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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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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9

히든 에피소드의 완료와 함께 시작된 메인 에피소드.

그때부터는 게임 속 전개를 그대로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르시엔은 제21차 동부 귀족 회의에서 바뀌거나 추가된 규정들을 설명하며 귀족들의 성적을 보다 빡빡하고 세밀하게 매길 것을 선고하고 있었다.

그 덕에 여기저기서 귀족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은 게 바뀐 것 같지 않아?”

“단순히 바뀐 것만이 문제가 아니야. 추가된 규정과 삭제된 조항들만 해도 기존 방식들이 통째로 쓸 수 없게 됐어.”

“그럼… 우린 새로 땅을 일궈내기라도 해야 한단 거야? 가뜩이나 이번 동부 귀족 회의부터는 가주의 힘도 빌릴 수 없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황실 측에서 너무 무리한 요구를 낸 것 같은데. 실적을 낼 방법이 이러면 너무…”

-탕!

이 불만에 아르시엔은 망치를 두드리며 정숙을 요구한다.

“이 회의의 주제는 제국민들의 생활을 좀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바꾸기 위한 방법의 고안이다. 헌데 그대들은 여전히 실패한 방법들만을 골라 과거와 같은 해를 보내고 미래마저 현재에 머무르게 만들 셈인가!”

-쾅!

아르시엔이 주먹을 내려쳤다.

이와 동시에 마도구가 빛을 뿜으며 허공에 제국 지도를 펼쳤고 빼곡하게 정리된 데이터가 회의장 중앙 위로 나타났다.

“참으로 신기할 일이지. 거래량은 매년 갈수록 늘어가는 데에 반해 생산량과 공급량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제도나 정책을 통해 형편을 바꿔보려 했다지만 막상 그것도 당시에만 반짝 떴을 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런 눈속임으로 성적을 받아가며 황실의 시험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가 이것이지 않나! 이걸 보고도 그 규정들을 그대로 남겨두라고 할 셈인가?”

이어 아르시엔은 언성을 올리며 상당히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귀족들이라는 작자들이 참으로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군. 제국민들의 녹과 피땀을 그리 먹고서 이제 와서 황실의 눈앞에서 실패를 보이는 것 따위를 두려워하고 있으니 말이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만을 품으려던 귀족들이 입을 꾹 닫으며 정적이 흐른다.

역시 황족은 황족인가.

카리스마가 철철 넘친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중압감이 다 실리는 느낌이었다.

그리 귀족들을 침묵시킨 뒤로는 다시 침착하게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온다.

“그간 그대들이 보여줬던 건 얄팍한 순위를 지키기 위한 허상에 불과했다. 결코 영지를 관리했다고 볼 수 없는 눈가리개식 관리였지. 제국민들의 생활은 그때에 비해 한 단계도 나아지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이번에는 제대로 증명해보도록. 그대들이 정말 귀족이라고 불릴 수 있는 자들인지를!”

이후 아르시엔은 다시 연설을 이어갔다.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회의장에서 새로운 제도들의 주의점 및 감점 사항 금지 사항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나도 혹시나 게임 속 상황과 다른 건 없나 싶어 쭉 지켜봤지만…

크게 다른 건 없었다.

1인당 1영지를 관리한다는 점. 이 영지 관리 기간 동안엔 임시 영주로서 모든 관리 행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부터 시작해 협업 시에 감점이 되는 요인이나 유효 점수로 인정되는 범위까지.

전부 내가 알고 있던 게임 속 텍스트와 동일했다.

“이상으로 제 21차 동부 귀족 회의 안내를 마친다. 영지를 고를 시간을 할애할 테니 주의 깊게 살펴보고 어떤 전략을 짤지 깊게 고심하도록.”

망치 소리와 함께 끝나는 아르시엔의 연설.

귀족들은 혼란에 빠진 채 어떤 영지를 골라야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 말은 나에게도 동일한 영지 선택 시간이라는 시간이지만…

-띠링!

지금은 에피소드 진행 시간이 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에피소드 V. 반복되지 않는 과거가 진행 중입니다.◀

▶아리나가 곧 찾아옵니다.◀

‘히든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역시 그렇겐 안 되나?’

뭐 별 수 없겠지.

다만.

▶히든 에피소드를 클리어했으므로 선택지가 뜨지 않고 회의장에서 쫓겨나지 않습니다.◀

지금 상태창만 해도 자칫 잘못 대답하면 쫓겨난다는 소리가 덧붙여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이 문장이 그 경고성 메시지를 대신하고 있었다.

쫓겨날 위험은 제로란 거다.

선택지가 뜨지 않는 거야 뭐 적당히 좋아할 말이나 골라서 해주면 되겠지.

그리 아리나에게 전할 말을 대충 정리하고 있자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온 아르시엔이 내게 다가와 물었다.

“흐음. 역시 사전에 합의를 본 건 아닌 모양이지? 아리나 영애가 저리 급하게 내려오고 있는 걸 보면.”

“예. 뭐. 아무래도 혼내러 오는 거겠죠. 예상대로라면 바그란드 공작가의 명예를 어디까지 끌어내릴 생각이냐고 물을 겁니다.”

아르시엔이 그 말을 듣고 잠시 뜸을 들였다.

“내가 도와줄 수 있네.”

“예?”

“그대는 이 심포지움 자리를 바그란드 공작가의 일원이 아닌 루스마이어의 영주 권한으로 참가했지. 그 의도가 샤트렌 영지 때문이라면 나도 증인으로 서 줄 수 있단 말이네.”

아하.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그런 뜻이었어?

“굳이 황녀 전하께서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습니다.”

“…공자?”

“바그란드 공작가의 일원이 아닌 루스마이어 영주로 참가했다는 거 맞습니다. 샤트렌 영지를 맡기 위해 그랬던 것도 맞고요. 하지만 저는 그 증명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이대로라면 그대의 첫째 누이는 화를 내며 쫓아내도 이상하지 않아 보이는데.”

“뭐. 제가 이 회의장에서 쫓겨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증명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나는 어차피 그 가족들에게 있어 짐덩이로밖에 인식되지 않을 테니.

그들에게 있어 가장 좋은 합의안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면 될 뿐이었다.

어느새 붉은색 포니테일이 코앞까지 와 있었다.

차마 아르시엔이 앞에 있어 표정을 겉으로 드러내진 못하는 모양이지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것 같다.

“카르세인.”

“내게 할 말이 있을 텐데?” 라는 아리나의 눈빛.

나는 개의치 않고 당당히 응수했다.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이에 눈살을 찌푸리던 아리나는 아르시엔에게 먼저 운을 뗐다.

“죄송합니다. 아르시엔 황녀 전하. 가문의 일 때문인지라 잠시 카르세인과 할 말이 있으시다면 조금 미뤄주십시오.”

“미룰 필요 없어. 그냥 여기서 말하면 되는 일인데.”

“…카르세인!”

“너는 가문의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아니거든.”

“하. 황녀님의 앞이다. 카르세인.”

이마를 짚으며 아리나가 그리 주의를 주었다.

“자리를 바꿀 테니 따라와. 얼른.”

“왜? 그냥 바그란드 공작가의 명예를 땅에다 처박는다고 잔소리할 게 뻔하면서.”

“…”

침묵 속에서 아리나의 푸른 벽안이 살벌하게 빛났다.

당장 따라오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런 아리나를 비웃으며 대답했다.

“샤트렌 영지를 망친 내가 저기 있지 않을 이유는 없잖아?”

-띠링!

그 순간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알람이 울렸다.

***

샤트렌 영지 얘기가 나오자마자 아리나는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너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샤트렌 영지는 최악의 흉년을 맞이했지. 그 풍요롭던 땅이 내 손길이 닿은 이후부터 망가져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잖아. 그렇다면 성적을 매겼을 때 난 최하위 층에 있어야 되는 게 맞을 텐데?”

이어 카르세인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바그란드 공작가는 매년 심포지움 때마다 실적을 내 왔지. 너나 클레어 플로라는 항상 저 자리에 있을 만해. 하지만 나는 그렇지가 않잖아.”

“…”

“최악의 성적을 낸 건 나뿐이야. 바그란드 공작가가 아니라 내가 혼자 짊어져야 하는 거라고. 공작가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으려면 나는 당연히 저기 있어야 해. 그래서 나는 바그란드 공작가가 아닌 루스마이어라는 땅을 가진 한 명의 영주로서 저 자리에 있었던 거야. 작년의 실패한 성적을 그대로 받아들인 거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야말로 정론이었기에.

“최고의 합의안이잖아. 나는 바그란드 공작가의 소속이 아니라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가장 아래 자리에서 기회를 받은 거야. 그러면 바그란드 공작가의 이름엔 흠집이 날 일이 없고 나는 네 말대로 생고생을 하면서 세상을 좀 더 알아가겠지. 아무 문제도 없는 것 같은데?”

동시에 카르세인은 오늘 사고를 쳤단 것을 자백하기까지 하며 더더욱 이 주장이 옳다고 말한다.

그래. 전부 옳은 말이다.

카르세인은 이 심포지움에서 그 자질이 심히 부족했다.

샤트렌의 수치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최하위 층에 머물러도 이상하지 않다.

만약 카르세인이 이대로 자신의 성적을 받아들이며 저 자리에서 루스마이어의 영주 권한만 행사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바그란드 공작가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게 되겠지.

뿐만 아니라 클레어가 카르세인을 맡아 협업 감점을 맡게 될 일도 없다. 이번 해에 카르세인 몫의 점수를 감당해야 할 클레어의 부담이 없어지는 데다 여차하면 나서야 할 우려도 사라지게 된다.

가문에 끼치는 피해가 0으로 돌아갈 테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합의안이지만.

그러나 이 기분 나쁜 정론은 아리나에게 기시감을 심어 넣었다.

그 말을 들어주면 카르세인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이었다.

“다른 귀족들이 널 분명히 견제할 거다.”

“그것도 내 잘못이지. 견제를 하더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니겠어?”

“하위층은 영지를 고를 순서도 미뤄지지. 여건이 좋지 못한 영지를 맡을 수도 있다.”

“그만큼 실적을 냈을 때 가산점이 붙고 기존 제도와 달리 점수를 얻을 수단이 더 많아. 균형이 맞춰지고 있으니까 문제 없다고 보는데.”

“루스마이어의 영주 권한뿐이라면 타 귀족들과 비교했을 때 너는 바그란드 공작가의 힘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거래나 논의 합의점에 있어서 처음부터 불이익을 지고 들어간다는 거다!”

“오히려 좋네. 그럼 더더욱 나 홀로 진행하기 때문에 바그란드에 피해를 끼치지 않게 되잖아?”

으득.

어찌 이렇게 하나 하나 토를 달아가며 받아치는 건지.

아리나는 절로 이가 갈렸다.

“왜 그렇게 생고생을 하겠다는 거냐? 나는 단지 네 부족함을 깨닫고 잘못을 깨우치란 뜻이었지 없는 짐을 져가면서 고생하라고 한 소리가 아니야!”

철이 들면서 조금씩 지식을 채워나가길 바란 것이지 그런 식으로 막장스러운 고생을 하라는 의도가 아니었다. 절대로.

그리 속마음까지 내비치며 소리쳤지만.

“없는 짐이 아니지. 내가 만든 짐인걸.”

카르세인은 끝까지 그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전신에서 열기가 확 피어 올랐다.

답답한 속이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아리나는 더 참지 못하고 소리치고 말았다.

“네 마음대로 해!”

아르시엔 황녀가 바로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그 사실을 망각할 만큼 아리나는 지금 속에서 열불이 올라 있었다.

그래도.

계단을 오르며 제자리로 돌아가던 아리나는 다시 카르세인 쪽으로 슬쩍 시선을 돌려본다.

“…바보 같은 자식!”

-띠링!

▶아리나의 친밀도가 상승했습니다!◀

[ 현재 수치 : 45% ]

***

황족 앞에서 예를 갖추지 않고 돌아서는 아리나도 손에 꼽힐 모습이었으나… 그런 건 당장 아르시엔에게 중요치 않았다.

아르시엔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이게 그대가 바라던 답안인가?”

“예. 최선의 답안 아닙니까?”

“기가 차는군. 어찌 이런 무식한 선택을 내놓는 건지. 이러면 공자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이번 심포지움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아주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통과하면 되겠네요. 타인에게 그 어떤 해도 끼치지 않은 채로 말이죠.”

“그대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네만 샤트렌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이야. 이 심포지움에서 자네의 추락만을 노리고 있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그런데도 바그란드 공작가의 도움 없이 그대의 누이들이 주는 손길들을 마다하며 샤트렌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상관없습니다. 그런 각오쯤은 이미 되어 있으니.”

“후우. 알았네.”

아르시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와중.

-털썩.

한쪽 모퉁이 뒤에서 아리나와 카르세인의 대화를 엿듣던 클레어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카르세인이… 샤트렌 영지를 고를 거라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클레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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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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