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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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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4

“루스마이어가 샤트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타샤가 이곳으로 나를 데려온 것.

거기까지는 저 장면을 보여주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루스마이어와 샤트렌이라는 두 영지 사이에서 모종의 관계가 있을 거란 사실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샤트렌 영지로부터의 도움을 받은 쪽이라니.

‘마냥 저런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건가.’

이 상황을 마냥 방치해선 안 된다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모르고 있는 쪽이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

두 영지 사이에서 생겨난 비하인드 스토리.

그건 장차 내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변수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계속 얘기해 봐.”

그녀는 서슴지 않고 말을 꺼냈다.

“도련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루스마이어는 상당히 짙은 고립성을 띄는 영지입니다. 자원은 없고 인력은 부족하고. 마수들은 시시때때로 침입해오는 데다 위치는 와글루 산이라는 험준한 산을 옆에 두고 있지요. 어쩌면 빈곤이 뒤따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더 말해 뭐하겠나.

최악의 여건에 놓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각사들이 모인 마을이라 하여 조각을 통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영지 내 상황을 호전시킬 순 있겠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지요. 결국 그들이 조각이라는 일을 놓아야 했을 만큼 말입니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소리겠지.

이 여건과 더불어 인위적인 빈곤까지 곁들여지니 기존의 일을 놓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허나 도련님. 루스마이어가 그런 것 치고는 굉장히 길게 버티지 않았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지?”

나는 흠칫하며 물었다.

“도련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루스마이어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조각을 할 줄 알아도 놓아버렸기에 카르세인 도련님을 영주로 맞기 이전부터 그 어떤 수입원도 존재하지 않았지요. 헌데 어찌 이런 긴 기간을 버틸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확실히 이상한 일이다.

내가 오기 전부터 루스마이어는 잡아먹혀도 이상하지 않았다.

파티장에서 키얀을 만났을 때? 그 기간까지는 어떻게 버텼고?

물자의 상황이나 자금 상황 인력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친 그 상태로 버틴 것만 해도 용할 정도였다.

아니. 그까지 가지 않아도 될 일이다.

더 이상 자금 수급처가 없어진 루스마이어에서는 필연적으로 겨울이란 커다란 시련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봤던 아이들이 빵을 훔쳐 달아난 것처럼 가장 문제되는 건 다름 아닌 식량 문제였다.

이 커다란 공백기를 버티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겨울마다 샤트렌이 식량을 지원해줬다 이거군?”

타 영지로부터의 식량 공급.

그것밖에 없다.

아니. 말이 공급이라지만 그건 일방적인 지원이나 다름없다.

관건은 이런 지원을 보낼 계기가 무엇이냐겠지만…

나는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다.

“샤트렌도 한땐 특산물을 팔았었지. 루스마이어를 지나는 행상이 이런 식으로 식량을 훔쳐 달아나는 아이들이 보여도 넘겨줬단 뜻인가.”

타샤는 부정하지 않고 내게 정리했던 장부를 내밀었다.

“저는 전적으로 도련님의 판단을 믿습니다. 만약 시간이 걸린다면 손실이 생겨난 부분은 제 봉급으로 메꾸어도 개의치 않겠습니다.”

-띠링!

▶루스마이어와 샤트렌의 비밀관계를 포착했습니다.◀

▶당신은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전용 선택지를 개방합니다.◀

상황이 어떤지는 이해했다.

만약 내가 여기서 저들을 저지한다 한들 또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루스마이어는 샤트렌의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다.

설령 영주인 나를 상대로 속여가면서라도 이런 일을 저질러야 했을 만큼 그들의 결속은 굳건하다는 뜻이다.

영주인 내 선택으로 인해 영지민들의 불만이 생겨날 것을 고려한 타샤는 나를 만나 직접 이 사실을 전달하려 했던 거겠지. 자신의 급여까지 바쳐가며 이 상황을 묵인해달라는 부탁도 겸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건 위화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본심은 그게 아닐 텐데. 타샤.”

“…”

“네 급여를 저들에게 바쳐 내 손실을 메꾼다 한들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건 이미 알고 있을 테지. 아니 오히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거야 네가 더 잘 알잖아?”

루스마이어는 한때 데올 가에서 관리했던 영지다.

그러니 타샤 역시 루스마이어와 샤트렌의 관계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을 터다.

어쩌면 루스마이어에 대해서는 나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게 그녀일 테지. 헌데 이런 부탁만 하기 위해 찾아왔을 리는 없었다.

“역시 도련님의 통찰력은 무시할 수가 없군요.”

타샤는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내가 꼬집은 부분에 대해 순순히 인정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는 도련님께서 이를 이용해 샤트렌 영지의 악명을 조금 더 낮출 수 있을까 하여 찾아온 것이었으니까요.”

“루스마이어의 영주는 현재 나니까. 이를 모른 척 넘겨주는 것으로 저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겠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남은 일은 제게 맡겨 주시면 잘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구체적인 사안을 제시한 그녀는 동부 귀족 회의 기간 동안 내게 이 사안에 일임을 간청했다.

타샤라면 문제 없이 루스마이어를 다룰 수 있는 데다가 이 문제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샤트렌의 수치를 써왔던 내 문제도 해결할 기회가 생기기까지.

아예 작정하고 붙들어 맨다면 동부 귀족 회의에서 말이 나오는 걸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나는 단호히 타샤의 간청을 잘라냈다.

“아니. 그건 안 되겠는데.”

“…예?”

타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너는 내가 이걸 기회로 삼아 샤트렌의 수치라는 오명을 조금이나마 씻길 바랐던 모양이야. 그렇지?”

“…사실입니다.”

“썩 나쁘지 않은 제안이긴 해. 이걸 그대로 진행한다면 동부 귀족 회의에서의 압박을 피할 기회가 만들어지겠지. 샤트렌 영지의 분노도 적당히 가라앉힐 수 있을 테고. 하지만 이건 한참 잘못된 방법이야.”

“허면 도련님께선 이 일을 어찌 해결하실 생각이신지요…?”

[ 3. 타샤 그냥 이 상황을 유지해. ] ☑

“이 상황을 유지한다. 굳이 건들 것도 없이 그대로. 영지민들에게는 지금과 다르지 않은 생활을 쭉 유지하라고 해.”

“허면 그 손실을… 도련님께서 직접 감당하시겠단 겁니까?”

“그래. 그래야만 명분이 생기니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샤트렌의 수치라는 오명을 조금 덜어내는 용도로 써선 안 된다.

확실한 명분으로 다잡아야 한다.

샤트렌과 루스마이어의 관계를.

과거로부터 이어진 두 영지의 끈끈한 결속을.

그리고 이로 인해 다시 생겨날 또 다른 연결고리를.

나는 근본적인 문제를 아예 해결해버릴 수 있는 명분으로 써먹을 것이다.

***

다음날.

공작저로 돌아간 나는 타샤에게 이 상황을 유지하란 명을 내리며 문서를 작성했고 이를 공작가의 서신이 아닌 루스마이어의 영주 서신으로 보냈다.

돌아온 서신은 도련님을 믿겠다는 긍정과 간간히 보고를 올리겠다는 대답뿐. 다른 문장은 실려있지 않았다.

이 정도면 됐다. 이것과 관련된 선택지는 더 이상 뜨지 않을 테니 이제 신경 쓸 건 하나뿐이다.

▶동부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야 합니다.◀

별 대수롭지 않은 메시지라 여길 수 있지만 이 시스템 메시지는 내게 다음 에피소드를 예고하는 창이다.

챕터 2의 본편.

동부 귀족 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그게 바로 저 파티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파티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 1. 지금 이동한다. ]

[ 2. 좀 더 기다린다. ]

언제든 잊어선 안 된다.

챕터 2는 서브 에피소드로 시작해 메인 에피소드로 넘어가야 한단 사실을.

그걸 감안하면 이 창은 내게 메인 에피소드로 넘어가게 해주는 연결고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파티라고 되어 있어도 실상은 황실의 시험을 받아 이 회의에 참석하는 귀족들의 행사다.

그런 만큼 귀족들이 수두룩하다는 뜻이고.

카르세인에게 있어서는 온갖 시비가 걸려오기 딱 좋은 환경이란 완성되어 있단 뜻이다.

에피소드 진행으로 위장해 만들어진 정교한 덫.

플레이어를 향해 도사리는 이 함정은 함부로 밟았다간 데드 플래그로도 이어져 버린다.

당연하게도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클레어의 성인식 때 이미 경험했지 않았던가? 이 무도회장도 참석 시간대에 따라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달라진다.

위치 역시 경비에게 들키지 않았던 길을 따라 테라스로 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 시간을 소모한다는 행동으로 다른 가족들과의 마주침을 피할 수 있었다.

즉 지금 뜬 선택지는 파티 입장 시각을 의미한다.

이번에도 특정 시간대를 선택해 조정하고 특정 위치에 도달해 특정 행동으로 생길 수 있는 데드 플래그를 파훼해야 한단 거다.

물론 그 시간을 어떻게 알고 어디가 안전 장소이며 어떤 행동으로 데드 플래그를 피하느냐가 문제지만.

▶전 에피소드의 퍼펙트 클리어 보상으로 다음 서브 에피소드의 등장 전까지 발생하는 데드 플래그를 전부 표시합니다.◀

●시간

[ 오후 2시에 입장할 경우 분노한 모드리치 백작 에피소드로 진행됩니다. ]

[ 오후 3시에 입장할 경우 통행료의 불협화음 에피소드로 진행됩니다. ]

[ 오후 4시에 입장할 경우 ─── ]

●장소

[ 파티장 맵을 표시합니다. 자주색과 붉은색은 각각 금지 구역과 위험 구역을 뜻하며 주황색은 제한 구역을 노란색은 주의 구역입니다. ]

●행동

[ 발코니의 와인잔에는 복통을 유발하는 약이 발려 있습니다. ]

[ 로비의 두 번째 화분에 손을 댈 경우 기폭으로 인해 곤경에 처할 수 있습니다. ]

[ 좌측 3번째 테이블에는 압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

[ 중앙 테이블을 기준으로 우측에는 기름이 교묘히 발려져 있어 넘어질 수 있습니다. ]

[ 2번째 커튼 앞에서 졸고 있는 여자를 건들 경우 치한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

[ 3번째 방에서는 수면제가 타 있으므로 주의하십시오. ]

[ 7번째 방 안에서는 두통을 유발하는 향이 피워지므로 잠들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

“…상당한 보상이네.”

이것만 봐도 어딜 어떻게 피해가야 하는지 알 것 같다.

기존 게임에서 가지고 있던 지식보다 훨씬 깊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한층 더 안전한 길을 골라 사전에 위험에 대비할 수 있었다.

그리 하여 대강 시간대와 행동을 종합해 본 결과.

나는 오후 5시 15분에 홀로 후문으로 들어가면 되는 모양이다.

이대로라면 아무 문제도 없이 서브 에피소드를 받게 될 테고 파티장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날부터 심포지움에 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다.

“왜 연락이 안 오지?”

봄나들이 이전에 내가 받았던 서신은 총 셋이었다.

첫째는 루스마이어의 타샤로부터.

둘째는 아이페로스 후작 폴룩스로부터다.

그 둘은 해결됐다.

첫째의 경우는 타샤를 만나 루스마이어와 샤트렌의 관계를 알게 됐고.

두 번째는 어차피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있었으나 뜻밖의 정보가 하나 더 딸려 들어오긴 했다.

그런데 마지막 서신에 대한 답이 없다.

“분명 만날 시간과 날짜를 알려달라고 했었는데…”

하르니에는 나와 날을 잡고 만나자고 했었지만 아직까지도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오늘이 와버린 거였고.

“도련님. 파티장으로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어쩔 수 없나.

카밀라의 외출 준비 보고에 따르면 나는 지금 5시 15분까지 도착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 1. 지금 이동한다 ]☑

“지금 나갈게.”

계약 당시 그녀가 말하길 문제가 생기면 연락이 힘들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 계약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고.

다만 짐작하건대 이번 심포지움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파티장에서 차차 물어보면 되겠지.

나는 그렇게 걱정없이 마차에 올랐다.

***

“…”

“아가씨. 이건… 이건 아니에요. 대놓고 아가씨께…!”

“미나.”

경악한 미나에게 고개를 젓는 하르니에.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나는 이대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는 거야.”

“…”

“너무 걱정하지 마. 나도 이런 건 많이 당해봤었으니까.”

“하르니에 아가씨…”

“다녀올게.”

괜찮다곤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을 텐데.

미나의 표정은 근심으로 가득하다.

손을 써보려 해도 이것만은 손을 쓸 수가 없었기에.

남은 희망은 하나뿐.

“부디 카르세인 공자께서 도와주시길…”

카르세인의 도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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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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