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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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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3

산뜻한 봄내음을 맡고 따사로운 봄볕을 온몸으로 받았다. 입에는 음식이 들어가고 있었으며 귓가에는 웃음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달그락.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가족 초상화에 다섯 모두가 선명히 그려졌다.

공작가의 봄나들이는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하지만… 카르세인은…”

액자를 든 플로라는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듦과 동시에 한편으로 불안했다.

쭉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카르세인은 나들이 내내 무뚝뚝했다.

그게 영 불안한 것이다.

과거에 카르세인을 제 가족이 아니라며 떽떽거렸던 일이 있지 않았나.

난리를 피우며 같이 가기 싫다고도 했었다.

그 외에 노골적으로 초상화는 같이 그리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었다.

그런데도 카르세인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고분고분 엄마의 말을 따르는 게 영 이상하지 않나.

봄나들이부터 시작해 식도락은 물론이고 귀족들과의 일정 소화에 초상화 일정까지 전부 마쳤다.

마치 과거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게 플로라로서는 영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여태 본 게 차고 넘치지 않나.

온갖 불합리를 당해도 그는 이를 부당하다 소리치지 않았다.

어떤 것도 누리지 못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었다.

플로라 바그란드가 새긴 깊고 선명한 상처에도 카르세인은 언제나 그랬듯 묵묵히 그게 당연하다는 듯 넘어가 버렸다.

과연 카르세인이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넘어간 것일까?

이걸 보고도 그리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았다.

“…확인해야 해.”

카르세인이 정말로 그 일에 대해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체하는 건지.

어느 쪽인지 알아야 했다.

카르세인을 찾아가 그때 있었던 일을 기억하느냐 묻기만 하면 될 테지.

그를 찾아갈 핑곗거리? 얼마든지 존재한다.

눈앞에 있는 이 책 하나만 가져가면 될 일이니까.

플로라는 커다란 책을 품에 안고서 카르세인의 방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노크 소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카밀라가 문을 열어주었다.

방 안에서는 카르세인이 펜을 분주히 놀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쭈뼛거리던 플로라는 갑작스런 카르세인의 물음에 화들짝 놀라며 들고 있던 책을 앞으로 내밀었다.

“고 공부 도와줬으면 해서어…”

모르는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면 카르세인과 어느 정도 대화는 해볼 수 있겠지. 그런 심리로 플로라는 책을 들고 온 것이었다.

옅게 탄식한 카르세인은 플로라가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말은 안 해도 가르쳐주겠단 뜻이었다.

곧바로 문제 풀이와 개념 설명이 시작되었지만 플로라는 오로지 카르세인의 기색을 살피기 바빴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물어본다.

“저기… 문제 얘긴 아닌데 하나만 물어두 돼?”

“뭔데.”

“작은언니 말로는 엄마가 초상화는 그리지 말고 공작가로 돌아가자고 했었다던데… 네가 괜찮다고 말했다면서?”

“그게 뭐.”

“왜 왜 그랬는지 궁금해서 물은 거야! 돌아왔을 때 다쳐서 왔었으니깐… 기분이라도 상하지 않았나 싶어서…”

말이 좀 이상하게 되긴 했지만 전할 건 다 전했다.

남은 건 카르세인의 대답이었다.

옛날에 있었던 일을 다 기억하고 있음에도 일부러 넘어간 건지는 이걸로 판별할 수 있으리라.

“난 또 뭐라고. 그게 궁금해서 찾아왔냐?”

카르세인은 시답잖다는 듯 대했다.

“괜히 시비 걸러 온 놈들 때문에 기분이 왜 상하냐? 오히려 두들겨 팬 쪽은 나라서 상관없어.”

“두들겨… 팼다고?”

“내 피 아니라고 했잖아. 아. 물론 얼굴에야 한 대 맞긴 했지만 그건 보시다시피 다 나았어.”

…어라?

옛날 일 때문에 기분이 상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카르세인은 콧방귀를 끼며 정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고 있었다.

‘괜찮은… 거겠지?’

카르세인은 이미 그 일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꺼내지 않는다.

같이 나들이를 가기 싫다고 했던 발언이나 돌아왔을 때 놀리기나 했던 자신의 행동 그리고 초상화를 그릴 때까지도.

그까짓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식이었다.

“그것보다 아까부터 집중 안 하던데 똑바로 보기나 해.”

“아 알고 있어써?!”

“알려준 공식도 그대로 안 써먹고 똑같이 틀리는데 모를 리가 있겠냐?”

이 지적으로 비로소 플로라는 안심했다.

카르세인은 그 일을 일부러 알고 넘긴 게 아니다.

딱히 신경을 쓸 가치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

“그 그럼 다시 좀 알려줘어.”

그래도 지금은 카르세인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

그런 한편.

클레어는 카르세인의 방 밖에서 새어 나오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 쥐여진 투르머스 꽃 파편은 명백히 당시 상황에 대비했음을 증명하는 물건이다.

‘다 알고도… 일부러…’

모든 것이 눈속임이었다.

엄마의 앞에서 괜찮다고 말한 것도 일부러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도 플로라에게 저리 말하고 있는 것조차 전부 카르세인의 거짓말이었다.

가슴 안쪽이 자꾸만 답답해져 왔다.

이 불쾌감을 느낄 때마다 클레어의 예상은 점점 빗나가는 빈도가 없어지고 있었다.

-띠링!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 현재 수치 : 80% ]

▶클레어의 친밀도가 80%에 도달했습니다.◀

▶클레어 전용 히든 에피소드. [지워지지 않는 불쾌감]의 수행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자동으로 전용 에피소드를 진행합니다.◀

▶이 메시지는 플레이어에게 출력되지 않습니다!◀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입술을 질끈 물던 클레어는 이내 카르세인의 방 앞에서 자리를 떴다.

***

▶서브 에피소드. 플로라의 공부(2)를 클리어했습니다.◀

“반복형 서브 에피소드였군.”

왜 이게 떴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에피소드의 소제에 (2)라는 번호가 붙은 것을 보고 어렴풋이 눈치를 챘다.

서브 에피소드는 대개 메인 에피소드에 크게 영향을 주는 편이므로 대개 일회성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일회성 서브 에피소드만 있는 건 아니었다.

루스마이어 영지를 맡았을 경우 주기적으로 마수를 소탕해야 했던 게임 속 내 플레이처럼 반복형 서브 에피소드도 존재하는 법이었다.

“이게 떴단 건 뭔가 트리거가 작동됐다는 건데…”

문제는 뭘 건드렸는지를 알아야 이걸 끈단 말이지?

근데 생전 처음 보는 저 반복 에피소드의 트리거가 어디서 켜졌는지 내가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뭐 됐어. 그 꼬맹이한테 공부 가르쳐봐야 제대로 듣지도 않는 것 같던데.”

게임에선 루스마이어 영지의 마수들을 때려잡는 반복 에피소드가 있었다.

근데 그거랑 비교하면 이 정도는 새 발의 피다. 딱히 위험한 케이스도 아니고 기껏 해봐야 몇 번 가르쳐 주는 척이나 하면 될 일이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그쪽보단 여기가 지금은 더 중요해 보이니.

『도련님의 서신은 잘 받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장소를 옮기고자 합니다.』

마차에 오른 나는 지금 루스마이어 영지를 맡고 있을 타샤의 서신과 그 안에 든 지도를 몇 번이고 번갈아보았다.

“타샤가 내 상황을 모를 리가 없어. 하지만 그런데도 장소를 이곳으로 잡는다라.”

타샤가 넣어 둔 지도의 표시 지점은 루스마이어가 아닌 샤트렌이었다.

이 게임에서 타샤는 단 한 번도 카르세인을 배신한 적이 없다.

카밀라에 의해 목숨을 보전했단 비하인드 스토리야 지금이나 알 수 있었던 거지만 그걸 감안하면 카르세인을 배신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도 샤트렌 영지 내에서 나를 만나자고 하는 건 그 이유가 필히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또 묘한 게 한 가지 더 있다.

“마부. 여기서 기다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이 근처에서 벗어나면 안 돼. 알겠지?”

“예. 도련님.”

바로 바그란드 공작가의 마차가 이곳에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 사항이었으며 이외에도 내 모습이 가려지게끔 후드를 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우선 가봐야 알겠지.

나는 타샤의 약도에 따라 표시된 곳까지 이동했다.

‘대충 여기인 것 같은데… 타샤는 아직인 건가?’

주변을 둘러봐도 타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어쩐지 소란스러워 보이는 마차가 하나 있을 뿐.

“이놈들! 또 이런 짓을 저질러?!”

“오늘은 기필코 잡아야 해. 이놈들!”

“도망가자!!!”

시끌벅적한 마차 부근.

아이들은 마차 안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뛰쳐나오는 것처럼 보이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욕하며 쫓는 듯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데.’

제대로 쫓으면 쫓을 수 있지 않나?

머지않아 아이들의 재빠른 도주를 감당하지 못한 어른들은 하나둘 마차로 모였다.

그리고는 이상한 소리들을 했다.

“…이만하면 충분히 먹겠지?”

“그럴 거요. 별 걱정 말라고.”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는지. 코가 다 시큰거리는구만.”

왜냐면 이 마차는 행상과 운송 그리고 거래를 위한 마차였다.

그것도 내 지시에 따라 루스마이어로부터 이 길을 따라 이동해 다른 곳에다 물건을 유통해야 하는 마차인 것이다.

헌데 팔아야 할 물건들을 도둑질당한 마당에 오히려 충분히 먹었다니. 별 걱정 말라니. 코가 다 시큰거린다니.

말도 안 되는 장면에 안 되는 소리였다.

“이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냐 타샤?”

뒤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인기척에 나는 등을 돌리며 직설적으로 물었다.

타샤는 부정하지 않았다.

“…예. 도련님.”

-띠링!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의 이상 행동을 포착했습니다! 어떻게 반응할까요?

[ 1. 이걸 보여주는 저의가 뭐지? 타샤. ]

[ 2. 당장 저놈들을 데려다 매질을 하도록. 손실금은 녀석들의 급여에서 직접 깎고. ]

[ 3. 샤트렌 영지에서 이런 짓을 저지른 건가. 마음이 약해질 만도 하지만 이건 안 된다. 저 아이들을 붙잡아 본보기로 벌을 내려라. ]

[ 4. 현장을 포착하고자 하는 의도였나. 잘 알아들었다. 공작가에 이 일을 알리지. ]

또 본 적도 없는 선택지가 떠버렸나.

사실 선택지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게 현 상황은 영주 대리인으로서는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었다.

루스마이어 영지 사람들이 내게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이 샤트렌 영지에 물건을 공짜로 내어주고 있고 장부에서 손실액이 나타날 것이다.

정상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고를 수 있겠지.

루스마이어든 샤트렌이든. 어느 쪽이든 인과관계를 캐물어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뭣하면 공작가의 힘을 써버릴 수도 있을 지경이었다. 그만큼 상황이 내게 유리하단 거다.

하지만 직접 나서서 제지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을 굳이 내게 보여주었다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

어른들의 눈물.

아이들의 때탄 손.

그건 결코 작위적인 짜집기 같은 게 들어가지 않은 장면이었다.

-띠링!

▶서브 에피소드. 뒤바뀐 처지(1)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서도 반복형 서브 에피소드인가.’

이것도 정보가 될 수 있겠지.

반복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맞춰 반복형 서브 에피소드가 뜰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선택지는 더더욱 현실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 7. 상세한 내용을 듣고 싶어. 타샤. ]☑

“범인이 누군지는 묻지 않겠다. 하지만 상세한 내용을 듣고 싶은데.”

일단 들어보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처리를 할 수 있다.

***

‘역시.’

상황 파악을 우선하는 카르세인을 보며 타샤는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로써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게 됐다.

아니. 이보다 더한 위험을 질 각오도 되어 있었다.

냉혹해 보이지만 그는 한없이 따스하고 자비로운 자일 테니.

“찢어질 듯이 빈곤했던 과거에 루스마이어는 샤트렌 영지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영주에게라면 절대 할 수 없을 이야기다. 하지만 타샤는 그 어떤 의심조차 하지 않고 꺼낸다.

그 대상이 카르세인이니까.

그래서 얼마든지 꺼낼 수 있었다.

-띠링!

▶타샤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 친밀도 수치 : 60%→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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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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