 들어 있었다·

“이게 모비딕의 심장? 일반적인 마수의 심장과 다르군요·”

젠틀러도 모비딕의 심장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아공간에서 모비딕의 심장을 꺼내 자세히 살폈다·

“예상대로 엄청난 속성력이 느껴집니다·”

“그럼 바로 천벌의 동력원으로 사용해도 되겠군·”

“그런데····”

“왜 그러지?”

“저희 예상보다 마나량이 적습니다· 백 미터가 넘는 거체를 허공에 띄우려면 분명 엄청난 마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할 텐데···· 예상치의 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마나 양입니다·”

젠틀러의 말에 진금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애써 구했는데 무용지물이란 말인가?”

“그 정도까진 아닙니다· 다만 다른 동력원을 구해 보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

애초 젠틀러는 모비딕의 심장만 구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고등급 마수일수록 당연히 품고 있는 마나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A급보다 S급이 더 강대한 마나를 품고 있는 게 당연했고, 대부분의 마나는 심장에 모여 있었다·

모비딕처럼 등급 추측 불가 마수의 심장이라면 당연히 S급 마수보다 훨씬 강대한 마나를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아마 모비딕을 사냥하는 과정에서 마나의 유실이 있었던 것 같군요· 그래도 다른 S급 마수의 심장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음!”

젠틀러의 말에도 진금호의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이렇게 되면 계획에 차질이 생겨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었다·

‘혹시 제온이 수작을 부린 건가?’

진금호가 젠틀러에게 물었다·

“혹시 모비딕의 심장에 인위적인 조작 흔적이 남아 있나?”

“그런 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젠틀러의 대답에 진금호가 팔짱을 끼며 생각했다·

‘내가 너무 과민한 건가?’

***

시청사를 나온 제온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모비딕의 심장을 넘겨줌으로써 진금호와 거래가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당분간 진금호와 얽힐 일이 없으니 며칠 푹 쉬고 싶었다·

오랫동안 떠나 있었더니 자신의 집과 푹신한 침대가 그리웠다· 그리고 집에 있는 아이들도 보고 싶었다·

‘오래 보면 정든다더니····’

애초 거둘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두 아이와 엮여 같이 생활하게 되었고, 오래 지내다 보니 정이 들게 되었다·

네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레빈과 브리엘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정이 든 게 확실했다·

제온이 네오 서울을 나와 빈민가 구석진 골목에 들어섰을 때였다·

“형!”

“제온!”

갑자기 제온의 뒤쪽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목소리만 들어도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바로 레빈과 브리엘이었다·

“어, 뭐야? 너희들이 왜 이곳에 있어?”

“왜긴요? 형이 네오 서울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죠·”

“정문 근처에 레빈의 인맥이 쫙 깔려 있거든· 그래서 제온이 돌아온 것을 바로 알았지·”

“그래?”

두 사람의 설명에 제온이 미소를 지었다·

브리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사한 것을 보니 임무는 잘 끝낸 모양이네·”

“잘 아네·”

“내가 준 건 잘 사용했어?”

“많은 도움이 됐어·”

“다행이다· 같이 가지 못해 미안했는데·”

“덕분에 잘 돌아왔으니 미안해할 필요 없어·”

제온의 말이 위안이 됐는지, 브리엘이 그제야 활짝 웃었다·

레빈이 그런 브리엘의 머리를 살짝 헝클어트리며 말했다·

“형이 떠난 후부터 이 녀석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차라리 자신이 따라갔어야 한다고·”

“다음에 같이 가면 되지·”

제온의 말에 브리엘과 레빈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각자의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또다시 나갈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반드시 동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그때 갑자기 브리엘이 고개를 갸웃했다·

“제온! 뭐, 특별한 아이템 가지고 있어?”

“왜?”

“갑자기 묘한 청량감이 느껴져서····”

“그래?”

“응!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건데 갑자기 느껴지네·”

―삐이!

그때 제온의 아공간을 열고 조그만 새끼 고래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이아의 등장에 브리엘의 눈이 크게 떠졌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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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 Mage of the Burnt Desert

Sand Mage of the Burnt Desert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My name is Zeon, and my weapon is the entire desert." The Earth underwent terraforming. As a result, the oceans evaporated, and the land transformed into sand. On the desertified Earth, Zeon became the sole Sand Mage. The world named him the Sand 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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