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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GB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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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화 스페셜 포스 (1)

영광의 홀 안쪽에 위치한 커다란 방·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라·”

책상을 거칠게 내리치며 묻는 내 말에 재상이자 현 총사령관인 테르세리온 후작이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답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지· 총사령관으로서 자네의 소속 변경은 허락할 수 없네·”

우리 클랜이 있는 최전방으로 보내달란 요구에 돌아온 답변·

당연한 말이지만, 납득하기는 어려웠다·

그야 이유들도 전부 납득이 안 됐거든·

“소속 변경이 불가한 이유는?”

“자네는 작위 귀족일세·”

“당사자가 원할 경우 소속이 변경되는 일도 있다고 들었는데?”

“군에서는 개개인이 아닌 집단의 이익을 위해 판단하고 행동하네·”

“내가 그곳으로 가는 게 어째서 집단의 이익이 아닐 수 있지?”

조금은 바바리안답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번만큼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최대한 논리정연하게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자네는 군사령부 내에서 해야 할 일이 있네· 그리고 나는 그 ‘임무’가 최전방에 가서 직접 싸우는 것보다 중요하다 판단했네·”

“해야 할 일···?”

“자네에게만 말하는 것이네만· 이곳 황도 카르논도 안전하지 못하네· 무도한 노아르크인들이 그날 이곳에 숨어들었고,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아직 정보부에서도 밝혀내지 못한 상태지·”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

“아무리 튼튼한 건물이라도 기둥이 무너지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네· 그리고 이곳에 모인 작위 귀족들은 이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들일세·”

“아니, 그래서 그게 뭔 상관이냐고 물었는데·”

“이 도시에서 자네만큼이나 ‘지키는 것’에 특화된 사람은 없지 않은가· 자네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네· 단지 이곳에 머무르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주게·”

“하····”

한숨이 나오는 것과 별개로, 저렇게까지 말하니 왜 나를 이렇게 붙잡는지는 이해가 됐다·

아, 물론 그렇다고 수긍했단 뜻은 아니다·

‘어차피 난 바바리안이잖아?’

싸우는 것 말고는 할 줄 모르는 단순무식한 전사·

법률과 도리에 얽매이지 않는 이 시대의 야만인·

‘그래도 뒷일이 조금 걱정되긴 한단 말이지····’

후,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냥 싹 무시하고 꼴통을 까?

‘아니면····’

생각이 거기까지 이어졌을 때였다·

내가 뭔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느꼈는지, 후작이 나를 달래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글쎄··· 자네를 보낼 수 없는 건 모두 다 이 도시에 숨어든 노아르크인들 때문이니···· 만약 자네가 그들을 모두 다 색출해 낸다면 또 모르지· 그땐 자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지·”

그 말에 왠지 모르게 머릿속에서 ‘띠링!’ 하는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일종의 선행 퀘스트인가····’

그래, 이것만 해결하면 된다 이거지?

***

게임을 하다보면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출입 금지 팻말이 붙어 있어서 원래는 진입을 할 수 없지만, 특정 퀘스트를 깨거나 하면 열리는 지역·

어느 면에서 보면 지금 상황이 딱 그랬다·

[황도 카르논에 숨어든 노아르크 특수부대를 전부 색출하시오·]

이 퀘스트를 깨면 나는 황도를 벗어나 합법적으로 내 동료가 있는 최전방에 갈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좀 아쉬운 점은····

“그렇다면 우리 클랜을 이쪽으로 불러줘라· 그럼 내가 책임지고 그들을 찾아내겠다·”

“불가일세·”

“그럼 나보고 혼자서 다 찾아내라는 거냐?”

“그렇게 말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걸세· 자네 클랜만 특혜를 봐주면 다른 탐험가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겠나? 그 누구도 왕가를 위해 진심으로 싸우려 하지 않을 걸세·”

꼼수를 부려볼까도 싶었으나 역시나 단칼에 쳐내는 후작·

“물론 자네도 사람이 필요하긴 하겠지· 내 따로 적당한 이들을 붙여주지·”

그래도 인력을 얻어냈으니 무의미한 시도는 아니었다 생각하기로 했다·

“미리 말해주지만, 자네와 자네에게 붙여줄 인력은 특수한 임무를 위해 따로 편성되었을 뿐, 소속은 군사령부일세·”

“알겠다·”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해서 하는 말일세· 다시 말하지만, 절대 멋대로 황도 카르논을 벗어나지 말게· 그랬다간 ‘탈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으니·”

“···그러니까 알겠다고 하지 않나·”

“좋네· 그러면 나가보게·”

그렇게 후작과의 독대가 끝나고서 다시금 영광의 궁 메인 홀로 나와서 다른 작위 귀족들과 노닥거리면서 이런저런 정보 수급 시간을 보냈다·

“하하! 걱정할 필요가 뭐 있소? 이번 사태는 저들의 마지막 발악이나 다름없소· 왕가의 힘은 절대적이란 말로도 모자라니·”

“근시일 내에 싸그리 ‘소탕’할 거라는 얘기가 있긴 하던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구소이다·”

“그나저나 국왕 폐하께서 이런 사태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 보니, 정말로 용체가 회복될 기미가 없는 듯하구려·”

뭐, 대부분은 쓸모없는 얘기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흘렀을까?

“얀델 남작님, 총사령관님께서 말씀하신 부대원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후작이 말한 ‘인력’을 생각보다 빠르게 직접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인원은 총 19인·

여기에 나까지 합쳐서 총원 20인은 이후로 군사령부 소속 ‘특수 수색대’로 편성되어 움직이게 될 거라고 하는데····

이건 아무래도 좋다·

내가 놀란 점은 딱 하나였다·

“···얀델 씨?”

“레이븐···?”

허허, 설마 후작이 얘를 같이 편성해서 보내줄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설마 얀델 씨가 이번 특수 수색대의 책임자인 거예요···?”

마찬가지로 나에 대해 미리 듣고 온 것이 아닌지 크게 당황하며 놀라는 레이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당분간 잘 부탁하마·”

레이븐이 유능한 인재라는 건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잘 됐다는 마음으로 손을 내밀었다·

하나 레이븐은 악수를 하면서도 찝찝한 표정이었다·

“···아, 진짜 갑자기 확 불안해지는데·”

“불안해지다니?”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주 아주 위험한 임무가 되겠구나 하고 지금 막 깨달았을 뿐이니까·”

“걱정 마라· 사고 칠 생각은 없으니까·”

“언제는 그런 생각이 있어서 사고를 쳤나?”

···거, 듣는 바바리안 섭섭하게·

“아무튼,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정확히 뭘 하면 되는데요?”

“응? 오기 전에 아무것도 못 들었나?”

“네· 그냥 무언가를 찾는 일을 하게 될 거라는 것 말고는 못 들었어요· 하도 급하게 소집된 터라 꽤나 중요한 사안이겠구나 싶기만 했지· 그래서 뭔데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온 것 같았기에 나는 이후 우리가 해야 하는 임무에 대해서 설명했다·

“쉽게 말해, 맨땅에서 시작해 왕실 정보부에서도 찾지 못한 그 사람들을 색출해 내야 한단 거네요?”

벌써부터 한숨이 나오는 듯 표정이 좋지 않은 레이븐· 좀 미안하긴 했지만, 나는 자존심을 버리고 허리를 숙였다·

“잘 좀 부탁하겠다·”

“아니, 그렇게 말하셔도··· 제가 뭐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걸 해야지만, 동료들 곁으로 갈 수 있다·”

이내 그리 말하며 절실한 눈으로 응시하자, 한참 동안 침묵하던 레이븐이 참아왔던 숨을 토해냈다·

“하··· 알겠어요· 저도 최대한 노력은 해볼게요·”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저 약속 정도면 충분하다·

나랑 얘랑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얘 성격상 이렇게까지 말했단 건, 진심으로 두손 두발 다 걷어붙이고서 돕겠단 뜻이다·

‘그래도 후작이 나름 신경 써서 보내줬네·’

항상 맘에 들지 않는 짓을 하던 후작이 웬일로 맘에 드는 짓을 했을까? 신기함을 느끼면서도 일단 레이븐 외의 처음 보는 부대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알겠지만, 나는 얀델의 아들 비요른이다· 거기 너, 너는 이름이 뭐냐?”

“마커스 베이틀란입니다·”

“오, 베이틀란 남작가 출신인가 보군?”

“직계는 아니고 방계입니다· 남작님·”

조금 시간을 들여서라도 한 명씩 신상 조사는 물론이고 특기가 무엇인지까지 파악해 나갔다·

정리를 해보자면 기사가 열 명, 마법사가 세 명에 군 내에서도 특수 보직으로 취급받는 ‘수색 대원’이 무려 다섯이었는데····

“수색 대원이면, 이능도 탐지 계열로 개화했나?”

“예· 그렇습니다· 남작님·”

“능력은 얼마나 되지?”

“반경 20m 내라면 그 어느 누구도 저희의 눈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리 답하는 수색대원들의 목소리에서는 진심 어린 자부심을 한가득 느낄 수 있었다·

뭐, 근거 없는 자부심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아실지 모르시겠지만, 왕실 기사들이 성문 경계를 설 때도 저희 수색대원들이 반드시 한 명씩은 참가합니다·”

그 왕가에서 성문 경계에 쓸 정도면 능력 하나만큼은 증명됐다고 봐도 무방할 터·

이내 나는 수색대원들에게서 관심을 접고서 마지막 한 명을 바라보았다·

일반적인 군복이 아니라, 아무런 문양도 무늬도 없는 흑색의 제복을 입은 사내·

“너는 정보부 출신이라고?”

“그렇소이다, 남작·”

“이름은?”

“정보부 규정에 의해 밝힐 수 없음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길 바라겠소·”

“그럼 이거 하나만이라도 답해줘라· 이름이나 성이 혹시 ‘한스’냐?”

“···?”

“중요한 거니까 얼른· 만약 답을 못 하면 정보부고 뭐고 너를 내칠 수밖에 없다·”

“왜 그런 걸 묻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한스가 아니오·”

“왕가의 이름에 맹세하고?”

“···맹세하리다·”

오케이, 그럼 한스는 아예 없다는 거네·

정보부 출신이라는 놈이 왕가의 이름을 걸고서 구라를 칠 리 없으니·

“그럼 너를 뭐라 부르면 되지?”

“무명이라 불러주시오·”

거, 저 말투며 복장에 이름은 또 무명?

딱 봐도 친구가 몇 명 없을 듯한데····

좋아, 정했다·

“무명은 너무 길군·”

“무명이 길다니 그게 무슨—·”

“앞으로는 줄여서 무무라 부르겠다·”

새로운 이름을 받은 ‘무무’는 당췌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대체 그게 어떻게 줄였단 거요?”

“무무, 그리고 무명· 발음이 줄어들었지 않나·”

“···?”

“싫으면 본명을 말해라· 그럼 이름으로 불러주지·”

이내 은근슬쩍 그리 말하자, 무무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저었다·

“됐소이다· 호칭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시오·”

“알겠다, 무무·”

“····”

막상 허락을 하고서도 ‘무무’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똥 씹은 표정을 짓는 녀석·

뭐, 내가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딱 봐도 후작 놈이 한 명 심어둔 거 같은데 잘 대접해 줄 이유가 뭐 있겠는가?

“아무튼, 그러면 본격적으로 수색하기 전에 정보부에서 알아낸 것들을 공유 받고 싶은데·”

“그럴 줄 알고 미리 준비해왔소이다·”

이후 정보부 출신인 무무에게서 현재 군대가 어느 구역들을 어떻게 수색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발견했고 어떤 단서를 얻었는지 등등·

그러한 것들을 공유 받는 시간을 보냈다·

아, 물론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쉽게 말해, 샅샅이 다 뒤져봤음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 한 올도 발견하지 못했단 거군?”

“굳이 말하자면 그렇소이다····”

“흐음, 그렇다면 숨어든 노아르크인들 전부가 머리털이 없을 가능성도 있겠군·”

“···진심으로 하는 소리요?”

“아니, 농담이었는데?”

얘는 무슨 바바리안이 진짜 뇌 없는 종족인 줄 아나·

“좋다, 일단 밖으로 나가자·”

“짚이는 곳이라도 있는 것이오?”

“그런 건 아니고, 일단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이 날 거 아니냐?”

“····”

무무는 그런 날 보며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지만, 꾹 참아 넘기는 표정이었다·

그냥 대충 시간이나 때우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눈치라 해야 하나?

“그래도 너 덕분에 어느 정도 좁혀지긴 했다·”

“···?”

“노아르크인들이 일반적인 장소에는 숨지 않았단 거 아니냐·”

그 말에 혹시나 하는 표정이던 무무가 다시금 뭔 당연한 소리를 하냐는 눈빛을 보냈지만, 사실 이 점은 중요하다·

“보아하니 귀족가의 저택은 수색하지 않은 듯한데·”

이내 정보부가 수색하지 않은 지역을 콕 짚어서 말하자 무무가 움찔하며 다급히 입을 연다·

“남작? 남작께선 설마····”

말을 하면서도 설마 그러겠냐는 눈치였으나, 나는 이 부분에 대해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어쩌면 노아르크인들과 내통을 한 가문이 있을 수도 있는데 뭐가 이상하지?”

“우, 우리라고 그 가능성을 몰라서 내버려 둔 줄 아시오?”

“레이븐, 우리 특수 수색대에 귀족가 저택 내부를 수색할 권한이 있나?”

“글쎄요? 그건 모르겠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있는 거로 하지·”

천연덕스러운 내 대답에 무무가 화들짝 놀라며 레이븐을 쳐다보았지만, 막상 레이븐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네· 어차피 이 조직을 만든 게 후작이니, 뒷감당은 그쪽에서 알아서 해줄 거예요· 게다가 가주들은 전부 영광의 궁에 모여 있으니, 사용인들은 감히 우리를 막지 못할 테고요·”

“지금 둘이서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오!”

“좋아, 그럼 다 끝났군· 서둘러라· 가주들이 눈치채고 손을 쓰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많은 가문들을 압수 수색해야 하니까·”

“네, 근데 압수 수색은 뭔 뜻이에요···?”

“혹시 모르지 않나· 수상한 물건들이 있으면 가져와서 확인을 해봐야지·”

“아····”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보니 가문을 뒤지다가 쓸모 있는 걸 몰래 챙기겠단 뜻을 제대로 이해한 모양·

다만 나를 말리는 것도 지쳤을까?

레이븐은 그냥 체념 어린 눈을 하고서 내게 물었다·

“그럼 어느 가문부터 시작하게요?”

아, 그거?

당연하잖아·

“첫 목적지는 테르세리온 후작가다·”

과연 재상놈 집구석엔 뭐가 숨겨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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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orn Yandel the Barbarian

Bjorn Yandel the Barbarian

Score 9.5
Status: On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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