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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ing Her Highness the Princess Chapter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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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8

운전수와 수행원 둘을 데리고 이동한 제니얼은 닷새가 지난 시점에서 성국에 도착하였다·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것도 있었지만 성국까지 가는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경을 넘은 제니얼은 교황을 만나기 위해 성국의 수도로 향했다· 백색의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져 있는 성국의 수도에 도착하자 운전수가 속도를 줄인다·

“맙소사···”

성국에 처음 방문해 본 운전수는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저도 모르게 감탄하였다· 수도의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첨탑에서 광활한 빛이 뿜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가 지고 저녁이 찾아든 이 시간대에서도 성국의 수도는 마치 한낮처럼 밝았다·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지만 제니얼은 뒷좌석에서 잠을 청하고 있을 뿐이었다·

제니얼이 잠에 빠져 있는 동안 차량은 천천히 주행하여 목적지인 교황청 앞에서 정차하였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린 운전수가 뒤를 돌아본다·

“재상님· 도착하였습니다·”

운전수의 목소리에 잠들어 있던 제니얼이 천천히 눈을 뜬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자 성기사들이 교황청의 입구까지 양옆으로 도열해 있는 게 보였다·

교황청의 앞에는 고위 사제로 보이는 늙은 남자가 여러 성직자들을 위시하여 서 있었다· 그들을 한 번 둘러본 제니얼이 뒷좌석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생명석에서 나오는 인조적인 빛에 눈살을 한 번 찌푸린 제니얼은 교황청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반대편에 있던 사제가 다가와 제니얼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방문을 환영합니다· 성국의 원로원 일원 중 한 명인 비올린 델라테르라고 합니다·”

“제국의 재상인 제니얼 말레이그입니다·”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악의 근원에게 천벌을 내려주신 용사께서 친히 성국에 방문해 주시니 신의 사제인 저는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저 또한 성국의 기둥들 중 한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니얼이 비올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악수를 하자는 것이 분명하였음으로 비올린 또한 손을 뻗어 제니얼의 손을 붙잡았다·

“···음?”

그 순간 비올린은 섬뜩함을 느꼈다· 시선을 올려 제니얼의 얼굴을 살펴본 비올린은 알 수 없는 위화감에 휩싸이더니 곧 제니얼의 손을 떨쳐내었다·

비올린의 행동이 무척이나 부자연스러웠기에 제니얼은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제니얼은 티를 내지 않고 태연함을 유지하였다·

“왜 그러십니까? 안색이 좋지 않으신데···”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저희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었지요?”

“이야기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것이 끝이었으니까요·”

“아아 그렇군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요· 재상께서 성국에 방문한 목적은 교황 성하를 뵙기 위해서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게 맞는지요·”

“그렇습니다· 교황 성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 이리 성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제니얼의 대답을 들은 비올린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도 마음 같아서는 재상님을 교황님께 데려다 드리고 싶으나 현재 교황 성하께서는 자리를 비우셨기에 일정을 조금 미루시는 게 가능하시겠습니까?”

“폐하께 체류에 대한 허락을 받았습니다만 오래 기다리지는 못할 겁니다· 제가 얼마나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저도 확답을 드릴 수는 없으나 교황께서 빠른 시일 내에 답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불편하시더라도 성국에 잠시간 머물러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니얼이 노골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교황 성하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자리를 비우셨다니 어쩔 수 없겠군요·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해주십시오· 또한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재상님의 말씀을 꼭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우선은 저희 성국에서 마련한 숙소로 재상님을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모실 것이니 편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만면에 미소를 지은 비올린이 가볍게 손뼉을 두드리자 간소한 차림의 수녀 두 명이 앞으로 나와 제니얼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다·

“재상님이 체류하시는 동안 성심성의껏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저 또한 재상님을 위해 한 몸 바쳐 봉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니얼이 수녀들을 바라보았다· 육감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는 두 수녀는 몸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수녀복을 입고 있었다·

누가 봐도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입은 것이 분명하다· 떨고 있는 것을 보아 아마 자의는 아니고 타의에 의해 입었을 것이다·

소문으로만 들었지 성국이 손님 접대를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 낮게 한숨을 내쉰 제니얼은 비올린을 돌아보며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제국에서 수행원을 따로 데려왔으니 제 수발을 들 인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성국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저 수녀분들을 물려주시길 간청드리겠습니다·”

“아· 재상께서 원하시지 않으시다면야··· 알겠습니다· 물러가도록 해라·”

비올린이 그리 말하자 수녀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뒷걸음으로 물러난다· 그걸 본 비올린이 혀를 한 번 차고는 제니얼의 곁에 따라붙었다·

“그럼 제가 직접 안내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탐탁찮은 눈치였지만 제니얼은 거리낄 게 없었다· 제니얼이 고개를 끄덕이자 비올린이 숙소로 안내를 시작하였다·

 

*

 

비올린의 안내에 따라 숙소에 들어온 제니얼은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쳤다· 생명석에서 나오는 빛이 눈을 아프게 만들었던 탓이다·

이후 방 안에 마련된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으려니 누군가가 방문을 툭툭 두드려왔다· 처음에는 방을 착각했나 싶었지만 다시금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제니얼이 입을 열었다·

“문은 열려있으니 들어와라·”

그러자 문이 열리더니 새하얀 예복을 차려입은 여자가 걸어나온다· 아까 그 수녀들인가 싶었던 제니얼은 시선을 올렸다가 내심 놀라고 말았다·

“···성녀 예하·”

방에 찾아온 건 다름 아닌 성녀였다· 성녀가 어떻게 이곳을 찾아올 수 있었던 건지 생각하던 제니얼이 낮게 웃음을 흘렸다·

“아직 교황청에서 성녀님에 대한 처분을 내리지 않은 모양이군요· 늦지 않은 것 같아 참으로 다행입니다·”

벨로레스는 웃음을 흘리는 제니얼을 무감하게 바라보았다· 제니얼이 왜 이러는 건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뭐가 웃긴 거죠? 아니 그보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나요?”

“저도 굳이 이런 곳에 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녀님의 보좌를 맡았던 수녀가 부탁하더군요· 성녀님을 구해달라고 말입니다·”

“···저를 구하려 이곳에 오셨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요약하자면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구하러 왔다니까 대뜸 소리를 치고 있으니 귀가 아프다· 제니얼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의미로 바라보자 벨로레스가 주먹을 꾹 쥐었다·

“교황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인간이 아니에요· 당신이 저를 살릴 수 있다고 해도 그걸 빌미로 분명 무언가를 요구할 겁니다· 그 요구를 들어주는 순간 성국에서 교황의 지위는 더욱 굳건해질 거고요·”

“성녀님· 일단 진정하십시오·”

“진정? 당신이 지금 제 계획을 모두 망치고 있는데 진정하라는 소리가 나옵니까!? 기껏 무너트린 교황의 지위가 다시 회복되면 계속해서 저 같은 희생자가 나올 겁니다!”

제니얼은 아무런 말없이 벨로레스를 바라보았다· 벨로레스가 속에 있는 말을 모두 토해내기를 바란 것이다·

“성국은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했습니다! 수도원은 귀족들을 위한 창관이나 다름이 없으며 성녀인 저는 창관의 마담일 뿐입니다! 이 모든 부패는 교황의 계획 아래에서 이루어졌기에 저는 교황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것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

“당신 덕분에 제 바람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습니다· 교황이 수하로 부리던 적월성이 몰락한 것에 모자라 교황은 마계를 공격할 명분마저 잃어버리고 말았으니까요· 그 대가로 저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겠으나 상관은 없습니다·”

벨로레스가 가슴에 손을 얹고 외쳤다·

“제 다음 아니면 그 다음의 성녀가 언젠가는 성국을 올바른 길로 이끌 것이니까요! 그런데 당신은 겨우 제 목숨을 살리자고 교황과 거래를 하시려는 겁니까!? 이건 저를 위한 일이 아니거니와 성국을 파멸로 이끄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벨로레스는 올바른 성국을 위해서라면 대의를 위한 큰 그림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참으로 성녀다운 발언이었다· 감탄스러울 정도였으나 벨로레스는 제니얼의 속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성녀 예하·”

그렇기에 제니얼은 성녀의 말을 정정해주기로 하였다·

“저는 교황과 거래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또한 저는 제국이 영원불멸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겁니다· 성녀님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교황과 거래를 하지 않으면서 성녀의 목숨을 구하고 제국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연거푸 늘어놓고 있으니 미간이 찌푸려진다·

“그게 가능할 거라 보십니까?”

벨로레스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제니얼은 짧게 말했다·

“물론 가능합니다·”

그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벨로레스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삼미오님 1코인]

아고 후원해주신 걸 지금 봤네요 ㅠㅠ 후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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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ing Her Highness the Princess

Taming Her Highness the Princess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What must be done to save the world from perishing? There is only one answer. “Why do you look at me like that? If you made me wait, it’s only natural that you’ll receive the appropriate punishment.” I had to thoroughly educate the princess in front of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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