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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ing Her Highness the Princess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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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9

“···출발이라니? 어디로 가는데?”

라드네의 물음에 제니얼이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말했다·

“마계로 간다· 네 아버지가 나를 부르고 있으니까·”

“뭐? 아버지가 너를 왜···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설명은 나중에 하마· 네 아버지가 직접 사람을 보낸 것을 보면 상황이 급박한 모양이니까· 지금 바로 출발하지 않으면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양해를 부탁하마·”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라드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내를 바라보았으나 사내 또한 말해줄 수 없다는 의미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뭐야? 아버지가 불렀다면서 왜 나한테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건데? 또 옛날처럼 나만 아무것도 모른 채 살라 이거야!?”

홧김에 소리를 지른 라드네가 제니얼의 팔소매를 붙잡는다· 제니얼을 올려다본 라드네가 두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갈 거면 같이 가! 어차피 나도 마계로 갈 거였으니까·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거라면 내가 있어야-”

“안 된다·”

라드네의 청을 단호하게 거절한 제니얼이 조용히 말을 이었다·

“라드네· 네 아버지가 네게 제국인이 되라고 한 말의 뜻을 정녕 모르겠는가·”

“그거야 유학 개념이잖아? 내가 제국에 대해 잘 알아야 나중에 황위를 이어받았을 때 보다 확실하게 외교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가· 그럼 네 아버지가 너를 언제 제국에 유학을 보냈지·”

“그건···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대답하면서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나? 대체 어느 아버지가 유년기의 딸을 외국에 보낸다는 거지?”

라드네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깨닫고 싶지는 않은 진실을 마주하기 싫었던 것이다·

“네 아버지는 처음부터 네가 마계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네가 마계에서 살아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그러니 이곳에 남아라· 이건 널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네 아버지의 바람이기도 하니까·”

라드네는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서신을 받은 시점에서 모든 게 명확해졌다· 제니얼은 자신의 소매를 붙잡고 있는 라드네의 손을 붙잡아 떼어놓았다·

“네 마음이 심란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네 마음을 위로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네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오면 모든 걸 설명하도록 하마·”

라드네는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고 침묵하였다· 붉은 눈동자만이 막연하게 떨리고 있을 뿐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도 알 수 없었던 탓이었다·

“···갔다 오마·”

낮게 속삭인 제니얼이 라드네의 손을 놓아주었다· 혼란스러움 마음 속에서 제니얼을 더는 붙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 라드네의 시선이 점차 낮아진다·

라드네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제니얼은 씁쓸함을 느끼며 몸을 돌렸다· 그 뒤를 마계에서 온 사내가 뒤따른다·

 

*

 

일주일 후 북부·

위대한 성 백색 거성의 성벽로·

“요즘 놈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단 말이지·”

울라딜이 턱을 쓰다듬으며 말하자 옆에 있던 고르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놈들이 군을 결집시켰다는 첩보가 들려오더군· 마계의 황제라는 놈이 인간들을 이 세상에서 지워버려야 된다고 성화라는데 멍청한 새끼가 성국의 도발에 걸려든 모양이야·”

“도발한 건 성국인데 왜 백색 거정 인근에도 마계의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건가?”

“난들 알겠나· 내가 그걸 알았으면 제도로 내려가서 정치를 했겠지· 적어도 네놈 같은 겁쟁이를 영주로 추앙하고 있는 이 염병할 땅덩어리에 남아 있지는 않았을 거야·”

고르난이 툭 쏘아붙이자 울라딜의 이마에 격자로 힘줄이 돋아난다· 불쾌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내보인 울라딜이 고르난을 돌아보며 말했다·

“자네는 몇십 년 전 이야기를 대체 언제까지 우려먹을 셈인가·”

“앞으로 수백년은 더 우려먹을 테니 걱정하지 마라· 대대손손 네놈이 겁쟁이었다는 것을 알려줄 테니까 말이야· 책도 한 권 써주지· 제목은 ‘겁쟁이 울라딜’ 정도가 좋겠군·”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짜증이 솟구친다· 화가 난 울라딜이 손을 들어 고르난을 향해 삿대질을 하였다·

“계속 헛소리를 지껄이는데 하나만 알아두게· 내가 성격이 조금만 개차반이었어도 중앙 황실의 힘을 빌려서 자네를 숙청했을 거라는 걸 말이야·”

“하? 이거 어쩌나· 난 누구와 다르게 죽음이 조금도 무섭지 않아서 말이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그 잘난 권력을 이용해서 내 목을 치도록 해라·”

“하라고 하면 못할 줄 알고 그리도 까부는 건가·”

울라딜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자 고르난 또한 팔을 걷어붙이며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하였다· 그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병사 한 명이 부리나케 뛰어온다·

“변경백 각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급한 게 아니라면 내려가라· 내가 오늘은 기필코 이 녀석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을 테니까 말이다·”

“가 각하· 죄송하지만 급한 용무가 맞습니다· 제도에서 제니얼 재상님이 올라오셨습니다· 각하께 시급히 전해야 할 말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뭐? 재상이?”

공을 인정받아 재상의 자리에 오른 황제를 제외하면 권력의 정점에 선 제니얼이 이런 척박한 북방에는 무슨 일로 왔다는 말인가·

의아함이 들어 고개를 돌리자 성탑의 계단을 타고 오른 제니얼이 성벽로에 들어섰다· 옆에는 웬 정장을 입은 남자를 대동한 채였다·

“변경백 각하· 오랜만입니다·”

반말을 해야 하나 존대를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울라딜은 재상의 자리에 오른 제니얼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였다·

울라딜과 한 판 싸울 기세로 으르렁거리던 고르난 또한 헛기침을 하고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 어색한 침묵 속에서 울라딜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저 또한 오랜만에 뵙게 되는군요· 그런데 재상께서 이곳에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제가 정치에는 문외한이긴 합니다만 재상씩이나 되는 고관이 황실을 오래 비우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걱정은 감사합니다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일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없습니다· 이곳에서 마계의 움직임을 지켜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곧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아니 제가 마계를 통과하는 그 순간에 전쟁이 시작될 겁니다·”

울라딜이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제국의 재상이 마계를 왜 통과하는 것이며 통과하는 즉시 전쟁이 시작될 거라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싶었던 것이다·

울라딜의 반응을 백 번 이해한 제니얼은 품에서 서신을 꺼내 건넸다· 제니얼에게서 서신을 건네받은 울라딜은 눈살을 찌푸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이건···”

“마계의 황제가 제게 보낸 서신입니다·”

울라딜은 의심의 눈초리로 제니얼을 바라보았다·

“혹 마계와 내통하셨습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만약 제가 마계와 내통하였다고 한다면 어째서 변경백에게 그 죄를 자백하고 있겠습니까· 맹세컨대 저는 마계의 황제에게 서신을 받은 적이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왜 황제는 재상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글을 적은 것입니까·”

“제가 마계와 내통을 하고 있던 것처럼 적어야 마계의 국경을 넘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일 겁니다· 또한 제가 국경을 넘는 순간 마계 군단은 남하를 시작할 겁니다·”

제니얼이 손을 들어 왼편에 서 있는 사내를 가리켰다·

“황제의 직속 전령인 그로만이 알려준 것이니 이 정보에 거짓은 없을 겁니다·”

“···지금 마인의 말을 믿고 계시다는 뜻입니까?”

“지금으로서는 믿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의심이 되어 이곳으로 오는 동안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로만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계의 황제는 진심으로 전쟁을 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말이 길어질 것 같았기에 울라딜이 손을 들어 제지하였다· 마계의 황제가 어떤 속내를 가지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인지는 울라딜에게 있어 전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놈이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이고 그걸 저희가 막아내면 된다는 것이겠지요· 제대로 방비를 할 터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에 대한 의심을 더 덜어내지 않아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재상께서 이런 중요한 일을 두고 거짓말을 하지 않을 인재라는 건 예전에 제 딸아이를 도와주었을 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되었으니 언제 출발할지나 알려주십시오·”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괜한 이야기로 시간을 끌 필요는 없어보였다· 제니얼은 울라딜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대답하였다·

“내일 아침이 밝자마자 마계로 떠날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주민들을 대피시켜야겠군요· 이참에 평화에 젖어 구실도 하지 못하는 기사 놈들의 엉덩이도 한 번씩 걷어차줘야겠습니다·”

백색 거성이 과연 마계 군단의 공격에서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확언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울라딜은 두려움을 억누르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쟁이라!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셈이군요· 이제 제가 겁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제국에 나아가 제 딸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겠습니다·”

이번 전쟁에서는 절대 도망치지 않겠다· 목숨을 걸고 백색 거성을 지키리라· 그런 의지가 담긴 울라딜의 말에 제니얼은 목례를 하는 것으로 조용히 존경을 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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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ing Her Highness the Princess

Taming Her Highness the Princess

Score 8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What must be done to save the world from perishing? There is only one answer. “Why do you look at me like that? If you made me wait, it’s only natural that you’ll receive the appropriate punishment.” I had to thoroughly educate the princess in front of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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