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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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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9

아르시엔이 다시 찾아와 자신을 콕 집어 말했을 때.

어느 정도 예견은 하고 있었다.

카르세인과 관련된 얘기가 나올 거라고.

이미 한 차례 카르세인과 대화를 나누었기에 거기서 얘기가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둘째 치더라도 아르시엔은 카르세인이 사고를 저지르고 나면 항상 감싸는 면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알아보는 게 좋지 않겠어?

-클레어. 자중해. 너무 목소리가 커.

-너무 카르세인을 나무라지는 마. 네 동생이잖아.

항상 그런 말들을 입에 담으면서 말이다.

그러니 이번에도 예외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좀 더 네 동생을 보살피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아르시엔의 입에서 나온 건 무거운 일침이었다.

“샤트렌은 카르세인이 아니라 너로 인해 망가진 거야. 클레어.”

휘둥그레진 눈으로 아르시엔을 바라보던 클레어의 입가가 살짝 벌어진다.

샤트렌이… 카르세인이 아닌 자신 때문에 망가졌다고?

“아르시엔. 그건 좀 이상하잖아. 카르세인이 맡고 있던 영지가 어떻게 나 때문에 망가져?”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 당시 샤트렌 영지는 비옥한 땅을 필두로 두 특산물을 잘만 내고 있었다.

수확량이 줄고 특산물의 질이 확 나빠진 뒤로 복구가 안 되고 있는 건 아무리 봐도 자신 때문이 아니었다.

그래. 분명히 잘못된 발언이었다.

어느 방면으로 봐도 자신의 잘못은 없었다.

오히려 잘못했다고 한다면 카르세인 쪽이었다.

그러나 아르시엔은 이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면 접근 방식을 좀 바꿔볼까?”

“뭐?”

아르시엔이 주먹을 들었고 그중 손가락 하나를 폈다.

“나는 오늘 식당에서 아이페로스 후작가에서 일어난 일을 가장 먼저 설명했어. 서부에서 꼭 필요한 골재가 보급되었다는 희소식과 더불어 성벽을 보수하는 데에 새로운 공법을 발견해 가져다 준 사람이 있다고 알렸지.”

클레어의 눈가가 스륵 좁혀졌다.

식당에서 들었던 그 얘기였다.

말을 끝마치자마자 다음 손가락이 펴진다.

“여기서 네 언니가 의문을 품었고 나는 이어서 제국에서 생긴 또 다른 소식을 알렸어. 와글루 산이라는 거래의 장벽을 허물은 자가 있고 그 돌산에 구멍을 뻥 뚫어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는 통로를 만든 자가 있다고도 했지. 새 지도를 보이고 서부 보급로가 열렸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말이야.”

다음 손가락이 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건의 연속성과 시간적 일치도를 근거로 삼아 한 사람이 이 두 가지 일을 해냈다는 걸 알림과 동시에 또 하나의 사건을 연결시켰어.”

카르세인이 겔게튼 자작가의 별장에서 심각한 홀대를 넘어 노골적인 적대까지 받았던 사건.

그것을 아르시엔은 깔끔하게 이었었다.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오는 건데! 아무런 관련도 없잖아!”

클레어가 욱한 듯 소리쳤다.

아무리 상대가 아르시엔이라 한들 이런 얘기를 자꾸 듣고 있자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아니.

사실 그것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속에서 올라오는 이 답답함이 짜증나서. 불쾌감이 거슬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 여기서 반문해 볼까?”

이번에는 아르시엔이 네 번째 손가락을 접어 보인다.

전과는 반대의 상황이었다.

“클레어 너는 카르세인이 얻어맞고 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곤 서부 지역의 릴페튼 백작가에 들렀다는 단서를 얻어내고서 그 즉시 이사벨라와 아리나에게 알렸지. 카르세인이 말도 없이 서부에 다녀왔다가 두드려 맞고 질병이나 얻어 왔었다고 말이야. 여기서 너는 카르세인이 왜 서부에 갔는지 물어봤어?”

“…!”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기에 침묵이 이어진다.

아르시엔은 곧바로 세 번째 손가락을 접어 보인다.

“그 이후엔 릴페튼 백작가에 보복을 가했고 다음에는 동일한 일이 사라지게끔 아예 귀족들과의 거래를 불가하게 만들었어. 그야 릴페튼 백작가와 거래를 했단 소식을 전해들었을 테니까. 너는 여기서 카르세인이 왜 거래를 하려 했었는지 알아보기라도 했어?”

알아보지 않았다.

또 다시 침묵이 이어진다.

하나 남은 아르시엔의 검지 손가락이 접힌다.

“샤트렌은 이후 완전히 망가져 버렸지. 두 특산물은 거의 생산조차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고 릴페튼마저 등을 돌린 시점에서 카르세인은 그 어느 귀족들과 거래할 수조차 없어졌어. 샤트렌의 수치라는 오명을 쓴 카르세인에게 너는 타박을 넣었다. 모든 걸 알고 있었음에도. 이래도 정말 모르겠나?”

“…”

입술을 꾹 문 채로 클레어는 침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과할 정도의 교집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루스마이어. 샤트렌.

아이페로스. 릴페튼.

새로운 공법의 창시자임과 더불어 교역의 중심지가 된 루스마이어.

샤트렌의 수치이자 최악의 영주로 거듭난 카르세인.

과거와 현재의 결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아니. 다르다 못해 모든 것이 반대로 되어 있었다.

아르시엔의 행동과 자신의 행동마저.

“설마… 그게 정말로 나 때문이란 말이야…?”

클레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르시엔이 일일이 언급하고 반문한 것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런 클레어에게.

“그래. 너도 이미 알고 있잖아.”

오랜 친구가 씁쓸한 목소리로 정답임을 알린다.

“카르세인은 마나를 내뿜으며 성장하는 로헤아 씨앗의 특성을 이용해서 샤트렌 영지가 지닌 토양 성질을 바꾸려 했어. 그걸 위해 릴페튼 백작가가 있는 서부로 향한 거야.”

“…그럼 그 거래라는 건?”

잘 정리됐던 분홍색 머리카락이 망가졌다.

“로헤아 씨앗은 릴페튼 백작가에서밖에 키울 수 없어. 그들이 아니면 키우는 방법을 아무도 모르니까. 이 제국에서 찾아갈 사람들이라곤 그들밖에 없었지.”

입술이 으득하고 물렸다.

찢어진 입술 사이로 약간의 피가 흘렀다.

“나는… 그저 카르세인이 귀족들과 마주치면 안 좋은 일만 일어난다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막은 건데…”

“클레어.”

아르시엔이 고개를 저으며 클레어의 손을 붙잡는다.

“그게 잘못됐다는 거야. 눈꽃 축제 때도 내가 말했었잖아.”

“…”

“한 번쯤은 믿어줬어야지. 한 번쯤은 의심할 게 아니라 물어봤어야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카르세인의 잘못이라 지적할 게 아니라 선입견을 가진 건 아닌가 하고 돌아봤어야지.”

끝까지 의심만 했었다.

자기 동생을 그렇게나 믿지 않고 있었다.

“너는 끝까지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만 했어. 카르세인은 끝까지 썩은 씨앗을 받고서라도 이걸 키워 증명해보이려 했었는데도 말이야.”

부각된 건 잘못뿐. 칭찬 받을 일은 모두 가려져 버렸다.

화가 나서 행동하는 바람에. 성격을 참지 못하고 성급하게 나선 바람에. 선입견에 꽉 찬 시선을 바꿔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드러나지 못했다.

카르세인의 의도 목적부터 심경까지 모든 것이.

아르시엔의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카르세인에게 샤트렌의 수치라는 오명을 안겨준 건.

클레어 자신이었다.

-뚝.

고개 숙인 클레어의 안면에서 한 방울의 액체가 방울이 되어 흘렀다.

“딱 한 번이라도 카르세인이 아니라 네 자신에게 의문을 가졌다면 샤트렌의 수치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어. 이게 두 사건의 유일한 차이야.”

마지막 조언을 남긴 아르시엔은 클레어가 혼자 있을 시간을 만들어주고자 자리를 뜬다.

이와 동시에.

-달그락.

분홍색 머리카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머리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

새 남동생이 생겼을 때.

그 사실이 처음에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생판 남이다.

그래봤자 빈민촌에서 주워온 자식이지 않은가.

아빠와 함께 행방불명 처리된 카른은 어디 가고 하나도 똑같지 않은 애가 엄마의 품에 이끌려 왔다.

비록 정신적인 질환이 있는 엄마 때문이라지만 생판 남인 그 애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상식적으로 무리였다.

그런 마당에 저 애 때문에 언니가 엄마한테 뺨을 얻어맞기까지 했다.

다 저 애 때문이잖아?

카르세인과의 첫만남은 그만큼 최악이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는 괜찮아졌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다.

플로라에게 언성을 올리며 소리치고.

하녀의 실수에 화를 바락바락 내고.

심지어는 자기 잘못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문제라 우기기까지 했다.

참으로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가족도 아닌 게 감히 왜 주인 행세를 하는 걸까?

따끔하게 한 소리 했더니.

-클레어! 네 동생에게 무슨 짓이야!!

곧장 엄마에게 쓴소리를 들었다.

그날은 하루 종일 혼났었다.

아무리 싫다 해도 엄마는 저 애를 감쌌다.

자기 아들이라고. 이 애가 카른이 아니라면 누구냐고. 그냥 넘어가기 힘든 일이 생겨나도 한사코 카르세인을 감싸고 들었다.

생판 남인 저 애가 대체 왜 우리 가족이라는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정신병이 회복됐다.

그런 좋은 날에 그 애는 보기 좋게 사고를 쳤고 엄마는 더 이상 카른과 그 아이를 착각하지 않을 것처럼 카르세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다음날부터는 마냥 카르세인의 보살핌이 이어지지만은 않았다.

엄마도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제야 모든 게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잘못 돌아가고 있던 톱니바퀴가 정방향으로 물리고 있단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러면 저 애는 쫓겨나게 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았다. 대신 사사건건 일을 일으키는 문제아가 되었을 뿐.

-내가 아니라 네가 그런 거잖아!!

-나는 나는 아무 잘못 없어! 이 자식이 잘못한 거야!!

-그 자식이 나더러 나 같은 게 어떻게 귀족이냐며 나가라고 했단 말이야!!

천민이었다던 녀석이다. 그것도 빈민촌의 땅에서 빌빌 거리던 애가 아닌가.

주제 넘게 저리 욕심을 부리는 꼴을 보고 있으니 핏대가 절로 올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플로라가 나한테 일부러 그런 거란 말이야!!

이따금 플로라의 탓까지 하고 있는 꼴을 보였었다.

한두 번 저러는 게 아니었다. 아주 상습범이었던 거다.

덕분에 절로 험악한 소리가 입에 담기고 손이 올라갔다.

언제나 사건사고를 물고 다니는 카르세인이 너무나도 미워졌다.

하지만 다른 한 켠으로는 손에 마나가 깃들거나 힘이 과하지 않도록 조절해야만 했다.

계속 보다 보면 정이 든다던가. 그 말이 맞았다.

이러나저러나 자신의 남동생이 된 건 변치 않는다.

피가 이어지진 않았지만. 매번 말썽이나 피우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한 명의 동생이 생겼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

아니. 과정이야 어떻게 됐건 이젠 동생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제 손으로 잘못한 뺨을 때릴 때는 힘을 좀 더 빼고 마나는 싣지 않도록 조심하게 됐다.

언니에게 세게 맞는 걸 보면 썩 속이 시원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이 집안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바깥에서 맞고 들어오는 걸 보고 있자면 괜스레 한쪽 가슴이 시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귀족들에게 말려드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화를 내가면서라도 귀족들로부터 험한 꼴을 보지 않도록 나서야 했다.

언젠가 잘못한 걸 깨닫고서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길 바라며 잔소리를 했다.

설령 그 과정에서 박박 우기더라도.

손찌검을 하게 되더라도.

인상을 찌푸리고 언성을 올리더라도.

동생이니까.

어디 맞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서부에 들렀다 흠씬 두들겨맞고 돌아왔을 때는 눈이 확 뒤집어졌었다.

어차피 날을 잡고서 카르세인과 귀족들의 접점을 완전히 없애야 했는데 이때다 싶어 아예 그들과의 손을 끊어버렸다.

감히 내 동생을 두들겨 팬 릴페튼 백작가?

철저히 응수해줬었다.

이걸로 카르세인에게 더 이상 위협거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이게 가장 잘못된 행동이었다.

보호가 아닌 방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급하게 잘못한 걸 지적하며 화를 낼 게 아니라 이유를 물었어야 했다.

선입견에 빠져있을 게 아니라 자세히 알아보고 살펴봐야 했다.

그리고 의심을 할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카르세인이 그런 판단을 내린 것에 이해를 해야 했다.

이제야 이 텁텁한 감각의 까닭을 깨우쳤다.

아르시엔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밝혀주었고.

자신은 단 하나도 해주지 않고 부정적으로 그르치기만 했기에.

이 모든 게 비교되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었다.

-뚝. 뚝.

방울지어 떨어지는 눈물들에 맞은 머리핀이 달그락거리며 소리를 낸다.

자연스레 클레어의 시선은 그리로 향하고.

그 머리핀을 받을 때 들었던 카르세인의 목소리가 클레어의 심장을 때렸다.

-저번에는 아리나 누나 꺼밖에 못 챙겨서… 이건 클레어 누나 꺼야.

입술이 꽉 물렸다.

이 자그마한 머리핀 하나를 구하는 데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서 돌아왔었다.

그런 애한테 잔소리나 하고.

이렇게 다쳐올 거면 차라리 밖에 나가지 말란 식으로 쏘아붙이기나 하고.

다음날 이걸로 혼날 때 나서서 도와주긴커녕 한숨이나 푹푹 쉬어대고.

어떤 마음으로 이걸 줬는지 이해해보려는 자세조차 보이지 않았으면서.

카르세인이 준 걸 받고 좋아하기나 했어?

미친년.

병신 같은 년.

주제 파악도 못하는 머저리 년.

네깟 게 누나는 무슨 누나야. 방해꾼이라면 모를까!

고요한 정적 속에서 클레어는 스스로에게 욕을 퍼붓고 또 퍼부었다.

그럼에도.

“…카르 세인…”

손에 쥔 머리핀만은 결코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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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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