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81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181

다이크와 프릭트가 돌아온다.

마중을 나온 경비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이목을 모았다.

하지만 동료 경비들은 이미 결과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다.

같은 직종에서 일하고. 같은 영지에서 곳곳마다 마주친다. 일이 끝나고 나면 숙소에 들어가며 식사 자리는 말할 것도 없다.

씁쓸하게도 발걸음 소리부터가 밝지 않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그들의 발걸음은 보나마나 이번에도 뻔한 실패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분위기를 눈치챈 다이크가 입을 열었다.

“걱정들 마. 아직 이번 해는 다 간 게 아니잖아?”

“맞아. 고작 며칠 지났다고 이렇게 처질 필요는 없잖아? 좀 더 기다려 보자고.”

처진 분위기를 일으키려는 다이크의 노력에 힘입어 프릭트 역시 맞장구를 쳐준다.

하지만 그들도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었다.

“벌써 몇 달째 이 상황이잖아. 여기서 더 기다리라니…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건데?”

“이봐.”

“그놈의 포도 한 송이 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상상도 못했어. 이중에 한 알이라도 제대로 본 적 있는 녀석은 있어? 딸기는! 딸기도 마찬가지잖아. 딸기 이파리도 못 봤을 거 아니냐고!”

참지 못한 자가 소리치자 재차 정적이 찾아왔다.

그들 중에도 단 한 번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샤트렌의 두 특산물을.

“우리도 그것만 보고 온 사람들이야. 여기까지 와서 그 긴 시간을 머무르면서. 목 빠지게 기다리고만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럴 거라면… 차라리… 차라리…!”

-콱!

하는 수 없다는 듯 다이크가 나서서 충동에 휩싸인 자의 팔을 잡았다.

“도둑질이라도 저지르면 저 사람들은 너에 대한 불신밖에 품지 않아. 귀족들이 예약이라도 한 거면 어쩔 건데. 너만 창살 안으로 들어가는 것밖에 전부잖아?”

“프릭트. 하지만…!”

“프릭트 말대로 좀 진정해. 비수기 때 나온 건 원래도 못 구하던 거야. 수확량이 워낙 적은 때니까.”

“성수기가 오면 생산량이 늘 거야. 그때는 매물이 생겨날 거고. 급한 건 알겠지만 좀 진정해.”

“…알았어.”

흥분했던 동료가 흥분을 가라앉힌다.

동료 경비병이 마음이 급해진 이유는 두 사람도 잘 알고 있다. 똑같은 처지니까.

하지만 도둑질을 했단 사실이 밝혀지면 그땐 마을에서 쫓겨날 테고 구하려 했던 샤트렌의 명물은 다시 빼앗기고 말겠지. 한 마디로 돌이킬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곳으로 걸어오며 나눴던 대화의 결론을 한 번 더 동료들에게 알리기로 결정했다.

“너무 급해지지들 마. 아까 말했듯이 성수기가 오면 생산량이 확 늘 거야. 그런데 이번에는 그 생산량이 좀 더 늘어날 거다.”

“더 늘어날 거라고?”

“확실한 거냐?”

“그래. 샤트렌 영지 측에서 포도와 딸기를 심는 땅을 늘렸다고 했어. 기존 작물은 외부에서 구입해 오겠다더군.”

“오오…!”

우중충해져 있던 경비들에게 있어 가뭄 속 단비가 내렸다.

심는 땅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면 생산량은 당연히 늘어나지 않겠나. 마침 성수기가 겹치기도 하니 이번에는 정말로 더 많은 작물이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다들 너무 급해지지 마라. 알았지?”

“돌아가자!”

위험한 분위기를 무마시킨 두 사람.

그렇게 경비병들은 약간의 희망을 품은 채로 돌아가게 되었다.

다음날.

다이크의 앞으로 편지 하나가 도착했다.

그러나 편지 속 내용이 심상치 않다.

『다이크. 네 여동생이─────』

고향에서 전해져 온 여동생의 병환이 더 악화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동료들에게는 급해질 필요 없다며 안심했었던 다이크였으나 이 순간부터는 정작 가장 급한 인물이 되고 말았다.

업무를 마친 그는 아무도 모르게 영지민들이 모인 곳으로 찾아갔다.

“응? 자네는 우리 영지 경비병이─”

“딸기. 예약으로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차락.

날카롭게 말을 자른 그가 돈주머니를 앞으로 내밀었다.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끌어모아 가져온 돈이 나무 책상 위에서 쏟아졌다.

하지만 영지민은 고개를 젓는다.

“미안하지만 값이 부족해. 딸기 예약 구입은 더 든다는 거 잘 알잖나.”

수요가 미친 듯이 올라간 샤트렌의 특산물은 그 값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확정적으로 구입하려 한다면 예약을 해야 하며 그 예약조차 미리 해두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귀족들의 손길이 잦다.

그러한 이유로 안 그래도 비싼 딸기와 포도의 값이 배로 뛰고 있는 것이었다.

“…”

“좀 더 기다려 보게. 남는 게 생긴다면 그땐 자네들에게 가장 먼저 팔아줄 테니까.”

씁쓸하게도 다이크는 오늘 또한 빈손으로 거래소에서 걸어나와야 했다.

바빠진 마음만큼이나 두 손은 한없이 가볍게 느껴졌다.

“아니야. 가격은 가격은 어차피 조금씩 내릴 거야. 그래.”

어차피 성수기가 찾아올 시즌이다. 밭을 확장했다는 소식도 있었으니 분명 그때가 되면 가격이 내려갈 거다. 잘 하면 예약하지 않더라도 딸기가 남기도 하겠지.

주먹을 불끈 움켜쥐며 그는 애써 초조함을 달래보려 했다.

바로 그때.

근처에서 한 사내가 뚜벅 뚜벅 걸어 나온다.

“여동생에게 걸린 질병의 이름이 헬케타 I이라고 했던가?”

“…!”

“잘 알려지지 않은 특수한 질병이더군. 갖가지 재료들을 모아 특수한 약재를 만들고 그걸 마시는 걸 제외하면 회복할 길이 없지. 발병 초기에는 죽는 병까진 아니라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치사율이 오르는 병이고 말이야.”

온털이 절로 곤두섰다.

그 질병은 희귀병에 속하는지라 아는 자가 많지 않다.

그런데 저 사내는 다이크가 알고 있는 병의 특징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당신 누굽니까. 누구기에…!”

“딸기 가격은 네 생각처럼 내려가지 않을 거다.”

“뭐… 라고요?”

***

어째서 샤트렌 딸기가 필요했는가.

그건 바로 고향에서 한 질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의 약 제조에 쓰이기 때문이다.

1년 전쯤부터 앓기 시작한 다이크의 여동생은 특수한 질병에 걸렸다. 이 질병을 해결하는 데에는 역시나 특수한 약이 필요했으며 일반적인 제조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헬케타 I의 가장 큰 난관은 샤트렌 딸기였다.

다른 것들이야 얼추 다 모았지만 단 한 가지의 재료. 그 샤트렌 딸기가 발목을 잡는 바람에 좀처럼 약을 만들지를 못한 것이다.

심각한 흉작으로 인해 매물이 부족해졌던 샤트렌 딸기를 구하고자 현지까지 찾아갔고 어떻게든 빠르게 구해야겠단 생각에 기존 영지의 경비직을 내려놓고 평가가 한참 낮아진 샤트렌의 경비직을 자처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샤트렌 딸기를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근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거라고?

동생의 병을 치료시키는 데에 필요한 그 딸기의 값이?

“그게… 무슨 소립니까.”

“샤트렌 딸기의 수요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팔리는 가격을 체크해보면 수확량은 크게 변함없는데도 불구하고 쭉 올라가고 있는 걸 볼 수 있지. 구입 시간과 주기가 더 짧아지고 예약 시간도 당겨지는 걸 보면 이건 확실한 통계야.”

“하 하지만…! 이번엔 심는 양을 확 늘릴 거라고 했습니다! 그럼 매물이 보충되었으니 남는 게 생길 테고 가격이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않아.”

어둠 속에서 그는 단호하게 말을 잘라 답했다.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 두 특산물의 주요 고객층은 다름 아닌 귀족이니까.”

“…!”

“가격이 미칠 듯이 오르고 있는데도 질이 떨어지고 공급량이 줄어드는데도 구입 시기는 바뀌지 않았다. 그건 그만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자들뿐이야. 그 딸기는 더 이상 평민들이 사먹을 수 없는 작물이 되었단 뜻이지.”

“그럴… 수가…”

다이크가 풀썩 주저앉았다.

그래.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달로 1년 넘게 샤트렌의 경비직을 맡았다. 다른 경비들과 비교한다면 다이크는 가장 긴 기간을 샤트렌에 머물러 왔기에 어렴풋이 이상한 점들을 짚어낼 수 있었다.

예약을 해야만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그 말도 안 되는 가격이 예약 비용이라는 것도.

전부 판매처가 귀족이라는 계층이어서 그랬던 거라면 모든 의문이 해소된다.

어둠 속에서 답하고 있는 사내의 말대로.

샤트렌의 특산물은 귀족들을 위한 프리미엄 상품이 되고 만 것이었다.

-꽈악.

“아니.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러나 그걸 인정할 수는 없다.

눈앞에서 약재의 마지막 재료를 구하지 못한다는 게 무슨 뜻인 줄 알고.

여동생의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나는…! 나는 1년간 샤트렌에 머물러왔기에 알 수 있어. 이번에는 반드시 가격이 떨어질 거란 말이다…!”

그럴 수는 없었다.

한 동생의 오라비로서.

“뭐. 받아들이기 힘든 건 알겠어. 난 가족들한테 그런 마음이 전혀 안 들어서 공감해주진 못하겠지만 말이지.”

-스륵.

어둠 속에서 인영을 완전히 드러낸 사내가 후드를 벗자 다이크의 눈이 부릅 뜨였다.

“다 당신은…!”

21차 동부 귀족 회의의 시험을 받아 현 샤트렌의 영주로 임명된 사내이자 과거에도 샤트렌의 영주였던 자.

카르세인 바그란드.

그가 눈앞에 서 있었다.

“며칠 동안 시간은 주겠어. 가격이 오르는지 오르지 않는지는 네 눈으로 확인해도 좋아. 다만.”

-툭!

“우왓!”

“마음이 바뀐다면 언제든 거기 적힌 장소로 와라.”

다이크에게 작은 수첩을 던진 카르세인은 그 말을 남기고 떠나 버렸다.

수첩에는 그간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의 가격 변동 수치를 상세히 적어놓은 통계표와 상승도를 나타낸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수첩 사이에 유독 잘 벌어지는 틈이 있었으니.

그 틈을 슬쩍 벌리자 약도가 그려진 종이가 삐져 나왔다.

“정말로… 그걸 다 조사했단 말인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카르세인이 사라진 골목을 바라보는 다이크.

카르세인이다.

귀족들 사이에선 귀족이 아니라 불리는 자이며 수많은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그 카르세인이다.

샤트렌의 수치라는 사건을 직접적으로 일으켜 이 땅에 대대적인 흉작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인 그 카르세인이다.

뭔가 조사를 한다고 해도 어정쩡하거나 부실하고 믿기 힘든 데이터가 쌓여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이 수첩의 내용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

-띠링!

▶서브 에피소드. 에이전트: 다이크를 수락했습니다.◀

▶다이크를 완전히 설득하여 에이전트로 받아들이십시오.◀

-띠링!

▶선행 이벤트를 찾아내 수행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이크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 현재 수치 : -11% ]

‘-11%?’

게임 속에서 서브 에피소드를 처음 맡았을 때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다.

‘…페르디의 능력에서 시작된 이 이벤트 하나 때문에 10%라는 큰 간극이 좁혀지다니.’

원래 다이크는 2주차를 통으로 보내고 3주차마저도 거의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받아들일 수 있는 에이전트다.

그런 시간 소모를 감안한다면 친밀도를 올리는 데에만 어마어마한 시간이 들어가는데 이 간극이 좁혀졌다는 건 스타트 지점이 훨씬 더 앞당겨졌다는 의미가 된다.

“우선 돌아갈까.”

이게 먹혀들었다는 게 확실해진 이상 할 일이 많다.

다이크를 두 번째 에이전트로 하루빨리 영입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준비가 필요할 테지.

더 꼼꼼하게 분석하고 더 빡빡한 통계가 필요하다.

현대보다 뒤처지는 이 시대에서.

그것들을 준비하고 미리 트랩을 밟아 적 개체를 소모시키는 대비책까지 마련해 두려면 시간이 한참 부족해진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밤 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하니 잔소리를 듣게 되겠지. 우리 약혼녀님의 진득한 잔소리를.

“하지만 몰래 새면 되잖아?”

지금은 토양 비교군이 필요한 탓에 그녀도 자기 영지로 돌아가 있을 텐데.

아마 괜찮을 거다. 몰래 밤새는 건.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