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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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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7

하루가 지났다.

클레어는 찾아오지 않았고 씨앗을 얻은 나는 샤트렌 필드에서의 행동력이 모두 소모되어 하루를 휴식으로 보내야 했다.

▶샤트렌 딸기 씨앗과 샤트렌 포도 씨앗을 획득했습니다.◀

▶원하는 필드의 땅에 심어 작물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단 성장 조건에 따라 수확되는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땅은 선택지와 클루 앤 프루브 이벤트로 어찌어찌 얻어냈고.

얻어낸 땅 중 일부 경작지에 심을 씨앗도 트리샤가 있어 쉽게 획득했다.

이제 남은 건 이 씨앗을 땅에다 심어 다음 단계로 가는 길이었다. 샤트렌의 잘못된 농사법을 증명해 또 다른 클루 앤 프루브 이벤트를 발생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확인할 것이 있었다.

“역시 뜨지 않네.”

어제의 일로 느낀 거지만 뭔가 위화감이 드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상태창을 유심히 살펴봤지만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 듯했다.

“땅에 씨앗까지 얻었으니 준비물은 다 있는데 계획을 어떻게 진행할 건지에 대한 선택지가 뜨지 않다니.”

그 선택지는 씨앗을 얻은 시점으로부터 다음에는 어찌 행동할지를 고르라는 선택지다. 항상 씨앗을 얻은 시점에만 발생했던 터라 이번에도 이 시점에 뜰 줄 알았는데… 그게 뜨지 않는다라.

이거 제법 심각한 문제인데.

“그리고 이게 우연인 것 같지도 않아.”

나는 이미 한 번의 경험이 있지 않았던가.

사소하다면 사소한 거지만 작물 설정창이 뜨지 않은 위화감은 좀처럼 떼어내기 힘들었다.

그래.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건 우연이 아니다.

“제기랄. 확실한 답을 얻고 나니 되려 머리가 아프네.”

UI와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마치 이 게임은 내게 경고를 내리는 듯한 기분이다.

이 게임의 에피소드가 이 게임의 시스템이 게임 속 또 다른 설정이.

나에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샤트렌의 문제점을 찾아 계획을 진행하는 건 네가 직접 하라고. 홀로 이 에피소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사법의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하라고. 누명을 썼던 걸 전부 증명하라고.

모니터 밖에서 마우스와 방향키를 적절히 누르는 것으로 무시했던 게임 속 설정들을 전부 받아내라고.

그리 말하고 있는 거다.

“후. 한 번 더 생각해보자. 만약 그 선택지대로 진행할 수는 있나?”

아무리 UI와 선택지 창이 뜨지 않았어도 머릿속의 기억은 동일하다.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나 싶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이 시점부터 계획을 진행할 방향은 전부 선택지로 인해 결정된다. 하나하나 지불해야 할 코스트와 리턴은 이미 수십 수백 번의 리트라이로 인해 최적화를 마친 상태였다.

난 그걸 게임에서 그랬듯 하나하나 외워 진행하기만 하면 됐는데… 여기서 선택지가 떠버리지 않으면 이 최적화가 그대로 이어질 수가 없다.

왜냐면 난 이미 2주라는 시간을 앞당긴 상태이니까. 그래서 변수가 확 늘어났고 사소한 행동이나 움직임만으로도 다른 결과를 내버리는 이 게임의 환경을 감안하면 동일한 진행이 이어질 가능성은 제로라 봐도 무방하다.

결국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답도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훅훅 지나가며 스킵된 이후 필요 행동만 찾아서 게임 속 설정을 무시하고 행동했던 그 방법은 오로지 뼈대밖에 남아있지 않아 사실상 쓸 수가 없다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왜냐면 선택지가 하나도 없으니까.

내 계획이란 건 애초에 선택지를 고르는 것으로 진행됐는데 고를 수가 없어진 거다.

게다가 게임 속 설정 아래에서 새로운 지식을 강제로 터득해야 한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빠듯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거 제대로 얕보였네. 선택지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내 선택의 폭도 넓어져.”

기능을 담은 UI창이 사라졌지만 그 선택지가 없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선택지의 범위라는 기존의 굴레에서 벗어나 샤트렌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잖아.

잘못된 농사법? 그 외에도 더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스템이 만든 길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이 자유도는 무시할 수 없다.

“그래. 어디 교과서에서 배운 것들 좀 써볼까?”

여기부터는 선택지와 시스템의 영역이 아닌 순수하게 내 역량에 기반한 결과가 튀어나오겠지. 기존의 계획은 무로 돌아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더 낫다고 봐야겠지.

도저히 써먹을 수 없었던 내 머릿속의 현대의 지식이라는 걸 싸그리 써먹을 수 있을 테니까.

***

심포지움 1주차는 대개 영지 정보와 정책 및 계획의 발판을 삼는 시기로 잡혀 있으나 2주차부터는 필수적으로 하루를 택해 강의를 들어야 한다.

이날은 클레어가 강의를 신청한 날로 다른 자매와 함께 회의장에서 좋은 본보기 사례가 된 영주들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러나 클레어의 귀엔 그런 유용한 강의가 들려오지 않는다.

강의가 시작할 때는 물론이고 끝날 때까지도 여전히 딴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윽고 강의가 끝나자 플로라는 클레어의 소매를 당겼다.

“…”

“작은언니. 작은언니.”

“어 응? 왜?”

“강의 끝났어.”

강의가 끝났다는 말에 그제야 고개를 드는 클레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단 사실과 이 시간을 허투루 날려 만들어진 빈 노트를 보고 있자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작은언니. 무슨 일 있어?”

깊은 한숨 소리에 플로라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고민이 좀 깊어서 그래.”

“고민?”

“응. 조금 복잡한 고민이라서.”

차마 별일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카르세인에게 해를 끼칠 뻔했던 일이니.

하지만 이 시간 동안 고민해도 나오지 않았던 정답이 나왔다.

플로라는 하르니에를 찾아갔었지. 자기가 퍼뜨린 나쁜 소문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걸 알고서는 그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약혼녀 하르니에를 찾아가 부탁한 것이다.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판단은 옳다. 둘의 사이는 제법 나쁘지 않았다고 들은 데다 약혼녀라 하면 적어도 카르세인의 뒤통수를 칠 자는 아닐 테니.

그게 맹점이었다.

“언니는 잠깐 다른 사람 좀 만날 생각이라 큰언니랑 같이 돌아가 줄래?”

“응. 그럴게.”

클레어는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그래. 그 둘만 봐도 알 수 있듯 샤트렌 영지에 카르세인의 아군은 존재하지 않아.’

농업의 땅에서 성과를 내려 하면 농사와 관련된 일밖에 없는데 여기서 농민들이 등을 져버리다니. 최악이 따로 없다.

카르세인이 무슨 정책을 내도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닌가?

그렇다면 아군을 만들어줘야 한다.

클레어가 다가가자 팔짱을 끼고서 대화하던 사내는 인기척을 느끼고 사람을 물렸다.

“흠. 바그란드의 둘째 공녀께서 이쪽은 무슨 일이신가.”

우락부락한 체형의 사내.

숱한 흉터와 상처로 가득한 이 사내는 면식조차 없었다.

하지만.

“서부 측에서 아이페로스 후작가는 제법 입지가 높다고 들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 릴페튼 백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그쪽의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고요.”

지금만큼은 클레어가 찾고 찾아낸 사람이었다.

***

“이보게. 조금만 깎아줄 수는 없겠는가?”

샤트렌 영지에서 거래를 하러 타 영지까지 찾아온 사내가 액수를 보며 부탁한다.

그러자 거래 상대 측 영지가 반발했다.

“깎아달라니? 샤트렌은 돈도 많이 벌지 않는가?”

“그게 이번에도 흉작이 찾아왔네. 그대들도 잘 알지 않나.”

“자네.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로 얼마를 벌어들였는데 그런 소리를 하는 건가?”

“우리도 두 특산물이 귀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는 것 정도야 잘 알고 있다고!”

“그래도… 조금만 깎아주게. 형편이 영 좋지 않단 말일세.”

“그쪽도 잘 알지 않나. 하필이면 우리 샤트렌의 임시 영주가 카르세인 도련님이시라고.”

“큰일날 소리를 하는군. 지금은 이 가격이 정가야.”

“이해는 하지만 우리들도 먹고 살아야 해. 깎아줬다간 남는 게 없다고.”

그리 사정했음에도 거래 상대는 응하지 않았다.

그들의 말마따나 불공정한 가격은 아니었다. 시세를 따져봐도 불합리한 가격이 아닌 정가에 속하며 다른 영지에서는 이미 그 가격으로 구입을 끝낸 참이다.

또한 영주가 지정한 금액 이하로는 받지 말라는 명을 내렸기에 더 낮은 금액으로 팔 수 없다고 덧붙이자 샤트렌 측은 어쩔 수 없이 그 가격에 구입을 해야만 했다.

식량을 구입해 샤트렌으로 돌아온 그들은 거래 내역을 보여주며 곤란함을 표했다. 곧바로 주민들은 회관으로 모여 회의를 시작했다.

“지원금이 얼마나 남았지?”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도착한 건 다 썼습니다.”

“…그럼 이제 딸기와 포도를 판매해 받은 돈만 남았단 건가?”

“예…”

맥없이 긍정하는 목소리에 덩달아 거래 결과마저 좋지 않으니 힘이 빠진다.

“막막하군… 이 돈으로는 비료를 사는 돈이 부족해질 텐데.”

“비료를 좀 빼는 건 어떨까요?”

“안 될 말이야! 딸기와 포도를 더 많이 키우려면 그 비료는 필수적이라고.”

“그럼 우리가 굶어죽지 않나.”

함부로 비료의 양을 줄인다면 딸기와 포도의 생산량에 타격이 생기고.

그렇다고 딸기와 포도의 수확량을 유지하자니 쫄쫄 굶을 판이다.

회의 시간이 길어져도 회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보다 카르세인 그놈은 뭘 한답니까?”

“이보게!”

“참나. 지금 있지도 않잖습니까. 솔직히 존대도 해야 합니까?”

“맞아요. 어차피 벼락출세한 천민일 뿐인데.”

주민들 사이에서 공감에 우러나온 목소리가 퍼진다.

“그래서 여태 2주차에 뭐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 우리 땅을 가져갔으면 뭘 했을 거 아냐.”

“내가 봤어. 밭에다 뭔가 심고 있던데.”

“나도! 정황상 페르디 그 애랑 딸기 심는 것처럼 보였어.

“허. 꼴에 농사라도 하겠다는 거야?”

“그런 것 같던데?”

카르세인이 농사를 하고 있단 소식이 들리자 곧바로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진다.

“설마… 우리 농사법이 진짜 잘못됐다고 하려는 건 아니겠죠?”

“만약 저 땅에서 더 높은 등급의 작물이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쾅!

마을의 행동대장 마프가 테이블을 내리쳤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공작가에 틀어박혀서 농사 한 번 안 지어본 놈이 우리보다 더 좋은 작물을 어떻게 만들어!”

“걱정들 말라고. 절대 그럴 일 없어.”

“우리보다 이 영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인간이 어딨어? 농사를 지을 줄이나 알면 다행이지.”

그러자 촌장인 브렘이 나섰다.

“절대라는 건 없네. 마프.”

“촌장님…?”

“페르디만 해도 그랬지 않나. 그 애가 짚어낸 자는 우리 영지 안에서 축제 관리비를 야금야금 뜯어먹고 있었어. 그대들도 절대 페르디가 개과천선하지 않을 거라 했었고 말이네. 허나 결과는 어찌 됐는가?”

“…”

일순간 무거운 침묵이 돌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재차 반박을 가했다.

“그 그렇지만 이건 얘기가 다릅니다.”

“맞습니다. 외부에서 샤트렌을 망친 거잖습니까. 이미 전례가 있는 상태고요.”

이어 주요 인물들이 속속히 나와 덧붙이자 회관은 다시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말이야. 카르세인이 이 얘길 회의장에서 할 게 뻔하잖아. 돌아와서 정책을 펼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으음…”

“걱정 마. 우린 임시 영주의 명령 이전에 다른 명령을 받았었어.”

“아하 그렇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낯들이 확 펴진다.

“샤트렌에서 문제가 생긴 이후 둘째 아가씨께서 카르세인의 말을 듣지 말라고 했었잖아. 이후로도 우리한테 지원금을 보내준 것도 둘째 아가씨고!”

“맞아. 그건 우리에게 내려진 명령이었어.”

“적어도 클레어 아가씨 명령을 듣는다고 하면 뭐라 못 할 테지.”

“심지어 여긴 바그란드 공작령이잖아?”

당시 화를 잔뜩 냈던 클레어.

그녀는 이곳의 주민들에게 소리쳤었다.

카르세인이 언제 어떻게 다시 돌아오든 그 거짓말쟁이의 명령 따윈 절대 듣지 말라고.

뭔가 일을 시켜 망가뜨리려는 낌새가 보인다면 거짓말을 치려 하냐며 이때의 이야기를 해둬도 좋다고.

이 명령으로 인해 주민들은 회의장에서 돌아온 카르세인이 지시를 내린다면 불응 반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그들은 2주차 보고에서 상상치도 못한 사실을 전해 듣게 되었으니.

브렘의 말대로 절대라는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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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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