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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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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4

“…”

눈을 떴을 때 보이는 천장은 이전의 것과 색달랐다.

처음 보는 낯선 천장.

이곳은 아마도 공작저가 아닐 것이었다.

이전의 격통은 물론이고 몸도 정상으로 돌아와 움직일 수 있었다.

목소리나 시야도 아무런 문제를 보이지 않는 데다가 현기증이나 두통은 물론이고 극심한 추위까지 그 모든 게 싹 가셔 있었다.

모든 증상들이 가라앉아 있었으니 참 다행이었지만 가장 다행인 건 공작저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하아.”

설정 하나 때문에 그런 경험을 겪어야 한다는 게 참으로 좆같아서 제작자를 욕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옛날 기억이 떠오르는 게 더 싫었다.

그때 크게 앓았던 몸살은 가족들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낫지 않았었지.

소름 돋게도 이 통증 역시 그랬다.

두통부터 현기증은 기본이고 목소리도 못 나올 만큼 근육이 아픈 데다 신경통까지 있었다. 앞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시야가 흐려져선 밖으로 기어다니는 게 거의 한계였지.

거기다 뼈를 스치고 지나가는 오한은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 내 피를 차게 식히곤 했다.

말 그대로 지금 내가 겪은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렇게 며칠간 침대 위에서 기절과 수면을 반복하다 어느새 푹 자고 일어났을 때는…

-김민혁 이 미친 새끼야!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야지 그걸 미련하게 참고 앉았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 그중에서도 둘째의 잔소리가 찾아왔었지.

지금 생각하면 아주 끔찍했다. 그 이후로 당분간 밖을 나가지도 못했었으니 알바도 자연스럽게 잘리며 계획의 진전도가 확 떨어지기까지 했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나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다행인 건 그때랑 다르게 둘째가 잔소리하진 않는다는 거려나.”

기분이야 더럽지만 그래도 최악으로 치닫진 않았다는 걸 위안거리로 삼자.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키자 이쪽으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누구지?’

하르니에는… 절대 아닐 테고.

여긴 루스마이어니까 바라크려나?

아니면 돈을 들여서 타 영지에서 불러온 의원?

뭐 어느 쪽이든 상관없겠거니 싶었다.

근데.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속으로 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일어났냐? 이 미련한 놈아.”

-띠링!

▶기존 서브 에피소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류 발생!◀

▶대안 결정 중…◀

▶본 게임의 전개에서 해당 에피소드의 중요도가 상승했습니다.◀

▶더 이상 서브 에피소드로 취급할 수 없어 메인 에피소드로 격을 상승시킵니다.◀

▶메인 에피소드 IV의 클리어 조건이 변경됩니다.◀

▶결과 도출 중…◀

-띠링!

▶에피소드 IV. 미련곰탱이가 진행됩니다.◀

▶클레어와의 대화를 성공적으로 끝마치십시오.◀

▶친밀도가 현재 시점에서 1%라도 떨어질 경우 실패합니다!◀

[ 성공 시 : 해당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며 기존의 전개를 그대로 따릅니다. ]

[ 실패 시 : 더는 루스마이어에 머물 수 없으며 폴룩스와의 거래가 취소됨과 동시에 공작저로 끌려가게 됩니다. ]

씨발. 제작자 개새끼.

***

어떻게 가족들에게 이 상황이 알려지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나 하고 있었건만.

뭐? 갑자기 서브 에피소드가 메인 에피소드로 격상돼?

심지어 실패 시 공작저로 끌려가면서 거래가 파기된단 건 데드 플래그나 다름없다.

카르세인이 가진 모든 걸 빼앗기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단 소리니까.

그건 챕터2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배드엔딩이었다.

따라서 반드시 이 에피소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한단 건데…

‘이런 내용을 내가 알겠냐고!’

머리가 벌써 지끈거려왔다.

일단 침착하자.

침착하게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 1. 미련하다니. 잘 자고 일어난 사람한테 그게 뭔 소리야? ]☑

“미련하다니. 잘 자고 일어난 사람한테 그게 뭔 소리야?”

자칫 심기를 거스를 수도 있겠지만 정보를 파악하기엔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

난 겉으로 보기엔 침대에서 일어났을 뿐이니까.

그러자 클레어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허. 잘 자고 일어나? 너 지금 그게 나한테 할 소리야?!”

…어라. 이게 아닌가?

자고 일어난 게 뭐가 잘못됐다는 어조인데.

아니. 상식적으로 그럴 리가 없잖아.

만약 그게 아니라면 설마?

“너 지금 3일을 내리 잤어! 그런데 잘 자고 일어났단 소리가 나오냐 이 병신 새끼야?!”

“…3일?”

“그래. 3일이다! 왜 넌 푹 자고 일어났으니까 하루 지난 줄 알았어?”

그랬던 건가.

하루가 아니라 3일이었기 때문에 화를 냈던 건가.

하지만 3일이나 잠든 나와 일어나자마자 보는 둘째라니.

…입에서 떫은 맛이 났다. 그 기분 나쁜 과거랑 다를 게 하나도 없네.

나는 애써 짜증을 숨기며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클레어의 눈가가 순간 움찔했으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핑크색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의자에 앉더니 사나운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너. 몰래 제국 서부라도 다녀왔니? 왜 여기선 걸리지도 않는 디페샨 증후군에 걸려 있어?”

거기부터 집어오는 건가.

일단 이걸로 클레어가 디페샨 증후군에 대해서 알고 있단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내 상태를 확인하고 해결해 준 사람도 루스마이어 영지민이 아니라…

‘클레어일 거야. 확실해.’

마침 그 서브 에피소드 때문에 날 찾아온 건가.

운이 없어도 한참 없었다.

이를 얼버무리는 선택지가 몇 개씩 나와 있으나 나는 딱히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으리라 판단했다.

“다녀온 거 맞아.”

“하 미쳤어? 네가 그 위험한 곳을 왜 가는데?! 너 예전에도 그렇게 서부로 갔다가 흠씬 얻어맞기만 하고 돌아왔었잖아!”

단서가 하나 더 나왔다.

내가 예전에도 서부에 갔었다는 것 말이다.

어째서 그곳에 갔는지는 딱히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야 카르세인. 너 지금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

클레어가 사나운 눈매를 보이며 내게 일갈하자

-띠링!

선택지가 떠 버렸다.

“똑바로 말해. 뭘 숨기고 있는 건지.”

[ 1. 숨기긴 뭘 숨겨? ]

[ 2. 그 말 하러 왔냐? 그냥 좀 아파서 푹 잘 수도 있지. 왜 뜬금없이 헛소리나 지껄이는 거야? ]

[ 3. 환자한테 다짜고짜 심문이냐? 좀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

이게 메인 에피소드가 된 적이 없으니 당연히 처음 보는 선택지들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답을 알 것만 같다.

[ 5. 그래. 있어. ]

“어 있어.”

“…!”

이건 나를 떠보려는 질문이었다.

둘째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그렇기에 또 다른 확신과 함께 입에서 말이 줄줄 나왔다.

“나는 일부러 루스마이어의 영주가 되었어. 그리고 디페샨 증후군 관련 질환이 생긴 걸 직접 봤으니 알겠지만 정확히는 아이페로스 후작가. 제국인들이 야리크인이라며 멸시하고 있는 자들을 만나고 왔지.”

“아니 그럼 너…! 루스마이어의 영주라는 게…”

“왜. 내가 야리크인들을 만난 게 잘못됐다고 말할 셈이야?”

“…그런 뜻은 아니야. 단지…”

“그래. 이상하긴 하겠지. 덜컥 루스마이어의 영주가 됐단 소식만 해도 그럴 텐데 마기에 잠식된 땅인 서부 지역을 방문해 아이페로스 후작가와 거래를 해버렸으니.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궁금할 거야. 그렇지?”

잠시 머뭇거리던 클레어는 계속 얘기해보라 말했다.

과거에도 내가 서부 지역에 들렀던 적이 있다고 하니 그것에 대한 정보는 없어 고를 수 없겠지만 여기에 알맞은 선택지는 다행히도 존재하고 있었다.

[ 7. 이 모든 건 동부 귀족 회의에서 영지를 맡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야. ] ☑

“이 모든 건 동부 귀족 회의에서 영지를 맡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야.”

일순간의 정적.

그 정적 속에서 클레어의 벽안엔 거대한 지진이 일고 있었다.

“이 병신아 미쳤어?! 무슨 소릴 들을 줄 알고 영지를 다시 맡겠다는 거야!!”

박차고 일어난 클레어가 언성을 번뜩 높였다.

“너한테 영지 관리 능력은 없어. 작년에도 봤잖아! 그 풍족했던 샤트렌이 한 번에 망가졌는데 어떻게 그걸 받아들이란 소리야?! 미친 소리도 작작해!”

이번엔 아주 황실의 눈에 찍히고 귀족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싶어 환장했냐는 등 클레어는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그럼에도 나는 개의치 않고 차분히 답했다.

“넌 여기 올 때 루스마이어가 빈민촌에 가까운 영지라고 생각했을 거야. 그렇지?”

“뜬금없이 그 얘기가 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클레어를 노려보기만 했을 뿐.

하지만 그 순간 클레어에게 섰던 핏대가 사라졌다.

차분하게 고개를 돌린 그녀는 창문 사이로 비치는 영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제법 긴 침묵이 감돌았다.

그 시야 안에 많은 것이 보이고 있을 터다. 클레어도 한 부티크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황실의 시험에 따라 영지를 다스려 본 경험이 있는 귀족이니까.

그리고 그 사이.

내 근처에서는 한 물체가 빛나고 있었다.

메모리얼이었다.

새 에피소드인 만큼 어디엔가 숨겨져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그게 저 물건일 줄이야.

“…잠깐 기다리고 있어.”

마침 클레어가 내 말을 듣고 자세히 영지 상황을 살펴보려던 건지 밖으로 나갔다.

이대로 내 경험에 맞춰 마지막 선택지를 고를 순 있겠지만…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어디 보자고. 또 무슨 짓거리를 했는지.”

이 메모리얼이 이 시점에 뜬 까닭이 있지 않겠나. 분명 지금 상황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띠링!

▶쪽빛 내복약 메모리얼을 획득합니다!◀

***

-차락 차락.

책 페이지가 카르세인의 손에 빠르게 넘어간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음에도 그 손이 쉬질 않는 건 두꺼운 식물 도감을 넘기고 있음에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그것만 있으면 샤트렌 영지에 증명해낼 수 있는데…!”

샤트렌 영지.

바그란드에서 가장 풍요로운 영지이자 현재 카르세인이 동부 귀족 회의에서 맡고 있는 영지인 이곳엔 흔치 않은 흉작이 찾아왔다.

수확 주기가 길어지는 건 물론이고 그렇게 수확한 품종의 질과 양 또한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카르세인은 진득하게 달라붙어 서적을 잡은 탓에 이 사실을 알아냈다. 병으로 따지자면 이는 잠복기에 해당하고 미리 조치만 취한다면 얼마든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 주장하며 카르세인은 영지민들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명령을 듣자마자 더한 흉작이 찾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카르세인이 손을 대자마자 흉작이 찾아오는 일이 발생해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샤트렌의 주민들은 카르세인을 믿지 않았다.

눈앞의 흉작에 동요하면 안 된다고 암만 호소한들 그들의 답은 같았다.

-죄송하지만 도련님의 명은 더 들을 수 없습니다!

카르세인 바그란드.

이 이름에 대한 악명은 너무나도 깊게 서려 있었다.

몇십 년간 샤트렌에서 살아왔다던 그들은 귀족들뿐만 아니라 평민들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퍼진 소문을 고스란히 믿어 버리며 자신들의 경험을 맹신했다.

그 영지를 도맡아 다스리는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카르세인은 그렇게 자신의 의견을 묵살당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려 했다.

그렇게 한 식물 도감을 뒤지게 되고.

샤트렌에 꼭 필요한 것을 찾았다.

‘이것만 찾아내서 돌아가면…! 샤트렌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카르세인은 희망 회로를 가득 부풀린 채 서부로 향했다.

마수들이 득실거리고. 마기에 잠식된 땅이라는 좋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는 약초였으나 이것만 있다면 자신의 말을 믿어줄 법도 했다.

그러나.

“썩어 문드러질 제국인!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발을 들이는가!”

“당장 이곳에서 꺼져라!”

제국의 변방.

한 부족이 머무르고 있는 이 땅에서는 귀족을 경멸하고 있었다.

야리크인들과 유사한 야만족 취급을 받고 있는 자들이었다.

덕분에 귀족인 카르세인은 이곳에서 손님이 될 수 없었다.

“으윽!”

“꺼지라고 말했잖아!”

“개 같은 제국인들!”

“이것만… 이것만 거래하게 해줘! 다른 건 바라지 않아. 부탁할게. 돈이라면 배를 내도 상관 없으니까!!”

물러나지 않고 그리 자세를 낮춰 부탁했음에도.

귀족을 향한 그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엄한 카르세인에게 향했다.

그러다 문득 한 사내가 입을 열며 나타나 구타를 제지한다.

“방금 네 입으로 거래를 하자고 했나?”

“…맞아.”

흠씬 두들겨 맞고도 고개를 끄덕이는 카르세인.

그 정도로 이 물건은 꼭 필요했다.

눈빛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한 사내는 곧바로 물었다.

“네가 필요로 하고 있는 건 로헤아 씨앗인데. 이걸 두고 거래를 하자고 하니 의문이 드는군. 어디다 쓰려는 거지?”

“한 영지의 토양에 뿌릴 거야.”

“토양이라고? 그런 용도로 쓸 수가 있던가?”

“서적에서 봤어. 그 씨앗은 작물로 키우지 않고 토양에다 뿌리면 주변에 마력을 방출하기만 한다고. 이 성질을 이용해서 비료로 쓰면 토양의 성질을 바꿀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

듣도 보도 못한 사용법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 눈빛이 살아있음을 상대방은 어렴풋이 느낀 모양이었다.

“좋아. 거래는 해주지.”

“저 정말이야?”

“단 조건은 우리 쪽에서 바꾼다. 우린 너희 제국인들과 다르게 돈을 원하는 게 아니거든.”

릴페튼 백작이라 자신을 소개한 사내는 씨앗을 수급하는 대로 공작가에 보낼 것을 약속했다. 대신 제국에서 제국인이라 취급받지 못하는 자신들의 입지를 바꾸어달라 요청했다.

카르세인의 입장에서는 호재였다.

못할 것도 없는 게 이 씨앗을 뿌려 효과를 증명하기만 하면 릴페튼 백작의 입지는 크게 바꿀 수 있다. 무려 바그란드의 영지인 샤트렌을 되살린 자들이 될 테니까.

거래는 그렇게 성사되었고.

카르세인은 기대를 품은 채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기대를 품은 것과 달리 그의 몰골은 거래가 성사된 꼴이 아니었다. 흠씬 두들겨 맞았던 흔적들은 지울 수 없었다.

공작가에 도착했을 때는 그 흔적들이 화근이 되었다.

“뭐야 카르세인 넌 어딜 싸돌아다녔길래 몰골이 이렇게 됐어?”

“크 클레어…”

“아니. 싸돌아다닌 수준이 아니네. 분명히 귀족들이랑 쌈박질이라고 하고 온 꼴이란 말이지? 됐고 따라와.”

하필이면 몰래 들어오던 와중에 클레어를 마주치고 말았다.

상처로 덮인 몸은 곧장 셰이든에게 치료받았지만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일일이 듣겠다는 클레어로 인해 카르세인은 자신의 행적을 숨길 수 없게 되었다.

“서부 지역? 거기 마기로 잠식된 곳 아냐? 거길 가서 이 약을 먹어야 하는 거라고?”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제대로 복용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하 됐고. 결국 답은 하나잖아. 이 새끼가 릴페튼 백작가에 숨어 들어간 거.”

클레어의 눈이 뒤집어졌다.

“야. 넌 역시 안 되겠다. 이건 내가 엄마한테 상세히 보고해 올릴 거야.”

“크 클레어…! 난 몰래 들어간 게 아니야. 거래를 하기 위해서…!”

“자빠져서 자기나 해. 이 병신아!”

그래도 카르세인의 입장에선 이 정도면 다행이구나 싶었다.

크게 야단을 치기야 하겠지만 거래가 끊기진 않을 테니까.

곧 도착할 릴페튼 백작가로부터 씨앗을 영지민들이 보는 눈앞에서 사용한다면 금방 효과를 보일 거다. 추후 증명을 끝내고 다시 그곳에 들러 이걸 구입하기 위해 들렀다 말한다면 명분이 생길 테지.

몸이 낫기만을 기다리며 쪽빛 내복약을 먹었다.

그러나 카르세인은 다음날 한 편지를 받게 되었고.

릴페튼 백작가라 쓰여진 글씨에 불현듯 초조함이 다가왔다.

편지를 열자 동봉된 물건 하나가 떨어졌고.

그것은 카르세인이 필요로 하고 있던 로헤아 씨앗이었다.

“썩어… 있어?”

릴페튼 백작은 말했다.

썩은 로헤아 씨앗이 배달된다면 그건 신뢰가 끊어졌음을 뜻한다고.

즉 이 편지는 카르세인과의 거래가 끊어졌음을 뜻하는 거였다.

『 역시 너도 그들과 다르지 않군. 이 썩어버린 씨앗이 우리의 관계다. -릴페튼 백작』

불안을 안고 펼친 편지에선 상황이 최악에 치달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모습을 클레어가 벽에 기대며 비아냥거리더니 편지를 낚아채 내용을 읽었다.

“허. 릴페튼 백작 그 쫌생이가 이번엔 너한테 지랄해?”

클레어가 쯧! 하고 혀를 찼다.

“앞으로 귀족 놈들이랑 거래할 생각 마. 매번 이 따위로 다쳐오는 것도 지긋지긋하니까 언니 허락 맡고 거래해야 할 거야.”

“클레어 너… 뭘 한 거야. 대체?”

“뭘 하긴. 바그란드를 물로 보는 그 새끼들한테 똑똑히 경고해준 게 다야! 그러게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놈들이랑 거래하겠답시고 흠씬 두들겨 맞고 오래?!”

앞으로 귀족들과의 거래에 있어서는 전부 검수가 이루어질 거라고.

특히 이번에 선을 넘었던 릴페튼 백작가와는 절대 다시 거래할 수 없을 거라고.

클레어는 엄포를 놓았다.

‘그 그렇단 건…’

이 로헤아 씨앗은 백작가밖에 키울 수 없다. 게다가 그들과 거래할 수가 없게 된 거라면 샤트렌 영지는 어떡하지?

어린 카르세인의 눈동자에 절망이 깃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일요일은 한 편을 다 쓰지 못해 휴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지를 띄울까 하다 혓바늘이 너무 심하게 나서 푹 자버렸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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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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