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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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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6

하르니에의 눈치를 보고 마차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풍경이 확 바뀌어 있었다.

아마도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을 때 마차도 거의 아이페로스 후작가에 다다른 모양이었다.

삭막하면서도 고요한 느낌. 여기에 조금은 묵직한 압박감과 더불어 건조함마저도 느껴진다.

그건 비단 내 기분뿐만이 아니었는지 이러한 상태 이상이 걸려 있다.

▶상태 이상 : 디페샨 증후군◀

[ 해당 증후군은 서부 지역 전용 상태 이상입니다. ]

디페샨 증후군.

서부 지역에 처음 발을 들이면 만들어지는 상태 이상이다.

도심에서만 살아왔던 카르세인에게 이곳은 풍기는 기운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다.

여긴 말 그대로 마수들과의 전쟁을 치르는 곳이며 그로 인한 마기가 잠식한 장소이므로 이러한 증후군이 생긴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어찌 이 게임이 그리 호락호락하겠는가.

설정이라곤 해도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다.

마기로 잠식된 땅은 잠식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사람에게 해로우며 이 증후군에 걸린 자는 영구적으로 힘을 잃는다.

그로 인한 스텟 상실.

이것이 디페샨 증후군의 진짜 페널티였다.

충분한 강자라고 한다면 이 페널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으나 그 정도의 힘을 가진 자는 일찌감치 서부에서 살아왔던 자들 뿐이다.

거칠고 척박한 이 땅에서 나오는 기운은 한때 빈민촌에서 굴렀던 카르세인이라 한들 버틸 수 없다. 설령 매일같이 훈련에 임한다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텟을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양심이 없는 건 맞지만 발을 들였다고 해서 열심히 올린 스텟을 무작정 깎아버리는 짓은 하지 않는다.

▶해당 구역은 경고 구역입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모든 스텟이 일정 수치씩 하락합니다!◀

[ 다음 하락까지 남은 시간 : 5시간 ]

이렇게 위험도를 표시하고 경고창을 내놓으니 말이다.

즉 이런 것이다.

저 타이머에 뜬 시간이 전부 사라지기 전까지 카르세인은 아이페로스 후작과 만나 거래 계약을 체결한 뒤 루스마이어로 돌아가면 된다.

어려워 보이지만 시간 내에 해내면 될 일이었다.

‘마침 저기 있네.’

[ 폴룩스 투툴룸 ]

[ 친밀도 : 12% ]

친밀도가 떡하니 올라 있지 않나.

뒷짐을 지고서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저 사내와 거래를 진행하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폴룩스에게 다가가자 그가 인기척을 눈치채고 입을 손으로 가렸다.

“흠흠.”

이어지는 헛기침과 시선을 피하는 눈길.

어째 곤란한 눈치였다.

왜 이러는 거지?

절로 고개를 갸웃거리자 폴룩스가 다시 헛기침을 했다.

“흠흠. 방해해서 미안하군. 역시 두 사람 잘 어울린다 싶더니… 아니 이게 아니지. 의도한 건 아니었다. 다시 사과하지.”

“…뜬금없이 뭔 소리야?”

“음? 아 그런가. 하하.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군.”

이게 당최 뭔 소리냐 싶어 묻자 그는 의아함을 표하다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그래. 어릴 때는 그런 걸 부끄러워하는 자들도 있으니. 숨기는 것도 이상하지만은 않지. 이해한다.”

대체 뭘 이해한단 거야?

뭐 때문에 그러는 건지 설명이라도 해줬으면 좋겠…

아니. 그냥 물어보는 게 낫겠네.

“폴룩스. 난 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거든? 그냥 자세히 설명을 해줬으면 하는데.”

“어 어?”

“전혀 몰라서 하는 말이야. 예전에도 둘만 아는 얘기나 하고 이러면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쁠 수 있다고 보는데.”

암암. 그렇고 말고.

자기들끼리만 아는 얘길 하면 원래 소외되는 사람 기분이 나쁜 법이다.

…맨날 소외되어 있긴 했지만 아무튼 내 주변에선 다 그랬다.

“그 자세히라니… 허흠. 흐흠.”

그러자 폴룩스가 난감한 듯 헛기침을 연신 해댔다.

“어떻게 내가 두 사람 이야기를 내 입으로 꺼내나. 그러지 말게.”

“두 사람? 그러고 보니 아까도 두 사람이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나랑 하르니에 얘기란 건가?”

“아니 그거야… 흠흠. 난 못 봤네.”

그럼 자연스럽게 마차에서 있던 얘길 말하는 걸 테고.

머리를 크게 부딪치면서 소량의 HP손실과 함께 기절 상태 이상으로 쓰러져 있었던 그때를 말하는 것 같은데.

못 봤다는 걸 보면 분명히 뭔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봐. 그러지 말고 좀 알려줘. 뭔 일인데.”

그러자 폴룩스가 식은땀을 흘린다.

“허험! 난 모르는 일이야. 거 뒤에 약혼녀도 있는데 어찌 그런… 흠흠.”

“내 뒤에?”

고개를 돌리자 하르니에가 언제 왔는지 서 있었다.

…근데 어째 하르니에 표정에서 위화감이 느껴진다.

내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들어줄 사람이 카밀라밖에 없다 보니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이 웃고 있는데 무서운 느낌을 받으면 대체 이건 무슨 신호냐고.

그러자 카밀라는 전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상식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웃고 있는데 어떻게 사람이 무섭게 느껴지겠어.

근데…

내 눈앞에 있네.

“제가 분명히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걸 어기셨네요?”

덥석.

어…? 팔을 붙잡혔다.

팔을 붙잡히고 나니 위기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왠지 피해갈 수 없단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발을 뒤로 빼려 시도해봤지만…

-짜악!

“이익!”

“으악!”

내 등에는 이미 시뻘건 손바닥 자국이 생겨 버린 뒤였다.

***

등짝에서 열기가 푸쉭하고 올라오는 동안 딴청을 부리며 자리를 떴던 폴룩스는 아이페로스 후작가로 안내하겠답시고 하인들을 불러왔다.

잿빛으로 표기된 박스에서 이 지역의 기본 친밀도인 -5%의 수치와 함께 상태창이 알람이 떴다.

-띠링!

▶에피소드 III. 영주로서의 증명이 진행 중입니다!◀

▶아이페로스 후작가로 이동해 폴룩스 투툴룸과의 거래를 진행하세요!◀

▶거래 정도에 따라 루스마이어의 자금량이 결정됩니다!◀

크게 다르지 않구나.

와글루 산이라는 돌산뿐인 루스마이어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이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

디페샨 증후군이 발동되기 전에 말이다.

그렇게 아이페로스 후작가로 이동해 거래를 제안할 생각이었는데.

‘여기가… 그랬군.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거였어.’

안내를 받아 도착한 후작가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차마 초라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어째 반응이 심심하군. 이게 저택이냐는 소리가 나올 줄 알았건만.”

“…저택은 확실히 아니겠지. 여긴 마수들과 싸우기 위한 마지막 성벽일 테니까.”

“허. 다른 귀족들이 하는 소릴 안 하는 걸로도 모자라 저게 성벽이란 걸 바로 알아본 건가?”

폴룩스가 기가 찬 듯 웃었다.

-띠링!

▶선택지를 골라 폴룩스의 의문을 해소하세요.

[ 1. 안에서 밖으로 막아서는 성벽의 형태를 가지고 있긴 하니까. 그래서 눈치챌 수 있었을 뿐이야. 그보단 좀 더 설명해줄 수 있겠어? ]

[ 2. (상황을 좀 더 둘러보며)자재가 있긴 한 모양이네? 좀 부족해 보이지만. 누구와 거래한 거지? ]

[ 3. 황실로부터 자재를 받은 건 이미 알고 있어. 그 양이 굉장히 적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러니 나와 거래를 하지. ]

예상했던 타이밍에 선택지가 떴다.

첫 번째는 가장 신중하게 본론을 꺼내며 다가가는 선택지.

두 번째는 모르는 척 황실과의 접점을 물으며 천천히 다가가는 선택지.

세 번째는 아이페로스 후작가의 처지를 전부 팩트로 꽂으며 곧바로 거래로 넘어가고자 하는 선택지다.

각 선택지는 시간 단축과 친밀도 관리 및 지역에서의 인식 수치에 영향을 준다.

본래라면 첫 번째를 택했을 터다.

기본적으로 아이페로스 후작은 경계심이 짙은 편이다.

미리 폴룩스를 만나고 와서 이 정도 반응이지 게임에서는 더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야 낯선 자가 갑자기 들이닥치지 않았나.

심지어 그 대상이 귀족이다. 무려 바그란드 공작가의 카르세인.

이런 마당에 경계심을 풀긴커녕 다짜고짜 거래부터 하자고 하면 친밀도가 크게 깎여나가며 후작과의 거래 방식에 있어 더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그래서 천천히 다가가야 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도 알고 있는 걸 살살 풀어내고 친밀도를 회복해가며 거래 얘기까지 도달해야 했다.

‘물론 그 끝은 검을 맞대는 거였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미 폴룩스와 접촉이 있었고 내 소개를 마친 상황이다.

비록 야리크인이 제국인들에게 배척받고 있단 설정을 뒤늦게 알아챘다곤 하지만.

[ 폴룩스 투툴룸 ]

[ 친밀도 : 12% ]

저만한 친밀도 수치를 미리 올려둔 건 굉장히 수월한 길을 밟을 가능성이 컸다.

[ 3. 황실로부터 자재를 받은 건 이미 알고 있어. 그 양이 굉장히 적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러니 나와 거래를 하지. ]☑

“황실로부터 자재를 받은 건 이미 알고 있어. 그 양이 굉장히 적다는 것도 알고 있고.”

“…계속 말하게.”

예상했던 대로 폴룩스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안심하고 끝까지 말을 이었다.

“그러니 나와 거래하지.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저 골재를 우리가 지원할 테니까.”

“잠깐. 루스마이어의 영주라고 한다는 건… 설마 루스마이어 영지에서 그 골재를 지원하겠다는 건가?”

“그래. 와글루 산은 돌산이거든. 거래 이후에 야리크인들이 직접 마차에다 실어서 가져가면 돼.”

그 말을 듣고서 폴룩스가 의문의 미소를 짓는다.

“돌산에서 골재를 얻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나도 루스마이어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다. 이곳까지 도달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맞는 말이다.

그냥 먼 것도 아니고 서부까지 도달해야 하니 굉장히 멀다.

“최소 한 번 성벽을 보수하는 데에 필요한 양을 실어나르는 뒤 왕복한다고 쳐 보지. 얼마나 걸리겠나? 돌아가는 길까지 감안하면 못 해도 일주일은 걸릴 거다. 그 정도면 이곳을 지키는 인원이 너무 줄어들어. 무리란 거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뭐?”

나는 자신 있게 엄지로 내 몸을 가리켰다.

“지금 동부 귀족 회의 준비로 바쁠 내가 어째서 이렇게 빨리 이곳에 당도했겠어?”

“…!”

그래. 분명 이상할 테지.

비록 빈 마차라곤 해도 그와 만난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떡하니 여길 방문한 상태였다.

“와글루 산에 통로가 생겼다. 주민들이 직접 뚫었기 때문에 그 산을 돌아갈 일은 이제 없어.”

“통로를… 열었다고.”

“루스마이어는 원래 조각사들의 마을이었거든.”

“조각사들… 그렇군. 단순 장식품뿐만 아니라 건축물에도 손을 댄 자들이라면 돌산에 통로를 내는 것도 가능하단 건가.”

-띠링!

▶폴룩스의 의심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달성도 : 99%◀

99%? 이 정도 달성도가 나왔다면 뒤는 불 보듯 뻔하다.

이 뒤로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로 거래를 성사시킬 테지.

“가져가. 계약서는 미리 만들어 왔으니 이것도 찬찬히 읽어보고.”

남은 건 페널티 관리 정도다.

“폴룩스. 당신도 알고 있다시피 난 동부 귀족 회의 때문에 제법 바빠. 그래서 오늘 안에 거래 계약서를 작성해줬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지?”

“음… 그건 나도 상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여긴 나만의 땅이 아니지 않은가.”

그가 턱짓으로 안내를 맡았던 자들을 가리킨다.

성벽이나 다름없는 이 저택에도 살아가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이곳은 제국식으로는 내게 일임되었다곤 하나 본래 야리크인들의 땅이다. 그러니 야리크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와도 되겠나.”

“얼마든지.”

생각할 시간은 충분히 줄 것이다.

그게 얼마가 됐든 이 거래는 칼부림 한 번 없이 완벽하게 마무리 짓겠지만 말이다.

야리크인들과 상의를 해보고 오겠다던 폴룩스가 머지않아 내 앞에 나타났고.

“좋다. 거래하도록 하지.”

거래에 응하겠단 대사도 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에피소드 완료 창이 뜨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을 걸고 싶군.”

“…조건?”

조건이라는 말에 불현듯 위화감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위화감은.

“너와 검을 맞대보고 싶군. 목검이 아닌 진검으로 말이지.”

발발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던 쪽으로 향했다.

-띠링!

▶에피소드 III. 영주로서의 증명이 진행중입니다!◀

▶거래를 마치기 위한 최종 조건으로 폴룩스와의 대련이 필요합니다.◀

***

“우리는 서로 적대할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폴룩스.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나?”

카르세인이 마지막 조건이 불만스럽다는 듯 그리 물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널 적대할 생각은 없다.”

“그럼 어째서? 왜 나와 진검으로 승부를 겨루자는 거지?”

“…그건 바로 말해줄 순 없겠군. 다만 이 승부를 피한다면 나도 너와 거래할 생각은 접겠다.”

그 말에 카르세인이 답답한 듯 안면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알겠다. 그럼 바로 대련하지. 난 디페샨 증후군을 앓고 있어서 오래 머물 수 없어.”

“음. 그거라면 문제 없다. 이곳에서 나는 약초를 특별한 방식으로 복용하면 디페샨 증후군은 문제 없이 해결된다.”

“이봐…!”

폴룩스가 속으로 역시나라는 말을 삼켰다.

‘플레시아 상단주의 말이 정말이었군.’

-혹시… 카르세인을 하루 정도 이곳에 머물러 쉬게 해줄 수는 없을까요?

처음에는 왜 그리 이상한 부탁을 하나 했더니.

카르세인의 상태를 조금만 살펴봐도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글쎄. 속은 과연 어떨까.

카르세인과 대련을 해보려는 이유도 바로 이걸 파악하기 위함이다.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진 말라고. 나는 너와 제대로 겨뤄보고 싶은 거니까. 헌데 컨디션이 나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루 정도는 푹 쉬고 오라고. 그래야 맛이 살 거 아닌가.”

폴룩스가 카르세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그리 말했다.

카르세인을 지나쳐 간 폴룩스는 그를 향한 거짓말에 짤막하게 한숨을 쉰다.

‘어차피 성사시킬 거래를 파하겠단 거짓말까지 해야 하다니… 쩝. 괜히 미안하게 됐구만.’

거짓말에 대한 작은 죄책감이 피어올랐으나 작은 안도감 역시 뒤따랐다.

이 정도면 하루 정도는 하르니에가 그에게 휴식을 강하게 권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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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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