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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Only Monster Summoner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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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

성남시에 위치한 탐색꾼 협회 본관.

“소아 님.”

3층 휴게실에서 검은색 양복을 갖추어 입은 남성이 백소아에게 깍듯하게 허리를 숙이며 서류를 건넸다.

“한유미 탐색꾼에 대한 조사 자료입니다.”

한유미.

이현성에게 몰래 붙여 놓은 보디가드에게 보고를 받고 알게 된 여자.

한유미라는 여자가 탁재환 교관과 함께 이현성의 코칭을 담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백소아는 협회 직원들을 이용해 그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오래 걸렸네요.”

“죄송합니다.”

백소아는 서둘러 서류를 낚아채듯 건네받았다.

“아무튼 수고… 아니 고마워요. 그만 가보셔도 돼요.”

“….”

협회 직원은 잠시 넋을 놓았다.

백소아가 고맙다는 말을?

아침에 뭘 잘못 먹기라도 했나?

10년 동안 협회에 몸 담으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생소한 백소아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던 것도 잠시.

“…예. 그럼 저는 이만.”

평정심을 되찾은 협회 직원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에 본인의 위치로 돌아갔다.

그렇게 혼자 남은 백소아는 말없이 서류를 꼼꼼하게 읽어 내렸다.

‘한유미…. 아카데미 교관 출신이라…. 그 외 다른 특이점은 없네?’

전과도 없을뿐더러

교관으로 재직 당시 평판도 꽤 무난한 편.

백소아는 한유미가 별 문제없는 인간이라는 걸 확인하자 마음이 한시름 놓였다.

‘…너무 유난인가.’

그러다 문득 자괴감이 들었다.

모든 게 전부 더러운 날파리들이 꼬이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지만 겉면만 놓고 보면 스토커 짓을 하는 거나 다름없었으니까.

‘선을 넘은 행동인 것 같기도 하고….’

이현성하고는 어디까지나 친구 사이.

가족도 연인도 아닌 입장에서 인간관계에 간섭할 권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안 하면 아까 같은 년들이 계속 꼬이니까….’

백소아는 교장 뒤편에서 우연찮게 엿들은 대화를 떠올렸다.

[너 요즘 이현성이랑 자주 인사하더라?]

[응? 이현성? 그냥 몇 번 대화해봤는데 애가 괜찮더라고. 친하게 지내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걔 성격 지랄 맞지 않았나…? 진짜 소문대로 사람이 확 바뀌었나 보네.]

[그니까. 저번에는 짐 옮기는 것도 도와주더라. 외모 하고는 다르게 착해 빠졌던데?]

이현성과 인사를 나눴던 김영지와 그 친구가 나누던 담소.

남이 들으면 특별할 것 없는 대화 같지만 백소아에게는 의미가 조금 다르게 전해졌다.

「착해 빠졌던데.」

·

·

·

「착해 빠져서 이용해먹기 편할 것 같던데.」

·

·

·

「착해 빠져서 등쳐먹기 딱 좋을 것 같던데. 친해져서 단물만 쏙 빨고 버려야지.」

김영지가 내뱉은 말이 백소아의 뇌 속에서 자연스레 변질되었다.

‘개년이….’

백소아는 손을 파르르 떨며 들고 있던 서류를 와락 구겼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도와주는 게 맞아. 그래 도와주되 선만 넘지 말자.’

무의식적으로 특히 여자들이 접근하는 걸 철저히 차단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백소아였다.

***

딸랑거리는 종소리.

서점에 들어서자 카운터에 앉아있던 직원이 안경을 고쳐 잡으며 내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혹시 이현성 학생이신가요?”

“아 네. 맞습니다. 어떻게 바로 알아보셨네요?”

“아카데미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을 미리 확인해뒀거든요.”

서점 직원은 너털웃음을 치며 카운터 아래를 뒤적거렸다.

“근데 실물이 훨씬 나으셔서 긴가민가했네요. 사진 찍을 때는 기분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셨나?”

“…아마도요?”

음. 홈페이지에 게재되어있는 사진이 좀 죽상이기는 하지.

소태라도 씹은 것처럼 한없이 표정을 찡그리고 있더라.

‘나중에 새로 찍든가 해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서점 직원이 카운터 아래에서 낡은 책 하나를 꺼내 먼지를 털고 쓱 내밀었다.

“중고인가 보네요.”

“이게 옛날 책이라 이제는 정발이 안 되거든요. 조련사 각성석은 현대에 보기 드물어서 그런지 관련 서적도 구하기 진짜 힘들었다니까요?”

직원은 자신의 노고를 알아달라는 듯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직원이 아니라 사장인가?

아무튼 탁재환 교관이 웃돈을 꽤 많이 얹어준 걸로 아는데 굳이 생색을 내야 하나 싶다.

“…고생 많으셨겠네요.”

“말도 마요. 삼백 개가 넘는 서점에 연락을 돌렸다니까요.”

“괜히 제가 폐를 끼친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하하. 아니에요. 다 제 일인걸요 뭘.”

그래도 이미지 관리는 해야 하는 법.

쓸데없이 딴지를 걸었다가는 앙심을 품고 아카데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분노의 악플을 달 수도 있으니까.

뭐 한 명 더 추가된다 한들 티도 안 나겠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이런 작은 게 쌓이고 쌓여 대외적인 평판도 차차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근데 진짜 오래된 책이기는 한가 보네.’

나는 건네받은 책의 겉표지를 육안으로 살폈다.

누렇게 바래기는 했어도

그나마 인쇄된 글자만큼은 멀쩡한 편이었다.

『조련사의 모든 것』

『조련사를 꿈꾸는 당신! 이 책만 읽으면 당신도 특급 조련사!』

‘소제목이 참…. 없느니만 못하네.’

비소를 머금으며 첫 장을 펼쳐 목차를 확인했다.

1.「짐승 조련사」 5p

2.「정령 조련사」 25p

3.「인간 조련사」 44p

4.「마물 조련사」 64p

·

·

·

다양한 조련사들의 목록이 보인다.

탁재환 교관이 읽어보라던 마물 조련사도 있었다.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꼭 읽어보라 하셨지….’

솔직히 기대는 안 된다.

조련사와 소환사는 엄연히 다른 직업이니까.

그래도 이미 계산까지 해두었고 여기 사장도 어렵사리 구한 책이라고 하니 예의상 정독은 하기로 했다.

그렇게 책을 옆구리에 끼고 돌아가려던 그때.

‘…온 김에 읽을거리 좀 사갈까?’

진열대에 놓인 소설책들을 보고 자리에서 멈춰 섰다.

그동안은 새 삶에 적응하느라 취미 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소소하게 독서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스트레스 해소도 중요하니까.’

합리화를 마치고

진열대 앞을 거닐며 볼만한 소설이 있나 훑어봤다.

딱히 끌리는 게 없어 5분 동안 계속 둘러보던 중.

『이 세계의 히어로는 어딘가 잘못되었다.』

‘…일본 라노벨인가?’

제법 흥미를 자극하는 소설을 발견했다.

히어로.

그 단어에 자연스레 눈길이 끌린 것도 있지만….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표지 일러스트가 쭉쭉빵빵 누나여서 그런지 유독 재미있어 보였다.

‘일상물도 나름 먹을만하지. 이걸로 해야겠다.’

망설임 없이 진열대에서 책을 꺼내 든 나는 계산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계산대 위에 슬며시 책을 올려놓으며 물었다. 

“혹시 이거 재밌나요?”

“네? 아 그 소설…. 음. 솔직히 말하면 전개가 작위적이라는 평이 대다수예요. 물론 소설이 현실도 아니고 작위적인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 저도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좀 억지 전개이기는 하더라고요. 개연성도 없고. 별로 추천은 안 합니다.”

이야…. 평이 아주 신랄하다.

판매자 입장인데도 저리 말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삼류 소설인 모양이었다.

서점 사장은 웬만하면 다른 걸 사라는 듯 작품을 까내리는 말을 덧붙였다.

“극단적으로 얘기드리면 소재 빼고 나머지 부분은 전부 쓰레기나 다름없어요. 저한테 그 소재를 줬으면 작위적이지 않고 개연성 팍팍 챙기면서 집필했을 텐데.”

“그렇군요. 글 좀 쓰셨나 봐요?”

“아뇨? 한 번도 안 써봤어요.”

“아 네….”

사장이 고개를 내저으면서까지 이 소설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고 살짝 고민이 되긴 했지만….

“그럼 이제 결제해주세요.”

“네?”

나한테는 재미있을 수도 있으니 일단 1권만 읽어보기로 했다.

“….”

머뭇거리며 바코드 스캐너를 들어 올린 사장은 슬쩍 내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그 프롤로그는 읽어보고 결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표정을 보니 조금 귀찮은 기색이 엿보였다.

나중에 환불해달라고 할까 봐 그런가?

저렇게 만류하는 걸 보면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권유를 수락했다.

고개를 대충 끄덕인 뒤.

카운터에 놓인 책을 다시 들고 표지를 넘겼다.

‘뭐 얼마나 재미없길래.’

프롤로그의 도입부는 세계관 설명으로 시작됐다.

우선 일상 히어로물답게 배경은 현대.

히어로의 능력은 내가 살던 세계와 비슷한 것 같았다.

‘프롤로그에 설정이랑 인물 설명을 다 때려 박았네.’

그렇게 소설 주인공에 대한 프로필을 읽고 있던 순간.

『주인공 : 쿠로다 료스케』

‘…일본인 료스케?’

낯익은 이름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쿠로다 료스케.

전생에서 일본 히어로 랭킹 3위였던 남자.

나하고도 몇 번 교류가 있던 사람의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오니 당황할 수밖에.

‘뭐 흔한 이름이기는 하지.’

물론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다.

지인의 이름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경우는 간혹 있으니까.

나는 피식 웃으며 다시 프로필을 확인했다.

성별 남자.

키 173cm.

검은 머리.

히어로 변신 형태는 포세이돈.

포세이돈…?

‘뭐지? 이것도 똑같네….’

이상함을 감지하고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며 속독했다.

설마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무색해지게

‘….’

료스케의 일러스트가 등장하며 마지막 쐐기를 박아버렸다.

‘하하…. 좀 어지럽네….’

이제는 부정할 수 없었다.

이 소설은 내 전생의 세계를 모티브로 집필됐다는 사실을.

나는 웃음기를 지우고 프롤로그의 마지막까지 쭉 읽어 내렸다.

「언제부터일까. 나는 느꼈다. 이 세계는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진실을 깨달았다. 우리 히어로는….」

그렇게 주인공 료스케의 독백이 끊기며 프롤로그가 마무리됐다.

툭.

무덤덤하게 책을 덮은 나는 카운터에 서있는 사장과 눈을 마주했다.

“…이 소설 아직 1권밖에 안 나왔나요?”

“아뇨? 완결 났을 걸요? 저희 서점에는 1권밖에 없지만요.”

“그래요…? 일단 이 책은 살 테니까 계산 부탁드려요.”

뭔가 마음이 산란하지만….

머리가 복잡해질 만한 생각은 지양하기로 했다.

전생보다는 현생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완결까지 전부 발주 가능할까요?”

그래도 읽어보기는 해야겠다.

완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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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Only Monster Summoner

The Academy’s Only Monster Summoner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possessed a madman in the novel who confessed to the heroines and was dum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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