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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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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6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작가.

나들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마차 앞에 이사벨라를 필두로 하나둘씩 자매들이 모였다.

남은 건 헤론이 데리러 간 카르세인 한 명뿐이다.

“설마 이런 날에도 늦는 건 아니겠지. 이럴 땐 미리 준비하라고 했는데… 쯧.”

“아리나.”

“…죄송합니다. 어머니.”

아리나가 괘종시계를 보며 혀를 차자 이사벨라가 이를 만류한다.

아직 늦은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러자 마치 사람을 부르기라도 한 것처럼 카르세인이 나타났다.

가족들의 표정이 단번에 피기 시작했다.

‘왔구나!’

엄마나 언니들에게 안겨 막내의 사랑을 독차지했어야 했을 플로라는 혹여 카르세인이 오지 않는 건 아닌가 싶어 초조해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이리 카르세인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초조함은 싹 사라진다.

그런데.

복도에서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을 때는 다들 조금 놀란 눈치였는지 짧은 침묵이 일었다.

‘카르세인이… 원래 이랬나?’

간만에 차려입은 그를 본 탓인지 이전과는 다른 이질감이 들어서고 있었다.

그 침묵을 깨는 것은 이사벨라였다.

“어찌 이리 잘 컸는지… 차려입은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린단다. 카르세인.”

흐뭇한 듯 어깨를 쓰다듬으며 자기 아들을 올려보는 이사벨라에겐 미소가 한가득 담겨 있었다.

빼빼 마르기만 했던 몸은 온데간데 없었다.

영양을 잘 섭취했던 얼굴은 이미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으며 균형 맞게 잘 붙어있는 잔근육들 덕에 차림새가 달라지니 마치 다른 인물처럼 느껴졌다.

그런 탓에 세 자매는 입을 떡 벌린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음. 다섯 명인 만큼 마차는 두 대로 나눠서 탈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멍하니 카르세인을 바라보고 있던 플로라가 마차 얘기에 정신을 차린다.

‘마차를 둘로 나뉘어서 타게 되면…’

눈꽃 축제 때처럼 된다.

그럼 카르세인과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길 수도 있었다.

손을 붕붕 들며.

폴짝 폴짝 뛰며.

막내는 자신을 어필했다.

“나 나! 오늘은 내가 카르세인이랑 탈래!”

“그래? 그럼 카르세인이 플로라랑 같이 타고 가는 걸로 할까?”

그리 막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락하려는 순간.

“자 잠깐만.”

마차에 도착한 직후부터 침울해 있었던 클레어가 운을 뗐다.

“플로라. 오늘은… 내가 카르세인이랑 같이 타고 가면 안 될까?”

“작은언니…?”

“그게…”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아 주저하던 클레어가 입술을 꾹 물었다 뗐다.

“카르세인한테 루스마이어 영지 관련해서 전달할 말이 조금 있어서 그래.”

사실 그런 건 없었다.

루스마이어는 카르세인의 손에 이미 완성된 상태라 전달할 말 같은 것도 없다.

그러니 이건 단순한 핑계였다.

“플로라한텐 미안하지만 이건 중요한 얘기라서. 오늘은 언니한테 양보해주지 않을래?”

“…알았어.”

아쉬운 듯 고개를 떨구는 플로라.

그런 막내의 머리를 클레어는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최근 들어 카르세인과 함께 타려는 아이들이 많구나. 부쩍 친해진 모양이야.”

“별일이긴 하지만요.”

이사벨라는 먼저 가 있겠다며 너희끼리 잘 정하고 오라는 말만 남겼고 플로라도 그런 어머니를 쪼르르 따라갔다.

첫 번째 마차에는 이사벨라 아리나 플로라가.

두 번째 마차에는 카르세인과 클레어가.

이리 나뉘어 타자며 아리나가 제안했다.

그러자 카르세인은 픽- 하고 실웃음을 보인 뒤 답한다.

“싫은데.”

“뭐?”

“그냥 너희끼리 타고 가지 그래? 난 굳이 마차를 타고 싶진 않은데.”

하늘하늘하게 피어오르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찬물로 뒤덮였다.

싸늘하게 얼어붙은 분위기를 조성한 그는 곧바로 마구간에서 말 한 마리를 빼왔다.

“미안하지만 난 바람이나 쐐고 싶어서. 딱히 마차를 타고 싶진 않거든.”

“하아. 또 이상한 고집이나 부리려는 거냐 카르세인?”

“글쎄. 이게 정상적인 거 아닐까? 굳이 나 하나 때문에 마차를 두 대나 쓰는 거보다는 차라리 내가 말을 타면 넷이서 타고 갈 테고. 이러면 전부 해결되는 거 아냐?”

아리나가 곧바로 미간을 좁혔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뭐 내 말에 잘못된 거라도 있어? 너한테는 이게 고집처럼 보이는 모양이지만 난 단순히 이 좋은 날씨에 말이나 타고 싶단 건데. 겸사겸사 다른 문제도 죄다 해결되는데 뭐가 문젠지 모르겠네.”

“너…”

카르세인은 잘못한 거라도 있냐는 듯 당당히 대꾸하자 아리나는 기가 찬 듯 헛웃음을 흘렸다.

분위기가 급속도로 나빠진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선 금방이라도 맞붙을 것처럼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클레어가 다급히 끼어들어 한 사람을 말린다.

말리는 쪽은 아리나다.

“어 언니! 가끔은 기분 전환도 하고 싶은 법이잖아. 그냥 말 타고 오라고 하자.”

“…”

좀처럼 아리나가 인상을 풀고자 하지 않자 클레어는 아리나에게 들릴 만큼의 목소리만 내어 아리나를 설득시킨다.

“좋은 날에 우리끼리 싸워봐야 뭐하겠어. 엄마도 다 보고 있고.”

먼저 마차 쪽으로 걸어간 이사벨라의 눈치를 살피는 아리나.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제 어머니는 이쪽으로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결국 아리나가 한 걸음 물러났다.

“…그래. 클레어 네 말이 맞아. 이 좋은 날에 싸워봐야 좋을 건 하나도 없지.”

하지만 한 마디는 해둬야 한다.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니 넘어가 주겠지만 어머니께서 기대만발이셨던 가족 나들이다. 망치려 들면 그때는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아.”

날선 목소리로 카르세인에게 경고를 남긴 아리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사벨라에게로 걸어갔다.

“…”

멀어지는 언니를 보며 클레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 저럴까.

언니는 왜 저렇게 카르세인에게 매몰찬 걸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이 든 사이.

-이히힝!

카르세인은 이미 말고삐를 쥔 채 먼저 출발하고 있었다.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 소리와 함께 카르세인이 멀어져 간다.

“아오 진짜! 쟨 왜 이렇게 급하게 가!”

클레어가 그리 불평하며 애먼 땅에 화풀이를 했다.

왜 저렇게 빨리 가냐고.

발에 불등이라도 떨어졌냐고.

그리 짜증을 냈다.

그러다가도 발길질은 차츰 느려지고.

금세 화풀이를 하던 발도 멈췄다.

“…미안하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나들이 시간 동안 한 번은 기회가 생기겠지.

다음에는 꼭 전해야겠다 다짐하며 클레어는 터덜터덜 마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

화창한 봄볕 아래 공작가는 동부에 도착했다.

“우와. 예쁘다아.”

플로라의 탄성에 이어 모녀들의 눈길은 만개한 벚꽃들을 향해 있다.

여느 때보다 화사로운 모습을 보이며 벚꽃나무들은 그 잎을 선선히 날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클레어가 흠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이틀 전에는 이 정도까지 열리진 않았대. 고작 해봐야 몇 그루씩 듬성듬성 나 있고 아직 덜 핀 나무들이 많았다나?”

“그래? 그럼 우리는 엄청 좋은 타이밍에 온 거네?”

“맞아. 플로라. 사람들도 막 엄청 몰렸다는데 그것 때문에 돌아가는 사람들도 제법 고생했대.”

사람들이 그냥 몰린 것도 아니고 잔뜩 몰린 탓에 특정 지역에는 체증이 걸릴 지경이었고 덕분에 어떤 여관에선 사람이 꽉 차버렸었다고 한다.

“정말 카르세인이 말한 대로 좀 더 기다렸다 오는 게 훨씬 좋았구나.”

떨어지는 벚꽃잎 하나를 손바닥 위에 올린 이사벨라가 나를 보며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아리나는 아까 그 일로 인해 썩 기분이 좋아 보이진 않지만 뭐.

당장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에피소드 IV. 봄나들이가 진행 중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행동에 따른 달성도가 반영되며 선택지가 등장합니다!◀

봄나들이 에피소드가 시작됐고 나는 선택지를 맞이할 예정이다.

그것도 무려.

▶해당 장소는 위험 구역입니다!◀

[ 오래 머무를 경우 이에 응하는 선택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위험 구역에서 뜨는 살벌한 선택지를.

이곳은 단순히 보자면 나들이 장소라 볼 수 있겠지만 시점을 조금 더 바꿔보자면 다른 귀족들도 함께하는 나들이라는 의미가 된다.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 귀족들이 끼어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카르세인에게 위협거리는 충분했다.

‘하지만 진짜는 이쪽이란 말이지.’

▶본 에피소드의 선택지는 기존 친밀도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에피소드 내에서 쌓은 친밀도만이 선택지에 영향을 끼칩니다.◀

언제나 플레이어를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선택지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플레이어는 이에 친밀도를 올려두는 것으로 그 선택지의 힘을 무력화시키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 수단 하나가 막혀 버린다.

미리 올려둔 기준 친밀도는 봉쇄되어 버렸다.

주변의 위협은 위험도가 높은 필드라는 조건 하에 언제고 선택지라는 방식으로 찾아온다.

여기서 새로 나타나는 선택지와 행동 전반에 따라 새로 집계되는 친밀도까지.

위험해도 이런 위험천만한 에피소드가 없다.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는 친밀도의 영향이 매우 크고 공작가 가족들에게 붙잡힌 채 이끌려다니는 것이 반쯤 강제된다.

쉽게 생각해도 그렇지 않겠나.

그들과 붙어있는 게 가장 안전하고 고분고분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쪽이 가장 쉽게 이 에피소드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근데 난 그러고 싶지가 않거든.’

메모리얼에서 그 꼴을 보고.

내가 당했던 일이 반복되는 그 상황을 보고.

멍청하게 그 가족들한테 도와달라는 듯 붙어있으라고?

안 될 말이다.

절대로.

친밀도가 봉쇄됐다고 해서 에피소드 클리어가 불가능해진 건 아니다.

더군다나 위험도가 높은 필드라 해서 모든 선택지를 다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에피소드가 전혀 진행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이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는 방법이 마냥 가족들에게 붙어있기만 하는 게 전부인 것도 아니었다.

나는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미안하지만 얘들아. 잠시 벚꽃 구경은 미룰 수 있겠니?”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그게 2황자 전하께서도 이곳에 들르셨다 하는구나.”

-띠링!

▶이사벨라가 2황자와 만나려 합니다.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 1. 이사벨라와 함께 2황자를 만나러 간다. ]

[ 2. 먼저 벚꽃 구경을 하러 가겠다고 말한다. ]

[ 3.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

[ 4. 이사벨라를 제외한 가족 1명을 졸라 시장에 들르고 싶다고 전한다. ]

기다리던 선택지가 뜨자 나는 망설임없이 2번을 골랐다.

[ 2. 먼저 벚꽃 구경을 하러 가겠다고 말한다. ]☑

“그럼 전 먼저 다른 곳이나 둘러보러 가겠습니다.”

“카르세인. 다 같이 가면 되지 뭘 또 빠진다는 거냐.”

아리나가 불만스러운 듯 그리 말했지만.

“아리나. 2황자 전하 알현은 최대 네 명까지 허용이야.”

“…뭐?”

“그렇지 않습니까?”

나는 자신만만하게 이사벨라를 보여 물었다.

이사벨라는 놀라면서도 부정하지 않았다.

“정확히 아는구나. 헌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 거니?”

그야 당연히 게임 속 데이터를 기억하고 있어서지만.

여기서는 그럴싸한 거짓말을 써보도록 할까.

“황녀 전하께서 미리 말씀해주시고 가셨으니까요.”

이상하다 싶긴 하겠지만 마냥 납득이 안 갈만한 발언은 아닐 거다.

실제로 그래서인지 친밀도엔 영향이 없다.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만… 괜찮겠니?”

“예. 산책이나 하고 있을 테니 다녀 오시죠.”

철석같이 달라붙어 있다가 괜히 한 사람의 친밀도를 깎고 시작하면 그건 그것대로 낭패겠지만 오히려 이 상황이야말로 아주 좋은 기회였다.

“알겠다. 얼른 돌아올 테니 너무 멀리 가진 말거라.”

이사벨라가 세 자매와 함께 2황자에게로 향하자 상태창이 떴다.

-띠링!

▶에피소드 IV. 봄나들이가 진행 중입니다.◀

▶루트가 정해졌습니다.◀

▶근처 노점상으로부터 물건을 구입해서 돌아가야 합니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을 시 데드 플래그가 서게 됩니다.◀

“허?”

시스템 메시지를 보자마자 기가 찼다.

암만 변화무쌍한 장면들이 나오는 게임이라지만 이건 나도 감을 바로 잡았다.

“이거 완전 메모리얼 때 있었던 일이 반복될 거란 소리 아냐?”

상황이 딱 그렇지 않나.

2황자와 알현 중이라 시간이 걸리는 바그란드 공작가.

어떠한 이유로든 홀로 동떨어진 카르세인.

귀족들이 어슬렁거려 시비가 걸리기 딱 좋은 위치까지.

그냥 메모리얼에서 본 전개가 그대로 씌워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걸 토대로 한다면…”

귀족들을 만나게 될 것은 필연.

물론 현재 내 스텟으로는 절대 밀리지 않겠지만 상황을 꾸며내는 것도 막상 크게 어렵지는 않다.

그리 진행된다면.

“에피소드도 해결되겠네. 결국 초상화는 못 찍을 테니 말이야.”

공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그래도 보험 정도는 들여놓는 게 좋겠지. 나는 또 다른 방식으로 다가올 선택지에 대항할 방법을 마련하고자 메모리얼에서 봤던 길을 따라 움직였다.

▶상점에 진입했습니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익숙한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메모리얼에서 본 카르세인이 당시 들렀던 간이 상가였다.

‘쓸만한 물건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곳저곳을 들르며 아이템 설명서를 쭉 읽어가던 나는 손가락으로 한 물건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머리핀. 얼마지?”

[ 투르머스 꽃 머리핀 ]

[ 실제 투르머스 꽃을 굳혀 만든 머리핀. 그래서인지 부서지기 쉽고 파편이 여기저기 박히기 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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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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