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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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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3

이틀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비록 플로라를 가르치라는 서브 에피소드가 뜨는 바람에 시간이 조금 지체됐지만 그래도 넉넉히 잡아 하루라는 시간이 더 남았다.

어째서 클레어가 아무 말도 없이 고분고분 내게 이 시간을 내어준 건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무런 경고도 뜨지 않는 게 확실해진 이상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플로라를 가르치고 난 후에도 혹시나 다른 창이 뜨지 않나 주시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아주 자연스러운 자유 행동 시간이 생겨난 셈이다.

무려 이틀이나.

“그래도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 이틀은 안 되겠고 하루만 쓰는 걸로 해볼까.”

촉이 온다.

이대로 루스마이어가 플레이어의 소유 영지가 됐단 기쁨에 젖어 마냥 동부 귀족 회의만 대비해도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크나큰 방심일 테지.

혹시 모르니 루스마이어도 다시 대비해두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역시.

사람 한 명을 보내놓는 게 가장 좋겠지.

“부르셨습니까. 도련님.”

카밀라가 언제나 그랬듯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내 부름에 응했다.

“받아.”

나는 선뜻 미리 준비했던 임시 영주 대리증을 그녀에게 건넸다.

“도 도련님? 영주 대리인이라니… 이게 무슨…?”

“말 그대로야. 나는 동부 귀족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니 그간 네가 루스마이어를 돌봐줬으면 하거든.”

그래. 카밀라.

루스마이어에 보낼 사람으로 이만한 적합자가 없지.

한때는 귀족이었던 만큼 영지를 다스리는 지식이야 충분할 테고.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이 내 전담 하녀인 그녀를 반길 테니 친밀도가 떨어질 일도 없다.

거기다 직접적으로 루스마이어 영지를 관리했던 경험마저 있었으니 더할나위 없이 적합한 사람이 그녀였다.

그런데 카밀라는 대리증을 받긴커녕 한 걸음 물러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하지만… 도련님. 그럴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그래선 안 됩니다.”

응?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이상한데… 그래선 안 된다니?

“왜 그런 건데? 루스마이어 사람들이 너보고 꾸짖기라도 했어?”

“그렇지 않습니다. 도련님의 영지 사람들은 제게 오히려 환대를 보였어요.”

“그럼 왜?”

“동부 귀족 회의에서 전담 하녀는 반드시 자기 주인을 섬기기에 떨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게 규정이에요.”

“허?”

아니 그런 규정이 있었으면 게임을 할 때도 분명히 나왔어야…

‘…틀려. 게임에선 챕터 1 시점에 카밀라를 공작저에서 내보냈었으니까.’

깜빡하고 있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카밀라는 게임을 플레이 할 당시에는 더 이상 공작저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단 걸.

아무튼 카밀라가 내 전담 하녀라서 안 된다라.

그 까닭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왜 자기가 데리고 다니는 하녀를 떼어두지도 못한다는 거지?”

“하녀간의 접근으로 공정성을 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성?”

“네. 동부 귀족 회의에서 가문끼리의 협약이 있을 때는 채점 점수가 소폭 하락하거나 가산점의 난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편법으로 고용인 사이에서 이 이야기가 오간다면 달성 조건이 더 쉬워져 버립니다. 순위 변동에 오류가 생긴다는 거죠.”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두 가문 사이에서 암암리에 손을 맺어 버리는 걸 방지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 규정상 너는 내 곁에서 떨어질 수가 없단 거지?”

“그렇습니다.”

“음. 이러면 루스마이어를 관리해 줄 대리인은 공작가의 가신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건가…”

쯧. 그럴 바에야 아예 포기하는 편이 나을지도.

가신들이 카르세인을 어찌 생각할지 뻔하니.

그렇게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고 있자 카밀라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저어 도련님?”

“왜?”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안 돼. 너 말고는 시킬 하녀 없어. 어지간해선 루스마이어 사람들이 귀족들을 싫어하는 것 때문에 그쪽에서 받아줄 지도 의문이고.”

루스마이어는 귀족들에게 크게 데였던 경험이 있다.

그거 하나 때문에 대리인이 생긴다 하더라도 루스마이어 측에서 대리인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설령 다른 하녀가 대리인으로 선다 한들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바그란드 공작가에 완전히 마음을 연 것도 아니기에 주민들이 술렁일 여지도 존재한다.

애초에 그래서 카밀라가 적합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카밀라는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저보다 루스마이어에 대해 더 잘 알고 계신 분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고? 이 공작가에?”

“네. 도련님도 익히 아시는 분이시잖습니까?”

카밀라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다른 사람도 아닌 하녀장 타샤였다.

‘타샤…? 그러고 보니…’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타샤와 루스마이어.

골똘히 머리를 굴려본다.

그럴싸했다. 하녀장 타샤 역시 데올 가의 귀족이었던 데다 루스마이어 영지 쪽에서 썩 싫어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능력 역시 확실하지 않은가? 이건 게임에서부터 입증된 사안이다.

얼핏 보면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타샤에게도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타샤는 하녀장이잖아. 공작가가 자리를 비운 동안 저택을 지켜야 할 텐데?”

하녀장이라는 위치가 그렇지 않나.

하녀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총괄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타샤도 공작가에서 빠져선 안 될 인물이었다.

그러자 카밀라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건 괜찮을 겁니다. 공작저는 이제 더 이상 하녀들의 관리를 하녀장 혼자 도맡는 게 아니라서요.”

“뭐?”

“클레어 아가씨께서 전 하녀장의 비리를 확인한 뒤 앞으로는 이상 행동을 더 잘 감시할 수 있도록 세분화시키셨거든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하녀장이 주인의 명을 받아 부재 시 하녀장을 대신해 일할 계급의 하녀가 고용되었다는 모양이다.

카밀라의 말대로라면 타샤는 내 명을 따르기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고.

“좋아. 그럼 타샤한테 이걸 가져다 주고 이 서신은 아이페로스 후작가에 보내줘. 그리고 나는 오늘 하루 외출 좀 다녀올게.”

“알겠습니다. 아가씨들이나 마님께서 오신다면 약혼녀를 만나러 갔다고 둘러댈게요.”

“그래.”

이 시간 동안 얻어낼 만한 게 있기를 바란다.

꼭.

***

“아저씨이! 바라크 아저씨이!”

“응? 디에나?”

어찌나 바쁘게 달려온 건지.

디에나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당장 헉헉대고 있음에도 소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또 그 일이래요. 또…!”

또 그 일이라는 말에 바라크는 알아들은 게 있다는 듯 한숨부터 푹 쉰다.

무거운 한숨을 몰아쉬는 바라크.

루스마이어가 교통의 중심지이자 제국의 길을 여는 중추가 된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다.

사건은 끊이질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만큼 다양한 사건들이 생겨나곤 했으나 영주의 지시와 더불어 아이페로스 후작가에서 찾아와 머무는 야리크인들의 도움을 받아 대부분의 일은 잔치레 정도로 넘어가거나 금방 해결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사건은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위치도 동일한 거냐?”

“네에! 이번에도 그쪽 영지를 지나가던 마차에서만 그 일이 발생했다니까요?”

촌장인 그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디에나가 저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니었다.

한두 번 보고된 일도 아니었으며 그들이 누군지도 특정하고 있다.

‘다른 영지로 향하는 물건을 훔쳐 쓰는 건 가난했던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루스마이어를 비호해 줄 영주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정작 자신들도 그쪽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해왔었다.

그래서 좀처럼 보고서에 이 내용을 담기가 어려웠다.

디에나도 그런 바라크의 심경을 헤아리고 있는 건지 조심스레 묻는다.

“어쩌실 거에요. 아저씨? 영주님이 알면…”

“…바로 조치를 취하실 테지. 카르세인 영주님께선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하신 분이니.”

“그렇게 되면…”

“엄중히 처벌받겠지. 아마도 그쪽 영지에선 발을 들이지 않거나 거래가 불가능하게끔 응수하실 게다.”

그 짤막한 문장에 디에나도 마음이 덩달아 무거워졌다.

“그 그래봤자 애들이 저지른 정도잖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해해주시지 않을까요?”

“…글쎄다. 우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있거라. 때가 되면 내가 책임지마.”

“아저씨!”

“디에나. 그들도 한때는 우리를 도와줬던 사람들이야. 이런 곳에서 인의를 저버리는 건 안 될 말이야. 도련님께 벌을 받는 건 나 하나로 족하다.”

바로 그때.

“…본의 아니게 엿들었네만. 바라크. 그대가 도련님께 벌을 받는다니?”

“타 타샤 부인…!”

“대답하거라.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마침 루스마이어에 발을 들인 타샤가 나타났다.

“그것이…”

“바라크. 혹여나 발뺌할 생각이라면 접어두는 게 좋을 것이네. 나는 현재 카르세인 도련님께 이걸 받아 온 입장이니.”

“…이건!”

타샤가 임시 영주 대리인이 되었다는 증명서를 보여주자 바라크가 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는 지그시 눈을 감으며 탄식했다.

‘숨기는 것도 여기까진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책망받을 건 자신 하나여야 했다.

“숨김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일을 주도한 건 저 한 명이니 디에나는 이만 돌려보내주시겠습니까.”

“아 아저씨!”

“부인. 과거의 정을 봐서라도 그리 해주십시오.”

바라크가 간곡히 부탁하듯 고개를 숙였다.

“후우. 좋네. 디에나. 너는 돌아가거라.”

“…!”

“돌아가시라잖니. 영주 대리인의 명령이야.”

디에나가 입술을 꾹 문 채 자리를 뜨자 바라크는 스스럼없이 입을 열었다.

“어디서부터 들으셨는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디에나. 저 아이가 급히 달려와서 입을 연 시점부터일세.”

“거의 처음부터로군요.”

숨길 수도 없다.

바라크는 체념한 채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놓길 선택했다.

“터널이 뚫리고 난 뒤부터 루스마이어는 활발한 거래를 이어갔습니다. 풍족한 식자재야 상단이 지나가고 있으니 쉽게 구할 수 있게 됐고 건축 자재는 물론이고 이전처럼 조각상을 의뢰하는 자들도 왔지요. 그렇다 보니 마차의 이동이 적지 않았습니다. 헌데…”

“헌데?”

“…특정 지역에서만은 이 마차에서 물품의 손실이 생겨났습니다. 한 마디로 도둑맞았다는 뜻이지요.”

“잠재적 손실이 생기고 있었단 뜻이 아닌가. 그대는 그걸 영주님께 보고하지 않았단 말인가?”

“예.”

“허…”

고분고분 긍정하는 바라크를 보며 타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탄식했다.

“도련님께서 절대 그냥 넘어가시지 않으리라는 걸 알지만… 그곳은 먼 과거부터 저희를 도와주던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반대로 됐지만요.”

“설마 그 일이 벌어진 장소가…!”

“예. 샤트렌입니다. 저희가 어찌 그들에게 철퇴를 가하겠습니까.”

“…”

침묵이 흘렀다.

루스마이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타샤에게 소식이 전달된 만큼 침묵의 시간은 더 길어졌다.

“이해했네. 하지만 바라크. 그대는 한 가지 큰 착각을 하고 있어.”

“예?”

“도련님은 자네가 생각하는 만큼 무자비한 분이 아니시네.”

한 하녀에게 자비를 베풀고.

그 자비로 인해 목숨을 건진 타샤로서는 단언한다.

제 주인께서는 이 일을 오히려 기회로 잡으실 것이라고.

***

“응? 너희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거냐?”

“야 튀어!”

“이 녀석들아!!”

마차에서 빠르게 가질 것만 가지고 빠져나온 아이들.

아이들은 잽싸게 마차의 주인을 피해 산개했다가 완전히 따돌렸을 시간이 되면 약속 장소에서 모인다.

“야 오늘 대박이야! 안쪽에 보니까 빵이 있더라?”

““우와아아-!””

빵이 있다는 말에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

누더기만 입은 아이들은 저 빵 한 조각에 군침을 질질 흘렸다.

“자. 전부 다 먹을 수 있게끔 나눌 거야. 걱정하지 말고. 알았지?”

““네에!””

가장 나이가 많은 남자아이가 동생들에게 빵을 분배했다.

분배를 마친 소년은 이내 마지막 두 조각 중 하나를 가장 동떨어진 소녀에게 건넨다.

“트리샤. 자. 막 우리가 얻어 온 빵이야.”

“안 먹을 거야.”

“너 그렇게 쫄쫄 굶다가 쓰러진다?”

그러자 트리샤는 벌떡 일어나 소리친다.

“우리 거가 아니라 훔친 거잖아! 그것도 카르세인 도련님이 영주로 있는 루스마이어 쪽 마차에서 훔친 거면서!”

“너…!”

그 말마따나 소년이 들고 있는 건 훔친 빵이었다.

하지만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던 소년의 언성도 덩달아 올라갔다.

“흥. 이 정도 훔치는 게 뭐가 어때서? 그 인간이 우리 영지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오히려 대가로 치면 싸게 치는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라도 속죄할 수 있으면 다행일 테고 말이야.”

“페르디!”

“이것저것 더 훔쳐다가 팔아줘야지. 그래야 우리도 덜 억울할 거 아니야!”

화를 낸 소년은 씩씩거리며 돌아섰다.

‘미안하지만 트리샤 우린 이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돼.’

샤트렌은 길을 들어도 한참 잘못된 길을 걸었다.

그렇기에 페르디는 이러한 짓을 저질러야 했다.

누가 잘못됐는지를 똑바로 판별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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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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