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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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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6

아리나와의 대화가 끝내고 난 뒤는 별다른 변화 없이 게임 속 전개를 그대로 따랐다.

공작가 전원이 마차에 오른 뒤 회의장으로 향하는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던 장면이었다.

“어휴 엄마. 걱정 말라니까.”

“…그래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잖니. 내가 손을 쓸 수가 없는데.”

이사벨라의 눈빛에 걱정과 근심이 가득한 건 다름 아닌 이번 심포지움의 시험에 가주의 힘이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황실이 귀족 자제들을 제대로 시험하고자 하는 이 자리에서 가주의 힘은 행사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선 공작 부인인 이사벨라도 예외 없이 해당된다. 사망한 공작으로 인해 공작 부인인 그녀가 공작가를 이끌고 있기에 어떤 이유로든 이사벨라는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세 딸들을 도울 수 없었다.

실제로 무슨 수를 써도 이 에피소드는 이사벨라의 개입이 저지되고 말이다.

“우리도 다 컸어. 엄마. 그치? 플로라.”

“응!”

“플로라도 그렇다네요. 어머니.”

이사벨라가 여전히 걱정으로 가득한 눈빛을 보내자 세 딸들은 씩씩하게 대답해 주었다.

거리낄 것 없다는 듯 답하는 아리나.

이번에도 황실 시험을 멋지게 치르고 올 거라는 클레어.

그런 언니들의 뒤에서 배시시 웃는 플로라.

처음으로 어머니의 도움 없이 스스로 황실의 시험을 수행해야 하지만 세 자매는 언제나 그래왔듯 해낼 자신이 있어 보였다.

“…”

그 세 사람 다음은 나였던 걸까.

이사벨라의 눈길이 내쪽을 향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사이 타이밍 좋게 마차가 멈췄다.

“도착했습니다. 마님.”

“벌써 도착이라니… 일단 내려가서 얘기하자꾸나.”

““네 어머니.””

마부의 도착 소리와 함께 하나둘 밖으로 나가는 모녀.

가장 마지막으로 내가 내려야 할 때 아리나는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카르세인. 잠시 너는 여기서 플로라와 함께 남아있어 줬으면 하는데.”

갑자기?

회의장에 입장하는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이렇게 마차에 남길 필요가 없을 텐데.

‘…아니 잠깐만.’

플로라와 함께 남아있으란 말에 플로라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왜?” 라는 질문이 바로 튀어나올 법한데도.

이거 묘한 위화감이 드는데.

‘답은 쉽게 나오긴 하네.’

만약 플로라가 이 자리에 없게 됐을 경우를 가정해보니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카르세인만 마차에 남긴 채 밖에서 의논을 시작하는 공작가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런 거라면 대강 납득이 간다.

플로라는 그저 이곳에서 내 시선을 이끌어 두기 위한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가족간의 의논에서 카르세인은 여전히 빼두고 싶다는 뜻이겠지. 혹은 그럴 만한 의논이거나.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마차 좌석에 기댔다.

“좀 기다리지 뭐.”

“…”

“…”

의외의 대답이었던 건지 막내와 첫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그럼 그렇지.

처음부터 떼어놓고 의논할 작정이었던 거다. 플로라에겐 미리 언질을 두면 될 테니까.

“…금방 끝날 거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도록.”

아리나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한 뒤 그리 말하고 마차 문을 닫았다.

아리나가 마차 문을 닫고 나가자 마차 안에서는 힐끗힐끗 나를 쳐다보는 플로라의 시선이 느껴졌다.

-띠링!

▶선행 이벤트를 수행하여 본 안건이 선택지 형태로 바뀝니다. 아리나의 말대로 마차에 남으시겠습니까?

[ 1. 예. ]

[ 2. 아니오. ]

‘나가겠냐?’

요지부동의 상태를 보여주듯 나는 팔짱마저 꼈다.

▶선행 이벤트를 수행하여 추가 안건이 긴급 미션 형태로 바뀝니다. 본 미션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이건 또 뭐야?’

참나. 이번엔 또 뭔 개같은 걸 내려고 이러는지.

하르니에와 춤을 출 때야 이용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게임 속 전개의 순리를 따라야 하는 이 시간엔 그저 가만히 기다리면 된다.

어차피 긴급 미션은 페널티를 따로 부여하지도 않을…

▶본 미션은 마나 사용 튜토리얼입니다.

‘…뭐?’

저 한 문장에 심드렁했던 내 시선이 확 끌렸다.

마나 사용 튜토리얼이라니.

그건 지금 나올 게 아닌데?

카르세인이 이 게임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험난한 시련들이 예고되어 있는 만큼 성장 요소 역시 존재한다.

그중 마나를 깨우치는 것도 주요 성장 요소였다.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이건 지금 나올 게 아니었다.

‘시기가 어떻든 이 튜토리얼은 필수야.’

마나 튜토리얼은 플레이 내에서도 한 번밖에 알려주지 않는 귀중한 이벤트였다.

힘을 쥐어다 주지만 상당히 빡빡한 조절이 필요하고 신체 단련이나 무기 훈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마나 단련이라는 건 그 정도로 가장 카르세인의 힘을 크게 증폭시켜주는 성장 요소이니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되는 점.

그건 내가 현실에 들어와 있다는 거다.

▶미션 수행 도중 귀에 마나를 소모하는 것으로 청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마나는 적정량을 컨트롤해 사용해야 하며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 내상을 입게 됩니다.

강한 힘에는 그만한 리스크가 따르는 법.

마나라는 힘을 잘못 다룬다면 그건 고스란히 데미지로 이어진다.

오로지 손에 잡히는 대로. 몸에 깃든 대로. 이걸 감각으로만 익혀 연습해야 한다는 거였다.

▶청력을 늘려 가족들의 대화를 엿듣는 정도에 따라 달성도가 측정됩니다. 보다 명확한 소리가 들릴수록 달성도가 크게 오릅니다. 하지만 주의하세요. 아리나나 클레어가 눈치를 챌 경우 이 미션은 바로 실패입니다.

‘하아. 하필이면 튜토리얼도 마나로 청각을 증폭시키는 거냐.’

어려운 것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튜토리얼을 걸렸다.

그 과정에서.

“저기이… 카르세인. 나 이 문제 잘 모르겠는데…”

플로라의 문제까지 풀어주며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추가 조건까지 걸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별수 있을까.

이때라도 마나라는 힘에 익숙해져야지 그러지 못하면 앞날이 캄캄해지고 만다.

머지않아 좌측 상단의 행동력 게이지 바 아래에 나타난 한 UI와 함께 타이머는 0이 되며 미션이 시작되었다.

***

“아리나? 왜 카르세인과 플로라는 떼어두고 온 거니?”

먼저 마차에서 내린 뒤 자신의 아들 딸들이 모두 내리길 기다리던 이사벨라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직 거리가 가까운데.’

혹시 모른다. 마차 안까지 목소리가 닿을 수도 있으니 좀 더 거리가 떨어져야 했다.

아리나는 소리를 낮춰 귓속말로 어머니 이사벨라에게 권했다.

“어머니. 잠시 카르세인이 없는 지금 전해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니?”

“걱정하시고 계신 심포지움 얘기입니다. 카르세인이 이번 시험을 어떻게 치를까 고민하고 계셨던 것이지 않습니까?”

그 말에 이사벨라는 입술을 달싹거렸다.

첫째의 말대로. 마차에서 카르세인을 가장 걱정하고 있어 언질을 두려 했으나 마침 목적지에 도달하는 바람에 끊어진 것이었다.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 만한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카르세인의 귓가에 들릴지도 모릅니다.”

“…계획이라고?”

“네.”

이에 아리나는 기다렸다는 듯 손으로 한쪽 기둥 뒤쪽을 가리켰다.

“엄마. 이거 카르세인이 들으면 안 되는 거야. 카르세인만 빼곤 다 아는 거라서.”

“…”

이사벨라는 짧은 시간 마차 쪽을 바라보다 클레어의 보챔에 못 이기는 듯 아리나가 가리킨 곳으로 향했다.

마차에서 충분한 거리가 떨어지자 아리나는 클레어와 신호를 주고받았고 클레어는 곧바로 본제를 꺼냈다.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엄마! 카르세인은 나랑 같이 시험받을 거니까.”

“클레어…? 무슨 소리니. 그럼 페널티가 생기잖니.”

심포지움에서 각자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귀족들은 대개 홀로 시험에 응하는 편이나 홀로 시험에 응하지 못할 만큼 미숙하고 지식이 모자라거나 어린 영식·영애들은 다른 가문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다만 도와주는 건 괜찮지만 이를 악용해 점수를 올리는 자들이 있다 보니 황실 측은 협업 조항으로 감점 조건을 적용시켜놓은 참이었다.

그게 바로 나이를 통한 커트라인이었다.

“플로라야 아직 나이가 다 안 됐으니까 괜찮겠지만… 카르세인과 네가 협업을 하겠다고 주장하면 제법 페널티가 클 텐데.”

“응. 뭐 점수야 좀 낮게 받는다지만 목적은 어차피 통과일 뿐이잖아. 어차피 바그란드 공작가야 언니가 잘 해결해줄 거고.”

“이 부분은 저도 동의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나서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클레어는 자기가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더군요.”

“뭐…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카르세인한테 미안한 것도 좀 많고 그래서.”

“그런…”

그렇게 클레어가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이사벨라의 표정에 약간의 근심이 남은 것 같자 아리나는 자신의 의견을 덧댔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저도 클레어를 도울 겁니다. 페널티 정도는 감수한 채로요.”

“어 언니까지 그럴 필요는…”

“아니. 이번에는 어머니의 지식뿐만 아니라 경험도 빌릴 수가 없다. 어떤 변수가 생겨날지 모르니까.”

“…”

“이 정도면 어머니께서 더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여차하면 바그란드의 세 자매가 전부 카르세인의 부족함을 채워줄 테니까요.”

“아이 참… 그렇게 될 일 없도록 만들거야. 또… 카르세인한텐 엄마도 이거 비밀이야? 말하면 안 돼?”

그렇구나.

자신의 두 딸이. 하나뿐인 제 아들을 이렇게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처음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었던 거다.

이사벨라의 낯에 걸려있던 근심은 사르륵하고 사라지고. 옅은 미소가 그 안면에 대신해 걸린다. 두 딸을 포근히 끌어안은 이사벨라가 등을 나지막이 말했다.

“둘 다 너무 성적에 연연하지 말거라. 그리고 고맙구나.”

그 말에 아리나는 피식 웃으며 짤막히 대답했지만… 클레어는 두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절대 이런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이 아니었기에.

이내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었다.

“슬슬 카르세인이랑 플로라를 데려와야겠네요.”

“그래. 그렇지.”

이사벨라는 눈끝에 걸려있던 물방울을 걷어내며 다시 마차로 향했다.

이젠 근심 같은 건 걸려 있지 않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큭.”

“카 카르세인?”

“아. 미안. 풀이가 너무 웃겨서.”

마차 안에 있던 카르세인은 웃고 있었다.

아니. 웃는다기보다는 비웃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풀이는 여기까지 할게.”

“어? 으 으응…”

-드륵!

마차 문이 열렸다.

“이야기는 다 끝나신 모양이네요?”

카르세인은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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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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