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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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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8

기존 친밀도의 힘을 빌릴 수 없고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판정되어 내내 가족들의 심기를 살펴야 하며 위험 구역의 선택지를 어떤 식으로든 넘겨야 한다.

그 괴랄한 조건들이 봄나들이 에피소드가 가진 제약이었다.

이것들을 전부 지키며 에피소드를 진행하지 않으면 선택지는 시시때때로 플레이어를 위협해 온다. 언제든 배드엔딩을 맞이할 수 있는 강도를 가진 채로.

하지만 리트라이 신공으로 정보를 차곡차곡 얻은 것에 비해 이 에피소드는 다소 김빠지는 방식을 써버리면 금방 해결할 수 있었다.

친밀도의 힘을 빌릴 수 없으니 고분고분 가족들의 심기에 어울려 주면 위험한 구간은 빠르게 넘길 수 있다.

위험도가 높은 구역인 만큼 귀족들과 마찰을 빚기 전에 가족들과의 거리를 가깝게 유지한다. 떨어져야 할 경우에는 잠시 한 인물의 친밀도가 깎이는 한이 있더라도 붙어야 한다. 친밀도는 떨어진 사람만 비위를 맞춰주면 얼추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몇 미터 내에만 있어도 될 정도니 특히 이사벨라에게 붙들려 있으면 귀족들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을 쭉 끌면서 최대한 가족들에게 붙어 일정을 소화하다 마지막으로 초상화를 그리고 나면 이 에피소드는 수월하게 클리어된다.

하지만 이 방식에도 의아한 부분이 있었지.

이 게임은 더럽게 불친절하고 빡빡하며 불합리의 그 자체를 플레이어에게 선사하나 별개로 합리적인 부분이 없잖아 있다.

그게 바로 달성도라는 수치다.

고작 % 단위로 된 숫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수치는 게임 내에서 최소치를 요구할지언정 천장을 달아놓진 않는다.

낮다면 그만큼 못했으니 낮은 것이고.

높다면 그만큼 잘했으니 올라간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에피소드를 훌륭히 수행했느냐를 가리는 척도인 셈이다.

그런데 나는 봄나들이 에피소드를 수행하며 달성도를 50% 이상 올려본 적이 없었다.

배드엔딩이 아니라 에피소드가 클리어됐는데도 그랬다.

잘 해봐야 40% 대에 머무르는 달성도를 보일 뿐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 그 수치가 낮아도 한참 낮았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가.

그건 이 방법이 정답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며 변화하는 수치인 달성도는 플레이어가 만든 결과물에 성적을 매기듯 그 값을 알려준다.

실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클리어할 때마다 위협적인 선택지는 사라지고 친밀도는 상승하는 데다 카르세인의 제약이 풀리는 등 이로운 결과로 답한다.

즉 이런 것이다.

3%의 달성도를 채웠다면 97%의 달성도만큼 부족한 답을 내놓았다.

30%의 달성도를 채웠다면 70%만큼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99%라는 달성도를 가졌다 하더라도 1%만큼 더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가 남아있다.

이걸 좀 더 다르게 해석해보면?

이 복잡하고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는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얼마나 더 올바른 결과를 낼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는 뜻이 된다. 100%라는 완벽한 달성도를 보이지 않는 한.

이 정리에 의해 나는 비로소 한 가지 결론에 다다랐다.

에피소드를 클리어하고도 50%를 채 넘지 못한 봄나들이 에피소드는 반드시 가족들 옆에만 붙어있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다른 해결법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으으…”

-털썩.

‘이 놈이 마지막인가.’

▶남은 HP : 82%◀

헴넌을 포함한 귀족 놈들이 한 번에 몰려들어 나를 공격하려 들었지만 놈들의 움직임이 뻔히 보였다.

물론 다수를 홀로 상대한 데다 무기도 들고 있지 않다 보니 몇 대 맞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뺨에 입가에서 한줄기 선혈이 흐르고 있긴 하지만.

‘절대 내 쪽이 진 것 같진 않단 말이지.’

떡하니 상태창이 표시해주고 있지 않나.

위험 표시를 해주는 상태 이상 쪽은 텅텅 비어 있고 체력은 달기야 했지만 그렇게 치명적인 수준까지 내려가지도 않았다.

그간의 성과가 한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저 전부 쓰러졌다고요? 저 한 사람한테?”

“말도 안 돼요. 어떻게 이런 일이…!”

“예전에는 이를 악물고 달려들긴 했어도 겨우 한 명 정도나 잡고 늘어지는 수준이었는데…”

“사람이 바뀌어도 너무 바뀐 거 아닌가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밉살스레 웃음꽃을 피우던 영애들은 이 상황이 어찌 된 건지 영문을 몰라하며 수군댔다.

뭐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해.

정작 그걸 가장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게 나니까.

너희 입장에선 매번 멍청하게 당하기만 하고 여럿이서 달려들어도 한 명만 겨우 패야 했던 그 카르세인이 이렇게 변해버렸으니 얼마나 당황스럽겠어.

‘하지만 이게 지극히 정상이기도 하지.’

루스마이어에서는 심심하면 마수를 잡으러 나갔었고 아이페로스 후작가에서 온 야리크인들과도 대련하며 몸이 식지 않게끔 조절했었다.

연무장으로 돌아와서도 단련은 끊어지지 않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차곡차곡 스텟을 키운 데다 검까지 잡았다.

이런데도 아무런 변화조차 없으면 그게 이상한 거다.

그렇게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자 바닥을 기어다니는 귀족들 사이로 누군가의 웃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큭 큭큭. 크하하!”

누군가 했더니 만신창이가 된 채 몸을 일으키는 헴넌이었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나? 멍청한 놈.”

맞고 실성이라도 한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그래봐야 네놈은 천민이다. 고귀한 귀족들을 향해 또 이런 식으로 주먹질이나 해대는 천민일 뿐이란 말이지!”

삿대질을 해대던 놈은 또 다시 실성이라도 한 것처럼 웃었다.

다른 영애들도 어느덧 당황하던 기색을 멈추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 당당한 것도 이해는 가지. 상대가 나니까 말이야.’

꿀릴 게 뭐가 있겠나.

여기에 바그란드의 성을 지닌 자는 없다.

카르세인 바그란드가 아닌 귀족의 손에 놀아나며 한 명의 광대가 될 빈민촌의 떨거지가 서 있을 뿐이다.

그리고.

-띠링!

▶위험 구역에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에 응하는 선택지가 발생합니다! 주의하세요!◀

그 천민은 곧 발생할 선택지에 따라 귀족들에게 온갖 패악질을 다 부리며 이 모임을 난장판으로 만든 주범이 될 테고 말이다.

어찌 보면 이 에피소드의 클리어 방법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었다.

가족들과 떨어진 것으로도 위험한 마당에 귀족들이 모인 장소에 제발로 들어가 먹잇감이 되었고.

위험도가 높은 장소에서 사건을 일으켜 당장이라도 선택지가 내 목을 조여올 예정이다.

이 상황이 바그란드 공작가의 누구에게 보여지든 친밀도 같은 건 순식간에 급락해버릴 테지.

한 마디로 최악의 상황에 처한 셈이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게 또 다른 클리어 방법이 될 수 있다.

“허 큰소리가 들리길래 혹시나 했더니…!”

온 건가.

수많은 리트라이 신공에 따라 얻은 정보는 틀리지 않았다.

-띠링!

▶아리나 바그란드가 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선택지가 확정적으로 발생합니다!◀

***

리트라이 신공으로 얻어낸 정보에 따르면 카르세인이 귀족들과의 마찰을 빚을 경우 이때는 필연적으로 배드엔딩을 맞이했었다.

당연히 위험도의 문제도 있고. 선택지의 문제도 있었다지만 공통점은 하나였다.

바로 아리나 바그란드의 등장이었다.

“아리나 영애…!”

“마침 잘 오셨어요. 카르세인 공자께서… 하아…”

“으… 아직도 왜 저러는 건지 이를 할 수가 없군.”

아리나가 나타나자 귀족들은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며 연기에 들어섰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오해하기 좋게끔 흘린 뒤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가면을 치우고 그 더러운 속내를 그대로 보였다.

이제 넌 끝났다며 목을 손가락으로 그어 보이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밉살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아예 승리의 미소를 만연하게 띤 자들도 있었다.

저렇게 되니 배드엔딩은 뻔하게 떴겠지.

하필이면 귀족의 예절과 품위 그와 더불어 공작가의 위신을 우선으로 여기는 아리나가 이 자리에 왔으니 말이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당장 설명해라. 카르세인.”

[ 1. 보면 알잖아. 이 자식들이 나한테 시비 건 거! ]

[ 2. 내 물건을 놈들이 멋대로 부쉈어! 그래서 되갚아 준 것 뿐이라고! ]

[ 3. 이 옷 안 보여? 얼룩이 잔뜩 졌어. 헴넌 이 자식이 일부러 내 옷에 얼룩을 만들어내서 초상화를 못 그리게 방해하려고 그랬을 게 뻔하잖아! ]

한껏 가라앉은 아리나의 목소리와 함께 선택지가 나타났다.

‘미래가 뻔한 선택지들이네.’

아리나에게 억울함을 주장하고. 자신은 부당한 일을 당했다며 호소하고. 저들의 죄를 틀린 것 하나 없이 설명하고.

뭘 고른다 하더라도 불이익은 절대 피할 수 없을 만한 선택지를 한데 모아놓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짓을 벌인 게 아니었다.

리트라이 신공으로 얻어낸 정보에 따르면 가족들로부터 멀어졌을 경우 카르세인은 90%의 비중으로 귀족들을 만나게 되고 10%의 비중으로 재해와 사고에 말리게 된다.

그마저도 사고에 말리는 것조차 대개 귀족들의 사주에 들어간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극소수의 재해 빼곤 항상 귀족들을 만난다고 보는 게 옳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귀족들을 ‘어디서’ 만나느냐에 있었다.

‘그런 면에서 조건은 완성됐네. 인멸이라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니까.’

남은 건 헴넌이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과 이로 인한 합당한 거부 권한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걸 위해서라면.

다소 미친 짓을 저질러야 했다.

[ 1. 보면 알잖아. 이 자식들이 나한테 시비 건 거! ]☑

“보면 알잖아? 이 자식들이 나한테 시비 건 거.”

“하 시비라고.”

▶아리나의 친밀도가 감소합니다!◀

▶현재 -5%가 떨어졌습니다!◀

“헴넌 영식은 너와 합석을 하고 싶다 제안했을 뿐이라던데. 우연히 너를 만나 이곳에 초대하고 차와 다과를 건네며 담화를 나누는 게 네게는 시비인가?”

한 선택지를 고르자마자 곧바로 친밀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 2. 내 물건을 놈들이 멋대로 부쉈어! 그래서 되갚아 준 것 뿐이라고! ]☑

“내 물건을 놈들이 멋대로 부쉈거든. 그래서 이렇게 되갚아 준 것뿐인데?”

“물건을 부쉈다고?”

“그래. 저잣거리에서 괜찮아 보이는 투르머스 머리핀을 샀는데 그걸 떨어뜨려서 부숴버리지 뭐야.”

“이보게. 나는 고의로 부순 게 아니라고 했잖나. 나는… 단지 실수했을 뿐이었어.”

▶아리나 바그란드의 친밀도가 감소합니다!◀

▶현재 -10%가 떨어졌습니다!◀

“거짓말도 작작해라. 카르세인. 그 물건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헴넌이 직접 해명했다.”

사라지려던 선택지 창의 내용을 이어 읊자 하여금 친밀도가 떨어진다.

추측뿐이었으나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나는 세 번째 선택지 역시 놓치지 않았다.

[ 3. 이 옷 안 보여? 얼룩이 잔뜩 졌어. 헴넌 이 자식이 일부러 내 옷에 얼룩을 만들어내서 초상화를 못 그리게 방해하려고 그랬을 게 뻔하잖아! ]☑

“그럼 이 옷은 안 보여? 얼룩이 잔뜩 졌잖아. 마침 초상화를 그린단 말도 그때 들었는데 헴넌 이 자식이 일부러 내 옷에 얼룩을 지게 만들려고 한 짓이 뻔하지 않겠어?”

“하. 카르세인. 또 이딴 추태를…!”

▶아리나 바그란드의 친밀도가 감소합니다!◀

▶현재 -15%가 떨어졌습니다!◀

“지금 그딴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믿으란 거냐!”

이걸로 세 번째.

눈동자에 깃든 푸른 불꽃이 마치 나를 당장이라도 불태워 죽이려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띠링!

▶에피소드의 퍼펙트 클리어 조건이 완성되었습니다.◀

▶아래 선택지를 고르십시오.◀

나는 성공을 확신했다.

‘그래. 역시 그런 거였어.’

어차피 귀족들의 위협을 받을 거라면 확실한 증거를 만들 수 있는 곳에서 진행해야 했다.

확실한 증거를 댈 거라면 리스크를 좀 지더라도 놈들이 손을 빼긴커녕 아예 빼도박도 못하게 만들어야 했다.

마냥 친밀도를 높이는 게 정답이 아니라 반대로 떨어뜨리는 한이 있더라도 확실하게 위협을 제거하는 쪽이 응당 옳은 길이다.

그리고 이걸로 인해 누명이 벗겨진다면.

합리적으로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장 헴넌 영식과 여기 있는 자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라. 그렇지 않으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 P. 넌 역시 달라지지 않는구나. 아리나. ]☑

“넌 역시 달라지질 않아. 아리나.”

“뭐?”

“내가 사온 물건이 뭔지. 그리고 헴넌 저 자식의 발에 붙어있는 건 뭔지 똑똑히 확인해 봐.”

“아직도 그 천박한 주둥이를…! 됐다. 네가 정녕 미친 모양이지. 여기까지 참아준 것만 해도 이미 내 한계를 한참 넘어섰다. 어머니께 돌아가서 당장─”

바로 그때.

손님 한 명이 더 늘어났다.

“헉 헉. 언니!”

어쩐지 급히 달려온 듯 숨을 고르고 있는 클레어.

“카르세인 말도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녀의 등장과 함께 내 눈앞에는 이번 에피소드의 진행창이 켜졌다.

-띠링!

▶에피소드 IV. 봄나들이를 최대 달성도로 클리어했습니다.◀

▶위험도 페널티 전부를 상쇄시킵니다.◀

▶친밀도 페널티 전부를 상쇄시킵니다.◀

▶퍼펙트 클리어 보상을 정산하여 플레이어에게 지급합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나 했더니. 그렇게 되는 건가.

‘뭐 내 알바는 아니지.’

나는 망설임없이 그 건물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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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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