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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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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5

▶메모리얼이 종료되었습니다.◀

“…”

이후 메모리얼은 썩은 씨앗에 담긴 미약한 효능을 써서라도 증명하고자 했던 장면을 비췄다.

카르세인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이 썩은 씨앗이라도 써야만 했다. 로헤아 씨앗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자 실제로 썩은 씨앗에도 그 효능이 존재한단 사실을 알아냈다. 단 그 효능이 아주 미약해 본래의 힘보다 훨씬 저하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녀석은 포기하지 않았다.

로헤아 씨앗은 어차피 토양에 넓게 뿌리는 형식으로 효과를 본다. 그렇다면 이 썩은 씨앗이 가진 미약한 힘이 화분 영역 내지 작물 하나에만 적용되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여긴 것이다.

똑똑한 판단이었다.

다수의 씨앗이 아닌 소규모의 화분에 이를 증명할 수 있단 가설을 만들어 증명한다면 양측의 오해를 모두 풀 수 있었으나…

그 화분의 미래는 이미 나도 알고 있다.

화분 메모리얼. 메인 홀에서 아리나에 의해 부숴진 지 오래였던 그 화분은 내가 찾았을 때까지도 회생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었다.

부족했던 것이다. 그 썩은 씨앗 하나만으로는.

“하 씨발.”

클레어가 들었다면 미쳤냐고 소리쳤겠지만 지금 당장은 헛웃음이랑 욕밖에 안 나온다.

카르세인은 이 험난한 과제를 맡고도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완벽한 돌파구였다. 샤트렌 영지로부터 신뢰를 되찾음과 동시에 거래를 통해 릴페튼 백작가의 누명도 풀어내면 든든한 아군이 생긴다.

근데 클레어가 이 돌파구를 틀어막아버렸다.

메모리얼 내용을 요약하면 이거잖아?

또 다시 기분 나쁜 기억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둘째한테 알바하다 생긴 상처를 들켜서 알바를 잘렸던 그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정말 별거 없는 상처였는데도 불구하고 어디 가서 쳐맞고 다니지 좀 말라는 잔소리부터 시작해서 이 사실을 온가족에게 다 알리더니 기어코 둘째가 내 하교 시간에 맞춰 하교하기 시작했었다.

-하. 내가 옆에 있으니까 아무도 안 오는 거 봐. 봤지? 괴롭히는 새끼가 있으면 말을 해. 이 미련곰탱이 같은 새끼야.

근데 그건 알까?

양아치 새끼들은 보이지 않는 데서는 더 심하게 괴롭힌다는 걸.

상처조차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괴롭혀온다는 걸 말이다.

결국 학교 생활은 바뀌지 않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후 알바 시간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

공부한다는 핑계를 대도 둘째는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내 시간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년은 모르겠지만 난 그 알바를 하면서 겨우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었다.

내 용돈을 매번 빼돌리던 막내 때문에 준비물을 못 사서 혼나지 않아도 됐다.

그때가 돼서야 여기저기 망가진 학용품들을 쓰지 않아도 됐다.

근데 그 소소한 행복을 즐기던 나날이 일순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후에도 둘째 때문에 한동안 알바를 못해서 돈이 모이질 않았다.

그 뒤로도 한참 동안이나 내 움직임을 주시하느라 알바를 못 구해서 지옥 같은 나날이 다시 시작됐었다.

진득하게 나를 괴롭히던 건 셋째였지만 역설적이게도 집에서 탈출하려던 내 계획이 늦춰진 건 전부 둘째 때문이었다.

카르세인도 자기 계획이 그대로 망가져 버렸지 않나.

가족들에게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어떻게든 계획를 세우려 했다.

그게 클레어로 인해 썩어버리고 만 거였다. 그 씨앗처럼 말이다.

오한이 찾아온 게 얼마 되지도 않았던 것 같았는데.

다시 피가 싸늘하게 전신을 감돌기 시작한다.

잔뜩 열받았던 머리가 차갑게 식혀진다.

그래. 이럴 때는 감정적으로 반응할 게 아니었다.

나는 시선을 돌려 아직 끝나지 않은 에피소드의 정황을 살폈다.

“그래. 어디 돌아가서 원하는 것부터 다 들어주겠어.”

계획 변경.

샤트렌으로 가려던 계획은 전면 취소다.

***

루스마이어에 도착하고서 3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클레어는 쓰러진 카르세인을 확인하고서 벽난로에 불을 피운 뒤로는 머지않아 공작가에 사람부터 불렀었다.

주치의 셰이든.

그를 이곳까지 불러 카르세인을 봐달라고 말했었다.

뒷조치는 셰이든이 당도한 뒤로 문제없이 진행됐다.

다만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게 있다면 그건 다름 아닌 카르세인이 디페샨 증후군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서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그 질병이 카르세인에게 나타났단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 질병을 앓으려면 카르세인이 서부 지역에 가야만 한다.

그런데 타이밍이 묘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거래 명세서가 도착한 날짜와 카르세인이 앓고 있는 디페샨 증후군의 2차 발현 증상이 나타난 시각이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카르세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뒤로는 기시감에 루스마이어를 쭉 살폈다.

카르세인의 말대로. 루스마이어는 많은 것이 바뀌어있었다.

루스마이어 영지는 모든 귀족들이 세금만 더 낸다며 기피하고 버리던 장소였다.

못해도 빈민촌이나 다름없는 장소일 거라 예상됐던 곳이다.

헌데 육안으로 봐도 그 예상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었다.

시골이긴 하나 빈민촌 같은 곳과 비교조차 안 될 만큼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먹거리는 물론이고 영지민들의 낯에서도 미소가 만연하며 마을에선 웃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순히 카르세인의 지원을 받아서?

단언컨대 절대 아니다.

먹거리만 봐도 카르세인의 돈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의복 역시 평민들치고는 때가 탔거나 다 헐은 옷이 아니라 멀쩡한 옷을 입고 있으며 거리 역시 깨끗하다.

간혹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들은 어련히 대처할 수 있을 만한 체계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가 어디서 난 돈인지 몰라도 지나가는 상인들과 활발한 거래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절대 절대 카르세인의 돈만으로는 이리 영지가 한순간에 바뀔 수가 없었다.

그 원인은.

‘통로… 저 큰 통로야.’

굴처럼 파인 저 통로를 지나갈 때마다 상인들이 돈을 내고 있다.

아니. 상인들뿐만 아니라 귀족들도 오고 있다. 다른 통로를 알아보며 안에 그려진 조각의 예술감에 심취해 있었다.

통행료만 해도 매우 수북해 보인다.

카르세인이 가져갈 몫은 물론이고 루스마이어의 영지민들이 넉넉히 생활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다.

관광비도 상당히 많이 쌓인다.

불빛에 따라 각도에 따라 시간에 따라 시시때때로 바뀌는 그림들은 귀족들의 이목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심지어 거래 상대는 아이페로스 후작가라고 했던가.

마수들을 상대하는 자들에게 있어 최근 골재가 부족하다는 소식도 들었다. 하지만 그 소식은 며칠 사이 끊어졌다. 저 굴을 파서 얻어낸 암석들을 골재로 팔았다면 그럴 만했다. 그럼 상당한 돈이 수중에 들어왔을 것이다.

클레어의 시야에 이 영지의 모든 것이 들어왔다.

금방 결론이 내려진다.

와글루 산만 덩그러니 있었던 이 영지가 이리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된 건…

새 영주가 된 제 동생.

카르세인 때문이란 답밖에 나오지 않았다.

“…”

입을 꾹 다문 채 클레어가 카르세인의 집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공부를 해서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받아서든 얘가 영지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됐단 건 사실이야.’

하지만 공작가로 데리고 가면 아마도 언니에게 피터지게 혼날 것이다.

다과회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언니에게 있어선 그저 갑자기 거래 명세서가 덩그러니 날아온 게 전부였다.

기분 상한 일이 있다곤 해도 공작가의 분위기가 축 처질 만큼 외박을 길게 잡았다는 점.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함부로 귀족과 거래한 점.

허락조차 받지 않고 거래를 이어간 점.

그밖에도 혼날 게 산더미다.

이런 것들을 전부 종합하면 카르세인이 언니의 화를 피해가긴 어려워 보였다.

“뭐 어쩌겠어. 내가 적당히 잘 변명하는 수밖에.”

애초에 카르세인이 여기서 언니와 만나게 되면 공작가로 끌려가서 근신행이었을 것이다.

그걸 막고 적당히 타일러 공작가로 돌아가게 만들 셈이었지만… 저렇게 루스마이어 영지를 성장시켜 놓은 걸 보면 쉽사리 돌아가자고 말할 수 없다.

그러니 잘 변명해야겠지.

카르세인이 언니의 화를 다 뒤집어쓰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 다짐한 클레어는 카르세인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침실에서는 카르세인이 이미 환복을 마친 상태였다.

클레어가 카르세인의 팔을 붙잡으며 물었다.

“카르세인 셰이든이 더 누워 있어야 한댔어! 너 그 몸으로 어디 가려고?”

“어차피 나 데리러 온 거였잖아? 보나마나 외박이 길었니 뭐니 하면서 잔소리나 할 생각이었으면서.”

“야. 됐어. 외박은 그냥 너 맘대로 하라고 일부러 언니한테 말 안한 거야. 내가 적당히 둘러대면 그만이야.”

물론 거래 얘기야 나오겠지만 그건 루스마이어의 결과를 알리면 된다.

차곡차곡 공부해서 이만한 결과를 냈으니 허가를 받지 않은 건 어차피 사소한 일이다.

그러니 좀 더 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르세인은 이불보를 꿋꿋히 정리한다.

“필요 없어.”

“야!”

그 모습에 클레어는 신경질을 냈다.

“뭔 미련하게 혼나러 가겠대? 나한테 맡기고 좀 쉬다가 나중에 돌아오든가 해! 왜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

클레어가 푸- 하고 앞머리를 입바람으로 띄웠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단 뜻이었다.

“너 언니한테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외출 금지령이야 해제됐다지만 귀족들과의 거래는 아직이야. 걸리는 순간 혼날 게 뻔하다고! 근데 그걸 알고도 일부러 깨지러 가겠다고?!”

상식적으로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한단 말인가.

이런 건 얹혀가면서 잘못을 좀 피해가도 된다.

다른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클레어도 자신이 잘못했을 때는 어머니나 언니 아리나의 도움을 받았다.

반대로 플로라가 잘못했을 떈 자신이 손을 써주기도 했고.

그런데 카르세인은 그럴 기미가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필요 없다니까.”

필요가 없어?

답답했다.

어머니와 대화할 때도 그랬다.

루스마이어 영지를 샀을 때도 이유가 있어서 샀다고 말했으면 될 것을 그냥 혼나고 있는 게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근데 또 이렇게 못한 일만 앞세워서 꾸중을 들으러 간다고?

속에 열불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씨발 그래! 멍청하게 돌아가서 언니한테 깨지고 엄마한테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어디 고생 좀 해봐. 방에 틀어박히든 아무것도 못하든 네 멋대로 했다가 깨져 보라고! 이 병신새끼야!”

홧김에 또 그렇게 험한 말을 담아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클레어가 홧김에 쏟아낸 열기에도 카르세인은 무덤덤하게 방을 나섰다.

공작저로 돌아갈 마음 자체는 결국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오 진짜!”

홀로 남은 클레어가 진창 짜증을 냈다.

“하 씨. 엄마는 몰라도 언니한테는 확실히 깨지는데…!”

언니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카르세인은 꽉 막힌 인간이라 이번에도 루스마이어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은 채 서부 지역에서의 거래만 언급할 가능성이 높았다.

도와달라고 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는데.

왜 자기가 잘한 일은 하나도 얘기하지 않고 잘못만 부풀려서 혼나는 거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그리 왕창 짜증을 내고 나니 불현듯 서부에서 카르세인이 돌아왔을 때가 떠올랐다.

어느 한 곳 성하지 않은 채로.

카르세인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던 것처럼 몰래 집으로 들어왔었다.

그리고 그 카르세인을 자신이 찾아냈었다.

이 사실을 깨달은 클레어가 조심스레 테이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쪽빛 내복약이 든 유리병이 보인다.

몰래 서부에 갔던 사실을 숨긴 카르세인이 복용했고 이번에도 디페샨 증후군에 걸린 그를 회복시키는 데에 먹였던 약.

똑같았다.

그때와 지금이.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클레어는 묘한 기시감에 휩싸였다.

“…설마. 나 때문에?”

몰래 거래를 시도했다가 자신에게 걸려서 아무것도 못하게 됐었다.

그때는 숨기려고 했었고 이걸 알아채서 일이 커진 걸까?

그때와 달리 이번엔 숨기지 않은 게 아예 혼이라도 왕창 나더라도 거래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 거라면?

너무 지나친 생각이라 말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것 외엔 카르세인이 저리 행동할 이유가 없다.

“정말… 나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

클레어가 입술을 꾹 문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자신의 업보였다.

그 일 때문에 카르세인이 칭찬받아 마땅할 일을 자랑하지 않고 잘못한 일은 가리지 않고 벌을 받게 된 거라면…

카르세인은 앞으로 단 한 번의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입장에 놓인다.

그리고 실제로도.

플로라의 개입이 있었다곤 하나 매번 그래왔다.

벌을 받는 게 당연시되었고 뭘 해도 사고나 치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공작저 밖의 귀족들에게도 그런 평가를 받아왔다.

매번 카르세인에게 또 사고나 쳤냐며 다가갔던 게 자신이었다.

언제나 클레어 바그란드가 카르세인 바그란드를 혼내고 있었다.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부정해 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이렇게 일이 짜 맞춰진 것처럼 생길 리가 없잖아.”

하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이 돌아온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야 카르세인!”

결국 찝찝한 느낌을 버리지 못한 클레어가 집에서 뛰쳐나와 소리쳤으나 카르세인에게 닿을 리가 없다.

이미 먼저 말을 타고 가버린 뒤였으니.

“마부!”

“예 클레어 아가씨!”

“지금 당장 공작저로 갈 거야. 최대한 빨리 가줘.”

먼저 공작가로 떠나버린 카르세인을 뒤따라 클레어는 지속적으로 마부에게 속도를 올려달라고 말했다.

‘설마. 설마 그럴 리가.’

하지만 차마 초조함을 숨길 수가 없었다.

-띠링!

▶에피소드 IV. 미련곰탱이를 클리어했습니다.◀

▶클레어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친밀도가 유지됩니다!◀

[ 현재 친밀도 수치 : 61% ]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보상

▶해당 보상은 플레이어에게 알려지지 않습니다!

[ 다음 분기에서 카르세인은 특정 인물의 비호를 받아 페널티가 크게 감소합니다! ]

[ 다음 에피소드에서 조력자가 등장합니다! ]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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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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