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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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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5

마차 방향으로 걸으며 한숨을 쉬는 하르니에.

휴식기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동부 귀족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에 즐기는 파티가 준비되어 있다.

명목상으로는 파티지만 그 안에서 참가자의 숫자나 참석 여부를 비롯해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므로 빠질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 발을 들이기 싫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번에는 또 누굴 홀리려는 걸까요?

-뒤통수를 맞는 영애 분은 참 불쌍하겠어요. 꽃뱀 하나에 물려 돈독했던 사이가 깨져 버리다니.

-남의 남자를 유혹하고 꼬시는 데엔 도가 트신 분인지라죠?

헬리 영애로 인해 사교계 전체의 적이 되어버린 그녀로서는 그 자리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뭘 해도 자신은 죄인이 되어 있었다.

남자가 엮이면 무조건 추문이나 악질스러운 소문이 퍼져 있고 이에 해명하려 한들 그들은 귀를 닫고 억지로 매듭을 지어 버린다.

뿐만 아니라 남자들은 추문을 보내거나 은근슬쩍 달콤한 말을 흘려 넣고 꾀어내기 바빴고 이를 떨쳐내려 하면 또 다시 악순환이 시작되어 영애들 사이에서 질 나쁜 소문이 돌곤 했다.

아마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일 테지.

사교계의 여성들도 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이 파티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쪽이 아니었다.

“으으…! 하필이면 왜 그 사람들한테 그런 말을 해서!”

언젠가 하르니에는 사교계에서 영애들에게 둘러싸여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다.

가뜩이나 다른 남정네와의 관계를 포착해 씹고 뜯으려는 자들이 있다 보니 우연히 자신이 테레시아 후작가에서 벗어날 자금을 마련하던 상단이 들킬 위기에 놓인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약혼자가 있다는 것.

후작가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만나고 있던 사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최선의 수였다.

다만 뒤를 너무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 가까운 사이시라면 약혼자와의 춤사위 정도는 보여주실 수 있겠지요?

-남녀의 거리를 나타내는 데에 무대 위의 춤사위만 한 것이 없지요. 그리 가까우시다면… 결코 선보이는 걸 피하지 않으실 테고요.

-오는 동부 귀족 회의에서 직접 선보이면 되실 것 같은데요? 하르니에 영애.

약혼자의 존재와 더불어 그 사내와의 긴밀한 관계를 어필하다 오히려 허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그 덕분에 이번 파티에선 꼼짝없이 춤을 춰야 할 판이었다.

그게 너무 큰 문제인지라 하르니에는 절로 이마에 손을 짚고 만다.

“하아. 춤이야 가능하지만… 카르세인 공자는 전혀 모를 텐데.”

귀족식 예법도 익숙하지 않아 자주 가르침을 주어야 했고 잘못된 예법서를 보고 있어 따로 다른 책을 선별해 보내야 했다.

그만큼 귀족 예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제 약혼자가 덜컥 춤을 춰야 한다면 쉽게 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시간도 부족하다.

어떻게든 날을 잡고 카르세인에게 이 사실을 알려보려 했지만…

그간 후작가에선 의심이 들었는지 자신을 감시하는 눈이 생겨났던지라 답신도 제대로 못 보냈고 날을 잡지도 못했다.

이대로라면 거짓말이라는 게 들켜버리고 만다.

시계로 눈을 돌리는 하르니에.

“남은 시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봐도 몇 시간 정도일까.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동부에 위치한 파티장으로 향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연습 시간은 몇십 분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바그란드 공작가에 서신을 넣을 틈도 없이 하르니에는 치맛자락을 잡고 마차로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읏…!”

갑작스레 찾아오는 통증에 마차로 걸어가던 하르니에는 눈을 질끈 감으며 걸음을 멈췄다.

하필이면 일부러 후작가에서 오늘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게끔 이런 노골적인 수를 써버리다니.

“아니야. 이런 걸로 멈춰 있을 시간 없어.”

그 자리에 멈춘 하르니에는 옅은 신음을 심호흡으로 참아내며 고통을 이겨낸다.

두 번째 위기였다.

이걸 자연스럽게 넘기지 못하면 그간 공들여 세운 탑이 무너지고 만다.

이를 악문 채 하르니에는 마차에 올랐다.

고통을 참아내며 오른 마차에서 다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깊게 고민해봤지만 그런 건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다른 대안을 만들어내보려 해도 그 발언이 거짓이라는 게 탄로 나는 순간부터 후작가와 사교계에서 동시에 물어뜯긴다는 결론만 나올 뿐이었다.

어느덧 다시 고통이 이어지는 게 체감이 왔을 즈음.

하르니에는 마차에서 내려 화려한 파티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역시 지금 도착했으리라고 생각하는 건 무리였겠지?’

하긴 그럴 수밖에.

바그란드 공작가는 예로부터 이러한 파티에 딱히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너도나도 다 놀고 떠드는 이 분위기에서 발만 잠시 들이다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다는 말이 가장 많았다.

카르세인이 먼저 도착해있길 바랐지만 일이 그렇게 마냥 잘 풀리기만은 할 수 없겠지.

‘틈을 보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조금이라도 공작가에서 일찍 도착하는 쪽이…’

그렇게 하르니에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파티장을 어슬렁거리고 있을 때.

가까운 장소에서 철푸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 환호성이 터졌다.

‘…설마.’

귀족들의 환호성에 눈을 번뜩 뜬 하르니에는 얼른 이 소리의 근원지로 이동했다. 바그란드 공작가가 도착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귀족들의 정점에 선 자들인 바그란드는 질투와 시샘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우러러보고 손을 뻗고 싶어 안달이 난 가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소리의 근원지로 찾아가자 그곳엔 바그란드 공작가가 도착한 것이 아니었다.

“어머머…”

“저 사람은 누굴까요?”

“어쩜 저리 훈훈하실 수가…”

환호성의 주인은 단연 이 파티에 참석한 영애들이었으나… 그녀들이 환호성을 내지른 이유는 전혀 다른 이유였다.

‘…카르세인?’

철푸덕 넘어져 가슴에 손을 얹은 영애들을 필두로 온갖 영애들이 그의 근처를 감싸고 있었다.

***

뭘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걸까.

나는 가장 안전한 시간대를 골라 마차를 타고 도착했다.

위험도가 표시된 곳들은 얼추 알고 있으니 건물 구조와 길을 파악한 뒤 이쪽 길을 선택했다.

어지간해선 다른 선택지가 뜨질 않길 바랐고 이곳의 귀족들과 마주쳐 변수가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이쪽 길을 골라 혼자 움직였을 뿐인데.

“그쪽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몸이 되게 탄탄하신데… 기사 분이실까요?”

“가문의 이름을 알려주셨으면 해요. 저희 살롱에 초대하고 싶어요.”

어찌 된 일인지 사람이 더 몰려들고 있었다.

‘하 씨. 대체 뭐야?’

시간대는 틀리지 않았다.

오후 5시 15분에 마차에서 내리면 어지간한 등장인물들을 전부 만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으며 공작가 가족들과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띌 일은 현저히 적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은 귀족들보다 평민들의 사용 빈도가 짙은 길이다.

평민들과 같은 길을 사용하길 꺼리며 그 위에 서길 바라는 자들로서는 결코 이쪽으로 다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위험도 역시 초록색으로 안전 구역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다른 에피소드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데다 선택지 역시 잠잠하다. 실제로도 게임에서 곧잘 써왔던 길이었고.

퍼펙트 클리어 보상까지 겹쳐보면 암만 봐도 이런 일이 발생할 리가 없단 것이다.

‘근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거냐고.’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답답한 거다.

자칫했다간 지나가던 누군가에 의해 이 모습을 보이게 되면서 선택지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게 만약 서브 에피소드의 시작과 연관된 등장인물이라면 강제로 서브 에피소드가 진행되며 메인 에피소드까지 페널티를 짊어지게 된다.

심지어 여기서 공작가의 눈에 띈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제기랄. 일단 이 여자들부터 강제로 떨쳐내야 하는데…

무슨 수로 떨쳐내지?

힘으로 떨쳐내면 파티장 안에서 카르세인이 폭력을 썼다는 서브 에피소드가 진행될 수 있다.

퍼펙트 클리어 보상으로 본 사례 중 그런 게 분명히 있었다.

검을 들어 위협이라도 하면 그 소식이 아리나에게 전해져 끌려나가는 수가 있고 한 영애를 잘못 터치했다가 치한으로 몰리는 위협도 도사리고 있었지.

함부로 뭘 건드리거나 할 수가 없었다.

“저기. 자리를 옮겨서 간단히 담화라도 나누는 게 어떠세요?”

“다과도 마침 준비되어 있답니다?”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니 찬찬히 소개해주셨으면 해요.”

씨발. 소개는 얼어죽을 소개.

카르세인 바그란드라고 하면 바로 기겁하면서 떨어질 여자들이.

안 되겠다. 일단은 억지로라도 자리를 뜨자.

이대로 멍청하게 같은 장소에 서 있다간 백 퍼센트 선택지가 뜰 것이 분명하다.

불분명한 변수에 당하지 않으려면 페널티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시원하게 욕이라도 박아주면 되겠지.

교양 없는 놈이라며 언제 그랬느냐는 듯 손가락질이나 해댈 테니까.

“길 쳐막지 말고 비켜 이─”

바로 그때.

누군가가 여인들의 무리를 파고들어와 내 손을 확 잡아챘다.

“어머머? 이게 무슨 짓이에요!”

“저분은 누군가요? 대화 중인 상대가 버젓이 서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선…!”

“참으로 무례하시네요!”

영애들의 불만에 휩싸인 소리는 얼마 가지 않았다.

“그건 제가 여러분께 할 말인 것 같은데요.”

여기 있는 영애들 중 내가 제대로 이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껏 해봐야 친밀도 박스를 보며 나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하지만 이곳에서 명백히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제 약혼자에게 무슨 짓들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하르니에 테레시아.

표면적으로는 카르세인과 약혼할 여자.

입체적으로는 계약으로 이어져 있어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

하르니에의 등장에 영애들의 반응은 확 갈렸다.

누군가는 눈쌀을 찌푸리고 누군가는 “그럼 저 사람이…?” 라며 내 이름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주먹을 불끈 쥐며 하르니에를 향한 갑작스런 적의를 보이기도 했지만…

“가요. 카르세인.”

어쨌든 그녀의 도움을 받아 나는 위험한 상황을 쉽게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분 탓일까?

보통은 내가 하르니에의 손을 잡고 천천히 에스코트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반대로 하르니에가 내 손을 붙잡고 가는 중이다.

에스코트는 아니지만 뭐랄까. 이건 거의 끌고가는 듯한 느낌인데.

“저기 하르니에. 이제 놓아도 되지 않습니까?”

“…”

그리 묻자 하르니에는 걸음을 멈춘 채 나를 슬쩍 바라보더니

“흥.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요.”

이내 그런 말을 하고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뭐지. 평소답지 않은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슬쩍 떠보듯 물어봤지만.

“…하르니에? 왜 그러는 겁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따라오기나 해요.”

“아니 어디 가는지 말씀이라도 해주셔야…”

“아무 말도 하지 말라니까요?”

이번에는 아예 돌아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대로 막 걷다가 위험 구역이라도 들어가면 낭패인데.’

근데 그런 걱정은 딱히 필요 없었다.

하르니에가 나를 데리고 가서 멈춘 곳은 귀족들의 눈이 잘 닿지 않는 한적한 테라스였기 때문이다.

위치를 보니 위험도도 안전 구역에 속하고.

지나다니는 귀족도 몇 없다. 여기서 거하게 사고를 치지 않는 한 클레어의 성인식 때처럼 시간을 때우는 건 어렵지 않아 보였다.

-달칵.

이걸로 한숨 돌렸다 싶었을 찰나.

문을 닫은 하르니에가 묘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왜 그러십니까?”

내가 뭐 잘못이라도 했나.

눈매가 어째 날카로운 느낌이었다.

절로 긴장하며 그리 물으니…

“영애들 사이에 껴서 아주 좋으셨겠어요?”

하르니에는 날 쏘아보며 그리 답했다.

아니 왜 당신까지 그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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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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