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STGB Chapter 690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690화 미스터리 (4)

이백호의 제안 이후 본격적으로 이번에 얻은 갑옷에 관하여 연구를 시작했다·

고위 마법사 둘·

게이머 출신 이백호와 나·

그리고 상위 탐험가인 현지인 둘·

미스터리 박스에서 튀어나온 의문의 갑옷이었으나 여러 명이 달라붙어 연구를 시작하자 금방 성과가 났다·

그리고 그 첫 번째를 말해보자면·

“넘버스 아이템인 건 확실해보입니다·”

“···넘버스 아이템이라고요? 저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들어본 적 없는 건 나도 매한가지네만 놀랍게도 넘버스 아이템이란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네· 애초에 분류하는 방식 자체가 특정 마력 반응을 보이느냐 아니냐였으니·”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사실 미궁의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부터 모든 번호의 보구들이 존재했던 건 아닙니다· 애초에 ‘번호’가 없던 시절도 있었고요·”

“오! 번호가 없던 시절? 그런 시절도 있었소이까?”

“예· 번호가 생겨난 것부터가 한 감정사의 의해 1만 개의 보구들이 책 하나로 편찬된 이후니까요·”

“어쩌면 이 갑옷은 미궁이 생겨난 이후로부터 바로 지금까지 어느 탐험가도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넘버스 아이템일지도 모르네·”

“···새로운 넘버스요?”

“저는 이 갑옷과 비슷한 케이스가 더 있을 거라고 봅니다· 따라서 ‘노 넘버스’ 아니면 ‘미스터리 넘버스’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GM이 고유 명사에 대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이미 이름을 선점한 사람이 있었다·

“정식 명칭은 시크릿 넘버스다·”

“예···?”

“아루아 레이븐이 먼저 발견하고 이름을 붙였지·”

암 기껏 먼저 찾아낸 걸 남한테 뺏기면 속상할 테니까·

내가 딱 잘라 말하자 GM은 서운한 티를 내기보단 학구열적인 눈빛을 띠었다·

“혹시··· 이런 보구가 더 있었던 겁니까?”

그 말에 잠시 고민이 됐지만 현 상황을 헤쳐나갈 단서가 될 수 있는 정보기에 솔직히 답했다·

“딱 하나 미궁에서 발견한 적이 있다·”

“볼 수 있을는지요?”

“아쉽게도 현재 내 수중에 있지 않아서·”

“그 그렇군요····”

다들 그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눈치였고 나는 지하 1층 탐사에서 얻은 것이라고만 답해줬다·

“처음 개방된 지역에서 나온 ‘시크릿 넘버스’라···· 어쩌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넘버스 아이템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할지도 모르겠군요·”

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성벽 바깥도 그렇고 얼마 전에 갔던 지하 1층도 그렇고· 그 오랜 세월 동안 탐험가의 발길이 닿지 못한 곳이 요 몇 년 사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시크릿 넘버스라는 정보 외에도 알아낸 것들을 정리하자면·

“와 귀속 템이었어?”

이 갑옷은 이미 나에게 귀속됐다·

“귀 귀속 각인이라니··· 그 그럼 못 돌려받는 거지 않습니까!”

이 사실을 알게 된 GM이 한바탕 절규하는 일이 있긴 했지만 그래서 뭐 어쩌겠는가·

그냥 코나 후비적거리면서 못 들은 척했다·

“아무튼 그래서 설명이나 해봐· 귀속 템인 거··· 확실한 거야?”

“예? 아 예··· 타인이 입으려 할 때 형상 조절이 작동하지 않고 만약 맞지 않는 걸 억지로 입는다 한들 아무런 효능도 없는 평범한 갑옷으로 변해버립니다· 전형적인 귀속 각인의 패턴인데····”

“아무래도 저번에 자네와 내가 말했던 애매한 파동이 바로 그 주인 각인과 관련된 회로였나보군·”

“예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귀속 외에도 ‘파괴 불가’ 옵션이 붙어 있는 상태였고 직접적으로 착용자의 스펙에 영향을 주는 옵션도 있었다·

‘모든 재생 속도 증가’·

GM이 이름 붙인 이 옵션이야말로 이 갑옷의 꽃이었다·

“굉장히 희귀한 특성이로군요· 영혼력이나 마력 신성력 같은 특정 자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재생’이 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특성이라니·”

MP처럼 사용되는 자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재생 속도 증가’ 옵션은 ‘자연 재생’에도 영향을 끼치며 만약 내가 다른 스킬을 먹어 특수한 자원을 사용하게 되더라도 특성의 덕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근데 명색이 넘버스 아이템이면 적당한 이름도 하나 붙여야 하는 거 아닌가?”

이백호의 말처럼 그냥 갑옷 갑옷 하고 부를 수도 없기에 이름도 하나 붙여줬다·

“오! 그럼 내가 멋진 거로 하나 지어봐도—·”

“아이기스의 용갑·”

“···응?”

“아이기스의 용갑이다· 이 갑옷의 이름은 이제부터·”

내가 생각한 이름을 말하자 이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이름 괜찮은데요? 색깔도 그렇고 이러니까 무슨 세트 아이템 같네·”

이백호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옆에 있던 제이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이기스는 알겠는데 왜 용갑이에요? 용가죽을 쓰거나 용 심장이 들어간 것도 아닌데·”

“어····”

툭 던진 거치고는 꽤나 난감한 질문이었다·

다만 그래도 솔직히 답을 해보자면·

“그냥 갑주라고만 하면 조금 심심하니까···?”

“아 그렇구나····”

이번에도 제이나는 이해하기 어렵단 표정을 지은 반면 남자인 일행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들은 모두 갑주나 철갑보다는 용갑 쪽이 훨씬 더 마음에 드는 듯했다·

‘하여간 여자들은 남자 마음을 하나도 모른다니까·’

어찌 됐든 그렇게 ‘아이기스의 용갑’이라는 이름이 완성됐고 신기하게도 이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성과가 나왔다·

“···참 공교롭군요· 혹시나 해서 ‘아이기스의 장벽’과 대조 검증을 해봤는데 정말로 공명 반응이 일어날 줄이야·”

“쉽게 말해 진짜 방패랑 세트 아이템이었다는 거네?”

“예· 아이기스의 용갑 그리고 장벽까지··· 둘 다 공명보구였습니다·”

공명 보구는 함께 장착했을 때 추가 효과가 생기는 세트 아이템을 뜻한다·

예를 들면 예전에 곰아저씨가 사용했던 No· 7611 ‘시체술사의 기만’가 대표적이다·

No· 7612 ‘시체술사의 오만’이란 이름의 해골 모양 벨트를 동시에 착용 시 ‘공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 중 하나의 사용 효과가 발동됐을 때 추가로 피가 50% 회복되는 효과였지·’

여하튼 꼬리에 꼬리를 물듯 세트 아이템이라는 걸 알아내게 되면서 기존에 있었던 정보도 갱신됐다·

“그럼 이 갑옷이랑 방패는 공명 효과가 뭔데?”

“음··· 이제 보니 재생 효과가 바로 공명 효과인 듯합니다·”

모든 재생 속도 상승 옵션은 아이기스 세트의 공명 효과였다·

“오 그럼 패시브 효과는 따로 있다는 거네?”

“예···· 상시 적용 이능 하나와 사용 이능 하나가 있는 거로 보입니다·”

풀어 말하자면 갑옷 하나가 자체적으로 보유 중인 옵션은 패시브 하나 액티브 하나가 있다는 뜻인데····

액티브 효과 자체는 여러 실험을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유르벤 하벨리온이 5등급 공격 마법 [뇌창]을 시전했습니다·」

효과는 참 간단했다·

「유르벤 하벨리온이 4등급 공격 마법 [폭풍쇄도]를 시전했습니다·」

일단 ‘갑옷’에 달린 옵션답게 방어 계열이었다·

「유르벤 하벨리온이 4등급 공격 마법 [빙검]을 시전했····」

그도 그럴 게····

「캐릭터가 [아이기스의 용갑]을 사용하였습니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란 말도 있잖아?

***

「누적된 피해를 반사합니다·」

***

용갑의 사용 효과는 어떤 면에서 ‘가챠본’의 정수와 비슷하다·

‘반격’이라는 매커니즘·

그리고····

솨아아아아아-!

반격을 위한 일회용 스켈레톤이 생성되던 것처럼 내 뒤에서 일종의 소환수가 나타난다는 것·

이 두 특징들은 ‘가챠본’과 유사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뭐 이리 커?”

스켈레톤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위압적인 스케일·

“···소환을 하는 이능인 걸까요?”

“어··· 근데 움직이고 있소만?”

영혼의 형태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이킹 전사가 대검을 휘두른다·

실험을 위해 나를 공격했던 GM을 향해·

“씨발!! 막아!”

이백호의 외침과 함께 파멸할배가 마력 방벽을 소환해 검의 궤도를 가로막는다·

콰지직-!

다만 황급히 펼친 마법인 만큼 대검을 막아낼 정도로 견고하지는 못했다·

“나오시오!”

이에 렉 아우레스 다급하게 앞으로 나가 방패를 들었고····

“커헉-!”

거대 방패로 대검을 막아낸 렉 아우레스가 피를 토해내며 상황은 마무리·

댕그랑-!

아우레스가 들고 다니던 거대 방패가 깊게 패인 채로 바닥에 떨어지고 대검을 휘두른 영혼 거인은 할 일이 모두 끝났다는 듯 스르륵 사라진다·

“괘 괜찮아요?”

힐러인 제이나가 렉 아우레스의 상세를 보기 위해 달려나가고 그제서야 죽을 뻔했다는 실감이 났는지 뒤로 주저앉는 GM·

“와아··· 장난 아니네 이거·”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이백호가 눈을 빛내며 관찰한다·

“처맞는 게 발동 조건인 건 확실한데 그럼 입힌 대미지에 비례해서 반사하는 건가? 아니면 비례 대미지가 아니라 그냥 일정량 축적되면 발동할 수 있는 식?”

“····”

“음 어느 쪽인지에 따라서 공략 방법이 조금 달라지겠네· 뭐 그래도 회피 불가 타격은 아니니까 크게 까다로울 거 같진 않지만·”

하 이래서 나중에 따로 혼자서 연구하려 했던 건데·

“야야! 다들 뭐 해? 아무도 안 다쳤잖아! 호들갑 그만 떨고 연구나 다시 하자·”

“응? 백호? 못 봤소? 방금 내 입에서 피가—·”

“근데 이제 안 나잖아·”

“····”

이후 이백호의 적극적인 진행에 의해 다시금 연구가 재개됐고 액티브 효과에 대해서도 샅샅이 조사했다·

“처맞다보면 스택이 쌓이고 그 스택에 비례해서 단계별로 물리 대미지를 입히는 매커니즘·”

“쿨타임은 5분밖에 안 되고 딱히 소모되는 자원도 없음· 그런데 스택 4단계만 채워도 마력 장벽 스무 개를 종잇장처럼 뚫어버리는 딜이 나온다?”

“아 그래그래· 파괴 불가는 넘버스 아이템이니까 그렇다 쳐·”

“근데 세트 템이라 같이 끼면 재생 속도가 존나 상승하고 심지어 아직 알아내지 못한 패시브 효과도 하나 더 남아 있다?”

어 음····

정리하자면 대충 그런 느낌이긴 한데····

“씨바 대체 뭔데 이 사기 갑옷은?”

“····”

할 말이 없다·

그야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거든·

패시브가 뭔지에 따라서 좀 달라지겠지만 액티브 하나만 보면 싱글 넘버스급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달까·

만약 패시브도 싱글 넘버스 급이라고 하면··· 진짜 싱글 넘버스를 새로 얻었다고 봐도 무방—·

“내 내 건데··· 원래····”

GM의 중얼거림을 듣고 있자니 양심이 쿡쿡 찔려오지만 근데 그래서 뭐 어쩌겠는가·

이제 와서 돌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르벤 하벨리온 징징거리는 것 좀 그만해라·”

“하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내가 귀속 시키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

“아니면 우리 인연이 이번 탐사 한 번으로 끝날 거라 생각하는 거냐?”

“그 그런 건 아닙니다마는····”

“그럼 내가 강해지면 너한테도 좋은 일인 거 아니냐· 내가 은혜를 잊을 사람도 아니고·”

논리적으로 설득을 하자 GM도 할 말이 없어졌는지 입을 꾹 다문다·

조금 시무룩해진 거 같긴 하지만 이거야 뭐 시간이 해결해 줄 터·

“와 남작님 가스라이팅 오지는데?”

이백호의 말은 그냥 한 귀로 흘리며 다시금 장비 연구를 시작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패시브부터 제대로 확인을 하자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용갑의 패시브 효과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하··· 몬스터라도 있으면 뭔가 좀 알아낼 수 있을 거 같은데·”

“마물 없이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 거 같습니다·”

“정말 특수한 조건이나 알기 어려운 효과인 게 아니라면 마물이 있어야지만 알아낼 수 있겠군·”

따라서 패시브를 알아내는 건 이쯤에서 포기·

다만 일이 이렇게 끝나자 상황이 또 곤란해졌다·

애초에 용갑 연구를 시작했던 것 자체가 이곳에서 탈출할 실마리라도 찾기 위함이었으니까·

“그럼 다시 제자리네?”

허탈한 심정을 고스란히 내비치는 이백호의 감정이 공기를 타고 전염되듯 모두에게 퍼져나간다·

거 이럴수록 티를 안 내야 되는 게 리더구만·

“다시 천천히 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지·”

이후 나는 어떻게든 격려를 하며 다시금 황금 유적 수색에 나섰다·

모든 통로들을 한 번 더 샅샅이 뒤졌고 벽을 부수는 등 물리적인 수단도 동원했다·

또한 입구의 계단을 역으로 올라가며 다시금 황금 유적의 히든피스인 마카이로의 석실에 방문하는 일도 있었는데····

“···어?”

이게 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

“···이야 이건 좀 소름돋네·”

관 안에 있어야 할 마카이로의 시체가 사라졌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Bjorn Yandel the Barbarian

Bjorn Yandel the Barbarian

Score 9.5
Status: Ongo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