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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Only Monster Summoner Chapter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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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9

오리지널 주인공 한석호.

녀석의 여자 친구는 원작에서 김수한에게 넘어가는 역할이었다.

김수한이 무슨 수로 꼬셨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서술되어 있지 않았다. 김수한에게 넘어간 뒤 어떻게 됐는지도 모른다.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으니까.

‘이름도 가물가물한데.’

여하튼.

김수한이 이 세계가 현실이라는 것을 일찍 자각하기도 했고 접근하지 말라고 주의도 줬으니 아무런 탈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김수한이 아니라 웬 이상한 놈하고 바람이 났을 줄이야.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기야 남의 여자를 노리는 놈도 문제지만 그걸 또 갈대처럼 마음이 흔들려 넘어가는 여자 쪽도 문제긴 했다.

그러니까.

그 여자는 김수한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다른 남자에게 쉽게 넘어갈 쓰레기였다는 것이다.

‘엉덩이가 뭐 그리 가벼운지 모르겠네.’

김수한에게 주의만 주면.

한석호의 연인 관계는 순탄할 것이라 생각한 나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졌다.

‘이래서 소설을 읽던 독자들이 댓글로 다른 건 몰라도 NTR당해서 떠나간 여자는 절대 용서하면 안 된다고 한 거구나.’

한석호만 불쌍하게 됐다.

차라리 여자 친구를 사귀지 말라고 귀띔이라도 해줄 걸 그랬다.

‘…후회해봤자 늦었지.’

사실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한석호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 일부러 나서서 케어해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어차피 알아서 잘 극복하고 성장하기는 할 텐데….’

그래도 괜히 자책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불행한 미래를 바꿔 줄 능력이 내게는 충분히 있었으니까.

‘나중에 미팅이라도 시켜주자. 유라한테 부탁해서.’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속죄였다.

그리고 최근 김수한이 한석호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니 혹시라도 엇나가지 않게 잘 챙겨주라고 부탁해 놨다.

그렇게 김수한과 사적인 얘기를 끝내고.

서한빛이 조사한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곧장 맨션으로 복귀했다.

***

파사삭 맨션 2층 복도.

서한빛이 거주하고 있는 207호의 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뭐라도 하고 있었는지 우당탕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일찍 오셨네요!”

얼마 있지 않아 문이 천천히 열리고.

서한빛이 숨을 고르며 나를 맞이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걸 보아하니 대청소라도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자 얼른 들어오세요! 누가 보기 전에!”

“보면 뭐 어때서…. 아무튼 실례 좀 할게요.”

내가 방으로 들어선 후.

탐정 역할에 심취했는지 복도에 얼굴을 빼꼼 내밀고 두리번거리던 서한빛은 문을 걸어 잠근 뒤 내게 조사 자료를 건넸다.

“아까 보여드리려 했던 자료를 더 요약해서 정리해 놨어요.”

“자료는 확실한 거죠?”

“당연하죠. 제 개인적인 생각은 형광펜으로 칠해놨으니 참고만 하시면 돼요.”

“…일단 읽어볼게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곧바로 서한빛에게 받은 종이를 천천히 읽어 내렸다.

「영지 님 조사 보고서」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서한빛은 허당끼가 많으니 내심 무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추리한 내용이 하나도 빠짐없이 그럴듯해 보였다.

‘뭐지? 사실은 이런 쪽에 꽤 재능이 있나?’

자세를 바로잡았다.

다시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

*

*

일단 정리해 보자면.

김영지의 직업은 따로 있다.

그것이 네크로맨서 계열 직업이며

아버지를 좀비로 되살려 보살피고 있다.

라는 게 서한빛의 추측이었다.

그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 또한 빼곡히 적혀 있었다.

‘결정적으로 영지 방 안에서 마물과 비슷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걸 우연찮게 엿들었다고 했지.’

확인을 위해서.

철밥통을 소환해 김영지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해봤다.

우선 머리색에 대한 질문.

─요즘은 염색도 아티팩트로 한다고 알고 있으니 머리칼을 하나 뽑아 분석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판단은 내릴 수 없습니다.

“동공 색은?”

─렌즈 아티팩트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니 눈알을 하나 뽑아서 분석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일단 보류.”

일반적인 아티팩트가 아닌

감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포함된 아티팩트라면 제대로 구별할 수 없다는 게 철밥통의 대답이었다.

다음으로는 보유 직업에 대한 질문.

─아티팩트로 충분히 속일 수 있습니다.

“그건 밥통이 네가 확인 못 해?”

─자세히 스캔해봐야 합니다. 밝혀내지는 못하더라도 차단 아티팩트를 두르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대답을 마친 철밥통은 서한빛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짙분뚜. 의외로 생각이라는 걸 할 줄 아시나 봅니다. 나중에 칭찬 스티커 한 장 드리겠습니다.

“네? 가 감사해요. 근데 짙분뚜가 뭔가요?”

─짙은 분홍 뚜껑입니다.

“평범하게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안 되나요…?”

─칭찬 스티커를 열 장 모아서 가져오면 한 번 고려해 보겠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김영지에게 어떤 비밀이 있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개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지.’

김영지와 우리가 모든 비밀을 터놓고 공유하는 친밀한 사이까지는 아니니까 말이다.

‘딱히 우리한테 해를 끼친 적도 없고….’

굳이 이걸 계속 파고들어야 하나 고민이었다.

제일 간편한 방법은 밥통이의 거짓말 탐지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다짜고짜 심문하듯 캐물을 수는 없었다. 예의라는 게 있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밥통이에게 자문을 구해봤지만.

─사생활 침해는 좋지 않습니다.

“역시 그렇지?”

─누구처럼 남의 뒤를 캐는 것도 그리 좋은 취미는 아닙니다.

밥통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서한빛은 밥통이 말을 듣고 뜨끔했는지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그럼 이 건은 그냥 넘어가야 하나?’

김영지와 서로 불편해질 수도 있으니 조사는 그만둘까 생각하던 중이었다.

─다만.

철밥통이 다시 의견을 내놓았다.

─안전을 위해서는 확실하게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됩니다.

그새 생각이 바뀐 모양이었다.

“안전을 위해서?”

─옅분뚜가 저희의 적이 아니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안일하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가는 훗날에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듣고 보니 철밥통의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친구를 의심하기 싫다는 마음만으로 이번 일을 어영부영 넘어갔다가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그래. 같은 맨션에 사는 입장이니까 이 정도 확인은 해도 되겠지. 안전 차원에서.’

어쩌면 거짓말 탐지도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차단 아티팩트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까. 우선은 차단 아티팩트의 착용 여부만 알아내보기로 했다.

‘…최대한 기분 상하지 않게 조심히 물어봐야겠네.’

빙결 길드 문제를 해결한 뒤.

따로 김영지를 불러내서 사실 확인을 하기로 결정했다.

***

같은 시각 파사삭 맨션 206호.

김영지는 방음 아티팩트를 끄고.

소리 증폭 아티팩트를 킨 다음 벽에 얼굴을 맞대고 옆방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모두 듣게 되었다.

김영지는 시선을 내리며 바닥에 퍼져있는 검은 진흙 같은 무언가에게 말을 건넸다.

“…어떻게 할래 아빠? 거의 다 들킨 것 같은데 그냥 정체를 밝힐까?”

─그래서 내가 관측당하는 인간하고는 엮이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

“언제까지고 숨어살 수는 없잖아. 아빠는 예전처럼 또 도망치고 싶은 거야?”

─….

“근데 이현성도 관측당하는 자인 건 확실해?”

─새로운 관측자의 기운이 느껴진 날 그 남자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으니 확실할 거다. 이번에는 아마 빙의… 아니 융합자겠지.

검은 진흙은 김영지의 다리에 붙고 천천히 몸을 타고 올랐다. 그리고 모습을 변형시켜 팔뚝을 휘감았다. 얼핏 보면 팔토시 같은 형태였다.

─그보다 정말 이현성에게 붙을 생각이냐?

김영지 팔에 기생한 검은 팔토시에서 기괴하게 생긴 입이 생성되며 말했다.

“한석호나 김수한은 못 미더웠지만 이현성은 마물 소환사니까…. 아빠를 탄생시켰던 신의 힘을 가진 남자잖아.”

─마몬 예전에도 말했….

“김영지.”

─…영지야 예전에도 말했지만 관측당하는 자가 관측자와의 관계를 역전할 수 있다는 건 어디까지나 고대 신에게 들은 얘기에 불과할 뿐 확실한 건 아니다.

검은 진흙의 말을 들은 김영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알았으니까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해. 고대 신이 말했으면 사실이겠지. 뭘 의심해?”

─그래 알았다…. 아무튼 대화는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구나. 관측자들의 관심이 우리한테 쏠렸을 수도 있으니 항상 입조심해야 한다.

김영지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알고 있어. 낮말을 관측자가 듣고 밤말을 관측자가 듣는다 뭐 그런 거지?”

─잘 숙지하고 있구나.

“조심은 하겠지만. 어차피 나한테는 관심도 없을 걸? 그동안 겁쟁이 엑스트라 역할을 충실히 잘 이행했는데 뭐 볼 게 있다고.”

이후.

둘의 대화는 끊겼다.

마치 누군가를 의식하듯이.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아무런 대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방 내부에는 적막만이 흘렀다.

***

전쟁 하루 전날이 다가왔다.

계획이 틀어질 일은 거의 없겠지만.

사소한 일로 인해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만반의 준비를 해두기로 했다.

일단은 차유라의 케어부터였다.

그녀에게는 얼마 전 진화시킨 벌레 마물을 붙여줬다.

‘생각보다 더 끔찍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유라가 좋아하면 된 거지.’

3성 마물 킹 바퀴.

2성 마물 엘더 바퀴.

둘 다 바퀴벌레와 똑 닮은 마물이었다.

엘더 바퀴는 바퀴벌레의 대형 버전이며

킹 바퀴는 엘더 바퀴 모습에 사람 다리가 돋아나 이족보행을 하는 개체였다. 키는 대략 1미터쯤 됐다.

특히 킹 바퀴는 마물이 아닌 일반 바퀴벌레도 수족으로 부리는 스킬을 지녔다.

‘최대 삼만 마리까지였던가?’

킹 바퀴가 바퀴벌레를 부리기 위해서는.

한 마리씩 직접 주종계약을 맺어야 했기에 현재는 이천 마리 정도만 거느리고 있는 상태였다.

‘전부 이끌고 다니면 소름 끼칠 것 같았는데 바퀴벌레 병력을 수납할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었지.’

킹 바퀴 배에 달린 주머니는 아공간 주머니이며 오직 바퀴벌레만 들어갈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바퀴벌레 소환사나 다름없었다.

아무튼 새로운 전력을 한 번에 설명하자면.

바퀴벌레가 일반 병사.

엘더 바퀴가 장군.

킹 바퀴는 말 그대로 왕이라고 보면 됐다.

이로써 차유라의 케어는 끝났다.

소환수들에게 양산형 아티팩트도 배분해 줬고 이제 남은 건 하나뿐이었다.

“처리는 전부 끝났다.”

함께 북쪽 전선을 넘어온 탁재환 교관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감을 펼쳤다.

마지막 남은 하나.

그것은 바로 데빌의 진화였다.

‘아크 데빌로 진화하면 그 이상한 취향 좀 없어졌으면 좋겠네.’

세 번째 4성 소환수를 진화시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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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cademy’s Only Monster Summoner

The Academy’s Only Monster Summoner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possessed a madman in the novel who confessed to the heroines and was dum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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