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34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134

▶에피소드 IV. 봄나들이가 진행 중입니다.◀

▶공작저 정문에서 가족들과 동행하세요.◀

이 창이 뜨기까지 이틀.

그 동안은 여러모로 손을 써보고자 했던 자유 행동 시간이었다.

타겟이야 당연하게도 샤트렌 영지였다.

검은 후드를 쓰고 평민의 옷을 입어가며 내 모습에 변화를 준 결과 그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렇게 몰래 샤트렌 영지로 들어갔지만…

샤트렌 영지는 크나큰 사고를 겪어 카르세인에게 적대적임과 동시에 폐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그걸 넘어 혹여 외부인에겐 혹여 카르세인이 보낸 사람이 아닌가 의심하는 눈초리까지 서려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달랐어.’

나도 직접 겪기 전까지는 쭉 간과했었지.

루스마이어 영지에 마수들이 쳐들어오고 그 마수들을 단순히 내 손으로 제거했을 때.

그들에게 무기와 방어구를 내어주고 훈련을 시키지 않으면 결국 루스마이어는 변치 않으리라는 깨달음을 얻었었다.

그렇다면 샤트렌도 루스마이어처럼 마냥 선택지에 나오는 행동만으로는 제대로 된 해결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 내가 쭉 간과했던 사실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륵.

아침과 함께 카밀라의 손에 몰래 전달됐던 서신들을 꺼냈다.

첫 번째는 아이페로스 후작 폴룩스로부터 도착한 것이다.

『릴페튼 백작가 측에 전달은 해보았다만… 글쎄. 받아들이려는 분위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미안하군.

-폴룩스 투툴룸.』

“미안해 할 필요는 없는데. 미리 말해둘 걸 그랬나?”

이쪽으로는 잃을 게 없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도박이나 한 거였다.

어차피 될 거라는 기대도 딱히 품고 있진 않았고.

두 번째는 루스마이어에서 나 대신 임시 영주로 움직이고 있는 타샤로부터 도착한 서신이었다.

『루스마이어에서 주기적으로 물건이 사라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고 싶으나 서신으로는 전달이 불가능해 도련님을 직접 뵙고 말씀드리려 합니다.

-타샤』

“흠. 역시 그렇게 됐나.”

이 서신을 듣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

주기적으로 물건의 수량이 달라졌거나 값이 다르게 책정되어 온 적이 있었다.

대놓고 말하면 루스마이어로부터 들어오는 내 돈이 계산한 것과 틀렸다고도 볼 수 있다. 잠재적으로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다분했다. 여기서 바로 조치를 취해버리는 게 타당한 선택이겠지.

하지만 타샤는 나를 만나 상세히 설명하고 싶다고 한다.

“뭔가 있단 거군?”

이건 일단 들어봐야 알 일이다.

타샤에게는 우선 이 소실을 알리지 말고 정상적인 장부 하나와 지금처럼 구멍이 생겨난 장부를 따로 준비해달라는 서신을 한 번 더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 서신.

이건 하르니에로부터 온 거다.

『이렇게 갑작스레 연락하게 돼서 미안해요. 심포지움 이전에 파티가 열린다는 건 알고 계시죠? 그것 때문에 준비해야 할 일이 있어요. 시간 되면 언제 한 번 만나요. 우리.

-하르니에 테레시아.』

“파티가 열리는 건 알고 있는데. 준비해야 할 일이 있다고?”

잘 모르겠다.

이것도 어떻게든 만나봐야 알겠지.

쓸만한 정보들을 얻은 것 같긴 한데 확실하게 뭐가 정해진 건 없다.

그러니 대책을 세우거나 대비를 해두는 것도 당장은 무의미한 짓이었다.

-똑똑.

“도련님. 마차가 준비되었으니 내려가시지요.”

“그래.”

곧장 문을 열고 나가자 헤론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헤론보다 바로 뒤에 있는 환한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메모리얼? 여기서?’

여긴 공작저에서 위험도가 따로 존재했던 장소도 아니고 특별한 물건을 담겨있을 만한 곳도 아니었다. 기껏 해봐야 카르세인의 방 바로 앞 복도니까.

그만큼 위치가 좀 많이 애매하달까.

복도에 있는 이 메모리얼은 갈라진 틈 사이로 아주 살짝만 보이는 정도였다.

여기서 메모리얼 특유의 환한 빛이 나질 않았다면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을 거다.

‘확실히 잘 안 보이는데. 저게 뭐지?’

사각형의 틀 모양… 인데?

“…이런 게 여기 아직도 남아 있었다니. 도련님. 이건 제가 치우겠습니다.”

내 눈동자가 어디로 굴러갔는지 어렴풋이 눈치챈 헤론이 그리 답했다.

“아가씨들께서 많이 어릴 때기도 하고 잘 몰라서 그랬던 겁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헤론도 저게 뭔지 알고 있단 뜻이다.

그럼 당연히 봐야지.

“아니. 내버려 둬.”

“…도련님!”

▶망가진 액자 메모리얼을 획득했습니다.◀

백색 수마가 전면 시야를 덮쳐왔다.

***

겨울에는 눈이 내렸다면 봄에는 벚꽃잎이 내린다.

화창한 봄이 완연했다.

따스한 봄볕을 맞고 어여쁘게 핀 벚꽃은 한 여인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봄이라…”

사뿐사뿐 걸어가 떨어지는 벚꽃잎을 손바닥에 받은 이사벨라는 지그시 입에 미소를 담는다.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서도 좋겠지?”

아리나는 아마도 듬직한 장녀로서 그것도 좋겠다며 웃을 테고.

클레어는 아예 평민들처럼 우리도 자리 잡고 앉아서 식도락이라도 즐기는 게 어떠냐며 제안할 것이다.

플로라야 워낙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만 언니들과 함께 노는 게 더 좋다며 기쁘게 이를 받아들일 터였다.

그리고.

마지막 한 아이도.

“카르세인도 좋아했었지? 피크닉 나오는 건.”

좋아하리라고 이사벨라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신은 정신병에 걸렸었고 그 아이는 카른이 아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뒤 이를 선언하듯 그 아이에겐 카르세인이라는 새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 이후부터 카르세인이 얼마나 사고를 쳐댔던가.

횟수를 헤아리면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지만…

“가끔은 밖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해주는 것도 좋겠지.”

그래도 자신의 자식이다.

온갖 사고를 다 치고 다녀도. 머리가 지끈거릴 사건을 터뜨려 버려도. 설령 피가 이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사벨라 바그란드가 데려와 품은 자식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았다.

그렇게 네 아이를 둔 어머니는 공작저로 돌아가 제안한다. 오랜만에 피크닉이나 나서는 게 어떠냐고. 가족끼리 봄볕을 즐기는 게 어떠냐 물었다.

아이들은 예상했던 대로 긍정한다.

겸사겸사 이날 날씨도 화창하니 화가를 불러 초상화를 그리게 하는 것도 좋겠다 제안하자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한 아이의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머니. 저는 반대합니다.”

“나도야. 엄마.”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피크닉을 같이 갈 것처럼 보이던 아리나와 클레어가 단호히 이를 반대했다.

피크닉을 나서는 것에 반의를 표한 건 아니다.

그녀들이 반대한 건.

“가족 초상화까지는 굳이 필요 없지 않을까요.”

“단순히 노는 거야 괜찮은데 말이지. 나도 초상화는 좀.”

다름 아닌 가족의 초상화였다.

“으음. 어째서인지 물어도 되겠니?”

이사벨라가 의아한 듯 그리 묻자 아리나와 클레어는 어찌 말해야 할지 서로 눈치를 본다.

그 사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가 답답했던 것일까.

막내 플로라가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을 대변하듯 소리쳤다.

“나는 쟤 싫어! 싫다고! 우리 가족도 아닌 애랑 왜 가족 초상화를 그리겠다는 건데!!”

“…! 플로라!”

“어 엄마. 플로라가 실수한 거야. 그냥 넘어가 줘.”

속마음이야 두 자매도 그랬다.

카르세인이 같은 가족이 아닌데 어찌 새 가족의 그림을 만든단 말인가.

그건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는 부친과 카른을 위해서라도 해선 안 되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정신병이 회복된지 얼마나 됐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르세인을 그리 감싸던 어머니께 되려 혼날 수 있다 싶어 일부러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은 것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이후 플로라는 그런 못된 말은 왜 하냐며 이사벨라에게 꾸중을 들었다.

회초리를 드는 어머니로 인해 플로라의 손바닥을 붉게 물들어가는 걸 봐야만 했던 두 자매로서는 분노의 대상이 한 사람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카르세인은 그걸 눈치조차 채지 못했고 말이다.

“앞으로 그런 소리는 절대 하지 말렴. 알았니?”

“흑 흐윽.”

“플로라. 똑바로 대답해야지.”

언니들이 나서서 막내의 손에 연고를 발라주고 위로해주고 있다지만 막내 플로라의 입에서는 결코 자신의 뜻을 철회하겠단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오로지 증오와 분노의 눈길만이 한 소년에게 가해지고 있었다.

“마님. 자리가 차기 전에 빠르게 이동하는 편이 나을 성 싶습니다.”

“아직은 바람이 좀 찬 편이지 않습니까. 일교차도 있으니까요.”

싸해진 분위기에서 소년에게만 분노가 향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은 헤론과 셰이든이 이를 무마하려는 듯 이사벨라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사벨라도 이에 긍정하며 빠르게 마차에 오른다.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비로소 공작가의 가족 나들이가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공작가의 마차 안에서는 여전히 불길이 들끓고 있었다.

마차가 나들이 장소로 도착한 뒤로도 분위기는 한층 가라앉아 있었다.

이사벨라가 곧바로 화가를 불렀으나 못마땅한 듯한 표정을 한 자매들 덕에 초상화를 그려야 할 화가는 한참이나 애를 먹었다.

“뭐가 문제인지 알아야 하니 내가 여기서 지켜봐야겠구나.”

“어 엄마!”

“어머니. 어머니께서 빠지시는 건…”

“계속 이러다간 해가 져버릴지도 모른단다. 너희들끼리라도 이 예쁜 배경에 담겨야 하지 않겠니?”

그러다 이사벨라가 물러나 버리자 더 큰 낭패를 보고 말았고.

한 초상화가 결국 그려졌다. 이사벨라를 제외한 남매들의 초상화였다.

“이렇게 예쁘게 그려지는데 뭐가 그리 문제였는지 모르겠구나.”

“…”

글쎄. 어떨지 모른다.

그림 속 인물들은 한 소년을 제외하곤 아무도 웃고 있지 않았다.

그마저도 이사벨라가 조금만 표정을 피라고 말하던가 시선을 좀 더 이쪽으로 옮겨달라는 등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기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나머지는 조금 쉬었다가 진행하지.”

“예 마님.”

휴식 시간 선언과 함께 이사벨라는 카르세인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내밀었다.

딱히 특별하다 싶을 것도 없는 돈이었다.

“가서 기분 전환이라도 하고 오려무나. 맛있는 거라도 있으면 먹고 오고. 알았지?”

돈이라.

얼마 전 플로라의 거짓말로 인해 크게 혼난 기억이 있다.

그걸 감안하면 거절하는 게 옳았지만 이내 눈꽃 축제 때의 일을 떠올리며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러면 클레어 누나 선물도 살 수 있잖아!’

그땐 여러 선물들을 얻어냈었지만 길거리를 쏘다니는 잡배들에 의해 모든 걸 빼앗기고 말았다.

고작 첫째 누나의 머리끈밖에 지키지 못했던 게 깊은 아쉬움을 남겼었다.

하지만 여기서라면 둘째 누나의 선물도 살 수 있다. 아니 꼭 사야 할까?

이곳에서 떨어져 있는 장소다 보니 조금 걸어야 하긴 하지만 그리 멀지만은 않은 곳에서 평민들이 와글와글한 곳에선 상인들이 장사 자리를 펴고 있다. 여긴 거의 소규모 축제판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그때처럼 경품으로 얻어낼 수 있는 특별한 선물도 가질 수 있으리라.

겸사겸사 여동생의 선물도 더 얻어낼 수 있겠지.

소년은 “네!” 하고 씩씩하게 대답한 뒤 어머니로부터 돈을 받아갔다.

시간이야 충분하다.

어려운 퍼즐 맞추기. 넌센스 퀴즈. 마나 다트 맞추기. 벌칙 음료와 진짜 음료 구분하기.

단순한 미니게임들로부터 소년은 또 다시 경품을 한가득 쌓아간다.

‘이만하면 충분하겠지?’

소년의 머릿속에 그러한 생각이 들었을 즈음.

“뭐야. 귀족이 왜 이런 곳에 있나 했더니.”

“이야 옷만 바꾸면 못 알아볼 뻔했네.”

“역시 출신은 못 속이나 보다. 이딴 놈이 우리랑 같은 신분일 리가 없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어.”

-콰직!

또래 귀족 자제들이 스멀스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얻어낸 물건들을 전부 망가뜨리고 부수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야!!”

망가진 물건들을 땅에서 허겁지겁 주워봤으나 어디 성한 게 없다.

망연자실한 소년은 고개를 푹 숙인다.

이런 걸 어떻게 선물이랍시고 건넨단 말인가.

그런 소년을 보며 귀족들은 낄낄댔다.

“이 자식들이…!”

“왜? 덤비게? 어디 덤벼 봐 이 새끼야.”

“저번처럼 당할 줄 알아?”

가족들에게 줄 선물이 망가져 분노에 휩싸인 소년은 참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벚꽃잎 대신 먼지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분노가 실린 주먹은 귀족들을 사정없이 두들겨 팼으며 그 과정에서 소년도 온몸이 흙먼지로 뒤덮였다.

물론 그런다고 돌아오는 건 없었다.

봄나들이를 위해 준비했던 옷이 망가지는 게 전부였을 뿐.

“헉 헉. 이거 놔! 저 새끼 오늘 내가…!”

“야. 우리 도망쳐야 해! 이러다간 들킨다고!”

“뭐?”

“망보던 애가 공작 부인이랑 공녀님들이 다 돌아왔다고 말했어.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난다니까?!”

“치잇…!”

귀족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다수를 상대로 꾸역꾸역 버텨낸 소년은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이번에도 단 하나만은 지켜냈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다. 둘째 누나 줄 머리핀은 멀쩡해서.”

가족에게 줄 선물 하나라도 지킨 게 어디인가.

그 머리핀을 소중하게 감싸쥔 채 소년은 제 가족을 찾아간다.

그러나 소년에게 돌아온 것은 따뜻한 손길 같은 게 아니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