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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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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미안하지만 너한테 시킬 일은 없어.”

다른 하녀들이 이 소리를 들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와 대박! 무슨 그런 꿀 같은 일자리가 다 있대?

-세상에.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전담 하녀라니. 부럽다 부러워.

-그거 내가 내가 할게! 진짜 아무것도 안 할 자신 있어!

분주한 공작가 내에서 잔뜩 쌓인 하녀들은 일거리가 조금이라도 줄어들어도 환영하는 판인데 아예 일을 하지 않고 쉴 수 있다면 그 누구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런 소리들을 했을 것이다.

돈은 돈대로 받고. 일은 거의 안 하고. 덩달아 마음에 안 드는 도련님을 방치해두는 게 정당한 상황.

기꺼이 받아들이고는 입꼬리가 귀에 걸리려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카밀라는 그럴 수 없었다.

“증거가 부족해서 풀려났다지?”

“네 네…”

“정말로 그럴 수도 있겠지. 언니나 엄마 말처럼 다른 하녀들이 그랬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거. 근데 난 안 믿어. 내 머릿속에선 여전히 네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거든.”

서늘한 클레어의 목소리가 아직도 떠오른다.

“그러니까 두고 볼게. 얼마나 네가 카르세인을 잘 보필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확인할 거야. 알았어?”

명백한 경고.

만약 같은 일이 생기거나 한다면 그때는 이번처럼 넘어가지 않겠다는 강력한 권고였다.

따라서 이 상황은 지속되면 안 된다. 절대로 절대로 지속되어선 안 됐다.

하녀로서 그것도 카르세인의 전담 하녀로서 똑바로 일을 해야만 했다.

“지 지금 청소하시고 계셨잖아요. 시킬 일은 충분히 있으시잖아요…?”

카밀라는 공포에 젖은 채 떨며 그리 말했다.

그러자 카르세인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걸레를 다시 가져갔다.

“필요 없다고 말했을 텐데.”

설마.

아니겠지.

불안에 쌓인 채로 카밀라는 다시 카르세인이 쥔 걸레를 가져가려 했다.

“뭐 하는 거야. 놔.”

“청소 같은 건 귀족들이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저 같은 도련님의 하녀 같은 제가 해야 할 일인데…”

“하.”

카르세인은 한숨을 한 번 쉰 뒤 아까 그 말을 다시 읊었다.

“그러니까 필요 없다고. 내 손으로 다 할 수 있는데 왜 네 손을 빌려야 하지?”

카밀라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안 된다.

이대로라면 쫓겨나고 만다.

자기 주인이 허드렛일을 하도록 내버려 둔 하녀로 소문이 나다가 클레어의 귓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뒤가 없다.

다른 방법 따윈 없다.

-쿵!

“도련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무릎이라도 꿇어야 했다.

***

[ 1. (카밀라를 밀치며)지랄하고 있네. 난 여태 네가 주는 식사로 이 걸레보다 못한 걸 처먹었어! 그딴 사과로 해결이 될 것 같아?! ]

[ 2. (걸레를 내어주지 않으며)나가. 난 네가 했던 짓 절대로 용서 안 해. ]

[ 3. (심드렁한 반응으로)뭘? ]

카밀라가 무릎을 꿇으며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하자마자 뜬 선택지 창.

3번 선택지가 2번과 유사하지 않은 걸 보면 예전에 골랐던 분기를 잘 따르고 있는 듯 보였다.

그래도 심드렁한 반응은 굳이 보일 필요 없겠지.

“뭘? 네가 여기 와서 잘못한 게 어딨다고.”

“도 도련님…”

“그런 시답잖은 얘기 하러 온 거면 그냥 나가 봐. 청소하는데 방해 되니까.”

그런 걸 내가 듣고 싶어 할 리가 없잖아.

넌 그냥 데드 트리거나 만들지 않으면 될 뿐이거든.

그렇게 뒤돌아 서자 카밀라는 내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절규했다.

아니. 정확히는.

“제가 제가 맞습니다!!”

자백을 해버렸다.

-띠링!

[ 1. 뭐가 맞는데? ]

[ 2. (카밀라를 발로 차며)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라니까! ]

2차 선택지인가.

여기서 계속 추궁한다면 카밀라의 자백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목욕물을 일부러 찬물로 받아놨다는 것 음식에 약을 타 넣었다는 것 그리고 여태까지 해왔던 일까지 전부를 받아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카르세인이 아닌걸?

선택지를 좀 꼬아 섞었더니 괜찮은 대사가 나왔다.

“뭐가 맞는데? 엉뚱한 소리나 할 거면 거슬리니까 그냥 나가줄래?”

이걸 모를 리가 없다.

그녀가 받은 찬물로 직접 샤워를 했고 손수 겨울에 손빨래를 했으며 소금을 잔뜩 탄 음식을 직접 먹었다.

그럼 알면서도 왜 모르는 척하고 있느냐.

‘바로 이런 것 때문이지.’

나는 가까워지던 발걸음 소리와 함께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도련님.”

때마침 하녀장이 식사를 가져왔다.

하녀장은 쟁반을 든 채 카밀라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는 건수를 잡았다는 듯 씨익 웃고는 금세 표정을 바꾸었다.

“어째서 네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니. 카밀라?”

“네? 저 그 그건…”

▶하녀장 엠마가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 1. 나한테 잘못한 게 있으니까 무릎을 꿇고 있는 거겠지. ]

[ 2. 너도 나한테 덩달아 무릎 꿇어야 하지 않아? 엠마. ]

[ 3. 글쎄. 나도 궁금한걸. ]

[ 4. 나도 몰라. 본인한테 물어보던가. ]

오늘은 다른 하녀들을 대신해 하녀장이 직접 식사를 가져오는 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카밀라를 추궁하지 않았다.

만약 이 대화가 조금이라도 진전되어 귓가에 들리기라도 했다면 머지않아 배드엔딩을 봤을지도 모른다.

‘위험한 장면은 넘겼고.’

우선 선택지가 떴다.

여기서 바로 대답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한 턴 기다린다.

그 대사가 나올 때까지.

“설마 도련님께서 카밀라를 꾸짖은 겁니까? 아니 범인으로 의심받아 독방에 갇힌 것만으로도 억울한 상황에…!”

그래. 바로 그걸 기다렸다고.

“너무하십니다. 아무 죄 없는 하녀들을 또 이렇게 구박하시는 겁니까!”

“어머니께 전달하려고? 마음대로 해봐.”

“뭐라고요? 도련님 지금 그렇게 당당하셔도 되는 겁니까?”

“당연하지. 구박을 안 했으니까. 나는 그냥 내 방을 직접 청소하고 있을 뿐이었거든. 분명히 말해두는데 명령한 게 아니라 내 손으로 청소했을 뿐이야.”

“아니 그럼 왜 카밀라가 무릎을…?”

손에 쥔 걸레를 보여주자 어리둥절해하는 엠마에게 나는 곧바로 선택지를 썼다.

[ 4. 나도 몰라. 본인한테 물어보던가. ]

“난들 알아? 본인한테 물어보던가.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와선 다짜고짜 이러는데 뭘 알겠어?”

이젠 반격 포인트다.

“근데 왜 너는 내가 카밀라를 꾸짖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거 내가 굉장히 억울한 상황인 거 알지?”

“…!”

“이야. 난 카밀라더러 범인이라고 한 적도 없고 방을 청소하고 있었을 뿐인데 멀쩡한 하녀를 꾸짖는 나쁜 주인이 되어 버렸네?”

엠마가 카밀라를 힐끔거리며 물었다.

“도련님의 말씀이 사실이냐.”

잠깐 침묵이 일던 카밀라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

엠마의 표정이 삽시간에 딱딱하게 굳었다.

이게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그런 생각들이 엠마의 머릿속에서 솟구치고 있을 거다.

엠마는 차마 자기 입으론 내뱉고 싶지 않을 대사를 쳤다.

“실수했습니다. 제가 오해를 한 것 같군요.”

왈칵 일그러진 표정이 봐줄 법했다. 하지만 고작 그게 사과하는 태도라고? 내가 여기서 멈출 리가 없잖아.

“오해? 아하 그게 고작 오해로 끝날 일이란 말이지.”

오해라고 보기에는 선을 확실히 넘었다.

제멋대로 추측하고 제멋대로 잘잘못을 따졌다.

인과관계를 따져 보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이 누명을 쓸 뻔한 상황이었다.

그건 오해라 볼 수 없다.

엠마 본인도 그걸 눈치챘는지 반박은 하지 못했다.

“…죄송 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이 나오기 전 큭 하고 분한 듯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제법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근데 뭐? 카르세인이 당한 건 그 이상이잖아?

“그게 끝인가?”

“카르세인 님. 저는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끝이냐고. 더 없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엠마. 내 방으로 들어오면서 허리가 안 굽었던 것 같은데. 이건 내 눈이 잘못됐으려나?”

“…!”

“큭큭. 하녀장부터가 이러니 내 식사에 그런 게 들어오지. 안 그래?”

나는 피식 웃으며 공작가의 상황을 훤히 꿰고 있는 것처럼 일전의 식사를 짚었다.

그러니 얼른 다시 사과해.

진심을 담아서.

다신 내 식사에 그런 일이 없도록 해.

저 한 마디가 이 세 문장을 강제시켰다.

무려 이 페셀로스 제국에서 이름만 들어도 입을 떡 벌릴 가문이 바그란드 공작가다.

비록 양아들이라곤 하나 입적을 마친 바. 감히 하녀장 따위가 의심을 하고 기어오를 대상이 아니었다.

여기서 카르세인의 식사는 메인 요리에 딱 맞는 조미료에 해당한다. 그때의 일은 지금 위계질서를 어지럽힌 네 탓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깔끔한 조화를 만들어냈다.

반박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결국 엠마는 허리를 숙인다.

“죄송합니다. 카르세인 도련님. 제 무례와 의심을 용서해주십시오.”

우선은 이 정도로 할까.

귀족이 아닌 천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하며 허리까지 숙이려면 자존심을 끝까지 내려야만 할 것이다.

아마도 이 일은 엠마의 머릿속에 깊숙하게 각인되어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남겠지. 언젠가 보복을 해올 거다.

저 여잔 게임 속에서도 지독하게 카르세인을 괴롭히던 악역 캐릭터 중 하나니까.

하지만 괜찮다.

그것조차도 나는 이미 꿰뚫고 있다.

수십 수백 번의 시행 착오로.

***

엠마가 속이 쓰린 표정으로 퇴장했다. 근데 아직 이 방은 나 혼자 있는 게 아니다.

아직 남아있는 카밀라.

그녀는 부르르 떨며 그 상태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도련님은… 역시 알고 계신 거죠?”

“뭘.”

“제가 도련님께… 했던 행동들을요.”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안 될 일이다.

나는 마른 수건에다 손을 닦으며 테이블 앞에 앉았다.

“카밀라. 평소 내 방을 청소할 때 걸리는 시간은 얼마지?”

“예? 아… 대 대개 1시간 안짝으로 끝냅니다.”

“거기다 욕실 청소 침구 정리까지 포함하면?”

“욕실 청소는 도련님께서 깨끗하게 쓰시다 보니 물을 길어올 때 외에는 시간이 거의 들지 않고… 침구 정리는 5분 안짝이라 마찬가지일 거에요…”

“그럼 저 걸레만 빨고 30분 동안 여기 앉아 있다가 나가.”

“도 도련님…!”

펄쩍 뛰며 불안해하는 카밀라.

나는 여기서 그녀에게 돌직구를 던져 주었다.

“네가 불안해하는 건 클레어 때문이잖아. 안 그래?”

“그 그게…!”

“변명할 필요 없어. 애초에 네가 의심을 받게 된 것도 클레어 때문이잖아. 그럼 시간만 엄수하면 상관없는 거 아니야?”

“…”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내 태도에 카밀라는 설설 기기 시작한다.

“제가 뭘… 하면 될까요. 뭐라도 하게 해주세요.”

이제야 무서워하는 목적이 나오는구만.

클레어가 어떤 식으로 압박했는지까진 잘 모르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던 거지만 이젠 짐작이 간다.

‘하녀로서의 일이겠네.’

뭐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 미치겠다는 반응으로 보건대 클레어는 한 번 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카밀라를 내쫓겠단 협박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건 내가 직접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지.

우선 불안해하는 심리부터 가라앉혀 보자.

“잠자코 일하는 척이나 하다 나가. 그럼 클레어의 의심은 피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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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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