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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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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0

“피 피가…! 아프면 안 돼. 아프면 안 돼 카르세인…!”

웬 이상한 호들갑을 떨면서 내 팔을 붙잡은 플로라는 파르르 떨며 아프면 안 된다는 헛소릴 하고 있었다.

“갑자기 뭔 헛소리야?”

그 손을 떼어내며 다시 호텔로 들어가려 하자 이 꼬맹이는 다시 내 팔을 붙잡았다.

“다 다친 거잖아! 셰이든 여기 와 있어. 의사부터 불러야 되는 거잖아…!”

나는 다시 한 번 플로라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이번에는 내 팔을 온몸으로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셰이든! 어딨어! 빨리 와 줘어-!”

그리고는 셰이든더러 어딨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무슨 커다란 오해를 하고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내 몰골을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됐다.

여기저기 피가 잔뜩 묻은 옷을 보고 있으니 어디 크게 다친 건 아닌지 생각할 만도 했다. 체내에서 흐른 피인지 외부의 혈액이 이쪽으로 튄 건지 구분이 힘들어 보이는 상태니까.

이거 내버려 두면 괜히 일이 성가셔질 것 같네.

괜히 귀찮은 일이 생기기 전에 손을 써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야. 꼬맹이. 이거 내 피 아니야.”

“뭐 뭐…?”

“다른 놈들 피라고. 안에 아무 상처도 없어.”

나는 대놓고 겉옷을 벗어 안에 입은 셔츠 쪽에는 상처로 생겨난 혈흔이 남아있지 않음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내 피 아니야. 밖에서 튄 거고 이렇다 할 상처는 없어.”

“…”

“자 됐지? 이제 내 팔 놔. 이 꼬맹아.”

하지만 그리 말해도 플로라는 내 팔을 놔주지 않았다.

“입에서 나는 건 네 피 아니야?”

입에서 나는 거?

그건 이미 닦아냈을 텐…

‘아.’

손가락을 대어 보니 입술 근처에서 딱딱하게 굳은 핏덩어리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그때 제대로 닦아내지 않았던 건가 했는데 잘 몰랐던 상처가 남은 모양이었다.

“여 역시 다친 거 맞잖아! 셰이든을 불러야…!”

“필요 없어.”

이까짓 게 뭐라고.

“이딴 건 네가 괴롭혀왔던 거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수준 아니냐?”

“…!”

“진짜 상처가 회복되길 바라는 거면 그냥 비켜주지 그래. 너 때문에 여기서 더 피를 보고 싶진 않아서 말이야.”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다.

▶아리나와 거리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가 아리나와의 만남을 회피하십시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난 오히려 아리나에게 발견되어 손바닥이든 주먹이든 더 맞을 게 뻔해 보였다.

“…”

그러자 플로라는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레 팔에 힘을 풀었다.

왜지. 좀 더 떽떽거리면서 자기 할 말 다 할 줄 알았는데.

‘딱히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주저하지 않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뒤로는 곧바로 펜부터 잡았다.

이 집안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

***

한창 들떠 있었다.

화창한 날씨에 가족끼리 봄나들이라니.

여기선 뭘 먹어도 즐거울 것이고 어떤 대화를 나눠도 알찬 시간을 보낼 터였다.

2황자 플로렌스와의 알현 자리에서 작은언니 클레어가 벗어나고 난 이후.

그때까지만 해도 플로라는 별일 없이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다.

빠질 줄 알았던 카르세인은 다행히도 나들이에 참석했고 산책이나 하고 있겠다고 말했으니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작은언니야 나중에 맞춰서 돌아올 테니까.

그러나 산책을 갔다던 카르세인은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금방 알현이 끝난 것에 비해 큰언니까지 나서서 움직여야 할 만큼 시간이 흘렀다.

갑작스레 헤론과 셰이든이 도착해 엄마까지 어디론가 가버리니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증되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카르세인은 모습을 비췄다.

드디어 카르세인이 돌아왔으니 기뻐야 할 텐데 플로라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마차를 타기 전에 봤던 그 모습이 아니다.

여기저기 얼룩지고 변색된 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시뻘건 피딱지가 그의 입가에 달라붙어 있었다.

꿈에서 봤던 카르세인의 모습이 또 다시 보이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셰이든에게 데려가려 했다.

마침 그가 어머니와 함께 있고 저 모습을 보여주면 금방 치료해줄 것이다.

그러나.

카르세인의 묵직한 일침에 숨이 턱 막혔다.

-이딴 건 네가 괴롭혀왔던 거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수준 아니냐?

거기까지는 자신의 과오라 생각했다.

그러나.

-진짜 상처가 회복되길 바라는 거면 그냥 비켜주지 그래. 너 때문에 여기서 더 피를 보고 싶진 않아서 말이야.

다음 한 마디는 더 무거웠다.

무슨 배짱으로 카르세인을 붙잡고 있는단 말인가. 그 말을 듣고 나니 보내주어야만 했다.

이젠 그러지 않을 거란 말을 하고 싶어도.

열심히 공부해서 켈비아 알레르기를 막아내는 약을 만들 거란 소릴 내뱉고 싶어도.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도.

보내주어야 했다.

이대로.

머지않아 카르세인은 호텔로 들어갔다.

다른 곳도 아니고 호텔로 들어갔으니 잘 쉴 것이다. 자기 피도 아니랬으니 잘 회복하겠지.

엄마가 돌아오면 그때 잘 돌아왔다고만 얘기해주자.

플로라는 그렇게 우두커니 벤치에 앉아 이사벨라를 기다렸다.

다만 시간이 흘러 먼저 돌아온 건 작은언니 클레어였다.

“플로라? 왜 너 혼자 여기에 있…?”

“언 니이…”

왜 혼자 여기에 있고 다른 사람은 어디 있느냐 물으려던 클레어.

그녀는 울고 있는 막내를 보며 카르세인이 이곳에 지나갔음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조용히 제 동생을 안아준다.

“언니한테 무슨 일 있었는지 솔직하게 말해줄래?”

다른 사람이었다면 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르세인이 호텔에 돌아왔다고 그렇게만 답했을 터다.

하지만 상대가 클레어이기에.

그래서 오늘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카르세인이 흑…! 다쳐서 돌아왔어. 작은언니이…”

쭉 기다리다 카르세인이 돌아왔지만 다친 몸으로 돌아왔다. 초상화를 찍기 위해 준비했던 의복은 피로 물들어 있었으며 카르세인 역시 입가엔 피딱지가 굳은 채였다.

놀란 나머지 팔을 붙잡고 셰이든에게 데려가려 했지만 그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하고 싶었던 말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카르세인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켈비아 알레르기를 고칠 약을 만들고 싶단 의지를 보이며 앞으로는 달라질 것을 예고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자칫 이러고 있으면 상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단 말에 카르세인을 보내주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구나.”

품에 들어온 조그마한 등을 살살 쓰다듬으며 클레어는 플로라를 달랬다.

씁쓸한 결과지만 자신을 믿고 모든 사실을 빠짐없이 이야기해준 것이리라.

‘…나도 같은 마음이야. 플로라.’

뭐라도 말하고 싶었다.

루스마이어에서 함부로 말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괜히 신경 긁는 소리나 해대고 아르시엔과 달리 자신은 똑바로 대처해주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샤트렌 영지와 릴페튼 백작가의 문제는 자신의 잘못이 매우 컸었으니 이 사실을 밝히고 양측의 오해를 푸는 데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히고 싶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커다랗게 부풀어버린 것까지 모두 말하고 싶었다.

그러니 클레어로서도 이에 답해주어야 했다.

오늘 카르세인을 괴롭힌 못된 놈이 있었다고.

그놈은 거짓말까지 해가며 누명을 씌우려던 쓰레기였고 자신이 이 거짓을 논파하여 제대로 처벌할 예정임을 알렸다고.

카르세인은 그 과정에서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안심시켰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플로라의 표정은 조금이나마 풀어졌다.

“다행이긴 한데… 카르세인 많이 화났겠지?”

“…”

“이대로 화나서 돌아가버리면 어떻게 해? 그럼 초상화는…”

초상화라는 말에 클레어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그래. 그 이야기도 해야 한다.

이대로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플로라. 나는… 아니 우리 가족은 카르세인한테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거든? 그래서… 가족 초상화는 포기하는 게 좋아 보여.”

“왜 왜에? 기껏 이렇게 나왔는데… 며칠 더 시간 있잖아. 카르세인 화가 풀리면 그때 그려도…!”

“아니. 그럴 수가 없을 거야.”

카르세인의 화는 풀리지 않을 테니까.

절대로.

“플로라는… 옛날에도 봄나들이 왔을 때 기억해?”

클레어가 슬픈 표정으로 그 이야기를 입에 담기 시작했다.

자신뿐만이 아닌 공작가 전원이.

카르세인을 가족으로 취급하지 않으려 했던 이야기를.

***

“급보라니. 무슨 이야기인가?”

급보를 전해야 한다며 헤론과 셰이든이 찾아왔다.

이사벨라는 딸들이 함께 있으니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자 급히 자리를 옮겼으나 나들이를 온 인파로 인해 이제야 그 급보를 전해들을 수 있게 되었다.

‘역시 마님께서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신 겐가.’

정작 두 사람은 속으로 쓰게 한탄했다.

예전에도 봄나들이를 이곳으로 왔었으니 기억이 조금이라도 날 수도 있지 않나. 그런 긍정적인 시야를 끝까지 놓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사벨라에게 그런 기색은 전혀 없다.

심지어 다른 자매들조차 이를 눈치채지 못했으니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카르세인의 상처는 아물지 못해 그대로 마음을 닫아 버리게 된다.

겉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기 전에 이를 깨우치게 만들어야 했다.

“마님. 우선 헤론이 가져온 것을─”

“마님께서는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군요.”

셰이든이 운을 떼어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순간. 헤론이 말을 바꾸었다. 사전에 합의했던 내용이 아닌 것이다.

-툭툭.

‘자네!’

셰이든이 헤론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원래는 이사벨라에게 카르세인의 방 앞에 있던 액자를 내밀며 그날 있었던 일을 천천히 언급하기로 했다.

액자 속 초상화가 갈라졌다는 것으로 죄인인 엠마가 저지른 짓을 증명하고.

카르세인은 다른 자매들과 달리 홀로 이러한 액자만을 받았음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이 액자가 공작가에서 거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숨겨져 있었음을 알려야 했다.

그렇게 현 상황과 비교하여 동일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이사벨라가 하여금 자각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는데.

“진정 카르세인 도련님을 아들로 생각하고 계시긴 한 겁니까?”

헤론은 첫 단추부터 다른 곳을 끼워 넣고 있었다.

더는 안 된다.

안그래도 위험 부담을 가지고 온 마당에 이리 일을 그르쳐버릴 수는 없었다.

셰이든은 곧바로 헤론에게 발언을 철회하라 한 뒤 자신이 대답을 이어가려 했다.

그런데.

오랜 친구의 눈을 보니 알 수 있었다.

헤론은 화가 잔뜩 난 상태라는걸.

‘…다른 곳에 단추를 끼워 넣는 게 아니었군.’

짐작해보건대 헤론은 처음부터 그 얘길 할 생각이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애초에 마님을 설득할 생각밖에 없었고 그럴 만한 근거도 있었던 거겠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지만 말이다.

셰이든은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헤론. 그대는 내게 전할 급보가 있다고 했던 것 같네만.”

“그러합니다. 마님.”

“카르세인이 걱정되어 온 거라면 걱정하지 말게. 곧 산책을 마치고 돌아올 터이니. 급보라고 한 건 어느 정도 참작해주겠네.”

그러자 헤론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밖으로 나가려는 이사벨라에게 물었다.

“몇 달 지나지도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기억하십니까 마님. 카르세인 도련님께 향하는 서신의 총량이 달랐던 것을요.”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오는 건가.”

의문을 가지고서 다시 등을 돌린 이사벨라.

제 주인에게 헤론은 거침없이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단 하나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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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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