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32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132

기존에 내가 택하려던 전개는 루스마이어에서 최대한 머물다 공작가로 돌아오는 거였다.

루스마이어에서 카르세인의 영지에 손을 대려는 귀족들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고 혹시 모를 아이페로스 후작가와의 거래도 마음에 걸렸던 건 맞다.

여기서 가능하다면 샤트렌 영지까지 방문해 조금이라도 정보를 더 얻어놓으려고 했었고.

다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다음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나는 내 움직임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이게 바로 2차 페널티였다.

1차 페널티는 먼저 만난 가족으로부터 발생하지만 2차 페널티는 고정적으로 클레어에게서 발생한다.

그 내용은 봄나들이 일자를 클레어가 정해두는 탓에 카르세인은 눈꽃 축제 때처럼 꼼짝없이 끌려다녀야 한다는 거였고 말이다.

‘하지만 그 클레어가 나한테 기간을 맡겼다고?’

귀가 이벤트로 생긴 페널티를 감안한다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되지만… 내 눈앞엔 아무런 페널티 창이 떠 있지 않았다.

말 그대로 서브 에피소드를 완료했을 뿐인 것이다.

‘…친밀도 때문인가?’

그래. 짐작이 가는 건 하나뿐.

친밀도였다.

어제 무슨 수치가 78%까지 올라가질 않나 눈물이 흘렀던 흔적이 희미하게 보였질 않나. 여러모로 클레어의 반응도 이상했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페널티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고.

[ 아리나 바그란드 ]

[ 친밀도 : 32% ]

[ 이사벨라 바그란드 ]

[ 친밀도 : 65% ]

다른 가족들의 친밀도도 올라 있다.

특히나 아리나는 10%라는 수치가 올라 있을 정도.

페널티마저 뜨지 않은 걸 보면 카르세인이 잘못한 것이 전부 덮여버렸다고 보는 편이 타당했다.

무슨 일이 있었건 간에 나한테는 이득이지.

난 주어진 기회를 버릴 만큼 멍청하지 않다.

“그럼 이틀 뒤에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눈꽃 축제 때와는 달리 가족들 사이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초상화를 찍는 것뿐만 아니라 황실 알현 타 귀족들과의 만남이나 화담 등 일정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는 바람에 무슨 수를 써도 내 시간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부터 내일까지.

미리 샤트렌과 릴페튼의 정보를 수집해 동부 귀족 회의 때에 대비하는 것이 옳았다.

“이틀 뒤라. 으음.”

“좀 더 빨리 가는 편이 좋지 않아? 벚꽃 폈다는 소리 때문에 사람들이 몰릴 텐데.”

“지금 가면 개화밖에 하지 않은 벚꽃만 보게 될 거야.”

“응?”

“벚꽃은 필 때 한 번에 피는 편이거든. 게다가 만개하는 시기는 실제로 좀 더 뒤쪽인 만큼 하루나 이틀 정도 더 뒤에 가는 편이 더 보기 좋고.”

“…”

“…”

그 말에 아리나와 이사벨라의 눈이 동그래졌다.

뭐지. 내가 뭐 잘못 말하기라도 했나.

“그런 것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카르세인 네가 그 정도로 벚꽃을 좋아했었나?”

아. 생각해 보니 이 사람들 귀족이지.

벚꽃을 보러 가는 거야 자기들의 유희거리기 때문에 서민들처럼 때에 맞춰서 보러 가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이걸로 더 이어질 대화는 차단할 수 있을 듯 보인다.

“뭐 난 원래 천민이었으니까.”

그 말에 아리나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고 이사벨라는 한숨을 쉬었다.

예상했던 대로네.

“됐다. 이틀 뒤에 출발한다고 하니 짐만 잘 싸두자꾸나.”

“네. 어머니.”

빠르게 일단락을 짓는 이사벨라와 이에 호응하는 아리나.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띠링!

▶서브 에피소드. 귀가 일자가 종료되었습니다.◀

▶종료 일자와 해당 분기에 맞는 메인 에피소드를 진행합니다.◀

▶에피소드 IV. 봄나들이가 시작됩니다.◀

진행하려던 루트는 그대로 진행됐고.

겸사겸사 시간도 벌었고. 꽤 만족스러운 결과다.

아.

근데 하나 남았구나.

“굳이 분위기 좋은데 그런 말은 왜 한 거지?”

집무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아리나가 인상을 구기며 나를 쏘아보았다.

“틀린 말도 아니잖아?”

“카르세인.”

“천민이었으니 더 잘 알았을 뿐이야. 그렇다고 내 입에서 굳이 거짓말이 나와야 할 필요도 없다고 보는데.”

“하.”

이번에는 대놓고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회의 때는 사고 치지 마라. 그때도 이딴 식이면 용서 안 해.”

짜증을 낸 아리나가 먼저 내 앞을 지나쳐 간다.

“아. 그러고 보니 플로라가 요새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데.”

“그게 뭐?”

“한 번씩 네가 봐주라고 하는 소리야. 오늘처럼.”

뭐? 아니 내가 굳이 왜 그런…

-띠링!

▶서브 에피소드. 플로라의 공부가 진행됩니다.◀

‘허?’

어이가 없다.

이걸로 갑자기 서브 에피소드가 진행돼?

“카르세인 넌 따로 맡고 있는 사업도 없잖아. 반면 어머니나 나나 클레어는 매일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손을 쓸 수가 없어. 플로라도 이제 제대로 공부하려 하는 마당에 가급적이면 가정교사보다는 네 손을 빌리는 게 낫지. 안 그래?”

“…”

“아무튼 그렇게 알고 가르쳐 줘. 다과회장에서는 플로라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었잖아. 이번에 똑바로 챙긴다면 감안하고 넘어가 줄게.”

멀어지는 구두 소리에 맞추어 차가운 피가 돌기 시작했다.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 딱 맞아드는 걸까.

-다들 바쁜 와중에 너만 시간이 남잖아. 그러니 이렇게 늦게까지 다른 곳에 싸돌아다녔다 오겠지. 그러니까 네가 막내 공부 좀 가르쳐.

그 집에서도 나는 혼자 시간이 남아 보인다며 막내를 가르치란 소릴 들었었다.

근데 여기서도 이 소릴 들을 줄이야.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굳이 그때처럼 일을 키우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을 거다.

플로라가 공부를 하든 말든 나는 똑바로 가르쳤단 흔적만 남기면 될 일이니까.

***

카르세인을 다과회장에 동행인으로 데려갔던 플로라.

그토록 싫어하는 책을 펼쳐 공부를 하기 시작하긴 했지만 공작저에는 큰 빈 자리가 남았었다.

식사 자리가 있을 때면 언제나 한 자리가 비었다.

방을 청소하는 하녀들이 이불을 세탁하기 위해 가지러 갈 때면 언제나 개수가 하나 모자랐다.

매번 식사를 놓는 카트 수가 하나 부족했고 가져가는 식사의 숫자도 하나씩 부족했다.

그리고.

복도에서 걷는 발걸음 소리마저도 하나 사라져 있었다.

공작저에서 카르세인의 자리가 사라졌단 사실을 깨달은 이후로는 때때로 하루 하루 정문을 바라보는 시간이 생겼다. 공부를 하다가도 집중이 끊길 때면 꼭 창문 너머로 한 사내의 모습이 보였으면 했다.

이러다 정말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마저도 느껴졌다.

다과회장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 자신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나서 돌아오지 않으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 초조함을 딛고 고개를 저으며 매일 정문을 바라보게 된 것이었다.

“…”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초조함이 피어오르기에 플로라는 고개를 휘휘 젓는다.

울적한 마음을 털어내고자 의자에 앉아 책을 폈다.

“그래도 카르세인은 잘 돌아왔으니까… 그걸로 된 거야.”

아직 화가 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과회장에서 기분이 상한 카르세인을 작은언니가 루스마이어로부터 데려왔다지만 화가 난 까닭은 그 다과회장으로 데려간 자신에게 있었다.

아르시엔 황녀님의 입으로 카르세인이 그간 어찌 지냈는지 알았다지만 어찌 지냈든 간에 그런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단 사실은 변치 않는다.

아픈 곳이 다 나았다 하더라도 카르세인은 말했다.

단순히 기분이 나빠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외박의 이유는 짜증나서라고.

기분이 상한 이유는 자신 때문이라고.

그 말에 한 점의 어긋남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카르세인의 화가 풀릴 리는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자신이 심어놨던 켈비아 열매는 카르세인의 주위를 쭉 공전하고 있었다.

-사각 사각.

그러니 공부하는 것밖에 없다.

더 이상 그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면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익혀 켈비아 열매로 인해 생겨나는 고통을 줄여나가야 한다.

공부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이 수학이라는 과목에 통달해야만 셰이든의 옆에서 약과 병에 대한 수업들을 받을 수 있다.

그리 해야만 비로소 카르세인의 옆에 달라붙어있는 켈비아 열매들을 떼어낼 수 있다.

켈비아 열매를 먹었을 때 곧바로 반동을 중화할 수 있는 약을 제 손으로 만들어내서 건네기 위해서.

플로라는 그것만을 위해 책을 펴고 펜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별안간 울적해지고 만다.

그녀의 눈앞엔 카르세인이 가르쳐줬던 문제가 놓여져 있었다.

“…좋았는데. 카르세인이 가르쳐주는 거.”

바보처럼 책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홱 주웠을 때.

카르세인에게 무심코 모르는 문제를 풀어달라고 했었다.

무심코 나온 말인 만큼 실수를 깨닫고 금방 철회하려 했으나 의외로 카르세인은 선뜻 가르쳐주었다.

문제가 풀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더 만족스러운 건 카르세인이 풀어줬다는 것이었다.

짤막한 몇 마디로 이해시켜주는 그의 목소리에 하나둘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오빠의 가르침을 받는 여동생으로써 그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하물며 이걸 가르쳐준다는 것에 약간의 기대를 품어보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화가 풀린 게 아닐까 하는.

희망사항에 가까운 기대 말이다.

“가르쳐달라고… 해볼까?”

그리 중얼거리며 희망에 부풀어있던 플로라의 방에 가벼운 노크 소리가 울렸다.

플로라는 책상에서 일어나 문을 찔끔 열었다.

“누구…?”

누구냐는 말이 끝까지 이어지기도 전.

여리여리한 손가락에선 책을 놓칠 때처럼 힘이 풀려 버리고 만다.

“카 카르세인…? 네가 왜…”

그가 와 있었다.

조금 전까지 공부를 도와줬으면 했던 그 카르세인이 말이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자 카르세인은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곤 곧바로 펜을 집어 방금 플로라가 쓴 풀이 옆에 있는 이면지를 차곡차곡 접었다.

이면지의 선에 맞추어 요령 있게 찢어내자 마침내 직육면체 하나가 만들어졌다.

“도형은 잘 모르겠으면 이렇게 직접 접어서 확인하는 편이 좋아. 두 점은 여기랑 여기. 선으로 잇게 되면 두 옆면으로부터 가장 긴 대각선이 만들어지지. 3차원과 2차원은 명백히 달라.”

“아…!”

막혀있던 문제 하나가 단번에 해결됐다.

플로라는 침을 꿀꺽 삼키고서 조심스레 물어본다.

“가르쳐… 주는 거야?”

“어.”

“왜…?”

“그것까진 네가 알 것 없고. 하루에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수학 공부를 도와줄 거야.”

수학 공부를 도와준다고?

그것도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플로라의 입꼬리가 삐죽삐죽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째서 카르세인이 자신을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 찾아왔다는 걸 보면 화가 조금은 풀린 거 아닐까?

‘아니야. 그게 아니지!’

열심히 배워야지.

응응. 그게 맞아!

-띠링!

[ 제발 ■■■ 마 ■■■■. ]

[ 수치 : 85% ]

***

“…”

하르니에의 눈에서 초점이 또 흐려진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또 다가온 것이었다.

‘또 저러시네.’

그런 하르니에를 지켜보던 미나가 남모르게 탄식했다.

오늘만 해도 몇 번째인지 셀 수가 없다.

하르니에로부터 전달받아야 할 보고서를 기다리던 미나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가. 씨?”

“으어아아악?!”

하르니에가 앉아있던 참새들도 푸드덕하고 날아갈 음성을 내뱉으며 화들짝 놀랐다.

“뭐 뭐야 미나. 갑자기 왜…”

“그야 아가씨께서 보고서 결재를 안 하시고 멍 때리시니까 올 수밖에 없잖아요. 가뜩이나 할 일도 많은데.”

“아… 그래?”

그리 대답하자 하르니에는 얼떨떨한 듯 앞머리를 넘겼다.

“근데 왜 그렇게 놀라요?”

“아냐. 놀라긴 뭘…”

“딴생각 하시고 계시는 건 아는데. 루스마이어에서 오신 뒤부터 이러시고 계시잖아요. 거기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쾅!

“이 일은 무슨! 그런 거 없었어!”

미나가 말똥말똥한 눈으로 하르니에를 쳐다봤다.

‘헤에. 우리 아가씨께서 뭔가 달라지셨네?’

귀끝이 붉다. 그것도 상당히.

비단 귀끝만이 아니라 뺨에도 색이 슬쩍 스며들어 있는 데다가 눈은 몇 번을 깜빡거리는 건지.

저 과한 반응까지 포함하면 루스마이어에서 무슨 일이 있었단 건 분명해 보인다.

평소의 하르니에와 다르다는 촉이 바로 섰으니 미나는 얄미운 미소를 보이며 슬쩍 떠본다.

“카르세인 도련님께서 이번엔 어깨 안 내줬어요? 흐흐.”

“미 미나! 어깨를 내주긴 또 무슨…!”

“추운 겨울에 그렇게 서로 몸이 닿아있으면 춥지도 않고 좋잖아요. 옆구리 시리단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것도 아닌데. 사람 살에서 체온 전해지는 거 생각보다 되게 따뜻해요. 아가씨.”

반쯤은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고 예전엔 마차에서 서로 몸을 맞대고 있었으니 그 장면이 떠올라 입에 담은 것이었다.

이걸로 어떤 반응을 보이나 싶어 진도를 체크해보려 했는데…

“따 따뜻하긴 뭘 따뜻해! 하나도 안 따뜻해! 춥지도 않은데 닿기는 뭘 닿아아…!!”

“꺄악. 아가씨! 방석으로 치는 건 반칙이잖아요!”

…어째 반응이 더 격한데?

서로 진득하게 끌어안기라도 했나?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