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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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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8

페르디는 잠시 주춤했지만 결심을 다진 얼굴로 답했다.

“형. 그건 설명하기보다 직접 어디가 어딘지 가르쳐주는 편이 나을 거 같아요.”

그래.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설명보다는 직접 보는 편이 훨씬 나을 수 있고 현재는 1일차의 유예 기간 범위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메인 에피소드를 받아낸 상태다.

마냥 여기 틀어박히고 있는 것보다는 간간히 둘러보는 쪽이 좋겠지.

그렇게 나는 페르디를 따라 샤트렌 영지를 둘러보게 되었다.

-띠링!

▶위험 구역에 발을 디뎠습니다.◀

▶주민들에게 들킬 경우 전투가 불가피해집니다!◀

주민들이 행상 거래를 하는 장소에 발을 디디자마자 딸려오는 상태창 알림.

이쪽 필드는 주민들 중에서도 제법 불만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필드인 모양이었다.

‘전투라고 해도 건들면 뭐… 인식이 날아가 버리지. 친밀도도 잿빛 박스에서 더 떨어져 버리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전투가 아니라 불가피하게 HP만 조금씩 닳는다. 물건을 던져가며 위협하는 것으로 카르세인의 몸이 조금씩 다치니까.

이쪽은 어차피 예상하고 있던 바다. 가급적 상태 이상만 걸리지 않도록 날아오는 것들을 무기로 잘 쳐내는 쪽으로 하고 이대로 들어가야…

“형. 그쪽 아니고 이쪽이요.”

페르디가 입가를 손바닥으로 가린 채 목소리를 확 낮췄다.

“그쪽으로 가면 들키잖아요. 이쪽에는 저 아저씨 아줌마들이 잘 모르는 샛길이 있거든요.”

페르디의 말마따나 밭의 커다란 덩굴 뒤로 샛길이 하나 나 있다.

소수의 사람이 딱 숨어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 이거 설마.

그 샛길로 발을 디디자 다시 알람음과 함께 상태창이 떴다.

-띠링!

▶주의 구역에 발을 디뎠습니다.◀

▶큰소리를 내지만 않으면 주민들에게 들키지 않으므로 소음에 유의하세요.◀

…오호라.

게임에서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있단 건가?

아니. 그보다는 이곳에 대해 빠삭히 알고 있는 페르디를 칭찬하는 쪽이 맞겠지. 역시 랭크가 다른 게 실감이 된다.

샛길로 들어서자 페르디는 손가락으로 내게 주민들이 모인 장소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저기 저기서 지금 행상 따로 부른 거 보이죠? 저거에요.”

페르디의 말대로.

샤트렌 영지 측에서 내미는 돈은 상당한 금액이었다.

다만 현금의 양이 그리 크지 않다. 저 돈이야 공작가에서 받은 지원금의 일부에 해당할 뿐이니.

“흠…”

“이 이것만으로는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뭔가 이상해요. 형!”

그걸 자기도 아는 건지 페르디는 두 손을 모아쥐며 호소했다.

“나도 알아. 임마.”

“…네?”

-루스마이어에서 받은 것 중 일부는 다시 밖으로 수출을 하는 모양이에요.

저 돈이야 공작가에서 받은 지원금의 일부에 해당한다. 그런 만큼 샤트렌 영지에서 외부로 수출을 하고 있단 소리는 페르디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닌가 싶지만…

‘이렇게 보고 있는 내 입장에서도 제법 의심이 간단 말이지.’

이 폐쇄적인 샤트렌에서 루스마이어와 서로 돕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 영지에서 저러한 거래가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걸 아무도 몰랐다는 건 분명 의심스러운 사안이다.

샤트렌에 내부의 적이 있다는 걸 유일하게 알아챈 이 녀석이 그런 말을 허투루 했을 것 같지도 않고.

“이거 한두 번 있던 일은 아닌 모양이네?”

“네. 형한테는 바로 알려줄 수가 없어서 아무 말도 안 하긴 했는데… 제가 본 것만 해도…”

페르디가 두 손을 쭉 펼친다.

손 가락 열 개. 적어도 그 이상의 횟수가 진행됐다.

상당한 거금이 오가는 저 거래가 이 폐쇄적인 마을에서 알음알음 저리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페르디의 눈이 아니라 내 눈으로 봐도 이상하게 여길 만하다.

“저렇게까지 돈을 모아서 대체 어디다 쓰는 거야?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받은 지원금도 있을 텐데.”

그리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페르디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거 때문에 제 생각을 말씀드린 거에요. 형.”

“뭐?”

의문을 안고 페르디가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선 커다란 통이 인부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었다.

“부탁한 건 여기 있네.”

“오오.”

“땅을 늘린 만큼 양이 충분할까 했는데. 다행이네요.”

“넉넉히 쳐서 넣어줬다고? 하하.”

주민들은 이번엔 기대해도 좋겠다는 듯 미소를 머금었다.

다시 한 번 상기해두어야 할 것은 샤트렌은 농사의 땅이라는 것.

농업을 일생으로 삼고. 농사를 통해 이 영지를 꾸며온 자들이 저러한 큰 돈을 모아서 저걸 샀다는 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저게 대체 뭐길래?”

“저건 비료통이에요.”

“비료통?”

“샤트렌에서는 옛날부터 어떻게든 작물이 잘 자라게 만들어야 한다며 고급 비료를 구입했거든요. 근데… 흉작 이후로는 들어오는 비료통의 개수를 보면 바그란드 공작가의 지원금으로 해결될 것 같지가 않아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았으니까요.”

“흐음.”

고급 비료라는 걸 보면 샤트렌 포도와 샤트렌 딸기를 다시 키워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있음은 확실하다.

다만 통의 개수를 보면 알 수 있듯 한둘이 아니다. 커다란 통이 몇십 개가 쏟아져 나오는 걸 감안한다면…

그 고급 비료를 사는 데에도 루스마이어의 물건을 수출해가며 돈을 모았던 게 분명하다. 이건가?

그렇다면 이건…!

“페르디. 샤트렌에서 직접 땅을 일궈 얻어내는 작물들의 수확량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

“지금 샤트렌은 감자나 고구마 당근 등으로 연명하고 있어요. 그 외의 땅은…”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를 만드는 데에 쓰고 있다. 그거지?”

“마 맞아요. 그걸 어떻게…”

페르디가 당황한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샤트렌이 이번 겨울에 위기를 맞았다지? 루스마이어의 도움이 없었다면 안 될 정도였다던가. 그 이유가 뭐였어?”

“어… 그게 식량 부족이었어요.”

역시나.

주민들은 멍청하게도 땅을 늘리면 된다고 생각한 거다.

-띠링!

▶에이전트로부터 정보를 획득했습니다!◀

[ 샤트렌은 이번 겨울 식량 부족으로 위기를 겪었다. ]

주장 자체는 사실 부실한 편이었다.

주민들 중 한 사람을 불러 페르디의 말이 맞느냐고 한다면 모두가 거짓말이라고 손꼽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페르디의 추측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음을.

-띠링!

▶영지 내 문제점을 파악했습니다.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 5. 중앙 회관에 주요 인물들을 부른다. ]☑

“페르디. 중앙 회관에 주요 인물들을 불러다 줘.”

“혀 형?”

“네 말대로야. 이건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거든.”

그리고 동시에 내 입장에서는 몇 번 안 되는 기회가 찾아왔다.

***

▶임시 영주의 능력을 사용해 클루 앤 프루브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현 시점으로부터 달성도를 측정하며 달성도에 따라 임시 영주가 갖게 되는 권한 및 효력이 증가합니다.◀

▶경우에 따라 선택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

기다리고 있으니 하나둘씩 떨떠름한 표정으로 모여드는 영지 사람들.

침묵 속에서 한 사내가 질문했다.

“어쩐 일로 저희를 부르셨습니까?”

시작됐다.

딱히 이 자리가 곱게 느껴지진 않는지 잿빛 박스가 일렁인다.

여기서 실수를 한 번이라도 저지른다면 폭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띠링!

▶사내의 물음에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 1. (멱살을 틀어잡으며)네놈들이 내 상단에서 얻은 물건들을 팔고 있었으면서 그딴 소리를 할 건가? ]

[ 2. (손가락으로 밖을 가리키며)밖에 있는 페르디에게 전부 들었다. 식량 부족으로 고생했으면서 농사를 왜 그렇게 짓냐? ]

[ 3. (다리를 꼬아 앉은 채 비아냥대며)그런 거래를 왜 숨기고 다녔는지 의문이군? ]

우선 여기서는 미리 알고 있는 지식을 써서 선택지를 뒤로 미룬다. 최종 결론은 마지막에 내는 편이 좋으니까.

▶에이전트로부터 얻은 정보를 사용합니다!◀

[ 샤트렌은 이번 겨울 식량 부족으로 위기를 겪었다. ]

“샤트렌은 이번 겨울 식량 부족으로 위기를 겪었다지.”

“…!”

식량 부족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주민들이 흠칫했다.

나는 조곤조곤 그들에게 짚고 들어갔다.

“어째서 그런 일을 겪었었는지 자세히 말했으면 좋겠는데.”

“그야 흉작이 일어났으니 당연히…!”

“농업으로 유명한 영지에서 식량 부족으로 위기를 겪는다는 이 말도 안 되는 모순이 당연하다는 건가?”

그러자 대뜸 소리치던 사내가 입을 꾹 닫아 버렸다.

▶주민들의 발언력이 꺾입니다.◀

▶달성도가 상승합니다!◀

▶에이전트로부터 얻은 정보를 사용합니다!◀

[ 농업 비율이 망가진 상태입니다! ]

“사실상 그 땅 전부에 다른 작물을 전부 심기만 해도 식량 문제는 생겨나지 않을 거야. 헌데 어떻게 식량 부족으로 위기를 겪는단 거지?”

-띠링!

▶주민들의 발언력이 꺾입니다.◀

▶달성도가 상승합니다!◀

두 번 연달은 공격에 주민들은 입을 꾹 닫았다.

하지만 그렇게 이 게임이 호락호락할 리는 없다.

“글쎄요. 이 위기도 어쩌면 샤트렌 영지가 한 차례 크게 망가졌기 때문에 생겨난 위기는 아닌지요?”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습니다. 저희 샤트렌이 먹는 것으로 고생한 건 그날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따지면 당시 저희 영지의 영주였던 사람이 문제이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약탈을 해대던 것도 어찌 보면 그날 이후였습니다!”

전례 없는 이 식량 위기는 과거로부터 거슬러 온 것이며 현재의 자신들은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어 피해를 받고 있는 입장이다.

샤트렌 영지는 언제나 이 입장을 고수한다.

미련하게도 말이다.

그렇기에 난 그 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내친김에 말해볼까요! 저흰 작물의 수를 줄이고 저희의 식사까지 줄여가며 돈을 모았습니다. 그 돈으로 온갖 식물들을 키우는 데에 쓰이는 고급 비료를 구입했고요!”

“외부에서 고급 비료까지 구입해가며 저희는 작물을 키워보려 했습니다. 그런 저희의 정성은 전혀 모르시지 않습니까!”

그래. 바로 이 말 말이다.

[ 7. 억지로 딸기와 포도의 수확량을 늘리려고 한 게 문제일 텐데? ]☑

“거짓말을 하는군.”

“…무슨 소리십니까.”

“억지로 딸기와 포도의 수확량을 늘리려 했다가 식량 위기를 겪은 것이 아닌가?”

“…!”

“그건 정성이 아니다. 알량한 미련이다.”

“뭐 뭐라고요?”

“너희는 그저 과거의 샤트렌이 가진 영광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뿐이지 않나. 그저 바닥에 떨어지고 싶지 않으니까. 평범한 영지로 돌아가는 게 두려우니까. 그래서 망가진 현실을 애써 외면한 채 빈곤까지 겪어가며 비료만 퍼붓는 돈낭비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자 주민들은 우락부락 핏대를 세웠다.

“돈낭비라니요! 저희는 어떻게든 그 땅을 살리고 싶은 겁니다!”

“맞습니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 두 특산물을 우리 영지의 자랑거리를 잃지 않고 싶은 거라고요!”

“오죽했으면 저희가 그 고급 비료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또 모았겠습니까!”

영지 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하지만 그게 바로 맹점이다.

“그래. 그 방법으로 딸기와 포도를 생산하는 땅을 크게 늘렸단 거겠지? 그럼 동일하게 비료까지 더 써가면서 나아진 건 뭐지?”

“그 그건…”

“과거와 동일한 방법이라고 들었다. 작물을 키우는 데에 있어 방법은 틀리지 않았어. 하지만 기존에 당근이나 감자 고구마를 심던 땅을 딸기밭으로 바꿨음에도 달라지지 않은 이유는 뭐지? 그 땅은 내가 손을 대지도 않았을 텐데?”

“…”

“그렇다면 그 비료를 붓고서 한 번이라도 과거와 동일한 품질의 딸기와 포도가 생산된 적은 있나?”

아무도 그 질문들에 대답하지 못했다.

땅을 크게 늘려도 변한 건 없다. 내가 손을 대어 망가진 땅이 아닌 다른 작물을 심는 땅을 개간했음에도 달라진 게 없었다. 그 비료를 붓고서 한 번도 과거와 동일한 품질의 딸기와 포도는 생산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거와 똑같은 무언가가 문제이지 않겠는가?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뜨며 충고하려 했다.

“…과거와 완전히 동일한 것은 하나뿐이지요.”

그나마 정신을 차린 듯한 노인이 목소리를 내었다.

“우리의 농사법 그리고 땅 관리. 영주님께선 그 둘이 문제라 지적하시고 싶으신 겁니까?”

“촌장님!”

“그게 무슨…!”

“우리에게 바뀌지 않은 건 그것뿐이지 않나.”

역시 촌장은 촌장인가.

게임에서도 그랬지만 이쪽은 그나마 말이 통할 듯했다.

“정답이다. 브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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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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