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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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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3

고깃집 알바를 마치고 난 뒤.

함께 일을 하고 나온 지은이는 문득 내게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이게 뭔데?”

“그냥… 뭐. 너니까 주는 선물.”

“그러니까 이게 뭐냬도.”

“뭐 뭐냐니. 그걸 왜 물어. 직접 열어보면 되는 건데.”

하긴 그런가?

포장된 상자를 열어보면 될 일이다.

“자 잠시 나는 화장실 좀!”

“어어. 그래.”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끈을 풀어 안에 든 걸 확인했다.

안쪽에는 각양각색의 모양을 가진 갈색의 물체들이 달달한 향을 잔뜩 풍기고 있었다.

“…초콜릿이네?”

안에 든 게 초콜릿이라는 걸 알아차린 순간.

뒤통수에서 웬 가시 돋친 말들이 들려왔다.

“눈이 어떻게 되기라도 한 건가?”

“…하. 진짜. 이해가 안 가네.”

“실화냐? 그 동안 대시를 몇 번을 했는데.”

불만으로 가득한 걸 보면 들으나 마나 나한테 하는 소리 같긴 한데… 왜 화내는 거지.

초콜릿이라고 해봤자 그냥 시중에 파는 거랑 다르지도 않을 텐데.

‘모르겠다. 그냥 돌려주든가 해야지.’

그렇게 다시 상자를 덮으려는 순간.

“야아! 민혁이 너 지금 뭐해?”

지은이가 그새 호다닥 달려와선 내 행동을 저지했다.

“뭐 뭐하는 거야? 그거 왜 덮어? 먹으라고 준 건데!”

“나는 딱히 단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뭐어?”

기가 찬 듯 나를 바라보는 지은이.

“야. 그래도 성의를 봐서 하나 정도는 먹어주든가 하지!”

“됐어. 단 거 좋아하는 녀석들은 저기 있는 것 같은데. 쟤네 주든지.”

나는 뒤쪽에서 의문의 가시 돋친 말을 뱉어내던 다른 남자 알바생들을 엄지로 가리키며 그리 말했다.

그러자 지은이는 얼이 나간 듯 내게 물었다.

“너… 혹시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

“뭐?”

“2월 14일. 무슨 날인지 모르는 거야?”

“2월 14일이 2월 14일이지 무슨 새로운 날이냐. 학교 갔다 와서 하는 일이니까 빨간날은 아니고. 평일에 그냥 알바하는 날 아니냐?”

“…”

침묵 속에서 이마를 탁 집던 지은이는.

“그래… 네가 그런 사람은 아니지… 에휴.”

영문 모를 말과 함께 웬 한숨을 푹 쉬었다.

틀린 말은 안 했는데 말이지.

그러다 다시 상자를 덮으려는 나를 보며 조금씩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또 한 번 상자 뚜껑을 열어버리고는 초콜릿 하나를 내 입 속에 냅다 넣어 버렸다.

“억.”

“그렇게 달게 만든 것도 아니거든? 성의를 봐서라도 좀 먹어주지?”

어조에서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진다.

이거 안 먹겠다면서 뱉기라도 하면 등짝이 얼얼해지거나 발등에 매운맛이 떨어질 것 같은데.

‘…먹고 있던 걸 뱉을 수도 없고.’

별 수 있나.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초콜릿을 오독오독 씹었다.

“먹어보니까 그렇게 안 달고 괜찮지? 거기 든 건 다 먹어야 한다? 버리거나 누구 주면 죽어.”

초콜릿을 막상 먹어보고 나니 안 거지만 지은이의 말대로 생각보다 그렇게 달지는 않았다.

그제야 험악한 표정이 사라진 지은이는 나지막이 무어라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어쩌다 내가… 까지는 들었는데. 뒤는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별 상관없겠지?

시키는 대로 했으니.

압박감이 사라졌나 싶었지만 지은이는 그 이후로도 나를 놔주지 않았다.

“민혁이 너는 생일이 언제야?”

“뭐?”

“네 생일 언제냐구.”

“갑자기 웬 생일?”

“그야 뭐…”

시선을 피한 채 두 손을 만지작거린 그녀는 말한다.

“초 초콜릿 선물은 별로인 거 같으니까! 진짜 선물을 좀 줄까 싶어서 그러는 거잖아!”

곰곰이 생일을 떠올리면 나쁜 일밖에 떠오르지 않기에 나는 심드렁히 답했다.

굳이 알 필요까진 없지 않느냐고.

그러자 지은이는 나를… 다짜고짜 의자에 눕혔었다.

“억! 야 야! 왜 눕히는 건데!”

“말 할 때까지 안 놔줄 거야. 순순히 답해야 할 거다? 어?”

“아니 야! 그런 억지가 어딨…! 웁 우우웁!”

“빨리 생일 말해애!!”

“우우웁!!”

무릎에다 강제로 눕힌 채 생일을 말해 달라던 그녀.

나는 그녀 덕에 사람의 몸에 묻힌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감각인지 알게 되었다.

그 느낌이란…

푹신한 무언가에 꽉 막혀 호흡이 틀어막히는 기분이었었다.

그래.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어라?

“웁 우웁!”

눈을 떴을 때는 거대한 무언가가 나의 시야를 꽉 가리고 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두 번이나 있냐고!

부드럽고 푹신한 사람의 살결에 파묻혀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그때랑 똑같은 감각이잖아!

“웁 우우웁!!”

본능적으로 허우적거리던 나는 그때처럼 내 안면을 잡고 있는 팔부터 빼냈고 두 팔로 어깨를 들어올리며 위협으로부터 벗어났다.

“주 죽는 줄 알았네…”

이런 경험을 두 번이나 할 줄이야.

아니 이걸 게임에서조차 경험할 줄이야가 맞나…?

어느 쪽이든 비정상인 건 확실한 듯했다.

-띠링!

▶상태 이상 : 호흡 불가 3단계가 사라집니다.◀

▶상태 이상 : 질식 2단계가 사라집니다.◀

“어이가 없네. 이 와중에도 상태 이상 보고냐.”

게임에선 없었지만 현실이라 그런지 이런 황당한 죽음도 있는 모양이지.

이젠 그것도 그러려니 한다.

그보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을 줄이야.

절대 안 잘 거라고 했었는데 막상 무릎 위에서 취한 수면 시간은 제법 길었던 모양이다.

“으응…? 카르세인?”

그 사이 하르니에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입을 가리며 작게 하품한 그녀는 보옥과 나를 번갈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옥의 힘 때문에 원래는 제 무릎에서 못 일어나셨을 텐데 이렇게 일어나신 걸 보면 똑바로 주무시긴 한 모양이네요.”

“…”

“아 저도 사실 기다리기만 하기엔 너무 졸려서. 자버렸거든요.”

“이 상황에서 잠이 옵니까? 예?” 라며 따지고 싶지만… 그보다는 다른 쪽을 따지는 게 맞을 것 같다.

“하르니에. 당신은 경계심을 좀 키울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자다 일어나선 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래요?”

“위험한 줄을 아셔야죠. 지금 처한 상황이 위험하다고 생각 안 합니까?”

그 말에 두 눈을 꿈뻑거리던 하르니에는 입매를 슬쩍 가리며 피식 웃었다.

“뭐가 위험한데요? 당신이랑 있는 게요?”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아하하핫.”

그러자 하르니에는 소리 내어 웃었다.

“정말이지. 당신이 저를 덮칠 수도 있으니까 그걸 주의하란 거에요 지금?”

뭐지. 못 알아들은 것 같지는 않은데.

“자고 있는 저를 당신이 퍽이나 덮치겠네요. 어휴.”

“…저도 일단은 남자입니다만?”

“다른 남자였으면 당연히 경계했겠죠. 근데 카르세인 당신이라면 괜찮아요.”

양껏 웃었다는 듯 손을 내린 그녀는 덤덤히 덧붙인다.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절 덮칠 사람이면 반대로 제쪽도 바로 알아봐요. 시선이 바로 느껴지거든요.”

“시선이요?”

“네. 제 입술이라던가 제 목덜미라던가. 가슴이나 드러난 맨어깨를 보기도 하죠. 그런 사람들은 이미 거기부터 보고 있는 거에요.”

“그런 시선이라면 저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동일한 남자입니다.”

“네?”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습니까. 예쁜 사람의 전신을 쭉 훑어보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요.”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첫만남 때는 위험이 따르는 만큼 머리부터 박았었지만 계약 이후부턴 나도 눈길이 절로 갔다.

어떻게 이런 예쁜 사람이 있지. 하고 말이다.

그럼에도 하르니에는 다시 웃으며 답했다.

“그러니까 당신은 다른 거에요. 카르세인. 당신은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니까.”

“방금 말한 거랑은 좀 모순인 것 같습니다만?”

“그 사람들은 저를 향해 오로지 성욕을 드러내기나 할 뿐인지라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지도 않아요. 일부러 보지 않은 척하고 어딜 보냐 말해도 시치미를 떼거든요.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

“구역질나게도 제 미모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를 다 붙이고 절대 그러지 않았다는 듯 꽁꽁 숨기려 하지만 실상은 그 더러운 입에서 그득그득 내뱉고 있죠. 하지만 당신은 어때요? 시선에 대한 거짓도 입에 담기는 거짓도 존재하지 않네요? 정말 카르세인 당신과 그 사람들이 같은 인간일까요?”

그 발언은 나를 시험하기 위한 함정이었다 이건가.

이거 제대로 당했군.

“애초에 당신이 절 덮칠 거였다면 몇 번이고 기회가 있었죠. 첫만남부터 전 카르세인 바그란드라는 사람이 저에게 그런 거짓을 담고 있지 않단 걸 알고 있었어요.”

나름대로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그 시선과 거짓을 간파하는 건 자신의 감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르니에는 그리 호언장담했다.

하긴. 그녀도 나름대로 경계심을 철저히 세워왔을 거다.

약혼자는 내가 처음이라 하지 않았던가. 모호하긴 하지만 그런 감각이 있었으니 남성들로부터 속아 넘어간 적이 없고 위험에 대해서는 대비를 해둔 것이다.

그래도 이 말은 해야겠다.

“저 역시 같은 남자인 건 변함없습니다. 똑같이 경계는 하세요.”

그러자 하르니에는 설렁설렁 대답하곤 입을 가리며 다시 물었다.

“참. 당신 생일은 언제에요?”

“…”

“카르세인?”

우연이네.

꿈에서도 지은이가 내 생일을 묻는 장면이 보이더니 깨어나서도 하르니에가 내 생일을 묻고 있다.

더 묘한 우연은 나와 카르세인의 생일이 완전히 동일하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생일이 언제냐는 질문이 곤란하지 않았다.

“12월 31일입니다.”

12월 31일이 내 생일이었다는 말에 하르니에는 “그럼 벌써 지나갔단 소리잖아요!” 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생일이야 그냥 지나가면 그만인데 왜 저러나 싶다.

그러다가도.

“…다음에는 같이 보내요.”

그리 말하며 이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

“저기요. 카르세인?”

“아 네.”

“슬슬 나가야죠. 파티장에서 잘 건 아니잖아요?”

“…예. 나가야죠.”

-띠링!

▶파티장에서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달성도를 정산합니다.◀

상태창도 이런 걸 괜히 띄우는 게 아니라는 듯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다.

‘…4시간이나 잤다니.’

이렇게나 많은 시간을 잠으로 소비했을 줄이야.

그 안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게 참 신기할 지경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우려되는 쪽은 이 에피소드의 페널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왜 아리나가 안 오지?’

분명 올 때가 됐었다.

페널티가 대놓고 존재했었던 만큼 아리나는 이 시점에 카르세인이 어디 있든 찾아내게 된다.

이 테라스에서 선택지가 뜨는 것도 당연한 일이란 건데.

‘뭘까. 내가 뭘 놓친 게 있나?’

그리 의심하며 하르니에와 함께 파티장을 나왔을 때.

1층 로비에서 아리나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카르세인.”

하르니에가 걱정하는 눈빛을 보였지만 나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하르니에가 자리를 피해주자 아리나가 운을 뗐다.

“왜 말하지 않았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뭐지?

원래는 이런 질문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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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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