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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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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0

샤트렌.

제국 중심부에 위치한 비옥한 토양을 가진 땅.

일반적인 농사도 어느 정도 지어지는 편이라곤 하나 다른 곳에서는 기를 수 없는 두 특산물로 인해 더더욱 유명해진 땅.

제국인들의 과일 접시 위의 단골손님으로 모습을 비추거나 식재 조미료에 빠짐없이 쓰여왔던 희귀 작물인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유일한 땅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옛말이다.

명실상부 최고의 영지였던 샤트렌은 하루아침에 더한 흉작을 겪은 이후로 복구된 적이 없다. 비록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지원금을 받아 영지 자체는 굴러간다지만 영지 내적 순환은 형편없이 망가지고 만 상태다.

그런데 그 샤트렌을 맡겠다고?

이 심포지움에서 최하위 성적을 맡겠다는 것과 진배없는 짓이다.

“막아야 해. 그런 일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어나지 않게…”

“작은언니? 그게 무슨 소리야?”

“어 어어?”

“빵금 그랬잖아. 뭘 막는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클레어의 목소리를 들은 플로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혹시… 작은언니도 카르세인이랑 좋게 얘기 안 된 거야?”

“아 아니! 그런 거 아니야.”

클레어는 당황하며 얼버무렸다.

방금 카르세인을 만나고 오겠다고 말한 참이다 보니 막내의 낯에는 다소 걱정이 끼어 있었다.

“그… 둑! 둑을 막는 사람들한텐 옷감이 좀 더 막힌 게 필요하니까. 튼튼한 걸로 준비해야 해서 고민하고 있었던 거야.”

“우움. 그래?”

막내의 낯에 더 걱정이 서리지 않도록 클레어는 금발을 슥슥 쓰다듬으며 웃어주었다.

그러나 클레어의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카르세인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었다.

-예. 최선의 답안 아닙니까?

최선의 답안.

그 말에 지워지지 않는 불쾌감이 피어 올랐다.

-샤트렌 영지를 망친 내가 저기 있지 않을 이유는 없잖아?

-샤트렌 영지는 최악의 흉년을 맞이했지. 그 풍요롭던 땅이 내 손길이 닿은 이후부터 망가져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잖아. 그렇다면 성적을 매겼을 때 난 최하위 층에 있어야 하는 게 맞을 텐데?

카르세인은 주장했다.

샤트렌 영지를 망친 게 자신이니 바그란드 공작가의 자리에 낄 수 없어 최하위 층에 앉아있던 거라고.

-바그란드 공작가는 매년 심포지움 때마다 실적을 내왔지. 너나 클레어 플로라는 항상 저 자리에 있을 만해. 하지만 나는 그렇지가 않잖아.

-최악의 성적을 낸 건 나뿐이야. 바그란드 공작가가 아니라 내가 혼자 짊어져야 하는 거라고. 공작가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으려면 나는 당연히 저기 있어야 해. 그래서 나는 바그란드 공작가가 아닌 루스마이어라는 땅을 가진 한 명의 영주로서 저 자리에 있었던 거야. 작년의 실패한 성적을 그대로 받아들인 거지.

그 행동의 근거는 성적이었다.

똑같은 바그란드 공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 샤트렌 영지를 맡았다 실패한 대가로 인한 성적은 가장 아래층 좌석에 앉을 근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최고의 합의안이잖아.

카르세인은 또 다시 그 말을 입에 담으며 그것이 왜 최고의 합의안인지를 설명했다.

바그란드 공작가 소속이 아니기에 가문에는 흠집을 내지 않을 수 있고.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심포지움에 참가했으니 샤트렌의 수치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대가로 아래층 좌석에 어울리고.

부족한 자질로 인해 홀로 고생하며 세상을 알아가고.

협업 감점마저 받지 않게 되는 등 다른 사람도 그 부담을 짊어질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로써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는 이 찝찝한 불쾌감에 속이 확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그딴 게 어떻게 최선의 합의안이냐고!’

매번 카르세인의 그 태도에 손찌검을 올리거나 욕부터 나갔었지. 이를 으득 물며 그때를 회상했던 클레어는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클레어. 클레어?”

“어?”

“우리가 영지 고를 차례잖아. 왜 그러는 거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최상층 구역의 귀족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 자들이 호명을 받고 속속히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을 줄이야.

“아하하 미안 언니. 생각이 좀…”

“너답지 않게 긴장하나 보다?”

“응. 뭐… 그렇지.”

“일단 내려가자. 플로라는 먼저 내려갔고 카르세인 저 멍청한 자식은… 어차피 저기 있을 모양이니까.”

“…”

클레어는 계단을 내려가며 카르세인이 있는 곳을 슬쩍 흘겨보았다.

바그란드 공작가의 차례가 왔음에도 저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는 건 엿들은 내용과 마찬가지로 카르세인은 샤트렌 영지를 반드시 가져가겠다는 뜻이겠지.

아마도 자신이 찾아가 협업을 요청한다 한들 카르세인은 언니에게 말했던 것처럼 홀로 샤트렌을 도맡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지원을 보내면서 알아낸 거지만… 거긴 카르세인에게 상상 이상으로 상성이 나쁜 영지야.’

연이은 흉작의 원인은 클레어도 좀처럼 밝혀내지 못했으나 단 한 가지 아는 게 있다면 카르세인을 향한 증오심이 펄펄 끓고 있다는 점이다.

한 번 망가진 영지는 더 이상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바그란드 공작가에 직접적인 불만을 드러내진 않고 있다지만 영지민들은 모두 자신들이 열심히 일궈왔던 땅이 망가졌다는 절망과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오죽하면 카르세인이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자신들의 영주가 되지 않길 기도한다는 소리까지 들어올 정도였으니 더 말이 필요할까?

영지민들로부터 받는 평점 또한 점수에 포함되는 만큼 이 심포지움에서 샤트렌을 고르는 순간 카르세인의 점수 항목 하나는 0에 수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샤트렌 영지의 발전성은 여전히 바닥이다. 오죽하면 그 루스마이어 이상으로 가치 없는 땅으로 전락했으며 여태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지원금을 보내지 않았다면 진작 버려진 땅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러면 아무리 가산점이 붙는다고 해도 실적이 붙을 상황이 보이질 않고.

샤트렌이 군사력을 지니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아 서부 지역의 토벌에서 점수를 끌어올 수도 없다.

그밖에 무역 관광 자원 기술 마법 세공 연마 등 어느 분야에서도 샤트렌은 해당되는 분야가 존재하질 않는다.

오로지 농업뿐인 그곳에서 농업적인 발전이 아니라면 아무런 실적도 낼 수 없는 폐쇄적인 조건으로부터 점수를 끌어내려면 상식개변을 통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만드는 수준이어야 했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스스로 생각하고도 말이 안 된다는 답이 뻔히 튀어나온다.

“다음. 클레어 바그란드. 각인용 필드 안으로 들어가서 마법 각인석에 맡을 영지를 골라 각인하도록.”

“…”

“클레어?”

“아 네. 지금 들어가겠습니다.”

아르시엔의 물음에 순간 클레어는 머리가 번뜩인다.

…마법 각인석에 맡을 영지를 골라 각인한다.

그래. 그런 방법이 있잖아.

‘영지를 고르는 데엔 순번이 있어!’

전년도 성적 순위제로 이용되는 각인석에서 카르세인은 최하위층이므로 가장 마지막 순번에 각인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 말은 샤트렌 영지가 그때까지 남아있을 거라는 뜻이다. 당연히 그 어떤 귀족도 샤트렌 영지의 악조건을 뚫고 시행하려 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튀어나온다.

샤트렌 영지를 다른 누군가가 선점한다면?

카르세인이 맡기 전에 선점해 그 상황을 무마해버린다면?

제아무리 카르세인이 샤트렌 영지를 고르려 해도 순위가 밀려나 고르지 못하게 되면?

‘그래. 내가 샤트렌 영지를 맡아 버리면 그만이야.’

클레어는 침을 꿀꺽 삼킨 채 각인석을 작동시켰다.

곧바로 펼쳐지는 제국 지도와 실선으로 표기되는 영지 별 경계선.

샤트렌 영지는 페셀로스 제국에서도 중앙에 존재한다. 바그란드 공작가의 경계와 인접한 한 영지는 와글루 산을 뚫어 새로 생긴 터널 옆에 위치하고 있다.

그곳에 손가락을 대어 자신의 이름을 각인하기만 하면 된다.

클레어는 침을 꿀꺽 삼키며 검지 손가락으로 샤트렌 영지를 누르려 했다.

바로 그때.

-이 모든 건 동부 귀족 회의에서 영지를 맡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야.

머릿속에서 퍼지는 카르세인의 목소리가 손끝을 막아섰다.

“하 씨…!”

-펄럭!

“클레어? 아직 각인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몇 마디만 나누고 오면 돼요! 다른 사람부터 진행해주세요!”

“클레어!”

클레어는 다음 사람에게 먼저 고를 순번을 넘긴 뒤 한 사람을 곧바로 찾아갔다.

“카르세인.”

***

수첩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던 카르세인은 클레어를 보았음에도 수첩을 내리지 않았다.

“잔소리하러 온 거야? 아리나한테 들었을 줄 알았는데.”

“샤트렌 상황은 알아?”

“뭐?”

“이번 심포지움에서 샤트렌 영지의 임시 영주가 너로 지정되면 그 명령을 안 들으려고 하는 움직임을 알고 있냐고.”

그건 언뜻 듣기만 해도 불리한 조건이 있다는 경고성 발언이었다.

샤트렌을 고르는 순간 영지민들로부터 받는 점수는 바닥을 치게 될 거라는 경고.

그러나 카르세인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시 수첩에 메모를 했다.

“겨우 그깟 일로 찾아왔냐? 뭐 깎이면 깎이는 거지. 그게 내 업보인데 뭘 어떡하겠어.”

“…”

“고작 그런 걸로 바그란드 공작가에 먹칠을 할 수는 없지. 안 그래?”

짧게 침묵하던 클레어는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영지민들에게 화를 입을 수도 있어. 폭동이 일어나더라도 그건 네 책임이 된다고. 알아?”

“벌 받는다 생각하지 뭐.”

“너 그러다 진짜 다칠 수도 있어!”

“미안한데 클레어.”

-툭.

카르세인의 손에 펼쳐져 있었던 수첩이 닫혔다.

“필요 없어. 네 도움 따위.”

“…!”

“왜. 내가 나중에 꽁무니라도 빼면서 바그란드 공작가에 도움이라도 요청할 것 같아? 걱정 마. 그럴 일 없을 테니까.”

“너…”

“그만 가보지 그래? 시간도 이제 다 된 것 같은데.”

그가 다시 수첩을 필 때는 아르시엔도 이쪽을 보며 더는 안 된다고 신호를 주고 있었다.

클레어는 다시 영지 각인을 하러 돌아간다. 돌아가던 와중 몇 번이고 카르세인을 돌아봤지만 결국 입술을 꾹 물고서 그 자리로 돌아왔다.

다시 제국의 지도가 표시되고 클레어의 손은 샤트렌 영지 쪽으로 향한다.

‘역시 아무 계획도 없는 거잖아! 그럴 거라면… 그럴 거라면 차라리…!’

-샤트렌은 카르세인이 아니라 너로 인해 망가진 거야. 클레어.

“…어?”

-딱 한 번이라도 카르세인이 아니라 네 자신에게 의문을 가졌다면 샤트렌의 수치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어.

“…”

샤트렌의 코앞까지 다가갔던 손가락이 힘없이 떨어졌다.

그것은 둘도 없는 친구의 목소리. 아르시엔의 목소리였다.

그래.

대체 왜 그걸 잊고 있었던 걸까.

“이 멍청한 년!”

짝!

두 뺨에 붉은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

이내 클레어는 샤트렌 영지를 보며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정말 카르세인이 샤트렌 영지를 맡지 않는다고 해서 해결이 될까?”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샤트렌 영지를 다른 사람이 맡아준다고 해서 그 사건이 묻히는 게 아니잖아.

영지 사람들은 여전히 카르세인을 원망하고 있어. 지원금을 주는 사람이 카르세인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그런 건 중요치 않을 거야.

그럼 그게 해결이 되는 거야?

카르세인은 이 영지를 맡기 위해 루스마이어라는 땅을 바꿔가며 기회를 얻은 건데?

그렇다면 카르세인은 왜 이런 기회를 만들었을까?

샤트렌을 다시 맡은 이유는 무엇이고 바그란드 공작가가 아닌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맡게 된 까닭은 뭘까?

혹시나 하는 마음이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카르세인은 루스마이어 영지를 되살린 것으로 자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샤트렌의 수치라는 오명을 스스로 벗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다시 샤트렌 영지를 맡은 것이 아닐까?

만약 그런 거라면.

-꾸욱!

[ 타르시온 영지 ]

“절대. 절대로 카르세인을 방해해선 안 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답은 그랬다.

믿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르세인이 혼자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샤트렌 영지를 되살린다는 허풍에 가까운 일을 실현해 내리라고 믿어야 했다.

과거에는 카르세인이 두들겨 맞고 온 겉모습과 서부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에 매몰되어 일을 그르치고 말았었다.

만약 이번에도 그런 일을 벌인다면 두 번이나 그런 일이 반복될 뿐이다.

정말로 카르세인을 위한다면 외부에서의 개입으로 그때와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만들어선 안 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 언니와 여동생부터 속여야겠지.

“작은언니? 오늘따라 조금 오래 걸린 거 아냐?”

“그러게. 많이 긴장했어?”

“고민이 좀 많았거든. 어떻게 하면 카르세인이 가장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을까 하다가. 근데 내가 저 안에서 생각한 게 좀 있거든? 들어볼래?”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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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 1 : 심포지움 기간 동안 클레어가 카르세인의 영지에 개입하지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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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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