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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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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3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루스마이어 영지를 부흥시켜야 한단 에피소드를 받았을 때 사실 내 입장으로는 곤란한 부분이 많았다.

귀족들은 내 손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고.

마수들도 일찌감치 손을 써두면 이쪽 피해도 금방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챕터 1을 클리어해 바그란드 공작가로부터 사재를 얻어냈다 한들 이것만으로는 도저히 루스마이어를 살릴 수가 없었다.

반드시 한 종류 이상의 일을 시행해 루스마이어에 영지 차원의 수익이 나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떠올리게 된 것이다.

이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고작 와글루 산뿐이지만 이 와글루 산이 지금 이 시점에서는 가장 큰 돈덩어리라는걸.

마물 마수.

인류를 위협하는 이형의 존재이자 판타지적 허용이 이루어져 존재하는 가상의 괴물.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몬스터라 불렀던 이 괴물들은 게임 내 설정으로 페셀로스 제국 외각 지역에서는 언제나 이들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만약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들과 모종의 거래가 가능해진다면?

이 생각을 함으로써 나는 이 분기를 돌파했던 것이다.

견고한 성벽 아래 진지를 구축해 꾸준히 마물들을 소탕해야만 하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이게 단순 돌덩어리가 아닐 테니 말이다.

“돌을 판다구요?”

“그러고 보니… 외각 지역에선 성벽을 구축한단 말이 있던데.”

“귀족들도 건물을 높게 쌓아 올린단 말을 듣기도 한 것 같아요.”

“어느 쪽이든 건축물 골재로 팔면 된다는 거군요!”

“그래! 우린 이제 자생할 수 있단 거야!”

아르키메데스가 되어 뛰쳐나간 바라크는 신이 나서 영지민들과 웃어댔다.

그러다 문득 한 사내가 우려를 표했다.

“그런데 와글루 산을 다 파내고 나면 우리도 다시 거지 생활로 돌아가는 거 아니오?”

그 말에 몇몇 영지민들이 다시 걱정을 표했다.

옳은 말이다.

근데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허. 이 사람. 와글루 산을 그냥 파내는 게 아니야. 우리에게 맡긴 일이 뭐였는지 기억 안 나나?”

“어… 그러고 보니…”

“영주님께선 조각이라도 하는 것처럼 일을 시켰지?”

“산을 그냥 파낼 거였으면 우린 곡괭이만 쥐었겠지. 뭐하러 그런 작업 장비까지 동원했겠나.”

그래. 바로 그거다.

에피소드 클리어 용으로 단순히 골재를 얻기 위해서라면 나는 그들에게 곡괭이만 한가득 사주면 될 일이었다.

이렇게 계획을 크게 변경해가며 저 산을 일정 모양대로만 깎으라 명한 것은.

“모양을 보면 커다란 굴 느낌이 나잖아. 이런 식으로 굴을 뚫어다 반대편까지 뚫으라 명한 이유가 뭐겠어.”

“길이지. 길!”

“오오. 그렇군! 통로인 게구만!”

“그래! 와글루 산을 관통하는 아주 큰 길이 만들어진 거지.”

빙 둘러가는 와글루 산의 불편한 지리적 요건을 개선시키기 위함이었다.

다시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바라크를 필두로 영지민들에게서는 웃음꽃이 만개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와글루 산에 길을 낸다는 소리는 귀족들 사이에서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리나나 클레어도 이것에 불편을 표했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이리 터널을 뚫어 버리면 상인들은 물론이고 귀족들도 지나가게 된다.

장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장소에 떡하니 열린 영구적인 통로.

통행세를 받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이걸로 돈을 모으는 방식은 만들어졌나.’

와글루 산에 터널을 뚫는 일을 마무리하고 나면 자력으로 자금을 마련할 여건이 생기게 된다.

이 돈으로 차곡차곡 공작가에 갚으면 될 일이었다.

알바를 시작해 모은 것처럼.

물론 이 통행료만으로는 카르세인이 먹고 자는 데 쓴 돈을 갚기엔 무리일 테고 클레어가 대신 내고 있던 샤트렌 영지의 비용이나 카르세인의 용돈까지 감안하면 그 양은 산더미처럼 불어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악조건이 꼭 악조건뿐이겠는가. 현대가 아닌 중세 배경이라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

발전이 더딘 이 세계에선 이 돈을 부풀릴 방법도 더 많을 것이다. 그 모든 건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교과서 내용과 시간이 해결해 줄 테고. 게임 내적 설정 같은 건 어느 정도 공부해서 해결하면 될 일이다.

그러니 내가 진행해야 할 계획은 단 하나.

그들이 아무 트집도 잡지 못할 합당한 금액을 모아 준비한 뒤 공작가를 나가면 될 일이었다.

현실의 나처럼.

“밤이 늦었습니다. 방은 바라크가 안내해 줄 테니 먼저 주무시죠. 하르니에.”

“네? 아 네.”

하르니에에게 그리 말한 뒤 나는 다시 펜을 들러 갔다.

***

-치익.

팔짱을 낀 채 홀을 서성이던 클레어가 커튼을 걷었다.

커튼을 걷자 드러나는 해가 진 하늘.

이젠 밤이라고 해도 될 시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남동생의 방문은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으니.

이 시간이 될 때까지 카르세인은 돌아오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후우…”

해가 진 하늘을 보고 있자니 절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걸 보면 외박 확정이다. 따로 외박 소식을 넣지는 않았겠지만 카르세인의 심경으로는 절대 집으로 돌아올 맘이 안 들만도 했다.

오늘 있었던 일이 그 모양 그 꼴이니 말이다.

겔게튼 자작가의 피테아 겔게튼.

귀족들의 모임.

켈비아 열매의 악몽.

카르세인은 그 다과회장에서 초대 받지 못한 손님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옛날에 플로라와 함께 갔을 때도 그랬겠지.”

아니. 그랬겠지가 아니라 그랬을 거다.

건강식이라도 챙겨 먹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냈던 겔게튼 자작가에서 카르세인은 그때도 켈비아 열매가 들어간 음식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번과는 달리 그 음식들을 잔뜩 먹고 돌아와서는 플로라와 다시는 함께 외출하지 않겠다 소리쳤었다.

그날은 어찌 되었던가.

눈이 질끈 감긴다.

자신은 카르세인에게 꾸중을 들었고.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일일이 설명하며 더 크게 꾸짖는 걸 두 눈으로 목격했고.

카르세인의 입장은 어땠는지 듣지도 않았다.

이후 셰이든에게 카르세인이 앓아누웠단 사실을 전해 듣기야 했었으나 그마저도 신경쓰지 않았다.

“…”

입술이 꽉 물린다.

다과회장에서 다시 벌어진 켈비아 열매의 악몽에 카르세인은 무슨 마음이었겠는가.

자의도 아닌 타의로 그곳으로 향해 이런 수모를 겪고 와야 하는 이유는 없다.

과거와 완전히 동일한 이유로. 플로라 때문에 벌어진 이 사태에 어떤 원망을 하고 있을지 가늠도 가지 않는다.

또. 이러고 돌아오면 가족들에게 혼날 거라 생각하며 외박을 선택했을 걸 생각하니 한쪽 가슴이 시큰거려 왔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거라면.

하나뿐이었다.

“…하다못해 엄마랑 언니한테 혼나진 말아야지.”

과거와 완전히 동일하게 발발한 사태.

카르세인은 아마도 언니와 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을 것이 뻔했다.

그러니 클레어는 어머니의 방을 찾아간다.

카르세인이 혹여나 누명을 쓰지 않게끔.

잘 설명하기 위해서.

-똑똑.

“엄마. 나 할 말 있는데 들어가도 괜찮을까?”

겸사겸사 피테아 겔게튼의 소행을 알리며 언니의 오해도 풀어보자.

그게 지금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

-툭.

슥슥 써나가던 펜이 멈췄다. 바깥에서 문득 들려오는 노크 소리 때문이었다.

“저 저기… 카르세인? 잠시 들어가도 돼요?”

하르니에가 곤란한 목소리로 밖에서 그리 말했다.

지금쯤이면 자고 있을 시간인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우선 그녀를 방으로 들여 들어보는 게 좋을 테니 나는 들어오라 말했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정말 많이 곤란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어쩐 일입니까? 아까 피곤해하신 걸 보면 시간이 늦어서 주무시고 계실 줄 알았는데.”

“아 아니! 그건 좀 잊…!”

무어라 소리치려던 그녀는 말을 끊더니 흠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날카로운 눈매가 짧게나마 내쪽을 향하기야 했지만 이내 그녀는 본론을 꺼냈다.

“그래요. 피곤한 것도 맞고 제가 졸았던 것도 맞아요. 시간이 늦어서 지금 푹 쉬고 싶은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잘 수가 없어요.”

“예? 그게 무슨 소립니까?”

“그게…”

하르니에는 내가 미리 언질을 두었던 대로 자신이 머무를 작은 방을 하나 달라고 했다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리 답하자 촌장 바라크가 곤란하다며 이러한 답을 내놓았다고 한다.

“방을 내어줄 수가 없다고요?”

“…네.”

“아니 대체 왜요?”

그녀가 영주의 손님인 이유도 있고 딱히 주민들과 사이가 나쁘지도 않았다. 귀족임에도 저 온화한 성격이 잘 작용한 데다 평민들과도 잘 어울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방을 덜컥 내어주지 않겠다니?

비정상적이다.

이제 와서 하르니에가 귀족이라며 쫓아내려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러자 하르니에는 한숨을 푹 쉰다.

“저한테 내어줄 방이 없는 게 아니라 이 영지에서 손님 자체를 잘 받아들이지 않아서라고 해요.”

“…설마. 정말로 방이 없다는 겁니까?”

끄덕.

세상에.

방을 안 내어주는 게 아니라 방이 없어서 못 내어준다는 거였다.

‘그러고 보니…’

나도 그랬었네?

내가 머무르고 있는 방도 원래는 창고였다.

그걸 겨우 치워서 쓰고 있는 실정이었고.

촌장조차 다른 사람을 들일 만한 여건이 없다는 걸 너무 간과한 모양이었다.

하긴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감이 없잖아 있다.

다른 영지에서라면 내어줄 방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여긴 헴넌 모드리치를 비롯한 주변 귀족들에게 있는 대로 다 빼앗기고 있지 않았던가.

거기다 마수들의 습격도 잦다 보니 손님 방 같은 건 마련하기도 어려웠을 테지.

어쩔 수 없다.

“당신이 이 방에서 주무시죠.”

“네?!”

“어쩔 수 없잖습니까. 남는 방은 여기 하나인데.”

“하 하지만… 제가 여기서 자버리면 당신은 어디서 잘 건데요…?”

하르니에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이건 당연한 답 아닌가.

“밖에서 자야죠 뭘.”

“바 밖이요?! 말도 안 돼요!”

“그렇다고 이 방에서 당신과 함께 잠들 순 없잖습니까.”

그리 답하며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 하자 내 손이 그녀의 흰 손으로 뒤덮였다.

“아무리 그래도 밖에서 자라고는 안 했어요!”

“…그럼 어쩝니까? 이 상황에 둘이서 잘 수도 없는데.”

잠시 침대와 고이 접힌 이불을 번갈아보던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대답한다.

“다 당신이 침대에서 자요.”

“예?”

“제가 민폐를 끼친 거잖아요. 그러니까… 당신이 침대에서 자요.”

그리고는 위에 있는 이불 하나를 바닥에다 내려놓는다.

자기가 바닥에서 자겠단 뜻이었다.

“…괜찮은 겁니까? 이 방에 저와 단둘뿐인 상황인데.”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하르니에.

이 정도는 괜찮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안 괜찮다.

-풀썩.

“뭐하는 거에요? 거긴 제가 누울 자리인데.”

“조건을 바꿉시다. 여기서 주무실 거면 바닥에선 제가 잘 겁니다.”

“아니 왜요? 민폐인 건 저잖아요. 불쑥 찾아와서 당신 방을 내어달라고 했는데.”

“싫으시면 제가 밖으로 나가고요.”

그러자 하르니에는 입을 꾹 다물더니.

잠깐의 침묵 이후 순순히 침대 위에 앉았다.

“이유는… 뭔데요?”

아까와는 한결 달라진 목소리.

어쩐지 기대감마저도 살짝 들어간 건 기분 탓일까?

꺼낼까 말까 하던 이유를 입에 담아본다.

“업무를 다 못 마쳐서요.”

“…업무요?”

“예. 일하는 동안 당신이 바닥에서 잠든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건 또 집중이 안 될 것 같아서요.”

“…!!”

그러자 하르니에가 이불을 덮어써 버렸다.

“저 저 먼저 잘게요!”

…아직 다 말 안 했는데.

아니. 자겠다는데 그냥 냅두지 뭐.

이 정도면 하르니에가 내 배려를 많이 해 준 거였다.

뭐. 셋째 년이 일부러 문을 안 열어준 탓에 밖에서 밤 샌 적도 있는데 이 정도라고 못 버틸까 싶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이었다.

‘그것보다 다른 사람이랑 방에서 같이 잔다라…’

이건 또 묘한 기분이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라니.

역시 하르니에랑 있을 때는 적응이 안 되는 일만 계속 벌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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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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