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52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152

무도회장에서 파티장으로 넘어가고.

호위기사로서 파티장 내 테라스 구역을 지키던 라디엘은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안심했다.

아니. 어이가 없다고 하는 게 맞을까?

그걸 하나하나 회상하고 있자면 허탈한 한숨이 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갑자기 약을 달라시기에 무슨 말씀이신가 했더니.’

무도회장에서 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카르세인이 표적으로 몰릴 것은 너무나도 뻔한 사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호위를 부른 건가 싶었지만 정작 호위를 해야 할 장소에서는 라디엘을 부르지 않았다.

라디엘의 입장으로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는 판단이었다.

얼마 후 호위를 맡을 사람이 있다며 라디엘을 무도회장 내로 들였을 때도 그랬다.

-저 테라스에 내 약혼녀가 있을 거야. 이 약이랑 카밀라가 가져다 준 구두 들고 가.

한 손에 새 구두를 쥔 채 그는 묘한 명령을 내렸다.

주인의 호위가 아닌 약혼녀의 호위라니.

그마저도 약과 구두를 들고 가라는 말에는 절로 고개가 측면으로 기울었다.

무도회장에서의 소란은 어째 잘 흘려내서 그런 거겠지?

그리 생각하며 테라스 안쪽으로 들어가자.

보랏빛 머리카락에 자안을 지닌 상당한 미녀가 그곳에 있었다.

아마도 그 사람이 도련님의 약혼녀이고. 이 사람을 지키는 게 라디엘이 수행해야 할 명령이었다.

그제야 모든 게 이해가 됐다.

다친 발과 춤을 함께 췄던 약혼녀. 약과 구두는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전해 들었던 사실을 알리자 안 그래도 미인인 소녀의 표정은 그때부터 봄꽃에 젖기 시작한다. 사시사철 변치 않을 것 같은 얼굴에 꽃봉오리가 어여쁘게 피어 오르고 있었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남성들이라면 무릇 연심을 품어버릴지도 모를 것 같았다.

동일하게 손에 쥐여져 있었던 그 새 구두는 철저히 되갚아주고자 한다는 의미일 테지만… 그것까지는 모르는 듯했다.

그런데 발 사이즈에 전혀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 춤을 춘 약혼녀를 위해 약과 구두를 보내고 호위까지 맡겨선 상대에게 철저히 복수하러 간다니.

여자 쪽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장이 두근거릴 상황이었다.

‘물론… 도련님께선 그런 거 전혀 생각 안 하셨겠지. 어휴.’

그래서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아마도 하르니에 영애 쪽은 마음이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니.

그런 부분은 참 안타까웠다.

명석한 두뇌와 냉정한 판단력 철저한 분석 능력과 통찰력을 고루 지닌 그가 어째 이런 부분은 눈치가 전혀 없는지.

이러면 여자 쪽이 자칫 안달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이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었다.

그러니 라디엘은 일부러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나왔다.

‘약은 직접 발라주고. 구두도 직접 신겨야죠. 도련님.’

저런 미녀를 두고도 심장이 뛰지 않을 만큼 타인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건 공작가에서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아서겠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도련님께 자리잡은 차가운 심장이 만개한 꽃봉오리를 만나 조금은 덥혀질 수도 있을 거라고.

가족들조차 덜어내지 못한 짙은 상처가 연인이라는 가장 강력한 인간관계로 새살이 돋아오를 수도 있을 거라고 말이다.

“들어가신 지 약 5분 정도신가…”

시계를 쭉 체크해봤지만 그 동안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흠흠.”

라디엘은 헛기침을 하며 살금살금 테라스 문 가까이 다가갔다.

이런 짓이야 당연히 하면 안 되겠지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그녀는 마나를 귀에 집중해 대화를 엿들었다.

“그보다 헬리 영애에게 뭘 어떻게 보복을 했길래 조용해요?”

“아. 그거요. 가볍게 춤 좀 췄습니다.”

…네?

도련님 약혼녀가 있는데… 다른 여자랑 춤을 춰요?

그게 무슨 미친 소리에요!

그런 소릴 해버리시면 약혼녀 분이…!

“…춤이요?”

“예.”

“저를 여기다 내버려 두고 헬리 영애랑 춤을 췄다고요?”

“예.”

맙소사. 벌써 목소리가 확 가라앉았다.

그걸 그렇게 대답해버릴 게 아니잖아요! 도련니이임-!

‘어쩌지? 들어가서 말려야 하나?’

라디엘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바로 그 순간.

“춤추는 척하면서 일부러 밟고 밀치고 방해한 뒤에 넘어뜨렸거든요. 당신보다 춤도 못 춘다는 소리도 했고. 뭐 실제로도 춤 실력은 하르니에 당신 쪽이 훨씬 더 나았습니다. 알고 보니 전 첫 춤 상대로 최고의 파트너를 만난 거였네요.”

“뭐뭐뭐뭐 뭐라는 거에요!”

“아니. 맞잖습니까. 첫 춤 상대로 당신 같은 최고의 파트너를 만난 거면… 으억!”

“조 조용히 해요! 정말!”

분위기는 단번에 반전되었다.

도대체 이런 멘트는 어디서 배우기라도 하는 건가? 마크가 도련님께 배워서 써먹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들어가서 말릴 필요는 없겠네. 라디엘은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사이 당황한 게 티가 확 나던 하르니에도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러려고 준비한 건 아니지만… 자요.”

“이게 뭔데요?”

“초콜릿이잖아요. 그… 발렌타인 때 줬어야 했던 건데 한참 늦어 버려서 지금 주는 거에요.”

어머나.

발렌타인 초콜릿?

‘제가 굳이 끼어들 필요도 없었군요?’

역시 도련님은 이런 쪽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게 틀림없다.

저 초콜릿은 분명히 엄청 달겠지.

녹은 초코 사이로 한 움큼 들어간 약혼녀의 마음은 결코 쓸 리가 없다.

‘나도 한땐 그랬지.’

음음. 그 초콜릿이 얼마나 단데.

첫 연애를 시작할 때 줬던 초콜릿은 받는 쪽만 그런 게 아니라 주는 쪽도 굉장히 달았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라디엘은 흠칫하며 헛기침하곤 다시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 사이에 짤막한 대화가 지나간 모양인지 초콜릿 얘기는 금세 지나가 있었다.

그런데…

“거짓말 말아요! 지금 보옥이 반응하는 거 안 보여요?!”

어째 약혼녀의 언성이 올라간다.

뭐지? 도련님께서 실수라도 하셨나?

“하르니에. 이거 고장 난 게 분명합니다. 전 진짜 똑바로 잤습니다. 억울합니다.”

“당신 눈에 다크서클이 그대로 걸려있는데도 그런 소릴 하는 거에요?”

“기분 탓입니다. 전 원래 다크서클이 좀 있는 편인지라.”

“허. 기가 막혀. 이렇게 거짓말 하시겠다 이거죠?”

“…뭡니까. 뭐 뭔데요.”

…? 당최 알 수 없는 대화가 오가더니 갑자기 풀썩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이게 뭡니까? 왜 제가 당신 무릎에 누운…”

“일어날 생각 마요. 벌이니까. 여기서 이 상태로 눈 붙여서 자요.”

“아니 그렇다고 무릎에 누운 채로 자란 겁니까? 앉아서 자도… 억?”

“흥. 그러게 평소에 똑바로 주무셨어야죠. 제가 허락하기 전까진 못 일어날 거에요.”

“그런 게 어딨습니… 아니 제 눈은 또 왜 가립니까… 저 지금 잠 안 온다니까요?”

“제 무릎 위에서 얌전히 자기나 하세요?”

세상에.

이 무슨 당이 뚝뚝 떨어지는 대화인지.

정황상 무릎 베개를 해준 듯 보이는데…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 목석이나 다름없는 도련님께 어마어마한 용기를 내어 전진하신 것이다.

-꿀꺽.

‘이 이 다음은?’

절로 기대하게 된다.

연애를 해봤던 입장이긴 하지만 저 남녀가 다음은 무슨 행동을 할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저기 라디엘 경?”

“헉!”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라디엘은 저도 모르게 귀에 실은 마나를 거둬 버렸다.

“카 카밀라 양?”

“듣고 계신 거죠? 도련님과 약혼녀 분의 대화를요.”

라디엘을 부른 건 눈치 빠른 도련님의 전담 하녀 카밀라였다.

나중에 따로 도련님께 죄송하다고 말해야 할 판이었다.

“엿듣고 계셨던 걸 뭐라고 하려던 건 아니에요. 다만 도련님께서 평소에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않아서 약혼녀 분께 언질을 드렸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있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아 그 부분이라면.”

방금 들은 얘기지 않나.

상대는 카르세인 도련님의 전담 하녀인 데다 딱히 숨기고 싶었던 건 아니기에 라디엘은 그 내용을 아는 대로 전했다.

그러자 카밀라는 다행이라며 안심했다.

아무래도 이쪽은 아군인 모양이었다.

“그럼 내친김에 한 가지 더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도 더 엿들은 건 거의 없습니다만…”

“아니요. 그쪽이 아니라 곧 아리나 아가씨께서 도련님을 찾아오실 테니까요.”

“…!”

곤란해하던 라디엘의 기색이 한껏 진지해졌다.

“무도회장에서 사건이 벌어졌으니 아리나 아가씨께서 도련님을 찾아오실 겁니다. 표면적으로는 몇몇 귀족과의 마찰입니다만 실제로는 누명을 씌우려는 자들의 왜곡이에요.”

“…그곳에서 증인을 자처해 두 분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싶다. 그런 뜻이군요.”

“맞아요. 정확히는 도련님께 더 이상 공작가의 상처가 남지 않길 바라는 거지만…”

그런 거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더 말씀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역시 증인으로 설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그럼 저를 따라─”

“아니요.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는 듯 보입니다.”

인기척을 느낀 라디엘이 그쪽으로 상체를 돌린다.

카밀라 역시 어렴풋이 짐작하고서 그쪽으로 몸을 돌린 뒤 고개를 숙였다.

찰랑거리며 다가오는 붉은 포니테일.

그녀는 틀림없이 아리나 바그란드다.

““어서 오십시오. 아리나 아가씨.””

“카르세인이 또 사고를 쳤다고 들었다. 여기 있을 테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두 사람에게 아리나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먼저 나서는 건 카밀라였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음?”

“귀족들에게 사고를 쳤다고 전달받으신 거라면 그건 왜곡된 사실입니다. 아리나 아가씨.”

“카밀라 양의 말대로입니다. 사고를 친 게 아니라 약혼녀 분이 받은 악의를 복수해주신 겁니다.”

카밀라에 이어 라디엘이 연달아 의견을 덧붙였다.

그러자 아리나는 곧바로 인상을 찌푸린다.

“그게 무슨 소리지?”

고개를 숙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며 번갈아 답한다.

“저는 전담 하녀로서 도련님께 이 파티에 참석한 영애들의 명단을 가져다 달라는 명을 받았고 이어 하르니에 영애의 구두 사이즈를 알아온 뒤 새 구두를 가져오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호위 기사로서 도련님께 테라스 안으로 데려오신 약혼녀 분을 호위하란 명을 들었습니다. 이어 카밀라 양께서 언급한 구두와 상처가 난 곳에 바를 약을 가져다 주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전담 하녀와 호위 기사가 각각 그런 명을 받았다고.”

두 사람을 번갈아 본 아리나는 테라스를 살짝 흘깃거리고는 등을 돌린다.

“따라오도록.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보고 받아야겠어.”

-띠링!

▶특정 조건을 만족하여 페널티가 사라집니다.◀

▶아리나의 친밀도가 하락하지 않습니다.◀

▶페널티 선택지가 뜨지 않습니다.◀

***

“카르세인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내쫓으란 말씀이십니까?”

레텔비크 백작이 진땀을 흘리며 되묻자 검은 인영에 가려진 사내가 일침을 놓는다.

“왜. 못 하겠어? 너도 그저 그 반푼이와 다를 게 없다는 건가?”

“아 아닙니다. 하 하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 확실히 처리해. 쯧. 하필 그놈이 여기 이 제국에 있으니까 내가 나설 수가 없다고.”

그로부터 받은 명령은 단 한 가지.

이번 동부 귀족 회의에서 카르세인의 입지를 완전히 눌러놓으라는 뜻이다. 제국에서 더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게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해내야 한다.

‘살고 싶다면 해내는 수밖에 없어…!’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