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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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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8

플로라를 마차에 태워 보낸 클레어는 착잡한 마음이었다.

플로라가 저리 반응하는 데엔 필히 이곳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졌음을 의미한다.

그 일이라는 게 카르세인을 아프게 해버렸다고 하니 도통 심각한 일이지 않을 수가 없다.

플로라는 이미 자기가 카르세인에게 잘못을 저질렀단 사실을 알고 있다.

남일이 아닌지라 딱히 조언을 해주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뭔가 카르세인에게 할 말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게 이 겔게튼 자작가의 별장일 테고 말이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따로 돌아가는 실정이란 거지?”

이미 그녀가 마차에서 내렸을 때 카르세인은 보이지 않았다.

공작가의 마차는 단 하나.

플로라와 카르세인은 같은 마차를 타고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마구간의 말 하나가 비어 있었다.

이미 카르세인은 홀로 말을 타고 걸어가길 택했다는 것이다.

플로라는 울면서 카르세인을 아프게 했다고 말하고.

카르세인은 마차를 타고 플로라와 함께 돌아오긴커녕 홀로 말을 타고 가버렸다.

이러한 결과를 내놓은 건 별장에서 모종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했다.

“가봐야지. 가봐야 뭘 알겠지.”

두 동생이 이리 사이가 틀어지는 걸 원치는 않았기에 다과회에 참석한 귀족들에게서 무언가 갈피라도 잡아야 했다.

초대장이 없긴 했으나 두 동생의 가족으로서 몇 마디 정도는 물을 수 있으리라.

다과회장은 그리 멀지 않았다.

딱히 찾지 않아도 될 만큼 귀족들의 목소리가 아래까지 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하잖소. 플로라 영애께서 드신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럼 카르세인 때문이라는 거에요?”

“그쪽이 타당하겠지.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인 거 아니겠소?”

“아니. 그럼 왜 나갔는지 설명이 돼야 할 거 아니에요. 안 먹은 건 그쪽도 마찬가지에요. 뭘 먹고 나갔으면 이해라도 하지.”

“그러니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플로라 영애께서─”

“저 저기… 여러분? 잠시만요.”

“무슨 일이기에 그렇… 허억!”

클레어가 발을 들이자 떠들썩했던 다과회장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또 다른 바그란드.

그녀의 존재감만으로도 귀족들은 긴장을 머금었다.

“크 클레어 영애께서 여긴 무슨 일로…?”

피테아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별일은 아니고요. 여기 저희 동생 두 명. 그러니까 카르세인이랑 플로라가 참석했잖아요?”

꿀꺽.

회장에 있던 귀족들이 단체로 침을 삼켰다.

“예 예… 그렇습니다.”

“두 사람이 이 다과회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클레어가 그리 물었지만 그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왜 다들 말씀들이 없으세요?”

“예? 아 그게…”

다들 예민한 사안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도 카르세인 플로라는 목소리를 올려가며 긴 대화가 오갈 만큼 예민한 대상이었다. 아직까지도 그 갈피를 잡지 못했고.

‘어 어떡하죠?’

‘뭘 어떡해요. 둘러대는 것밖에 더 있어요?’

‘카르세인이 그냥 돌아가는 바람에 플로라 영애께서 만족하시지 못하고 화를 냈다고 할 수도 없고…’

영애들이 쑥덕거리며 클레어에게 둘러댈 말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클레어가 눈매를 좁히며 물었다.

“카르세인이 먼저 나간 건 알거든요? 플로라는 제가 만났으니까. 그러니까 카르세인이 왜 먼저 나갔는지부터 얘기해 볼래요?”

카르세인까지는 사실 석연치 않은 정도일 뿐이다.

귀족들이 놓아둔 덫에 하나도 걸리지 않고 켈비아 열매가 담긴 음식들이 나왔을 때는 초대 받지 않은 손님이라며 어느 약병을 음식에다 붓고는 돌아가 버렸다.

대체 어떤 이유로 그러한 행동을 취한 것까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에는 그냥 좋은 기회를 놓친 셈 치자고 한 게 전부였다.

그들도 아는 게 없단 얘기다.

귀족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어물쩍거리기만 하자 클레어는 그냥 회장 안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식탁을 슥 훑어본 그녀가 물었다.

“아까 들었는데요. 오늘 준비한 요리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건 어딨어요?”

“예 예?!”

“다과회장인 만큼 간단하게 먹은 거 아니었어요? 시간대도 차나 들기보다는 식사를 들기 위한 시간 같은데요.”

“그 그게… 이미 하인들이 가져간 상태라 여긴 남아있지 않아요. 영애.”

그 음식을 어떻게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

플로라가 그 음식을 먹고 배가 아프다며 자리를 떠버렸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거의 먹지 않았기 때문에 이쪽은 여전히 의문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런 찝찝한 걸 남겨두었을 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서 테이블보와 식탁 주변을 유심히 흘겨보던 클레어에겐 익숙한 색이 눈에 들어온다.

“클레어 영애?”

귀족들이 의문을 자아내고 있는 와중에도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긴 클레어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걸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에서 분노가 치밀기 시작했다.

“하. 씨발.”

걸걸한 욕설이 흘러 나왔다.

이 색깔을 지닌 액체는 한때 공작가에서 본 것이었다.

카르세인이 극도의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는 켈비아 열매에만 변색되는 지시약이 열매와 만나 보인 색이다.

그 말은 이곳에 켈비아 열매가 들어간 음식이 놓여 있었다는 소리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하겠지만 플로라가 품에 안겨들어 뭐라 말했던가.

카르세인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저 몇 방울 안 되는 액체를 보자마자 클레어는 모든 정황을 선명하게 떠올려 버렸다.

“후.”

클레어가 살벌한 기세를 품은 채 제 앞머리를 입김으로 띄워 올린다.

귀족들이 본능적으로 그 카리스마에 압도당한다.

이곳에서 한 마디라도 거드는 순간. 그 사람은 바그란드 공작가의 미움을 사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 미움을 사게 될 대상은.

한 명이었다.

“어떻게 참석하는 손님의 알레르기 질환을 딱 맞췄다는 듯이 이렇게 준비한 건지 모르겠어. 피테아 겔게튼?”

“예 예…? 딱 맞추다니… 그게 무슨…”

“모르는 척하지 마. 저 지시약이 이 정도로 짙은 색깔이 보인다는 건 켈비아 열매가 잔뜩 들어갔단 소리잖아?”

“케 켈비아 열매요? 그 그런 건 시 식용 재료로 쓰이는 건데…”

피테아가 질겁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나 클레어의 분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주최자라는 인간이 초대한 손님의 알레르기를 몰랐다? 하. 겔게튼 자작가는 요식업에서 알아주는 가문이잖아. 일부러 노린 게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벌어질 리가 없어. 안 그래?”

“여 영애… 저 저는…!”

“겔게튼 자작가와는 앞으로 교류하기 힘들겠네.”

-철썩!

지시약이 선명하게 묻어난 클레어의 손수건이 피테아 겔게튼의 안면을 강타했다.

손수건을 미련 없이 던진 클레어가 자리를 벗어난다.

생생히 울려 퍼지는 클레어의 구두 소리.

장내는 그 정도로 고요했다.

구두 소리를 들으며 숨죽여 이 상황을 지켜보던 그 자리의 모두가 깨달았을 것이다.

이제 겔게튼 자작가는 어떤 활동도 할 수 없을 거라고.

***

▶에피소드 III. 악의의 잔재 클리어!◀

▶다과회장에서 문제 없이 벗어났습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아리나의 제약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루스마이어 영지 관리를 제한당하지 않습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두 개의 메인 에피소드 중 하나를 해결했다.

다과회장에서 느닷없이 발생한 에피소드였지만 이 창을 보면 말끔히 해결됐다고 보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더러웠다.

나도 언제나 초대 받지 못한 손님이 되는 게 일상이었다.

집에서뿐만이 아니었다.

학교에서는 동급생이 되지 못했고.

조별 과제 때는 동등한 조원이 되지 못했다.

사적인 모임이나 회사 회식 자리에서 회사원들의 자녀인 다른 반 학생을 만나거나 후배 선배들을 만나도 그들과 같은 자리에 합석하진 못했다.

수련회를 가도. 수학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이 함께 한다는 이유로 억지로 참가하게 된 생일 파티에선 오늘처럼 아예 불청객 취급을 당할 때가 훨씬 더 많았었지. 카르세인이 그랬던 것처럼 곤란한 일이나 잔뜩 겪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막연히 좆같은 기억들을 더듬다 보니 그렇지 않았던 때가 딱 한 군데 있었다.

유일하게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장소는…

‘알바 장소… 였던가.’

혈연 학연 지연 등 모든 연과는 전혀 관계없는 생뚱맞은 알바 장소들이야말로 내가 다른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손님들.

열심히 하는지 지켜보겠다던 알바 사장님들.

그리고.

-흐응. 너 여기서 알바하는구나?

유일하게 내가 알바를 하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는 한 사람뿐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서 이 게임에 들어와서 아등바등 살아남으려 하고 있지만 걔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 게임에 들어갔다고 말하면 미친놈 취급 받겠지?’

어찌 반응할지를 생각했더니 피식 웃게 되면서 더러워졌던 기분이 살짝 나아졌다.

“그래. 이 개같은 게임부터 어떻게 클리어해야 뭘 하든가 하지.”

▶에피소드 III. 영주로서의 증명이 진행 중입니다!◀

상태창에 비치는 것처럼 나에게는 아직 한 에피소드가 더 남아있으니 말이다.

▶아이페로스 가문과 접촉해 거래해야 합니다!◀

이 에피소드의 목적은 루스마이어 영지를 부흥시키는 것이다.

영지의 부흥 정도는 영주인 내 관리에 따라 달라지지만 마냥 영지를 관리하는 것으로 끝이었다면 이 게임이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루트에서 강제되는 건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첫째는 거래다.

다른 가문과의 거래가 강제되며 루스마이어의 영주인 카르세인은 반드시 지정된 가문과의 거래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선택지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둘째는… 이 거래를 시행하기 위한 조건인데.’

-스윽.

Lv. 25

▶보유 SP가 자동으로 ??? 스텟에 사용됩니다!◀

▶근력 4.88

▶민첩성 6.13

▶지구력 6.20

▶체력 4.57

▶면역력 1.30

스텟 쪽으로 눈을 돌리자 우려했던 상황이 찾아왔다.

‘역시 부족해.’

RPG 게임에서 강한 몬스터를 잡을 때는 최소컷이라고 부르는 말이 있지 않던가. 그걸 잡기 위한 최소한의 스펙 말이다.

이 게임도 스텟이 있어서 그런지 어떠한 몹을 잡는 데에 최소컷이라는 게 필요한 법이었다. 그걸 맞추지 못한 채로 더 강한 상대와 싸우면 카르세인이 되려 죽어 버리니까.

하지만 나는 지금 그 스텟을 충분히 채워놓지 못한 상태였다. 두 가지나 되는 제약에 걸려서.

스텟으로만 게임을 클리어하는 일을 아예 막기 위한 제작자의 조치. 20레벨부터는 운동을 통한 행동력 소모 대비 증가 스텟 수치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쪽은 아무래도 좋았다. 원래 있던 기능이니까.

하지만 루스마이어 영지를 처음부터 맡아 버리는 선택으로 인해 나는 자유 행동 시간이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훈련 시간 역시 급감했다.

다른 에피소드가 하나 더 생겨나는 것으로 인해 시간을 빼앗긴 건 덤이었다.

“역시 에피소드를 너무 빨리 클리어하면서 스텟을 올릴 시간이 부족했던 건가.”

그렇다면 이 에피소드를 지금 바로 진행할 수는 없다.

“하루라도 빨리 서부로 가서 아이페로스 후작가와 접촉하는 게 이로운 건 사실이지만 이 스텟으로는… 무리지.”

그들이 첫 거래를 받아들이는 조건은 독특한 편이니까.

-히히힝!

나는 지친 말을 잠시 쉬도록 내버려 둔 뒤 근처 상가에 들렀다.

혹시나 남는 돈으로 뭔가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번만 해도 켈비아 열매 지시약을 직접 조합해서 만들었는데 어디선가 쓸모를 보일 만한 게 있을지도 모른다.

또 루스마이어 영지에도 필요한 물건이 있을지 모른다.

지금 내 돈으로 구입한 뒤 영지에 전달해주는 방식이라면 시스템의 간섭도 없을 테고.

“응?”

그렇게 상가로 들어가 물건들을 둘러보려던 나는 문득 상태창에서 바뀌어 있는 한 스텟을 보며 눈을 비볐다.

바로 ??? 스텟이었다.

여전히 그건 미지의 스텟이었다.

올려도 뭐가 오르는 건지 몰랐고 막상 모든 스텟을 투자했을 때도 바뀌는 게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 스텟에 아주 자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 25%

“25%?”

다른 스텟들과 마찬가지로 숫자로만 표기되던 그 스텟이 이번에는 25%라 표기되어 있었다.

“참. 이건 도저히 모르겠다.”

도통 바뀌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탄식하던 그때.

근처 카페에서 젊은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르니에 영애께서는 어떡해요? 이번 동부 귀족 회의는 가문의 힘도 못 빌려서 연인이 챙겨주는 게 제법 든든할 거라던데. 영애는 약혼자가 챙겨주질 못하잖아요?”

제법 노골적인 발언이라 할 수 있었다.

카르세인 바그란드의 능력이 한참 뒤떨어지니 하르니에는 약혼자에게 도움조차 받을 수 없다고 조롱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소릴 들으면 피식하기 마련이다.

다과회장에서 본 놈들도 그랬지만 바깥에서도 이런 식으로 날 씹고 있었단 거지?

그래 뭐. 당장 기분도 나쁜데 여기다 몇 소리 한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

아리나한테 소식이 들어간다 치더라도 약혼녀를 모욕했다고 하면 그만이고.

어디 잡친 기분이나 좀 풀잔 생각으로 나는 그 카페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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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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