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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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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8

챕터 2가 서브 에피소드에서 시작해 메인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만큼 긴급 미션도 조금 특이한 부분이 있다.

챕터 2에서의 긴급 미션.

에피소드 진행 전 공백기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로 미니 게임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한 뒤 성공 시 추가 보상을 지급한다.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단 점만 보면 챕터 1의 서브 에피소드와 유사하다. 메인 에피소드와 달리 리스크가 적고 강제되는 것이 아닌 만큼 긴급 미션 역시 꼭 수행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차이점을 고르라면 서브 에피소드는 메인 에피소드에 영향을 주지만 긴급 미션은 리스크가 아예 없는 대신 메인 에피소드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제로에 가깝다.

보상이라고 해봐야 미약한 페널티 해소용 아이템이나 상태 이상의 수치를 낮춰주는 아이템들이니까. 말 그대로 ‘추가’ 보상인 셈이다.

평소라면 저런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리스크는 없지만 시간 낭비니까.

미니 게임이라고 내놓는 건 무지막지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데다 막상 그걸 클리어한다 한들 보상으로 받는 건 썩 유용하지도 않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좀 달랐다.

“하르니에.”

“네?”

“잠시 거리를 좀 더 좁혀보시겠습니까.”

“…?”

하르니에가 의문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그렇겠지. 그건 기존에 연습했던 구도가 아니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할 시간 따윈 없다.

-스윽.

나는 부드럽게 잡은 손을 빼고서 곧바로 그녀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그러자 바로 다음 잔상이 준비되었다.

‘역시나!’

자세를 바꾸자마자 옅은 색의 잔상이 나타났다.

다음 동작이 나온 것이다.

그 말은…

게임 시스템을 이용해서라면 춤을 출 수도 있단 거잖아?

“카 카르세인? 갑자기 왜 이 구도로 서는 거에요? 사전에 연습한 게 아니잖아요?”

당황스러워하는 하르니에에게 나는 다시 잔상의 위치를 잡은 채 속삭였다.

“이 춤. 당신은 알고 있죠?”

“그야… 저는 마네킹으로 연습해봤으니 알죠.”

그럼 못 춘다는 건 아니겠네.

첫 조건을 만족했으니 다음 조건은 하르니에를 설득하는 일이다.

“그럼 연습했던 것 말고 이걸로 갑시다.”

“뭐 뭐라고요?”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딱 한 번입니다만 책에서 본 게 있었어요.”

당연하게도 책에서 봤다는 건 거짓말.

게임 빙의 전은 물론이고 빙의 이후에도 춤과 관련된 예법서는 본 적도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춤을 출 수 있다.

‘옅은 색은 나중에. 짙은 색은 먼저. 분명 그랬었지. 내 눈에 보이는 저 옅은 잔상은 곡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름 아닌 이 긴급 미션의 시스템이 나를 보조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춤은 결국 카르세인의 몸을 적절히 움직여 맞추는 미니 게임이다. 답도 없는 난이도에 골치를 썩기야 했지만…

생각보다 내 몸으로 이렇게 두꺼운 잔상을 보고 움직인다면 그리 어려울 것 같지만은 않았다.

눈꽃 축제의 긴급 미션에서도 그랬듯이 말이다.

“이 춤은 우리가 연습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워요. 책으로 본다고 해서 쉽게 출 수 있는 게 아니라구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제가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춤이기도 합니다.”

“그치만…”

“이 정도가 아니면 저 영애들도 납득하지 않을 거 아닙니까?”

눈짓으로 그쪽을 가리키자 하르니에가 슬쩍 헬리 영애와 그 무리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능하겠어요?”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책임질 테니까. 한 번 믿어 보시죠.”

이 빌어먹을 게임은 진절머리가 다 날 정도로 치밀하고 빡빡하다.

하지만 그 치밀하고 빡빡한 시스템을 내가 이용할 수 있다면?

그건 결코 사교계의 영애들이 우습게 볼 만한 춤사위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

정해진 갯수의 스포트라이트 위 무대에 서는 남녀들.

그들은 오늘 파티의 시작과 동시에 한 사람의 거짓을 판가름하고자 한다.

하르니에는 어렴풋이 눈에 익은 그들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전부 댄스 쪽으로는 뒤지지 않는 사람들을…’

하나 같이 사교계에서 알아주는 사람들임은 물론 유명 가문의 교사로 찾아갈 만큼 이름 있는 자도 포함되어 있다.

헬리 영애가 아주 작정하고 데려와 이곳에 부른 것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옆에서 춤을 춰야 한다니.

틀림없이 비교될 것이다. 실수가 보일 때마다 일일이 지적받을 것이고 현저한 차이를 보이며 조소의 웃음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그 거짓말은 금세 탄로 나고 말겠지. 크게 실수해 무대에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사고도 그런 대형 사고가 따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임질 테니까. 한 번 믿어 보시죠.”

카르세인은 그리 말했다.

분명 불안해야 정상일 텐데.

춤 한 번 춰보지 못한 사람이 책만 보고 익혔다는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춤을 추자고 하는 만큼 걱정이 가득해야 할 텐데.

미래를 어느 정도 예견하고 일찌감치 그 파란에 대비를 하는 쪽이 올바를 텐데.

하르니에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더 편해졌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어디 해보죠.”

그래.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지 않은가.

도망갈 곳은 없다. 거짓말을 했단 게 탄로 나며 웃음거리가 되기 전에 최대한 발버둥이라도 쳐야 한다.

카르세인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머지않아 무도회의 시작을 알리듯 조명이 바뀌며 전주가 흘러 나왔다.

하르니에는 천천히 리듬을 타며 익히 알고 있었던 대로 움직였다.

남은 건 카르세인이 이를 뒤따라오는가. 그것이 관건이다.

복잡한 박자와 난해한 템포.

불규칙과 규칙을 넘나드는 이 곡 안에서 가장 현란한 춤을 춰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어라?’

카르세인은 이 어려운 템포에 정확히 안착하여 움직였다. 그 자신감은 그냥 한 소리가 아니라는 거였을까?

처음만 그런 줄 알았으나 하르니에는 편하게 리듬에 녹아들어 호흡을 맞췄다. 몇 번이고 깨졌던 서로의 호흡이 단숨에 맞춰진 것이다.

“저 저게 어떻게 된 거죠…?”

“하르니에 영애께서 저 춤을 추다니… 정말 춤을 출 줄 알았단 거에요?”

“이상하잖아요! 심지어 이 어려운 곡에 맞춰 추기까지 한다는 게!”

“아니. 그것만 이상한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약혼자란 사람마저도 저리 완벽하게…!”

영애들이 이 광경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당연히 그럴 테지.

그녀도 적잖이 놀라고 있다.

호흡이나 템포뿐만이 아니다.

남녀가 한 턴씩 박자를 번갈아 쓰는 춤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간다.

이 복잡하고 난해한 음악에 다음 리듬을 어찌 잡고 움직여야 할지 알 것만 같다.

한 번도 춰본 적 없고.

한 번도 이 춤에 맞춰본 적이 없는데도.

모든 것이 맞춰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헬리 영애. 이게 어떻게 된 거요?”

“그쪽 말대로라면 진작 자빠져도 이상하지 않았잖소!”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춤을 저리 자연스레 소화한다니…! 이러면 준비해 준 댄서들도─”

사교계 쪽에서 하르니에를 괴롭히던 영애뿐만이 아니었는지 하르니에의 실수만을 기다리던 사내들도 수군거림에 덧대어진다.

음악에 가려졌다 한들 모두 이 상황에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방심할 수 없다.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해선 안 된다. 이 분위기를 쭉 이어가야만 그들의 의심이 완전히 벗겨진다.

머지않아 음악이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달리 말하자면 가장 어려운 동작을 보여야 할 때인 것이다.

이것만 넘기면.

이것만 끝내면.

그 거짓말은 진실이 변모해 의심의 구름이 걷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하르니에는 마지막 춤사위를 남기고 몸이 기울어버리고 만다.

‘읏…!’

잘 참고 있었던 발목이 욱신거린다.

통증이라면 얼마든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이때 발목이 버티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다니.

정해진 동작을 수행할 수 없다. 다음 동작으로 이어가는 데에 필요한 리듬을 완벽하게 놓쳐 버렸다. 템포는 멀어지고 있으며 버티지 못한 몸은 카르세인의 무게중심마저도 크게 뒤틀어버리고 말았다.

마지막인데.

이것만 마무리하면 끝인데.

끝을 최악의 형태로 장식하게 되다니.

그렇게 하르니에는 눈을 질끈 감았지만.

-텁!

‘어…?’

기우뚱거리며 넘어가던 신체는 카르세인의 팔에 정확히 안착했다.

긴급히 끌어안았으나 가히 예술적인 각도로 몸의 균형을 지탱하고 있는 카르세인. 그가 이 마무리를 홀로 맡은 것이다.

곡이 끝나자 관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누구 할 것 없이 보내는 찬사의 박수에 하르니에는 얼떨떨해하며 성공적인 마무리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하아.”

맥없이 풀려버린 두 다리.

풀썩 주저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하르니에의 몸을 카르세인은 가까스로 다가와 지탱했다.

볼품없이 기대고 있는 모양새긴 했지만 하르니에는 그제야 웃으며 말할 수 있었다.

“어찌어찌 해냈네요.”

딴생각 때문에 춤을 똑바로 연습하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이렇게 막상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질렀음에도 환상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걸로 헬리 영애는 물론이고 몇몇 사내들도 약혼자와 춤을 췄다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의심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오금 사이로 카르세인의 팔이 불쑥 들어오더니 제 몸이 번쩍 들어올려졌다.

관중석 사이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카 카르세인? 왜 이러는 거에요?”

하르니에는 당황하며 카르세인을 불렀지만.

약혼녀의 몸을 들어올린 그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대답 없이 자리를 옮겼다.

“어머머. 세상에.”

그런 두 사람을 뒤따르는 건 반달눈을 곱게 접은 채 풋풋한 연인을 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공주님처럼 들어 올려진 하르니에는 달아오른 얼굴로 얼른 내려달라며 카르세인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지만 카르세인은 여전히 말없이 그녀를 데려갈 뿐이다. 신호를 암만 보내도 그는 하르니에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발걸음이 멈춘 장소는 두 사람이 춤을 추었던 그곳.

테라스였다.

-달칵.

문을 닫은 카르세인은 하르니에를 조심스레 의자 위에 앉혔다.

그리고는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카 카르세인…? 대체 뭘… 읏!”

옅은 신음과 함께 쑥하고 빠지는 하르니에의 구두.

구두 안에서 숨겨졌던 상처가 드러났다.

카르세인이 안타까운 한숨을 흘렸다.

“어쩐지 발을 움직일 때마다 몸이 미세하게 떨린다 싶었더니… 이런 걸 숨기고 있었던 겁니까.”

왜 춤을 마치고 난 뒤 이곳으로 데려오나 했더니.

이걸 확인하려고 그랬던 모양이었다.

들켜버렸으니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해요. 저도… 사정이 있어서…”

“사정이요?”

“…네. 테레시아 후작이 헬리 영애로부터 모종의 거래를 진행하면서 선물로 보낸 구두인지라 이걸 신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거든요.”

나름 이런 사정이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카르세인에게 있어서는 짐덩이가 하나 생긴 거나 다름없겠지.

여러모로 민폐였단 점은 자각하고 있다. 이 춤을 추게 된 계기도 자신이었고 연습 과정에서도 발목을 잡았고. 실제로 춤을 출 때마저도 그의 적절한 센스가 아니었다면 일을 크게 그르칠 뻔했다.

쓴소리를 들을 각오는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화를 내지 않았다.

“미리 말했다면 제가 강제로 손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이 지경이 된 발로 당신에게 춤을 추게 만들진 않았을 겁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과 함께.

제 발을 살살 어루만지고 있었다.

“헬리 영애라고 했던가요. 이 구두 좀 빌려 가겠습니다.”

“뭐 뭐하려고요?”

“똑바로 갚아줘야 할 거 아닙니까. 감히 이딴 치졸한 짓을 저질렀는데. 아리나에게 한 소리 듣기야 할 것 같은데 이건 그냥 안 넘어가렵니다.”

-두근!

또 다시 춤 연습을 어지럽히던 뜀박질이 시작됐다.

“…어째서에요? 당신에게 그렇게까지 할 명분은 없잖아요.”

반사적으로 그런 말이 튀어 나왔다.

하지만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로 그럴 필요는 없다.

이 정도 통증이야 버티면 되는 것이 아닌가.

언제나 겪어왔던 괴롭힘의 일부일 뿐이었다.

게다가 계약 약혼의 관계일 뿐인데.

진짜 약혼녀도 아닌데.

이렇게 깊숙하게 신경을 써줄 필요가 있을까?

“제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러니 굳이 당신이 헬리 영애를 찾아갈 필요는 없어요.”

목표는 완수했다.

이 정도 고통이야 얼마 안 간다.

참고 넘기면 된다.

“죄송하지만 전 억지 좀 부리렵니다.”

이어지는 카르세인의 대답에 하르니에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 약혼녀가 아니더라도 당신이 이런 경험을 두 번이나 겪게 만들고 싶진 않습니다.”

-두근!

기분 탓일까?

아까보다 뜀박질 소리가 커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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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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