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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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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6

하루가 지났다.

딸기밭을 갈아놓으라는 메시지를 보고서 이곳에 다시 왔지만 정말이지.

-띠링!

▶딸기밭 조사를 끝냈습니다.◀

▶영지 조사 진행도 : 6%◀

“6%라…”

더럽게 적은 수치군.

이 밭 하나를 통째로 가는 데에 몇 시간을 썼는지.

그걸 감안하면 5배인 30%를 채워줘도 모자랄 판이었다.

“게임에서는 이걸 하나 하나 채워야 하는데… 직접 하니 진짜 못할 짓이네.”

사람 한 명의 도움도 없이 농기구만 들고 밭을 간다는 건 진짜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게임 속 카르세인의 HP와 행동력이 어떻게 그리 빨리 떨어졌는지 체감이 가는 부분이다.

“뭐…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단 말이지?”

▶현재 메인 에피소드 VII의 선택 분기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샤트렌 영지의 조사 진행도에 따라 2주차의 메인 에피소드가 지정됩니다.◀

시스템 메시지는 내게 말하고 있다.

조사 진행도를 채우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다 라고.

말이 지정이지. 저건 강제나 다름없다.

동부 귀족 회의는 기본적으로 ‘회의’ 의 방식을 사용한다.

영지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어떤 식으로 평민들에게 윤택한 삶을 제공할 것인지 토론하며 이 답을 찾아내기 위한 귀족들의 회의인 것이다.

상기한 이유로 심포지움에 참석한 귀족들은 1주일마다 논의의 과정을 거치며 그 시간 동안 영지에 대해 얼마나 조사하고 무슨 일을 했는지 설명하는 건 기본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플레이어에겐 이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오는가.

뻔하다.

“선택지지 뭐.”

만약 그 장소에서 자기 영지를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답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뻔할 테지.

그 부분을 반영해 게임은 질의응답을 선택지로 정했다.

귀족들로부터 날아오는 수많은 질문에 답하지 못할 경우 성적은 자동으로 곤두박질치게 되며 데드 플래그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올바른 답을 구할 만큼 충분한 조사 진행도를 얻었다면 반박할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즉 한 마디로 조사 진행도를 올려 선택지를 하나라도 더 확보해둬야 한다. 이게 내 심포지움의 성적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니까.

숱한 리트라이 신공으로 내가 얻어낸 답은 그랬다.

“다만 그 답을 알고 있어도 샤트렌 영지의 여건은 카르세인에게 웃어주지 않는단 말이지.”

임시 영주가 된 자들은 대개 영지민들에게 가벼운 지령을 내려 영지에 대한 조사를 우선하게 된다.

그러나 카르세인은 이 방법을 쓸 수가 없다는 게 발목을 잡는 것이다.

샤트렌 영지는 카르세인을 향한 반발이 너무 깊은 탓에 그들에게 협조를 부탁한들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령 역시 내릴 수야 있었겠지만 인식이 더 깎일 것을 고려하여 각인의 명령을 써버렸고 영지민들은 이 지령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큰 상태.

가뜩이나 낮은 인식 수치와 친밀도 문제로 어느 쪽이든 손을 대기가 껄끄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래도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게 있으니 말이지.

■보유 아이템■

◆샤트렌 영지 보고서 1

[ 카밀라가 조사한 영지 보고서. ]

◆샤트렌 영지 보고서 2

[ 하르니에가 조사한 영지 보고서. ]

방금 직접 딸기밭을 갈아 얻은 정보와 두 보고서의 내용을 비교해보니 얼추 일치하는 면이 있다. 과거에 알려진 것 그리고 게임 속에서 봤던 텍스트보다는 확연히 심각해졌다 볼 수 있었다.

“이거라면 첫 주에 찾아올 선택지들 정도야 그리 어렵지 않을 테지만… 혹시 모르지.”

귀찮은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니 우선 며칠 더 조사 진행도를 얻어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그보다 이건 대체 뭐야?”

나는 밭을 갈다 찾아낸 그것을 들며 그리 중얼거렸다.

◆???

이렇게 일단 상태창이 뜨는 걸 보면 어떤 아이템인 모양이지만 이름부터 물음표인 데다 설명문조차 나와있지 않았다.

대체 이게 뭔지.

게임 속에서도 이런 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감이 안 온다.

“생김새만 봐서는 나무 줄기 같은 느낌인데… 그럼 그것도 이상하단 말이지.”

아무리 봐도 이상한 부분이지 않나.

이 딸기밭에서 이런 기형적인 크기의 줄기가 나올 리가 없으니까. 또한 강도도 상당히 딱딱한 걸 봐선 다른 나무 토막을 잘라다 온 거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여러모로 이상한데.

좀 더 알아볼…

-띠링!

“…아.”

▶다음 일정을 어디로 바꾸시겠습니까?

하긴. 그럴 때가 아니구나.

지금은 내게 주어진 또 다른 정보원을 만나야 할 때였다.

[ 4. 4번 구역으로 이동해 페르디를 만난다. ]☑

***

“도련님…!”

영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에 다다르자 페르디가 나를 알아보고 달려왔다.

샤트렌 영지에서는 변수가 많다. 그래서 혹시 몰라 친밀도 창을 한 번 더 체크해봤지만.

[ 맹목적인 믿음 : 38% ]

하루가 지났음에도 친밀도 쪽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아직까지는 영지 내 위험도의 영향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데서 만나자고 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거든요.”

그리 덧붙이며 페르디는 주변을 슬쩍 살핀 뒤 잘 보이지 않는 골목 사이 사이를 지나 나무로 된 문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언뜻 보기에는 달라 보이지 않는 박스들을 치웠더니 이런 문이 나타날 줄이야. 아무래도 녀석은 작정하고 이걸 숨기려 한 것 같았다.

‘그렇단 건… 여기에 내게 보여주려는 게 있단 건가?’

아니. 정확히는 카르세인이 남긴 거겠지.

그것도 내가 아닌 과거의 카르세인이.

드드득거리며 열리는 문.

안으로 들어간 페르디가 작은 램프에 불을 붙이자 주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어 먼지로 한가득한 서랍을 슬쩍 빼내더니 그 안에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내게 건네기 시작했다.

삐걱거리는 나무 테이블 위에 물건이 올라갈 때마다 끼익 소리가 나고. 이윽고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여갔다.

“이게 전부 내가 남긴 것들이라고?”

“네!”

묘하다 싶어 물었지만 페르디는 한 치의 주저도 없이 긍정했다.

“그때 도련님이 모아놓은 것들을 제가 이 비밀기지에다 다 가져다 놓은 거거든요. 하나도 빠짐없이 도련님 것만요!”

“…”

페르디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건 그냥 온갖 잡동사니를 다 모아놓은 것뿐인 것 같은데.

아이템 창이 뜨긴 뜨지만 텍스트도 자세한 설명은 없다.

먼지가 쌓였다. 허름하다. 마모되었다. 조각났다. 부러졌다.

그런 수식어로 가득한 물건들인지라 아이템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편이었다.

그래도 가져와 준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씩 확인은 했다. 그 안에는 녀석이 하고 싶은 말이 물건으로나마 전해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쪽이 더 진심이겠지.

이걸 보여주기 위해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거라 봐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페르디의 메시지는 상당히 노골적이었다.

“어때요?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건 있어요?”

“흠…”

우선 이건 내가 보기에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책이나 수첩 같은 걸 보면 카르세인의 필체가 조금씩 남아 있으며 그건 이 몸이 적응해 있는 필체와 동일했다. 카르세인의 것이 맞았다는 거다.

물건을 다루는 습관 역시 사람마다 다른 법이지만 녀석의 습관이 그대로 배여 있어 그쪽도 납득이 간다.

다만…

여기 있는 게 실질적으로 내게 큰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카르세인의 것뿐만 아니라 페르디가 은연히 내게 보내는 메시지도 그랬다.

‘난 이미 이것들이 내부의 적이라는 걸 알고 있거든. 페르디.’

게임 속에서 얻은 정보로도 충분할 만큼 이곳의 정보는 큰 의미가 없었다.

“모아준 건 고맙지만 쓸만한 건 이 정도뿐일 것 같네.”

“어… 그래요? 그럼 제가 괜히 시간만 낭비한 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해. 과거의 기록이라는 건 제법 유용하게 쓰일 것 같으니까.”

너무 오래된 기록이긴 하지만 그냥저냥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기록도 1주차 회의장에서 날아오는 선택지에 쓰일지도 모른다.

“아. 맞다. 그것도 있었지?”

“음?”

“잠시만요!”

페르디가 잡동사니 박스에 손을 대더니 또 다시 뭔가를 꺼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거에요!”

“이건…”

그 나무 토막이잖아?

이게 과거의 카르세인이 남긴 거였다고?

“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련님께서 이걸 갑자기 주워 와서는 묘한 말을 하셨었거든요.”

“…뭐라고 했는데?”

“샤트렌의 토양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어요.”

“…!”

***

샤트렌의 토양에 문제가 생겼단 소리를 듣고 나는 다시 한 번 물건들을 살펴보고 과거에 카르세인이 남긴 기록과 보고서를 읽었다.

좀 더 꼼꼼히.

뭔가 놓친 건 없는지.

두 번 세 번 더 읽었다.

그러나 딱히 뭔가 알아낸 건 존재하지 않았다.

“…후.”

◆???

고작 이 나무 토막을 보고서 녀석은 왜 그런 단정을 지은 걸까.

아무리 답을 찾아보려 해도 그런 건 나오지 않았다.

일단은 여기까지가 한계다.

뭘 알아내려고 해도 제한된 정보만으로는 답에 도달할 수가 없으니.

우선 밖으로 나가 다른 정보를 좀 더 얻어야 할 터다.

그러니 페르디에게 이만 돌아가야겠다고 전해두려 했는데.

“도련님…”

녀석은 저만치 먼 곳에서 두 주먹을 꽉 쥔 채 나를 한 번 부른 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온갖 불신의 눈알들이 나를 향해 쏟아진다.

이내 그들은 나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페르디에게 이곳에서 만나자고 말씀하셨다지요.”

“순진한 아이를 꼬드겨서 무슨 소릴 더 하시려고 한 겁니까?”

“명령은 더 내리지 않을 테니 이런 식으로 해코지라도 하겠단 거요?!”

비난의 목소리를 한가득 담아서 말이다.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제가…!”

“조용히 하거라. 이 녀석.”

“우웁!”

페르디가 버둥거렸지만 어른들의 손에 곧바로 제압당해 버렸다.

아무래도 저걸 보면 마을 주민들이 이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려는 모양이었다.

‘뭐. 나도 그렇게 순탄하게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어느 정도는 예상한 부분이기도 하고.

-띠링!

▶샤트렌 영지 측에서 당신을 향해 해명을 요구합니다.◀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진절머리가 다 날 정도로 익숙한 상태창.

선택지를 고르라는 메시지가 또 다시 떴다.

아마도 가장 좋은 선택지는…

[ 3. 트리샤라는 애가 쓰러졌었잖아. 그 애와 친구인 저 녀석이라면 약을 전달해 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만나자고 한 건데? ]

이쪽일 것이다.

트리샤는 기본적으로 카르세인에게 적의를 보이지 않는 몇 안 되는 아군인 데다 처음 모습을 보였을 때 도와준 이력이 있어 타당한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다.

이걸 고르면 이 위기에서도 쉽게 살아 나가겠지만.

“조용히 해. 이 녀석아!”

“안 그래도 네가 도둑질 저질러서 들어온 건데 여기까지 와서 방해할 거냐?”

“하필이면 이 사고뭉치 자식이 루스마이어에 빚을 더 크게 얹어버리는 바람에!”

“도둑질이나 하던 놈이니. 어휴! 진짜 넌 이 샤트렌에서 유일한 오점이야. 알아?!”

저 녀석의 미래는 한없이 어두워지고 말겠지.

루스마이어의 행상 마차에서 도둑질을 통해 카르세인에게 빚을 안긴 것만으로도 지금 샤트렌 영지 사람들은 이를 굉장히 아니꼽게 보고 있는 마당에 나를 도우려 했단 사실마저 밝혀졌으므로 무슨 짓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안 그래도 녀석은 부모조차 없는 천애고아인지라 보호해 줄 사람도 없고 도둑질을 일삼던 만큼 군소리가 나오지도 않는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봤을 때 첫만남 정도야 틀어졌다 한들 이 전개는 바뀌지 않는 모양이었다.

결국 녀석은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어른들에게 얻어맞아 죽게 되는 운명을 맞이하고. 카르세인은 이를 이용해 내부의 적을 제거하고 영지 내 인식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유는…

게임 속에서 잠깐 에피소드 진행을 돕기 위해 나타났다가 이후 내부의 적이 있단 정보를 주며 숨이 끊어지는 비운의 엑스트라 캐릭터.

페르디 자체가 그런 소모성 캐릭터라서였다.

-저는… 어차피 도둑질만 하던 놈이라. 괜찮아요… 이 영지의 오점이라 불릴 정도였는걸요…?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도련님. 아니 영주님. 이걸로 샤트렌은…

지금 그 장면들을 떠올리고 있으니 이가 으득하고 물렸다.

유일한 오점이라. 그 영지 내에 내부의 적이 있단 사실을 알아챈 건 너 정도밖에 없는데 말이지.

‘네가 그런 소리를 들을 이유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페르디.’

정작 가장 올바른 일을 하고 있었음에도 인정받지 못하는 꼴을 보고 있으니 화가 치민다.

몸이 절로 반응한다.

이건 아니라고.

그래. 죽어도 네가 왜 죽어.

다른 새끼들이 쳐죽어야지.

-퍽!

“끄헥?!”

복부를 가격당한 사내가 된소리를 내며 박스 쪽으로 날아갔다.

“바 발로 찼어?”

“지 지금 저 자에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나는 덤덤히 말했다.

“도둑질은 저 새끼가 더 심하게 했으니까.”

[ 5. (사내의 복부를 가격하며)도둑질은 너도 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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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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