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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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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9

“그럼 수고해 주게.”

““예.””

눈여겨보던 관리자들을 선별한 아리나가 그들에게 영지 관리를 위해 업무들을 분리하여 맡기자 그들은 거리낌없이 일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다만 홀로 남은 아리나는 세부 선별을 마친 영지 내 계도를 쥐더니 만족스럽지 못한 듯 미약한 탄식음을 냈다.

“어머니의 빈자리가 제법 크군.”

아리나가 낸 것은 정석 조직도가 아닌 임시 조직도였다.

그 말은 아직 불완전한 상태로 영지가 돌아갈 것을 의미하며 그때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을 의미했다.

“후. 심포지움에 임할 때든 영지를 다스릴 때든 처음이야 어려웠지만 어머니의 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많이 달랐다.

영지 별로 어떤 식으로 감을 잡아야 할지 해당 영지가 가진 특색이나 여건은 어떠한지 상황이나 조건을 파악해 발전도가 높은 사업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어떻게 파악하고 무슨 방식으로 준비할지 어련히 대비를 해두고 학습해왔던 아리나였으나 막상 이를 홀로 실천하는 것은 얘기가 달랐다.

첫째는 이미 조사를 빽빽하게 해놓은 영지가 아닌 내부 상황까지 파악해야 하는 새 영지라는 점.

어머니와 함께 바그란드 내 영지를 다스릴 때는 정보가 부족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영지 내 상황과 주민들의 여건 환경이나 지리 등 여러 방면에서 서책과 보고서 몇 개만 보면 알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심포지움의 시험 범위 안에서 정해진 영지는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새 정보였다. 새 영주를 맞이하는 그들의 입장에서 상세히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지식이 들어간 자는 많지 않았던 데다가 영주가 된 아리나의 입장에서도 투명한 벽이 생겨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미리 해당 영지에 대해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알아야 할 것은 수북한 데다 이를 정리하고 안건을 정리하기만 해도 손이 너무나 바쁠 지경이었다.

둘째는 새 영지의 정보를 취합해 사람을 선별하고 내부 조직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

어머니와 함께 바그란드 공작령에 속한 영지를 다스릴 때는 낯이 익은 얼굴들이 많고 그들의 역량이 어떤 수준인지 무슨 일에 적합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인원 분배도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영지민들의 교육 수준은 제각각이며 남녀는 물론이고 노소에 따라서도 그 지식의 양이 현저히 다른 법이다. 이들 중에서 누구를 관리인으로 올려 자신의 옆에 두고 이 영지의 관리를 도맡게 할지는 한 명 한 명 프로필을 읽어도 좀처럼 감이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시간이 제법 지나야 제대로 된 선별이 가능할 것 같았다.

사고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역량의 부족임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어머니의 부재가 이리도 크게 느껴진다는 것은 아리나에게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나마도 다행인 건 영지민들이 날 잘 따른다는 점인가.”

지식의 범위나 깊이 나이와 경력에 따른 인원 분배가 재정립되기 전까지는 곧바로 업무에 들어설 수 없겠지만 영지민들이 잘 따른다는 점은 호재다.

적어도 명에 불복종하거나 분위기가 험악해져 밀어내는 케이스는 결코 없으리라.

“…”

달력을 보는 아리나.

벌써 1주차 기간이 다 끝나간다.

시간이 좀 더 지나게 되면 다음 주차 대비와 더불어 회의장에 모일 때가 온다.

그때까지 이런 일을 똑같이 겪고 있을 게 자신뿐만이 아닐 거라 생각하니 곧바로 미간이 찌푸려진다.

“후우. 카르세인 녀석 그런 짓은 왜 저질러서 고생을 시키는 건지.”

최선은 무슨 최선인가.

영지 내에서 평도 좋지 못한 데다가 과거에 망쳤던 영지를 다시 맡게 되어 이도저도 못하게 될 상황에 놓였으면서.

영지에서 평판이 좋은 자신조차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조직도를 완성하지도 못한 현 시점에서 평조차 나쁜 영주라면 어떻게 될까.

뻔할 테지.

조직도는 고사하고 반발이나 들어서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었다.

헌데 며칠이 지나도 서신은 도착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미리 경고를 둬놓았는데도.

아리나는 카르세인의 그런 성격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뭘 할 수도 없는 주제에 저리 나섰다가 일이 커지면 수습은 다른 사람이 다 해야 하지 않나.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려선 자기 고집을 또 부리곤 일을 키우기까지 한다.

그럴 때는 꼭 자기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변명까지 대면서 말이다.

‘물론 정말로 녀석의 잘못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최근에 몇 번 정도다.

이를 근거로 들기에는 과거의 전적이 너무 화려했다.

아무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테지.

자기가 가진 역량의 한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주제넘게 최하층 자리에서 샤트렌을 받아버리고 말았다.

참으로 거슬리는 짓만 골라서 하는 녀석이다.

“클레어에게 말해두긴 했지만 언젠가 한 번 방문은 해야겠어.”

아리나는 그리 한숨을 쉬며 다시 업무에 들어섰다.

지금은 자신의 일부터 마무리해야 하는 바쁜 시기다.

카르세인의 정신머리를 고쳐놓는 쪽은 나중이었다.

***

‘저기 있네.’

화려한 분홍색 머리카락.

금이라도 실린 듯한 광채를 보유한 클레어의 분홍빛 머리색은 먼 곳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다만 감사 차원에서 나온 황실 기사 측의 말대로 클레어는 그리 사납지 않아 보였다.

-기다리는 동안 딱히 전해달란 말씀은 없었어.

2시간이나 나를 기다린 클레어가 내게 아무 말도 전하지 않았다니.

놀라울 일이다.

클레어의 성격이라면 진작 나를 바로 찾아와서 대체 뭘 하길래 이렇게 시간을 쓰고 있냐며 잔소리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마저도 심포지움의 규칙이 붙잡고 있어서 가만히 있는 건가 싶지만 정말로 클레어는 두 다리를 꼰 채로 차를 홀짝이고 있을 뿐이었다.

‘뭐 때문에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별수 없네.’

▶히든 에피소드의 보상으로 클레어와의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클레어와의 대화를 끝까지 완료해야 합니다.◀

일단 하라는 데로 하긴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덜컥.

“엄마야!”

실수로 문을 열고 들어오다 부딪친 의자가 아래로 떨어지자 클레어는 화들짝 놀라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참나. 뭐 이런 걸로 놀라냐?”

“깜짝이야 넌 노크 좀 해! 귀신이라도 찾아오는 줄 알았네!”

“언젠 내 방에 불쑥불쑥 찾아와놓고 새삼스레?”

“너는 씨…”

클레어의 눈썹이 들썩들썩거리더니 이내 푸- 하고 입김을 내뱉어 앞머리를 띄웠다.

기적이다. 저 둘째가 참는다는 행동을 할 줄이야.

이 정도면 말이 통하기는 하겠지.

나는 안심하고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무슨 일로 찾아왔냐?”

어차피 용건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이었으니 거리낌없이 본론을 꺼냈다.

그러자 클레어는 욱하며 일어나더니 내 몸을 저 손바닥으로 찰싹거리기 시작했다.

“잘 하고 있나 싶어서 보러 왔다! 왜!”

“아니 묻는 거면 묻는 거지 왜 패는 건데?”

“근황이라도 말을 하던지 어? 샤트렌 쪽에서 네 이름이 어떤 식으로 불리는지 다 아는데 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있으면 걱정이 안 되겠냐?”

“허. 걱정은 얼어죽을… 아야야!”

“이게 못 하는 말이 없어. 누나한테.”

아까는 좀 살살 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아주 제대로 꼬집네!

그러다 손에 들어간 힘이 조금씩 풀려간다.

“…플로라는 어디 있어?”

“그걸 왜 나한테 물어.”

그리 심드렁히 반응하자 클레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플로라가 너 찾아온 거 아니었어?”

“찾아오기야 했지.”

“근데? 그럼 여기 머무르고 있을 거 아냐.”

“찾아와서 말을 해봐야 뭘 해. 얼마 안 가서 돌아갔는데.”

“돌아… 갔다고?”

“그 꼬맹이가 샤트렌에 오길 좋아했던 건 매일 놀 수 있는 데다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어서였잖아. 그런 게 지금 안 나는데 머무르고 있겠어?”

클레어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 다급히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럴 리가… 정말 혼자 돌아갔단 거야?”

“뭐?”

“언니 영지는 네 쪽에서 머니까 내가 데리러 온 거야. 근데 먼저 돌아갔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럼 플로라는 어디에 있단 거야?”

그 말을 듣고 뭔가 쎄한 느낌이 등골을 훑고 지나갔다.

‘설마… 그때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곧장 상태창부터 확인했다.

에피소드가 바뀌었다면 내 눈에 그 변화를 눈에 보일 터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 눈앞에는 그런 경고 신호 같은 메시지는 보이지 않았다.

메인 에피소드가 시작되긴커녕 히든 에피소드 창만 떠 있다.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메인 에피소드 분기점을 정하는 현 시점에서 다른 변수는 존재하지 않을 터였다.

‘그래. 애초에 플로라의 위협이 이때는 데드 트리거로 작동할 이유가 없어.’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느냐인데.

“이 일단… 어디로 갔는지. 어디로 갔었는지라도 알려줄 수 없어?”

클레어가 그리 불안해하고 있자 이번에는 뒤쪽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플로라 영애는 여기 있어요.”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서 안심했다.

반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그쪽으로 고개가 돌아간 클레어는 크게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었다.

“플로라!”

“쉿. 목소리 크게 내시면 안 돼요.”

“…네?”

“울다 지쳐서 잠드셨거든요.”

하르니에의 등에 업힌 채 곤히 잠든 플로라.

그녀의 말마따나 플로라의 낯에는 지워지지 않은 눈물자국이 듬성듬성 남아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하르니에 영애.”

“음… 저도 그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플로라 영애께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신 건 아니라서.”

“…그런가요.”

클레어가 숙연해진 표정으로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 말없이 플로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진정하는 분위기로 돌아가자 클레어는 직접 플로라를 등에 업었다. 아무래도 용건은 이쪽. 클레어와의 대화를 끝마치라는 건 플로라의 행방을 묻는 쪽이었던 모양이다.

“참. 카르세인.”

“왜.”

“…아니다. 그냥 말 안 할래.”

“뭐?”

“몰라! 까먹었어!”

자기가 말해놓고 말 안 하겠다니 까먹었다니.

진짜 성격 하곤. 종잡을 수가 없다.

‘그래. 가라. 가.’

차라리 빨리 가주는 편이 내 쪽에서도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니 꼭 멘트가 하나 붙는다.

“언니한텐 적당히 둘러댈 테니까 1주차 보고나 잘해!”

그리 말하고 나서야 클레어는 다시 마차 창문을 닫았다.

네가 그렇게 말 안 해도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거니까 제발 가라…

머지않아 마차가 떠난다.

그놈의 보상이라고 떴던 메시지는 사라졌고 나는 그제야 안심하며 돌아설 수 있었다.

“흐응. 또 제대로 잠을 안 잔 모양이네요?”

“…아.”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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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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