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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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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6

기존 전개는 루스마이어에서 쭉 머물다 샤트렌에 들르고 아리나가 아닌 이사벨라가 카르세인을 부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대로 돌아가게 되면 아리나는 물론이고 이사벨라마저 외박 통보가 없었다는 것에 꾸중을 들기 때문이다.

헌데 이번 메모리얼을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쪽빛 내복약이 담긴 유리병 속 카르세인은 있던 사실을 숨기려 했다 오히려 클레어에게 들키면서 손을 쓰지도 못하는 상황이 나와 버렸다.

그게 지금 내 상황에선 가장 최악이었다.

루스마이어의 영주가 된 것을 밝히지도 않았고.

그 영지를 다스리며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도 알리지 않았다.

심지어 아이페로스 후작과의 거래를 이어가기까지 했으니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 루스마이어에서 머물 때가 아니었다.

이 거래가 끊어지기 전. 공작가로 돌아가 차라리 화를 맞는 편이 나았다.

공작가로 돌아가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냐며 아리나는 길길이 날뛸 테지.

통보 없는 외박에 이사벨라도 꾸중을 들 것이다.

클레어는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며 핀잔이나 줄 테고.

플로라는 혼나는 나를 보며 킥킥거리며 조소할 것이다.

그게 내 미래였다.

근데 그게 썩 두렵진 않다.

나한테도 그런 건 일상이었거든.

이런 것까지 두 번이나 겪어야 한다니 참 좆같은 게임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게 있어 일상과도 같았다.

친밀도? 좀 내려가라지.

어차피 이 가족들이랑 친해질 생각도 없다.

위험한 수치까지 내려가지도 않으니 개의치 않는다. 설령 그렇다 한들 다음 에피소드에서 회복하면 될 일이고.

그러니 굳이 메모리얼 때처럼 최악의 상황에 치달을 여지를 줄 필요는 없었다.

숨김없이 그간의 일을 설명하고 시원하게 화를 맞으며 그 가족들이 원하는 걸 이루어주면 될 뿐이다.

매번 그래 왔듯이.

난 이 집에서 나갈 준비만 잘 해두면 된다.

-띠링!

공작가에 도착해 갈 즈음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에피소드 IV가 클리어됐다는 소식이었다.

덕분에 공작저로 돌아가길 선택함에 따라 클레어는 공작가로 돌아오고 있다는 보고도 딸려 들어왔다.

“그래. 네 사람 다 있어야지. 그래야 너희가 나한테만 화를 쏟아내지 않겠어?”

나는 픽 웃으며 고삐를 쥐었다.

***

공작가에 다다르자 헤론이 나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그 뒤로 아리나가 눈을 째리며 단단히 화가 난 듯 보였고 셰이든은 얼마 전 나를 만나고 와서 그런지 한숨부터 쉬고 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늦은 귀가 페널티가 작용합니다.◀

▶긴 시간 동안 밖을 나가 있었습니다. 외출 페널티가 강화됩니다.◀

▶외박 페널티가 작용합니다!◀

늦은 귀가보다 더 심한 외출 페널티가.

그보다 더 심한 외박 페널티가 시스템 메시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네게 할 말이 많다는 건 알고 있겠지 카르세인.”

아리나가 나를 향해 내리깔린 목소리로 위협했다.

이런 건 어차피 익숙하다.

친밀도가 깎일 것은 각오하고 있었다.

“방으로 돌아가서 씻고 단정히 차려입어. 그리고 식당으로 내려와.”

아리나는 그리 짤막하게 답한 뒤 돌아섰다.

방으로 돌아가서 씻고 단정히 차려입으라는 것까지는 익히 알고 있던 아리나의 요구사항이다.

그리고 지정된 장소는 식당인가.

자칫하면 여기서 음식으로 맞는 개같은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겠다.

어차피 예상했던 바다.

본격적인 일갈은 저기서 시작되는 모양이니 딱히 신경 쓰지 않고 말에서 내렸다.

그러자 주치의 셰이든이 다가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도련님께선 분명히 좀 더 쉬다 오는 편이 낫다고 말씀드렸었는데… 혹 클레어 아가씨께서 제대로 말씀해주시지 않은 겁니까?”

역시 그 약병이 거기 있었던 걸 보면 클레어가 부른 건 셰이든이었던 모양이다.

“아니. 제대로 들었어.”

“헌데 어찌 루스마이어에서 이리 바삐 걸음을… 몸이 상하십니다. 아가씨께는 미리 말씀드리고 좀 더 쉬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셰이든은 뭣하면 직접 건강 상태를 보고할 테니 꾸중은 다음에 드는 것이 어떻겠느냐 간청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헤론이 거들었다.

“저 역시 셰이든과 같은 생각입니다. 도련님. 이 친구와 함께 청을 올려 볼 터이니 방에서 좀 더 쉬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반응을 보니 그들도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내가 공작저로 돌아온 순간부터 쓴소리를 들을 것을.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됐어. 그래봤자 잔소리일 뿐인데.”

셰이든이 크게 탄식했다.

“카르세인 도련님…”

“그깟 몇 마디 듣는다고 해서 내 몸이 상하는 건 아니야.”

이어 헤론 역시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이 얼마나 깊었는지 저택으로 가고 있는 내 귀에도 다 들릴 정도였다.

몸을 씻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옷을 갈아입는 건 더 짧았다.

덕분에 더 빠르게 나는 방에서 나와 식당으로 향할 수 있었다.

‘내가 마지막인가.’

이미 이사벨라와 아리나 플로라는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리에 앉은 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외박이 길어진 건 단순히 제 기분이 나빠서였습니다.”

“뭐?”

아리나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이와 정반대로 플로라는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허. 단순히 기분 나빠서 그 시간 동안 공작가에 통보도 없이 외박을 했다 그 소리냐?”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아리나는 내게 그게 사실인지 한 번 더 물었다.

그리고 나는

“어.”

짤막하게 긍정해주었다.

“…정말로 그게 사실이니? 카르세인.”

이사벨라의 물음에도 내가 할 말은 같다.

“예. 그냥 짜증나서 안 들어왔습니다.”

“자 잠깐만! 너 그거…!”

“너 따라갔다가 내 기분만 상했어. 플로라. 그것 때문에 짜증나서 외박한 거 맞는데?”

변명의 여지 따위는 일찌감치 차단해 둔다.

그리고 매를 맞는 건 확실히 맞는 게 비껴나가는 것보다 덜 아픈 법이다.

“루스마이어 영주는 접니다. 그 영지에서 어떻게 지내든 제 맘이고 거래를 이어가는 것도 제 마음입니다. 대체 뭐가 잘못됐다고 클레어까지 보내가면서 절 데려오려고 했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아리나가 잔뜩 열을 낼 것이다.

나는 일일이 잘못을 지적받아야 할 거고 이사벨라는 또 얘가 사고를 쳤구나 하는 생각으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릴 것이다. 클레어는 옆에 없으니 핀잔을 주지도 못하겠지만 플로라는 낄낄대고 있겠지.

어차피 그걸 바라고 저지른 일이다.

‘얼른 야단 치라고. 대충 맞고 치울 테니까.’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가족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똑똑.

“마님. 클레어 아가씨와 손님 한 분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웬 손님이 왔다.

***

“클레어 아가씨. 도착했습─”

마부의 말이 끝까지 이어지기도 전 클레어는 마차에서 내려 저택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클레어 아가씨?”

“헤론. 카르세인은?”

“들어가신 지 조금 되신 참입니다만…”

“아오 미친! 벌써 들어갔단 말이야?”

마부를 재촉해가며 이렇게 빨리 달렸는데도 카르세인이 먼저 도착했단 사실에 험한 말이 절로 나왔다.

“씻고 옷을 갈아입으시는 시간이 있으니 지금쯤 식당으로 내려가는 중일 겁니다.”

“그래? 하 씨. 그 미련한 새끼. 다행이네. 지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테니.”

그런 클레어에게 누군가가 따끔히 지적한다.

“어허. 그리 험한 말을 쓰면 어쩌나. 클레어.”

“…아르시엔?”

급한 탓에 미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던 아르시엔이 이곳에 있었다.

“품위를 지켜야지. 귀족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그런 험한 말을 쓰면 안 되지. 다른 귀족들이 뭐라고 하겠어.”

“네가 왜 여깄어?”

보는 눈이 더 있단 사실조차 망각한 채 클레어가 어벙한 표정으로 묻자 은빛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아르시엔이 후후 하고 웃었다.

“음. 그것까지는 바로 말해주기 꺼려지는걸. 아 마침 공작가가 식당에 전부 모인다고 했던가? 클레어 너도 곧 식당으로 갈 것처럼 보이는데.”

“그야 그렇긴 한데…”

클레어가 말을 꺼리듯 시선을 피했다.

카르세인이 곧 혼날 상황이 펼쳐질 텐데 그걸 아르시엔에게 보이는 건 좋지 않았다.

“오랜만에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식사를 하고 가게 되겠군. 얼른 들어가 볼까?”

“어? 아 아르시엔! 야 같이 가!”

클레어가 말릴 틈도 없이 아르시엔은 식당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식당에 도착한 두 사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이 아르시엔임을 가장 먼저 확인한 이사벨라가 대뜸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르시엔 황녀님을 뵙습니다.”

아리나와 플로라 그리고 카르세인도 예외는 없었다.

곧바로 기립한 그들은 황실의 손님에게 예의를 갖추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르시엔은 카르세인의 변화를 주시했다.

‘호오. 제법 몸이 각지게 바뀌었군. 거기다 예법도 굉장히 훌륭하고.’

육안으로도 그 근육이 이전보다 훨씬 부풀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법은 아무래도 하르니에가 직접 가르쳤을 테지.

그래서인지 흠 잡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쪽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이거 이번 동부 귀족 회의 때는 난리가 나겠어.’

아르시엔은 피식 웃으며 그만 고개를 들라 명한다.

“미안하네. 기별조차 주지 않고 이리 온 것에 대해 사과하지. 하지만 그대들을 만나러 온 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말이야. 황실 측에서도 이번 동부 귀족 회의의 감찰자로서도 중요한 업무로 찾아온 거야.”

-드륵.

아르시엔이 가장 바깥쪽에 앉은 카르세인 옆좌석 의자를 빼어 앉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오랜만에 함께 식사나 하며 그 얘기를 할까 하는데 괜찮겠는가?”

그 행동에 한 치의 부자연스러움은 없다.

하지만 아르시엔의 눈에는 선히 보였다.

‘역시 전혀 모르는 눈치야. 이런 중대한 일이 벌어졌는데도 말이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한 공작가의 부자연스러움이.

***

“으음. 바그란드 주방장의 솜씨는 여전한걸. 예전에는 여기도 자주 놀러 와서 먹었었는데 말이지.”

“음식이 황녀님의 입맛에 맞아서 다행이군요.”

“한 번도 바그란드의 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 못했던 적은 없어. 매번 공작 부인이나 영애들이 신경을 잔뜩 써주었지 않나.”

“또 그런 과찬을.”

“어머. 정말인데 말이지.”

아르시엔의 등장으로 조금 전까지 무거웠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심문 내지 청문에 가까운 수준의 담화가 오갔어야 할 이곳은 이미 식사 자리로 바뀌어 있었다.

‘이 얘긴 미뤄두는 게 좋겠네.’

어쩔 수 없었다.

황녀가 보는 앞에서 그 얘기를 다시 꺼냈다간 아리나에게 가문의 위신을 추락시켰다며 덤터기까지 쓸 판이다.

나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선을 그어 루스마이어와 아이페로스의 거래를 유지시키고 다른 변수를 제거해두고 싶을 뿐인데 그런 짓을 저질렀다간 괜히 벌어지지 않을 일까지 벌어지며 오히려 변수가 늘어나 버린다.

그러니 잠자코 황녀와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침묵하기로 했다.

그런데.

주제가 갑작스레 확 바뀌었다.

“헌데 다들 그 사실은 알고 있는가? 마수들을 방어하는 서부 전선이 좀 더 튼튼해졌다는 것 말이야.”

“전해 듣긴 했습니다. 서부 전선에서 마수들을 상대하다 보니 골재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그걸 드디어 보급해 준 자가 있다던가요.”

“저 역시 들었습니다. 돈이야 황실에서 세금을 걷어 지원했지만 정작 골재가 너무 부족했다고 들었는데…”

아리나와 이사벨라가 호응했다.

아직 저 두 사람은 모르는 이야기다. 내가 그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는 한.

‘…설마.’

그 순간 아르시엔이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고작 골재를 팔아준 게 다가 아니야. 새로운 공법이 발견되었거든.”

-띠링!

▶선택지 이상의 결과 보상으로 황녀 아르시엔 리헤른 페셀로스가 조력자로 지정되었습니다!◀

▶아르시엔이 공작저의 부자연스러움을 눈치챘습니다!◀

▶아르시엔의 비호를 받아 1차 페널티가 감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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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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