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Chapter 54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543화

147장 나스트론드(3)

프론디어가 잠깐 상념에 든 사이 벨페고르의 말은 계속되었다·

“사탄은 분노의 악마야· 본인은 능글맞게 헤실거리고 있지만, 나와 비슷하게 그 녀석도 분노를 끌어당겨·”

“무엇에 분노하는 거지?”

“모든 것에·”

“뭐?”

“남이 자기보다 우월한 것, 혹은 보다 재산이 많은 것, 빼앗기는 것, 자신이 찍은 여자가 마음을 주지 않는 것, 오만함을 지적받는 것· 그 모든 것에 분노하지·”

“···혼자 칠죄를 전부 갖고 있다니· 말장난 같은데·”

“그렇게 보여도 사실이야·”

분노는 어디에서든 일어난다·

다른 칠죄와 달리, 분노는 원초적인 감정에 가깝다· 그렇기에 사탄은 칠죄 모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 욕망까지 전부 삼킨다·

이것이 사탄이 악마의 왕에 가장 가까운 이유· 분노란 칠죄의 그 모든 것으로부터 촉발되기에·

“나는 예외였지만·”

“···아· 나태였으니까·”

“게으른 누군가를 보고 화를 낼 일은 없지· 그게 자기 사람이 아니고서야· 말은 안 했지만 사탄은 칠죄종 중에 나를 가장 낮게 평가했고, 덕분에 괜한 견제를 받을 일도 없었어·”

“좋은 일이었던 것처럼 말하네·”

“좋은 일이었으니까·”

벨페고르는 자신이 낮게 평가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말했다· 그저 귀찮게 굴지만 않으면 된다· 그것뿐이었다는 듯이·

“그런데 루시퍼가 태도를 돌변한 뒤로 사탄이 나를 경계하기 시작한 거야·”

사탄은 칠죄의 다른 악마들에게 분노의 마음을 품었으나, 나태인 벨페고르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벨페고르는 분노할 정도의 악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바뀐다·

대부분의 시간을 뒹굴거리면서 보내는 벨페고르를, 다른 칠죄들이 의식하기 시작한다·

그저 몇 번, 말 몇 마디와 몇 걸음 움직인 것만으로·

벨페고르는 나태하다· 그렇기에 분노조차 일지 않아, 무시했다·

허나 무시한 상대가 만약 사탄 자신보다 뛰어나다면·

게으르다는 단순한 이유로 힘을 보이지 않았을 뿐이고, 그걸 사탄이 알아채지 못한 거라면·

“분노가 폭발했겠군·”

프론디어의 말에 벨페고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내가 사탄보다 유능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말이지·”

“그래서 사탄이 너를 칠죄종에서 떨구려고 한 건가·”

“그래· 당시의 나는 사탄에게 완전히 무방비였다· 그 녀석이 나를 경계할 줄 몰랐으니까· 그놈 성격에, 나 같은 녀석을 안중에 둘 거라곤 생각지도 않았지·”

“사탄이 뭘 한 거지?”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다· 만곶의 불씨를 키운 거지·”

만곶의 불씨·

만곶은 게임에서 반드시 제국을 향해 전쟁을 일으킨다·

그리고 프론디어는 플레이어일 당시, 만곶의 벽을 넘지 못하고 수없이 게임 오버를 맞이했다·

허나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구나! 만곶이 전쟁을 걸어온 게 게임보다 이르다 싶었는데!’

만곶의 습격은 본래 주인공 아스터가 졸업한 뒤에야 시작한다· 게임 안에서는 졸업하기 전의 자잘한 이벤트들이 더 있었다·

그러나 만곶이 일찍 쳐들어와 본래 있을 이벤트가 전부 스킵되었다·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몰랐는데, 사탄이 무슨 짓을 한 거다·

“사탄이 뭘 한 거지?”

“만곶이 신을 부르려 했다는 걸 알고 있겠지?”

“그래· 프로메테우스였지·”

프론디어가 직접 본 것은 아니었지만 오스프리트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듣자 하니 프로메테우스는 인류가 스스로 멸망하길 원한 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프로메테우스에게 강림을 제안한 게 사탄이었다·”

“네가 한 게 아니었다고?”

“내가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하나·”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다·

벨페고르는 그때를 떠올리듯 말이 조금 느려졌다·

“당시의 프로메테우스는 당연히 악마인 사탄의 말을 들은 체도 안 하려 했지만, 사탄의 세 치 혀는 너도 잘 알겠지· 녀석은 결국 프로메테우스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어떻게 설득한 거지?”

“‘인간은 어차피 대다수가 죽을 운명이다· 그렇다면 악마에게 죽느니 신에게 죽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이에 관해서는 악마와 신 양쪽의 의견이 일치할 것이다· 목적이 다르다 하더라도·’ 뭐 그런 식의 말이었지·”

“양쪽의 의견이 일치한다?”

“악마에게 죽은 인간은 영혼이 먹힐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죽기 직전에 목숨을 구걸한다면 말이야· 하지만 신에게 죽으면 그럴 일은 없지· 모르긴 몰라도 프로메테우스는 굉장히 숭고한 마음으로 사탄의 의견을 따랐을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로군·”

인간이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는 가정에서부터, 그걸 신도 동조하고 있다는 게 가당찮다·

“사탄이 프로메테우스에게 그 제안을 하면서, 만곶에서의 신앙이 가속화 되었다· 동시에 프로메테우스의 힘을 오스프리트가 느낀 것이지·”

“오스프리트가 미리 알아챈 것은 좋았지만, 그게 도화선이기도 했다는 거구나·”

인간 측에서 신의 힘을 느낀 자가 있다·

이렇게 되면 좋든 싫든 만곶은 전쟁을 개시할 수밖에 없다·

“그걸로 사탄은 뭘 노린 거지?”

“간단히 말하면 성과를 본인이 챙겨먹으려 한 거다· 만곶의 승리가 확실시 되는 순간, 자신의 악마들이 결정타를 먹이게 할 준비를 하고 있었겠지·”

“그걸 어떻게···· 아, 그렇군· 이미 제국 안에 악마들이 있었지·”

프론디어는 사탄의 악마들을 떠올렸다·

황궁에서 악마 소환 사건이 벌어진 뒤, 사탄은 자신의 악마를 전부 회수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의 본래 용도는 전쟁에서의 난입이었던 것이다·

“만곶의 입장에서, 그리고 악마의 입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건 아스터 에반스였다· 그가 얼마만큼 성장하느냐가 전쟁의 판도를 가른다· 그렇게 판단했던 사탄은 그가 완전히 성장하기 전에 전쟁을 일찍 개시하려 한 거지·”

“···판단이 틀린 건 아니었지·”

프론디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스토리와 달리 아스터가 졸업하기도 전에 만곶이 전쟁을 개시했다· 그것이 프론디어를 얼마나 간 떨리게 했는지·

하지만 아스터는 당시 프론디어 본인조차 예상치 못한 성장을 했다· 그건 성장이라기보다 각성에 가까웠다·

“사탄의 본래 목적은 아마 제국과 만곶을 함께 집어삼키는 거였을 거다· 만곶은 나에게 충성하니, 그들을 죽이면 내 힘도 약해질 테니까· 그런데 상황이 아주 크게 달라졌지·”

“···제국이 승리한 거야·”

“그래, 너 때문이다· 프론디어·”

말하는 벨페고르의 얼굴은 태평했다·

“사탄은 당황했지만 그래도 내심 좋아했을 거다· 내 힘을 좀 죽여놓는 게 목적이었는데, 칠죄종에서 탈락시킬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사탄은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득을 취한다’는 법칙이 통하고 있었지·”

“그 법칙, 꽤 유명하구나·”

바엘에게 들었던 것을 벨페고르도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나스트론드로 떨어졌는데, 문제는 이번엔 제국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프론디어, 네가 문제지· 네가 나를 쓰러트렸으니까·”

“그게 사탄에게 문제가 된다고?”

“그렇지· 그 녀석은 모든 것에 분노한다고 했잖아· 녀석이 나를 경계한 건 내가 사탄 자신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열등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나를 네가 쓰러트렸다· 사탄은 단순한 계산이 선 거지·”

“설마, 나를 죽이면 너에 대한 열등을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지· 정말로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프론디어는 입을 벌렸다·

아까부터 사탄에 대한 이야기를 쭉 듣고 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생각나는 것은 단 하나·

‘···어린애 같군·’

아무 것으로부터 분노가 촉발된다든가, 열등을 다른 열등으로 해결하려는 사고방식·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린애가 떼를 쓰는 것 같다·

···그래서 악마인가·

그때 벨페고르가 말했다·

“자, 도착했다·”

“응?”

벨페고르는 날아가던 중 천천히 하강에 착지했고, 프론디어도 그 뒤편에 착지했다· 업고 있던 셀레나도 내려주었다·

“셀레나, 몸에 이상은 없나?”

“괜찮습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말했듯이, 나는 너의 연기를 알아채지 못하니,”

프론디어의 말을 벨페고르가 끊었다·

“말했잖아· 여기에 인간에게 위험한 독기 같은 건 없다· 생긴 거랑 다르게 과보호가 심하구나, 프론디어· 과보호는 유전이라던데 알고 있나?”

“····”

“그리고 그 이상 목소리를 높이지 마라· 눈치채니까·”

“눈치채다니·”

“쉿·”

벨페고르는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프론디어는 육감으로 사방을 살폈다· 허나 감지되는 것은 없다·

벨페고르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프론디어, 너의 감각이 뛰어나다는 건 잘 알아· 하지만 범위가 넓진 않지· 놈은 너의 범위 바깥에 있다·”

“···아까부터 누굴 말하는 거지?”

“알고 있나? 나스트론드에는 니드호그 이상으로 위험한 녀석이 하나 있다·”

프론디어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스트론드에 니드호그 이상의 위험한 녀석? 프론디어의 지식으로는 모르는 존재다· 그가 모르는 북유럽의 신이 이곳에 있는 건가?

“펜리르라는 녀석이지·”

“뭐···!”

프론디어는 놀라 소리가 커졌다· 벨페고르가 목소리를 낮추라고 했음에도 저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그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펜리르가 여기 있다고?”

“호오· 그래도 그 이름은 아는구나·”

알다마다·

펜리르는 늑대다· 그것도 평범한 늑대가 아니다·

본래 신화대로라면 라그나로크가 일어날 때, 그 주신 오딘을 씹어삼켜버리는 재앙 그 자체다·

“그래· 내가 니드호그를 쓰러트릴 수 있었던 이유다· 왜인지는 몰라도 니드호그가 펜리르에게 물렸더군·”

“···지금 설마 펜리르에게 갈 생각인가?”

“왜? 겁먹었나?”

“····”

프론디어는 벨페고르의 이죽이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대답은 곧 나왔다·

“그렇다·”

“호오·”

벨페고르는 솔직한 프론디어의 말에 비웃음 대신 이채 어린 눈빛을 돌려주었다·

“역시 너답다· 펜리르의 위험성을 알다니· 악마들도 너만큼만 신중하면 좋겠다· 아니, 이제 네가 악마니까 그 소망이 이루어졌나· 하하핫·”

“웃을 일이 아니야· 펜리르한테 아무 대책도 없이 가겠다고?”

“대책은 없지만, 대책을 갖출 필요도 없다·”

“무슨 소리냐?”

“펜리르는 지금 묶여 있다· 집마당 밧줄에 묶인 개 신세지· 놈의 거리까지만 가지 않으면 안전해·”

“···니드호그가 물렸다 하지 않았나?”

“그래· 니드호그가 제 몸을 들이밀었으니까 말이지·”

대체 무슨 상황인 건지·

펜리르가 여기 있다는 것도, 니드호그가 펜리르의 범위 안에 들어갔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보면 알아· 여기서 몇 걸음─,”

벨페고르가 거기까지 말했을 때·

프론디어의 벨페고르, 둘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

육감이 발동했다·

즉,

“···!”

서둘러 시선을 돌린 프론디어와 셀레나, 그리고 벨페고르·

그 시야 끝엔 어둠뿐이다·

허나 그 어둠 끝에서, 서서히 드리워오는·

두 눈·

“읍····”

셀레나는 손으로 자기 입을 막았다·

공포에 떨리는 눈· 새어나오는 숨이 과도한 긴장으로 소리가 될 듯하다·

스으으──

그건 짐승이 뱉은 숨인지, 소리인지·

셋은 미동도 하지 않고 그 모습을 본다·

프론디어는 눈동자만 움직여 벨페고르를 향했다·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개자식아묶여있으니까안전하다며·’

너무 위급한 상황이라 눈빛으로 전해지는 메세지는 바쁘기 그지 없었다·

크륵·

“!”

짐승이 울음소리를 낸다· 황급히 프론디어는 다시 늑대를 보았다·

허나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묶여 있는 건가?’

그렇게 프론디어가 시력에 집중했을 때, 그의 눈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있었다·

늑대의 온 몸에 칭칭 감긴 실· 그건 너무나도 가느다랗기에 생김새를 무어라 설명할 수도 없었다·

프론디어는 신화의 지식이 있기에 저 물건의 정체를 안다· 틀림없이 ‘글레이프니르’다· 신들이 펜리르를 묶기 위해 만들어낸 끊어지지 않는 실·

그런데·

‘···우연, 인가·’

그저 어둠에 가렸기에 확실치는 않으나·

펜리르를 묶은 실은 너무나도 어두웠다·

그러니까, 새까만 색이었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e]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