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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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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1

최상층의 한 구역부터 시작해 다음 구역을 이어가다 아래층으로 한 층씩 내려오던 선택 시간은 가장 마지막 최하층까지 도달하며 참석자들의 각인을 마무리해 갔다.

마지막 한 사람.

카르세인이 각인 필드에서 걸어 나오자 혼란에 빠져 있던 귀족들은 하나둘 그쪽으로 시선을 모았다.

귀족들의 반응은 원래 크게 둘로 엇갈려 있었다.

첫째는 이번 심포지움의 크나큰 변화에 따른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떠안아 생긴 혼란의 무리. 둘째는 그래봤자 크게 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듯 자신만만한 무리였다.

하지만 카르세인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그들의 생각은 모두 일치한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저 녀석보다는 낫겠지.’

‘밑바닥에 한 놈은 있을 거란 게 참 안심이다.’

‘그렇게 호성적을 내진 못하더라도 저 녀석과의 격차만 똑바로 보여주면 되는 거잖아?’

겉으로든 속으로든 모두 한 사람을 밑에 두었다는 안도감을 지닌 귀족들.

적어도 자신이 마지막 자리는 아니라는 것에 그들은 적어도 꼴찌를 하지는 않을 거라 안심했다.

그야 카르세인이 마지막에 자동으로 받아간 영지의 이름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샤트렌이지 않나.

과거의 루스마이어와 비견될 만큼 발전성이 없는 그곳에서 실적을 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상. 오늘로서 제21차 심포지움 1주차를 시작하며 안내를 마친다.”

그 정적 속의 수군거림이 한 눈에 보인 아르시엔은 조금 이르더라도 이 회의를 조금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

클레어는 침을 꿀꺽 삼키며 심포지움 시작과 함께 받은 각인석을 작동시켰다. 각인석에서는 참석자들이 고른 영지와 인접 영지의 임시 영주가 되는 자들을 볼 수 있는 기능이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 그녀가 보고자 하는 영지와 영주의 이름은 단 하나였다.

[ 샤트렌 – 카르세인 ]

‘…결국 그렇게 됐구나.’

바뀌지 않았다.

자신이 샤트렌을 빼앗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그 영지를 건드릴 사람은 없었을 테니까.

다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언니. 혹시 나 먼저 공작저로 돌아가도 될까? 공작저에서 작년 영지 재정 좀 챙겨봐야 할 것 같아서.”

“벌써부터 영지 재정 파악이야?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될 텐데.”

“미리 대비해두면 좋잖아. 안 그래도 규정이 확 바뀌어서 준비할 것도 많고.”

“뭐 그렇긴 한데…”

“가볼게. 언니.”

“어? 클레어!”

그리 대뜸 자리를 떠버린 클레어를 보며 아리나는 처진 한숨을 슬쩍 내쉬었다.

하긴 카르세인이랑 같이 성적을 내려고 하면 시간이 바쁠 수밖에 없겠지. 협업 감점까지 생각하면 클레어가 성적을 내야 하는 양은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납득을 하고도 남는 이유에 아리나는 더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클레어는 말만 그리 해놓고 공작저로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리니. 클레어?”

이사벨라가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그리 물었다.

조금 전까지 세 딸과 아들이 돌아올 때만을 기다리며 다른 가문의 가주들과 차를 들고 있었으나 자리를 옮겨 전한 클레어의 첫 마디에 그녀의 눈에는 커다란 혼란이 찾아왔다.

“말 그대로야. 샤트렌 영지는… 사실 나 때문에 저렇게 된 거야.”

카르세인 때문에 흉년이 시작된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었다던 샤트렌 영지.

클레어는 그 영지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털어놓았다.

뒤늦게 알아낸 이 사실을 지금에서야 밝히는 것조차 속이 쓰릴 일이지만 그걸 고스란히 숨기고 있을 수는 없었다.

혼날 것은 이미 각오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해야 했다.

“그러니까 엄마는 이번 심포지움의 프리버리지를 카르세인에게 사용해 줘.”

***

심포지움 첫날에는 기존과 다른 선택지를 골라 행동했다지만 결국 이 게임의 전개대로 흘러갔고 히든 에피소드나 바뀌지 않는 과거라는 소제목 변경 등의 소소한 변화가 있었다지만 크게 다른 건 없었다.

샤트렌 영지를 고르자마자 에피소드 V는 클리어됐다는 창을 띄웠으니 말이다.

▶에피소드 VI. 증오의 대상을 진행 중입니다.◀

▶플레이어는 샤트렌 영지로 들어가 본인이 임시 영주가 되었음을 선고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샤트렌 영지 에피소드의 시작을 알리는 상태창.

그 첫번째는 영지민들 사이에서 내가 임시 영주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전개였다.

사실 이건 상태창만 그런 게 아니라 심포지움이라는 특색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여느 귀족들이건 간에 심포지움에서 모두 한 영지를 고른 상황이고 이 영지를 골랐단 소식을 전하고자 직접 찾아가 가벼운 인사를 전하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영지 측에서는 임시 영주와의 대면식. 임시 영주가 된 귀족 측에서는 주민들의 얼굴을 봐두기 위한 대면식.

게임 속 설정은 그리 정리할 수 있다.

다만 나는 아직까지 그 임시 영주 선고를 날리지 않은 상태였다.

“카르세인 도련님. 아리나 아가씨로부터 서신이 한 장 왔습니다.”

언제 오나 했더니. 슬슬 때가 된 건가.

이건 때가 되면 항상 딸려오는 필수 이벤트였다.

“이리 줘.”

내용은 뭐. 알고 있던 대로였다.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그 자리를 자처하겠다는 네놈 말은 잘 들었다. 이미 정해진 일이고 더 번복할 생각은 없다만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겠다. 카르세인. 하지만 네 입으로 가문에 먹칠을 하지 않겠다 말한 건 잊지 않았을 테지.』

-꾸깃.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는 한결같은 경고네 뭐.’

그리고 어차피 이건 게임 속 시스템이 내게 한 조건을 추가시키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띠링!

▶클리어 조건이 추가되었습니다.◀

▶심포지움 성적이 일정 순위 이상이어야 합니다.◀

▶본 안건은 에피소드와 관련 없이 달성해야 합니다. 달성 실패 시 배드엔딩으로 이어집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카르세인은 심포지움 성적조차도 하위권에 머물러선 안 된다.

단지 성적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순간 이 게임이 어떤 엔딩으로든 캐릭터의 심장에 직접 검을 꽂으러 올 터였다.

“저어… 도련님.”

“왜.”

“그게… 샤트렌 영지로 이동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으신 겁니까?”

훈련을 끝내고 검을 집어넣던 내게 카밀라가 다가와 그리 물었다.

눈빛도 그렇지만 두 손을 꼭 쥐고 있는 게 아주 초조해 보인다.

그야 그렇겠지.

만약 아리나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또 농땡이나 부리고 있냐며 멱살을 붙잡고 일으켜 세웠을지도 모르겠다.

난 지금 이틀째 샤트렌 영지에 발도 내밀지 않은 상황이니까.

임시 영주 선고라는 건 단순히 대면식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마을 주민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영지 상황을 둘러보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그걸 하지 않고 있으니 초조해할 만도 한 것이다.

근데 내가 미쳤다고 가만히 있을까.

▶임시 영주 선고가 늦어질수록 영지 내 인식과 영지민들의 친밀도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1주차 보고 일자 전까지 보고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킵니다.◀

이런 게 떠 있는 이상 샤트렌에 발을 들이지 않을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생각은 아니니까 걱정 마. 다만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하거든.”

“시간… 이요?”

“보면 알아.”

카밀라는 주변을 바라보며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샤트렌으로 이동할 방법을 고르세요.

[ 1.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공작저의 마차를 타고 이동한다. ]

[ 2. 클레어와 함께 마차를 타고 가다 샤트렌에서 내린다. ]

[ 3. 돈을 주고 아무도 모르는 마차를 타고 간다. ]

내 눈앞에는 이미 총 9가지의 선택지가 시각과 환경에 따라 달리 찾아왔었지만 무시한 채 연무장에서 지속적으로 몸을 단련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연무장에 느닷없이 나타난 한 마차에서 사람 한 명이 내렸다.

“카르세인 도련님. 모시러 왔습니다.”

타샤가 내린 걸 확인한 카밀라가 놀란 듯 입을 가리며 내게 물었다.

“도 도련님… 설마 이때를…?”

“그래. 네 어머니가 나타날 때를 기다린 거거든.”

샤트렌 영지는 평범한 방법으로 입장해선 안 된다.

카르세인을 향한 적개심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유로 위험도가 상당히 높게 치중되어 있었고 전투로 발생하는 위험도가 아닌 만큼 이걸 완화시킬 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영지 내 인식 점수 역시 극악의 상황에 매달려 있어 자칫 실수했다간 배드엔딩이 떠버리는 데다가 친밀도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아 데드 플래그로 직행하는 선택지가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그렇다면 그 분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

내 입장에서 당당해질 이유 그럴싸한 무기를 쥐고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내밀 수 있는 언변을 준비해놓아야 했다.

루스마이어와 샤트렌의 관계라는 이런 합법적인 계기를 써서 말이다.

-띠링!

동시에 다시 띄워지는 선택지.

그곳에는 한 선택지가 추가되어 있었다.

[ 10. 루스마이어의 행상 마차를 타고 이동한다. ]

루스마이어와 샤트렌의 관계.

게임 속에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에게 있어 이건 가장 안전하게 샤트렌에 진입하는 방법이었다.

***

-다각 다각.

“…왔다!”

이때만 되면 찾아오는 저 말발굽 소리에 아이들이 반응한다.

날짜 시간 위치.

루스마이어의 마차는 오늘 이 시간 이 위치에서 지나간다.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아이들은 일찌감치 나와 이곳에서 잠복하고 있었다.

“얘들아. 알지?”

““응!””

페르디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

오늘도 어른들의 눈을 가린 뒤 잽싸게 마차가 쉬는 포인트에서 물건을 털어갈 생각이다.

얼마 후 마차가 페르디 무리가 예측한 장소에서 멈췄다.

마차를 이끌던 사내들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나오고 있었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오늘이란 말인가.”

“젠장. 나서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원래대로 할 수도 없고…!”

“도련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는 게 낫지 않겠나? 차라리 차라리 녀석들이 아니라 우리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랬다간 우리뿐만 아니라 촌장님의 목까지 날아간다고!”

대체 뭔 소리들을 하고 있는 건지. 쓸만한 내용이라도 있나 싶었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의도치 않게 그 대화를 엿들었던 페르디는 별 거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며 뒤쪽으로 신호를 보냈다.

“지금이야!”

-삐이잉!

“으어억?!”

오늘의 방법은 시각을 섬광으로 덮어버리는 식이었다. 눈부신 섬광이 마차 부근을 덮자 아이들은 고글을 쓰고서 하나둘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하필이면 오늘이란 말인가!’

‘안에는 도련님께서 타고 있으신 상황인데…!’

‘제기랄! 잡으려면 잡을 수야 있겠지만 그랬다간…!”

그러나 사실 어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방금 그 대화는 이 마차에서 물건을 털어갈 아이들을 어찌 조치해야 하는지 골머리를 썩고 있던 것이었다.

“…잡게.”

“자네…”

“어쩔 수 없네. 일단 일단 잡고 생각하세!”

그 행상마차의 우두머리가 그리 결론을 내리자 사내들은 눈을 질끈 감고 아이들을 하나둘 잡기 시작한다.

“이 이거 놔요!”

“으아아?!”

“자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본래 잡을 수 있었음에도 잡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만은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얼마 안 가 소란을 눈치채고 마차 안에 들어서 있던 카르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련님. 아이들이 숨어 음식을 도둑질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찌 처분할까요.”

행상인들이 이를 꽉 문 채 그리 묻자 카르세인은 아이들이 묶인 밧줄을 제 손으로 풀었다.

“뭐 뭐야? 우리 풀려난 거야?”

“이때다! 도망쳐어!!”

아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어른들에게 다시 붙잡히기 전에 달아났다. 조금 전까지 자신들이 훔쳤던 음식들도 전부 들고서.

“도 도련님?”

“어찌 하여 그 아이들을…?”

“가져간 것들이 전부 음식이었지. 더 비싼 장식품이 있었음에도 가져가지 않았고 공예품이나 보석이 박힌 진짜 값진 것들은 손도 대지 않았다. 녀석들이 원한 건 결국 음식이겠지. 아닌가?”

“그 그건…”

“장부에는 큰 손실이 아니라 미세한 손실 정도만 남았던 것도 그런 이유겠지. 저런 아이들이 음식이나 가져가려 했으니 유독 잃는 양이 그쪽에 치중되어 있었을 테고. 계산해보면 전부 알 수 있었어.”

행상인들은 그제야 눈치챘다.

카르세인이 이 모든 행각을 알고 있단 사실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그건 그건 순전히…!”

“쉿.”

덜컥 겁이 나서 무어라 변명하려 했으나 카르세인은 검지를 자신의 입술에 올리며 상대의 발언을 막아섰다.

“난 저 녀석들을 벌하려는 게 아니야.”

“…예?”

“이 일은 샤트렌 측에서 대답해야 할 일이지. 그러니 너희들은 조용히 하고 있으면 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최근 들어 늦고 있는데 컨디션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공지에 언급된 것처럼 주 6일 연재를 시도하고 싶으나 그래도 하루 비시면 아쉬우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간이 늦춰지고 있습니다.

가급적 7일을 어떻게든 유지해보려다 보니 연재 시간이 뒤로 밀리는 것이라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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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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