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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GB Chapter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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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화 소집령 (1)

포탈을 타고서 노아르크 지하 요새로 돌아오고서의 첫 감상은 ‘조용하다’였다·

“····”

“····”

긴박한 상황을 지나오며 격해진 단원들의 숨소리를 제외하면, 주변은 무서우리만치 고요했다·

요새의 광장을 점거 중이라던 왕가군은커녕 쥐새끼 하나 보이지가 않는 주변·

솔직히 조금 예상외의 상황이었다·

포탈을 타기 전에 인간 운명 추적자나 다름없는 스벤 파라브가 그 난리를 쳐대기에 도착하자마자 뭔가 터지진 않을까 내심 걱정했건만·

“아아… 으어… 아····”

그나저나 얘는 아직도 이러고 있네·

“정신 차려라, 스벤 파라브·”

앞으로 다가가 말을 걸어봤지만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몸은 멈출 기미가 없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하지 지켜보던 때·

“…괜찮으세요? 파라브 씨, 정신 좀 차려보세요· 네?”

아이스록 원정을 인연으로 우리 클랜에 합류하게 된 군부 출신 마법사 리리스 마로네가 녀석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는다·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괜찮을 거예요· 무서워 하지 마세요· 제가 지켜드릴 테니까·”

내가 보기엔 헛수고였다·

거, 그런다고 얘가 정신을 차릴 거 같진—·

“아, 아… 마, 마로네 양?”

응?

“저, 저… 마, 마, 마로네 양? 일단 손은 좀 노, 노, 놓고····”

…이게 된다고?

나랑 대체 뭔 차이인데?

“앗! 죄송해요···· 파라브 씨가 추워 보이셔서····”

“아, 아니! 사, 사과하실 일은 아닙니다· 제, 제가 더 죄송합니다···!”

마로네가 화들짝 놀라 손을 떼며 생겨난 기묘한 정적·

“····”

“····”

대체 뭔데 얘네들은?

로트밀러랑 샤빈 에무어처럼, 뭔가 썸이라도 타고 있는 사이인 건가?

‘음… 마로네를 보면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남녀 관계라는 게 참 어렵기도 하고, 솔직히 말해 얘네가 어떤 사이인지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중요한 건 녀석이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파라브, 정신 차렸으면 일어나라· 꼴불견처럼 계속 그러고 있지 말고·”

“예? 아, 아! 예···!”

이내 어깨를 잡아 강제로 일으켜 세우자, 그래도 정신이 들었다고 자기 힘으로 서 있는다·

오케이, 이 정도면 대화는 될 거 같고·

“그 직감은 아직도 그대로냐?”

“예····”

후… 그러면 진짜 머지않아 뭔가 ‘사건’이 터지긴 할 거란 건데····

“…알겠다· 혹시 뭔가 변하는 게 생기면 바로 내게 말하고· 정신 없을 테니 너는 뒤쪽에서 좀 추스리면서 천천히 따라와라·”

“…죄송합니다·”

파라브와의 대화는 이쯤에서 끝내고 아멜리아와 베르실을 불러냈다·

“주변에 왜 아무도 없는지 아는 게 있나? 너희가 나올 땐 왕가군이 점거 중이라고 했었던 거 같은데·”

“그랬지· 그래서 몰래 마법진을 활성화해 나가려고 고생도 했었고·”

“저도 뭐 때문에 왕가군이 철수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짚이는 게 없네요·”

흐음, 그렇단 말이지····

돌아왔을 때 왕가군이 있으면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할지까지 미리 준비를 했건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단 것 하나는 그래도 맘에 든다·

왕가군이 왜 철수한 건지를 알 수 없는 게 조금 많이 찝찝하긴 하지만·

“얀델, 그래서 지금부터는 어쩔 예정이지?”

아멜리아의 질문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그냥 아무도 없는 여기 이 지하 요새에서 숨 죽인 채 기다리며 숨어 있거나·

그도 아니면, 일단 도시로 올라가서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을 해보거나·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내릴 결정은 정해져 있었다·

“…우선 도시로 돌아간다·”

눈을 감는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다·

아무리 겁이 난다 해도 억지로 눈을 떠서 앞을 내다보아야만 한다·

그럼 적어도 한 가지는 알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하는지·

물론 지하실에 들어가 눈을 닫고 귀를 막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나, 그것은 모든 상황을 알고서 내린 결단이어야 한다·

마냥 겁이 나서 숨어든 게 아니라·

“몇 구역으로 갈 거지?”

“일단은 7구역으로 가면서 상황을 보고 유동적으로 정하겠다·”

그렇게 우리는 적막한 지하 도시를 떠나 노아르크와 라프도니아의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하수도로 올라왔다·

순수하게 이동 속도에만 집중한 진형이 아니라····

미궁에서 처음 발을 딛거나, 극도로 위험하다고 알려진 지역을 이동할 때와 같은 경계 대형·

“····”

“····”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단원들 대부분이 의문인 표정이었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의문이었다·

그야 얘네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성벽 밖으로 나왔다 이제 돌아온 것뿐이잖아?

마치 뭔가 위험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확신하듯 움직이는 내가 이상해보였겠지·

뭐, 그래도 신뢰작을 잘해둔 덕에 어떠한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으리라고 여기는 듯하지만·

쿠우우우우우웅-!

그렇게 앞장 서서 길을 찾는 아멜리아를 따라 하수도를 걷고 있을 때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바닥과 천장이 흔들렸다·

막 그렇게 엄청 세게 흔들린 건 아니고, 미세한 진동이었으나 경계 중이던 단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더 어리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굉장히 멀리서부터 전해진 진동이었소·”

“…정말로 도시 위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는 건가?”

처음엔 조금 긴가민가 했다면 이제는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한 듯한 얼굴들·

그게 더 심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피?”

하수도의 구정물 위로 시뻘건 핏물이 보인다·

그리고 이를 따라 좀 더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시체군·”

하수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시체가 보인다·

딱 봐도 사망한 지 그렇게까지 오랜 시간이 흐른 건 아닌 듯한데····

신원 파악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 대충 비싼 장비들만 챙겨서 갔는지, 남은 장비들이 제법 됐거든·

“이 사람들… 왕가군이네요·”

왕가군이 죽었다·

아무리 인적이 드문 하수도라고는 하나, 엄연히 라프도니아의 영역인 이곳에서·

“단순히 부랑자들한테 약탈을 당했다거나 했을 가능성은… 없겠죠?”

그럴 리가 있나·

감히 왕가군을 공격하는 부랑자가 하수도 안에 있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따라서····

“에밀리, 계속 안내해라· 어서 위로 나가봐야겠다·”

왕가군의 시체를 지나쳐 속도를 조금 더 높였다·

그리고 바깥으로 이어진 출구에 도착할 때까지 몇 번이나 더 되는 왕가군 시체를 보았다·

다만 아까처럼 지진이 난 듯 하수도가 흔들리는 일은 그때 그것을 마지막으로 한 번도 없었는데····

흐음,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이게·

“···의외로 조용한데요?”

하수구 출구에 도착한 우리는 섣불리 나가지 않고 안에서 밖을 관찰했다·

각도가 한정적이라 시야에 제약은 있었지만, 그래도 정면으로 보이는 거리는 아주 조용했다·

물론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었단 건 아니었다·

아무리 하수도 입구가 있는 외곽이라 한들, 이렇게 거리에 아무도 없는 게 정상은 아니잖아?

그것도 대낮 시간에·

“···어쩔 거지?”

“일단 이곳에서 대기한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바로 눈에 띌 테니까· 에밀리, 몇 명을 데리고 나가서 몰래 상황을 보고 돌아와 줄 수 있겠나?”

“몇 명도 필요 없다· 이런 건 나 혼자 움직이는 게 편하니·”

“아무리 그래도 위험할 수—·”

“차라리 혼자인 게 더 안전하다· 발각이 됐다고 위험할 상황이면, 몇 명 더 있다고 달라질 것도 없으니·”

음… 암만 그리 말해도 걱정이 되는데·

그래도 얘가 전문가니까, 저게 더 안전한 게 맞겠지?

“알겠다· 부디 몸조심 해라· 많은 정보를 바라는 게 아니니까 절대 무리는 하지 말고·”

“…다녀오지·”

그 말을 끝으로 아멜리아가 약간의 준비를 거친 뒤 하수도 문을 열고 거리로 나갔다·

어찌나 움직임이 기민하고 은밀한지 거리로 나간 순간부터 뒷모습을 놓쳤을 정도·

무리하지 말란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것은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단 믿고 기다리며 할 일들을 하고 있기로 했다·

그야 시간은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거잖아?

“클랜 하우스에 있는 메시지스톤 좌표로 마력 송신을 넣었는데 반응이 없어요·”

“그럴 겁니다· 확인을 해보니, 도시 전역에 마력 송수신을 막는 파장이 쫙 깔려져 있더군요· 저도 제 연구실에 있는 원격 영상기록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 중입니다·”

“어쩐지! 마력이 중간에 흩어지는 느낌이더라니····”

“아! 군 내에도 그런 마도구들이 있다고 들었소· 하나 전시에나 사용되는 것이라 알고 있었소만···· 허… 정말 도시에 뭔가 일이 나긴 한 모양이구려·”

“밖에 나가 있던 2달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요?”

아멜리아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들을 최대한 정리했다·

그리고 그렇게 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끼이익·

아멜리아가 하수도 철창을 열고 복귀했다·

어딘가 피곤해 보이는 표정일 뿐, 다치거나 전투가 있었던 흔적은 옷차림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다친 곳은?”

“…없으니 걱정 마라·”

내 물음에 피식 웃으면서 답한 아멜리아는 그동안 밖에 나가서 알아온 정보들을 우리들에게 공유했다·

“성벽 쪽은 군인들이 쫙 깔려서 탐지 계열 마도구 및 이능들을 상시적으로 쓰고 있는 탓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다만, 일단 한 가지 확실한 건 노아르크 놈들이 점거한 비프론 쪽에서 사건이 터졌단 거다·”

“비프론···?”

“이따 밖에 나가보면 알겠지만, 비프론을 뒤덮고 있던 결계는 사라진 이후였다·”

“정말로… 전쟁이 터지긴 한 모양이군·”

“아마 그럴 거다· 이런 게 우리 클랜 하우스 우편함에 들어있던 걸 보면·”

이내 아멜리아는 우리가 거처로 쓰고 있던 클랜 하우스에서 찾았단 우편을 내게 건넸다·

인장을 보니 왕가에서 온 우편이었고, 아멜리아는 이미 열어서 내용을 확인한 듯 밀랍은 뜯겨져 나가 있었는데····

“이건····”

우편 내용을 확인해보니 왕가에서 보낸 공문답게 서론이 길었다·

다만 이걸 짧게 정리하자면····

“소집령이군·”

“그래, 보아하니 우리만이 아니라 도시 내에 있는 모든 클랜들이 소집된 듯하다·”

“원래 도시 법률 내에도 전시에 탐험가 및 전투가 가능한 인원을 강제로 군부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법률이 있긴 하오·”

뭐, 그거야 그렇겠지·

어느 나라가 전쟁이 났는데 정규 군인들만 데리고 싸우겠어?

그런 생각을 하던 때 군부 출신인 카이슬란이 옆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숨을 토해냈다·

“하나 사태가 정말로 심각하긴 한 듯하오· 약 1년 전 노아르크인들이 침공해왔을 때도 소집령은 발동되지 않았소이만····”

“어째서였지?”

“소집령을 발동하면 결국 왕가의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이오· 왕가의 힘은 절대적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소집령을 뿌렸다는 건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니까·”

오, 그래?

“쉽게 말해, 왕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소집령’은 절대 뿌리지 않았을 거란 뜻이군?”

“…나는 현 상황에 대해 그렇게 해석해도 무방하다 판단하오·”

카이슬란의 말을 들었더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서 가만히 말 없이 턱만 매만지고 있던 때였다·

“그나저나 이거 상황이 골치 아프게 됐구려···· 그… 레인즈 양? 혹시 우편 중에 클랜이 아니라 단장에게 온 공문은 없었소이까?”

“없었다마는···· 뭐가 골치 아프단 거지?”

“그야 우리 단장은 작위 귀족이지 않소이까· 소집 명령이 떨어질 시, 모든 작위 귀족들은 ‘군사령부’로 소속이 전환되오·”

“군사령부···?”

“흐음, 조금 복잡한 개념이라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만····”

이내 난색을 표하던 카이슬란은 천천히 머릿속을 정리하는가 싶더니 이내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후 우리가 도시로 복귀하는 즉시, 우리 단장은 ‘군사령부’에 소속되어 황도에서 대기하게 될 거요·”

“그럼 아나바다 클랜은?”

“윗선에서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오· 높은 확률로 가장 위험한 최전선에서· 그것도 단장 없이 우리끼리만·”

해석하자면, 공석인 부단장부터 먼저 뽑아야 한단 뜻이다·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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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orn Yandel the Barbarian

Bjorn Yandel the Barba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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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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