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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rbarian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Chapter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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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2

살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때때로 찾아오곤 한다· 

수능 날 유독 추웠던 기억 원하던 대학에 합격한 일 훈련소 입소 다음 날 아침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여자친구 생긴다고 한 놈들은 전부 거짓말쟁이였음을 깨달은 일 같은 기억 말이다· 

‘여기는 어디일까·’ 

분홍색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풍경· 눈을 뜨자 어느 날과 닮아있었다· 

멀리 한 여인의 뒷모습이 보인다· 누구일까· 입에서 무슨 말이 흘러나오자 여인은 뒤를 돌아보았다·

‘아····’

잊을 수 없는 여인이 그곳에 서 있었다· 

파국으로 향해 가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넋을 잃고 바라보고만 있고 싶어지는 여인· 

‘모용상아·’

나와 부부의 연을 맺은 여인이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꿈인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이 꿈같아서 아니다· 여인의 미모가 너무나도 꿈같아서였다· 이 세상에선 가장 현실적인 것이 여인의 미모일 텐데 가장 꿈같은 외모였다· 

잊지 못할 기억·

혼례식의 기억이 어쩌면 재구성되어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나는 나지만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일인칭 영화를 홀로 보는 기분· 꿈속의 나는 여인에게 무어라 말했다· 

세계가 부서진다· 

꿈이 부서진다· 

“상공···!”

여인의 비명이 안타까이 울려 퍼진다· 

“어? 이거?!”

일어나기 위한 준비일까· 의식이 어딘가에 빨려 들어가듯 내 몸이 나의 것이 되었다· 멀어 보였던 여인이 너무나도 가까이 보였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얼굴· 

손에 닿은 눈물이 너무나도 뜨겁고 차가웠다· 

그날의 나처럼· 나도 모르게 본심이 흘러나왔던 날처럼· 지지해주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다· 

“힘내시오·”

“···!”

예정된 파국은 찾아온다· 

경험했던 이별은 또다시 찾아온다· 

꿈속의 여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뿐이었다· 

—————

   

  

“뭔 꿈이야?”

깜짝 놀라 외마디 말과 함께 눈이 떠졌다·

꿈이 뜬금없다고는 하지만 갑자기 잠자리에 모용상아가 나타나다니·

아직 해가 뜨진 않았다· 조금 더 자야 한다· 억지로 잠을 다시 청했지만 눈물 어린 얼굴이 계속 아른거렸다· 

“모용상아····”

누군가가 나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 순간을 몇 개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첫날밤을 꼽겠다· 

단순히 목숨의 위기 때문이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해 준비했던 모든 계획이 척척 들어맞는 상황· 모용상아와의 키스는 모든 계획을 깡그리 머리에서 날려버릴 만큼 위력적이었으니까·

“다시 떠올려도 정말 말도 안 되는 미모네·”

살아남기 위해 정신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연기하지 않았다면 넋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애써 잊고 있었는데····”

어느새 여러 여인에게 입술로 영역표시를 당하긴 했지만 첫 깃발을 꽂은 여인을 잊긴 힘들었다·

나와 첫 키스를 한 여인· 그런 여인이 꿈속에서 울고 있었다·

씁쓸한 감정이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그녀에 대해선 생각도 입도 쉽게 딱 떨어지지 않는다·

모용세가랑 엮여봤자 좋을 게 없다· 역모 문제는 내게 꼬리표로 따라붙을 테니까·

생존 사실이 알려지면 모용비는 당장이라도 내 목을 노릴 것이고 모용상아가 악명을 들어가며 쌓은 입지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다· 

유명해지면 자연스레 만나겠지만 유명해져야만 만날 수 있는 여인이기도 했다· 

“유명해져야지·”

조선도 모용세가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만큼 말이다·

나는 다시 눈을 붙였다· 

———-

“회주! 밤새 잘 잤나·”

객잔 1층으로 내려오니 안 숙수가 기운찬 얼굴로 나를 반겼다· 

“일하다가 언제 잠든 줄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피곤함에 찌든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며 아무 빈 자리에 앉았다· 

왜 이리 몸이 무겁지· 분명히 잠을 자기는 잤는데· 어디 먼 여행이라도 다녀온 기분이다· 피로가 많이 쌓였나·

“피곤이 역력하구만· 그러니까 집에 들어가서 자라니까·” 

“그동안 너무 놀아서 말입니다·” 

하연 소저와 헤어지는 날까지 즐겁게 논 건 좋았는데 말이야·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이야· 

마치 남들 직장에서 다 일할 때 일주일 해외여행 갔다가 와서 닥친 현실을 깨달은 기분이다· 

“제수씨가 가버리니· 부담이 만만치 않겠어·”

“장인어른이랑 갔다 올 곳이 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요· 저라도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핵심 인재를 잃어버린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장이 된 기분이다· 자잘한 업무를 전부 도맡아서 해준 하연 소저가 사라지니 빈자리가 이리도 클 줄이야·

제갈 소저가 여전히 도와주고 있지만 거래처 업무라던가 면대면으로 해야 하는 일은 곤혹스러워하기 때문에 결국 내 업무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 사장 놈은 직원이 갈리든 퇴사하든 매년 차 바뀌고 골프장 다니고 놀자판으로 다녔는데· 

나는 말이 사장이지 퇴근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직장인이 된 기분이네· 

“기운 내게· 식사는 뭐로 하겠나·” 

안 숙수님은 안타까운 듯 혀를 끌끌 차고는 내게 말했다· 

“아침 식사 생각이 별로 안 나는군요·”

“그러면 되나· 기운도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러면 간단하게 준비해줌세·” 

“정말 괜찮습니다·”

“어허! 조선인은 밥심이야! 밥심!”

숙수님이 강권하는 소리가 객잔에 울려 퍼지자 1층의 다른 조선인들도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그럼 간단하게 국밥으로 부탁드립니다·” 

우리 회주님· 밥도 안 먹고 일하더라· 탈이 날까 봐 두렵다· 회주님 쓰러지시면 조선인 향우회도 끝장인데· 괜한 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길 바엔 먹는 게 낫겠지· 

나는 피곤함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허?! 국밥이 뭔가· 기운 없어 보이는 회주에게 더 좋을 걸 주지! 잠시만 기다리게!”

안 숙수님은 바로 주방으로 가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분주하게 칼을 두드렸다·

대충 밥 말아 먹으면 충분할 것 같은데· 단단한 게 부서지고 잘리는 소리에 직원들을 다그치는 게 아무래도 거창한 걸 준비하시려나 보네·

“여기 있네!”

숙수님은 쟁반 채 준비된 음식을 내게 내밀었다· 

어?

이건?

“이게···· 뭡니까?”

많이 보던 녀석인데· 

숙수님이 내려놓은 쟁반 위 함지박 한 그릇에 너무나도 익숙한 음식이 들어있었다·

“뭐긴! 호랑이 기운이 나는 음식! 시리얼일세!!!”

 

음식의 정체는 시리얼이었다· 

“호 호랑이 기운이요?”

음식은 그렇다고 치고 그 캐치 프라이즈는 어떻게 아는 거야· 내가 놀란 얼굴로 바라보자 숙수님은 그것도 모르냐는 듯 양팔로 팔짱을 끼고는 내게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옛날이야기도 모르나? 쑥과 마늘만 먹던 호랑이 이야기 말이야·”

“단군 신화 말씀하시는 겁니까?”

“호랑이 놈이 쑥과 마늘의 매운맛에 질려 나오자마자 찾은 게 이 시리얼일세· 고래가 출산하고 미역을 먹듯 호랑이도 이 시리얼을 먹고 호랑이 기운을 찾았다고 하지·” 

“네· 그렇군요····”

우와· 단군 신화에 나온 호랑이가 먹은 전통 음식이 시리얼이었구나· 그랬어· 속에서부터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못 믿는 눈치인데? 시리얼이 왜 시리얼이라고 불리겠나· 호랑이의 얼이 서리어있다고 해서 서리얼 서리얼하다가 시리얼이라고 불리게 된 걸세· ”

도대체 뭔 작명법이야· 덕분에 잠이 확 달아나버렸네· 

“잘 먹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리얼의 등장에 놀라긴 했지만 시리얼 자체는 싫어하지 않았다· 아침 출근할 때 단출하게 시리얼을 먹고 출근하곤 했으니까· 

시리얼이 남긴 그릇에 수저를 가져다 댔다· 정말 호랑이 기운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더 정성이 들어가 있네·

단순히 시리얼만이 아니라 견과류에 바나나 같은 과일까지 들어 있어서 광고에나 보던 제대로 된 시리얼이었다· 

‘생각보다 맛있는데?’ 

호랑이 기운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운 없는 사람의 아침 식사로는 제격이었다·

———

“다녀왔습니다·”

직영점 가맹점 다서각에 거래처까지 들리고 저택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강 공자님· 손님이 와계십니다·”

“손님이요?”

올 사람이 누구 있지· 업무 관련으로는 오늘 다 들려서 따로 올 사람이 없을 텐데· 

시비는 종종걸음으로 내게 다가와 손님방으로 안내했다· 

“아! 강 공자님! 이제 오셨군요!”

“서천표국 지부장님? 바쁘신 분이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전혀 예상치 못한 손님이네· 손님의 정체는 무한 서천표국 지부장이었다· 

“사과를 드릴 게 있어서 말입니다·”

지부장은 말하기 난처한 듯 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사과요? 지부장님이 직접 오시다니? 설마 표물을 분실이라도 하였습니까?”

설마 또 표물을 도둑맞은 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요새 강 공자님 덕분에 표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지부장은 절대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치며 내게 답했다· 

“그러면 무슨 일 때문이십니까?”

“강 공자님과 호필 작가님 표물 배달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와 호필 사이의 배달 문제라면?”

지부장은 내가 호필인 사실을 알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굳이 호필과 나를 분리해서 말했다는 건 이유가 있다는 건데· 

“아시겠지만 호필 작가님의 명성이 날로 퍼져가서 요새 호필 작가님을 향한 서찰이 의창으로 많이 보내지고 있다고 합니다·”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요새 바쁘셔서 그런 편지들은 전부 의창에 보관하고 있으라고 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랬지요· 근데 그거랑 지금 찾아오신 이유랑 무슨 상관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의창에 있을 때 팬래터 읽는 것도 하나의 보람이었지만 무한에 와서 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더 이상 읽지 않고 있었다· 

근데 그거랑 지금 사과하러 온 일이랑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게···· 그로 인해 서로 의사전달에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지부장은 곤란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이었다·

“의사전달의 착오요?”

더 아리송하다· 

“서천표국 우산 지부에서 편지를 보내신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산지부···?”

내가 의창도 아니고 무한도 아닌 우산에서 편지를 보낸 적이 있던가· 

우산이면 하연 소저를 만난 곳인데· 

어? 바쁘게 살아가느라 한편으로 잊고 있었던 기억 한구석에서 무언가 떠오려고 하는 사이 지부장이 말을 이었다·

“하필 강 공자님의 이름도 쓰여있지 않고 지우(紙友)라고 쓰여있어서· 당연히 책과 책으로 이어진 종이 친구라는 뜻인 줄 알고 호필 작가님에게 보내는 서찰인 줄 알았나 봅니다·”

“지우(紙友)? 아?!”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강렬한 충격이 뒤흔든다· 

내가 지우(紙友)라는 이름을 쓴 적은 단 한 사람·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여기 화산파에서 온 편지입니다· ”

원작 주인공· 

반년도 넘는 기간이 지나 나에게 원작 주인공의 편지가 온 것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추천과 댓글은 언제나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계란롤링’님 후원 감사합니다!

‘안드로몬’님 후원 감사합니다! 다음 모용상아 에피도 기대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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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rbarian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The Barbarian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I Became the Villainous Writer In Wuxia Romance, The Barbarian Writer of a Martial Arts Visual Novel, 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n’t even malicious criticism. I just gave feedback in the tone I was asked to. So why the hell did I, the writer who just wanted to help a junior, possess this body of the prospective groom… a villain, who died in the hands of the heroine on their wedding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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