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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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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8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메인 이벤트나 메인 에피소드 진행을 위해 뜬 강의 참석 때를 제외하면 선택지가 없는 탓에 내 시간은 씨앗을 가져온 이후 테스트 시간으로 가득했다.

트리샤가 알려주는 방법에 따라 나는 직접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를 심었고 비교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했다.

작물이 자라는 속도에 영향을 주는 건 어떤 요인인지.

반대로 느리게 자라는 요인은 무엇인지.

또 이 환경에서 방해거리로 보이는 요인은 어느 쪽인지.

작물에 따라서는 어떤 식으로 변화를 보이는지.

당장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만 해도 이 정도다.

설정 창과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선에서 내가 알아야 할 지식이란 이 세계의 법칙과 설정인 만큼 이쪽도 고려해야 하나 결국 작물은 작물이지 않던가.

현실적으로 접근해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분명 실마리가 나올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렇게 2주차 보고 시간이 다가오고.

내 눈앞에는 새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다.

▶2주차 보고 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보고 선택지가 발생합니다.◀

“다음. 샤트렌의 카르세인.”

아르시엔이 한숨을 푹 쉬며 다음 사람인 나를 불렀다.

내 이전에 보고하던 자는 헛소리를 지껄였다 대차게 까이더니 이내 다른 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똥 씹은 표정으로 나갔다.

이제 내가 저 단상에 올라 보고를 시작할 차례였다.

“잠깐 기다려 보게.”

단상에 오르려 하자 아르시엔은 손을 들어 나를 제지했다.

그리고는 심포지움 감독 측 기사들에게 받은 서류를 하나 하나 훑었다.

“흐음. 그댄 이번에도 다른 귀족들과는 다른 모양이로군?”

아르시엔이 은근한 미소를 품은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이런 것도 딱 학생회장 느낌이란 말이지.’

그래봤자 딱히 기대할 만한 건 없을 텐데.

난 딱히 영지를 조사한 게 아니라 내 밭이나 조사한 거니까.

하지만…

“수군대지 말고 듣도록. 첫 주부터 페셀로스 프리버리지로 디펜스 타임을 넘긴 저 자에게 그대들도 배울 점이 있다면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아르시엔이 기대에 차 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친밀도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수치 : 38% ]

친밀도가 높다는 거야 썩 나쁘지 않긴 한데… 좀처럼 이건 원인을 모르겠단 말이지.

…뭐 됐다.

저렇게 기대하고 있는 눈을 보고 있으면 학생회장 느낌이 나서 괜히 얼떨떨하긴 한데 내가 지금 해야 할 건 똑바로 된 보고다.

“보고를 시작하겠습니다.”

***

보고를 시작하겠다는 카르세인.

그는 이번에도 1주일 전과 다를 것 없이 영지 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역시. 처음부터 예상이야 하고 있었지만 그는 남다른 자였다.

다른 귀족들은 전부 마도구를 사용하기 바빴다. 어떻게든 더 좋은 도구를 이용해 이 귀중한 설명 과정을 줄이려 했다.

어느 쪽으로 보든 영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다음 계획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도 말이다.

‘한심한 꼴이지. 단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거늘.’ 

다른 것으로 채워 넣어 있어 보이는 척한다고 한들 그 자들의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

잡초들 사이에 있는 진짜 약초를 캐려면 먼저 수많은 잡초들을 봐와야 한다. 이어 그 잡초들을 보기 전에는 그 위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 나무를 조사해야 하며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들이 우거진 숲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게 바로 이곳에 있는 오만과 권력으로 찌든 귀족들과 카르세인의 가장 큰 차이였다.

넓은 것부터 좁은 것까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사한 카르세인의 결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모순도 없이 말끔하게 이어졌다.

“저는 샤트렌 영지 주민들의 농사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만 그 증거가 바로 이겁니다.”

카르세인이 각 종류별로 작물들을 가져왔다.

“좌측은 샤트렌 영지 주민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농사법이고 우측은 제가 직접 길러 본 것입니다. 품질이 나쁜 쪽이 좌측이라는 건 결국 농사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죠. 실제로 주민들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씨앗이 뭉치면 더 잘 자라는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작물들이 뭉치게 되면 가뭄에는 잘 버틴다지만 서로 뿌리가 엉켜 해하는 일이 생기고 균일하게 자라지 못해 생산량이 안정적이지 못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병충해와 계절별 재해에도 약해지면서 잡초가 되려 무성해지고 말죠. 더군다나 샤트렌이 비는 잘 내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러한 농사법은 단점밖에 남지 않습니다.”

부실한 정보에 대한 명확한 지적과 문제점이 존재하는 농사법의 연결점.

다른 영지도 아닌 농작물로 이름을 알린 샤트렌에서 주민들의 농사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세세한 조사를 통해 밝혀내었다.

이후 카르세인이 보고를 마치자 아르시엔은 별안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난감하군. 이래서야 내 쪽에서 질문할 것이 없는데 말이지.’

혹시 할 말이 있을 제 오라버니. 2황자 플로렌스에게 시선을 흘겼지만 그쪽에서도 피식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할 말이 더 있으랴.

지적 하나 받지 않을 만큼 완벽한 조사. 더할 나위 없이 투명한 정리. 절도 있고 유려한 말솜씨.

카르세인의 보고는 그야말로 모범 답안이었다.

그래도 중립은 지켜야 한다.

심사위원으로서 편파적인 판정을 내린단 의견이 나와서는 안 될 테니까.

“일단 그대의 주장은 이해했네. 설마 제국 통용식이나 다름없는 샤트렌의 농사법에 이러한 단점이 있었을 줄은 몰랐지만… 우선 나도 한 가지 묻지. 원인은 파악한 상태인가?”

“그것까지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요인이 하도 많은지라 이런 건 1주일마다가 아니라 2주일 단위의 보고여야 최소한의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한가.”

하긴 그럴 수밖에. 이리 폭넓은 조사를 해서 데이터를 모았다곤 하나 일주일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

그럼에도 이 사내는 이만한 데이터를 만든 것이다.

“그리 증명을 해낸 터라 더 물을 건 없네. 하지만 다음 계획에 대한 설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더군.”

아르시엔이 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이번 주 조사와 일련의 설명에 따른 마지막 결론.

3주차에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이냐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3주차에는 어찌 움직일 생각이지?”

그 질문에 카르세인은 아주 덤덤히 답했다.

“루스마이어를 제외한 모든 영지와의 접촉을 끊어 샤트렌을 폐쇄시킬 겁니다.”

전혀 덤덤히 답하면 안 될 것만 같은 답안으로.

***

‘방금 무슨 소릴 들은 거지?’

‘샤트렌을 폐쇄시킬 거라고? 미친 건가?’

‘허. 루스마이어를 제외한 모든 영지라고 한다면… 저 인간. 제정신이 아니군.’

장내에서는 모두의 머리에 망치를 휘두르기라도 한 듯 상상치도 못한 발언에 정적이 흘렀다.

심사위원들도 예외는 없다.

할 말을 잃은 아르시엔은 아주 가벼운 탄식을 내질렀으며 플로렌스의 입가는 살짝 벌어져 있었다.

이내 그 정적을 깨는 건 귀족들이었다.

“아르시엔 전하. 디펜스 타임을 요청합니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부터 그랬지만 귀족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을 것은 뻔할 뻔자였다.

절대 용납할 수 없을 테지.

어찌 이런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이어갈 수 있느냐 물을 테지.

어떻게든 카르세인을 물어 뜯으려고 안달이 나 있을 것이다.

‘그래봤자 이미 저쪽은 준비가 되어 있는 모양이로군.’

아르시엔은 되려 미소 지으며 기록 마도구를 켰다.

“진행하시게.”

원래라면 피곤한 기색으로 한숨이나 쉬었겠지만 이번에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기대가 될 수준이었다.

가장 먼저 중하층에 앉아 있던 한 자작가의 자제가 신호를 받아 일어서서 디펜스 타임의 첫 질문을 담았다.

“샤트렌 영지는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 영지와의 교류를 이어 나가는 게 아니라 아예 폐쇄하시겠다고요?”

“예.”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시오. 당신의 2주차 보고는 그저 샤트렌 영지에서 밭갈이나 했단 소리 아닙니까? 그래놓고 샤트렌을 고립시켜 망칠 작정이기라도 한 모양이죠?”

귀족들 일부가 시원하다는 듯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비웃음을 담은 조소도 알음알음 퍼져 나왔다.

하지만 카르세인은 그 비웃음에 화려하게 받아친다.

“당신 머리가 정말 나쁜 모양입니다?”

“뭐 뭐라고요?”

“그렇잖습니까. 농사법이 잘못됐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이 계획이 왜 필요한지 전혀 생각도 안 했단 뜻이니. 아 머리가 비었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날 비하하는 겁니까! 신성한 회의장에서 이런─”

-타앙!

“계속하게.”

자작가 영식이 발끈하며 소리쳤으나 아르시엔이 이를 저지했다. 그는 분한 듯 소리쳤다.

“설명! 그럼 설명해보시죠! 대체 무슨 이유로 샤트렌을 폐쇄하는 건지!”

카르세인은 그 멍청함을 상대하기도 싫다는 듯 뇌까렸다.

“하나 묻죠. 당신이 한 파티를 주최해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 파티에는 누군가가 감기에 걸려 있어 전염된 거라 의사가 밝혔고요. 하지만 바로 전날만 해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가 오늘 걸린 거라면 누구부터 의심할 겁니까.”

“그야 당연히… 오늘 들어온 사람 아닙니까?”

“이유는요?”

“어제 있던 사람들이 문제가 없으니 오늘 들어온 사람 중 감기에 걸린 자가 있… 헉!”

자작가 영식이 무언가를 눈치챈 듯 입을 틀어막았다.

“농사법에 문제가 생긴 건 사실이지만 이걸로도 샤트렌 딸기와 샤트렌 포도의 품질과 수확량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왜 저조한지에 대한 답이 안 나왔다고요. 그럼 남은 게 뭐겠습니까?”

척.

카르세인이 바로 아래에 있던 비료를 들어 두어 번 흔들었다.

“이런 영지 외부의 물건들에 영향을 받는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판단이 서야 정상이잖습니까. 그러니까 샤트렌을 외부로부터 폐쇄시키는 거고요. 감기 걸린 사람 찾는 거랑 똑같습니다.”

“…”

-탕탕!

“결론은 난 것 같은데. 이만 자리에 앉으시게. 더 추해지지 말고.”

아르시엔이 혀를 차며 첫 디펜스 타임의 질문자를 침묵시켰다. 이어 카르세인이 발언을 이어간다.

“그리고 마침 기회가 찾아왔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샤트렌 영지는 땅의 형태를 볼 때 타 영지와 접촉하는 면적의 양이 넓습니다. 그런 만큼 타 영지 사람들이 넘어오기도 좋죠.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의 개입이 샤트렌을 망쳤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샤트렌을 경유하는 길목 자체도 막아버릴 생각입니다.”

“허…! 그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요!”

“샤트렌이 얼마나 중요한 요충지에 있는지 모르는가!”

“그 길을 못 쓰면 이번 심포지움에서 어떠한 영향이 갈 줄 알고…!”

“정숙하시게!”

-탕!

아르시엔이 다시 망치를 두드렸다.

“이미 증거가 나와 있다. 1주차에 샤트렌 영지의 주민 중 한 사람에게 의뢰를 보내 망치라고 했던 의뢰서가 발견됐지. 외부의 개입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대들 중에서는 내부의 적이 존재하더라도 그냥 넘어가 계획이 망가지는 걸 눈 뜨고 볼 자가 있단 건가?”

귀족들이 곧바로 침묵했다.

“흥. 더 질문할 자는 있는가?”

본래라면 누구든 나와 카르세인에게 손가락질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나 이 디펜스 타임을 이어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건 사실상 디펜스가 아니었다.

카르세인의 일방적인 어택이었지.

***

-띠링!

▶2주차 보고가 끝났습니다.◀

▶수상한 의뢰서 아이템을 소모했습니다.◀

▶디펜스 타임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 디펜스 랭크 : A ]

[ 3주차 영지 관리에서 받는 페널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 샤트렌 영지 필드의 인식이 소폭 상승합니다. ]

2주차 보고가 끝났다.

처음에는 막막한 느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들의 농사법은 역시 구식 방법. 현대인인 내가 보기에는 교과서 내용만으로 배웠던 그들이 가진 농사법의 문제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부분을 파고들어 정리하자 보고 선택지는 딱히 위협적이지 않았다. 실제로 더 양질의 작물을 얻어내는 것도 어느 정도까진 예상한 바였고.

돌아가면 이제 주민들에게 한 가지 요구할 게 생겼으니 이걸 잘 써먹어 봐야겠다.

그런데 트리샤의 덕인지 쌓아 둔 데이터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디펜스 랭크가 굉장히 높게 떴다.

저런 랭크는 본 적도 없었는데.

얻어본 적도 없는 A랭크에선 페널티가 존재하지 않았구나.

-띠링!

▶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페널티 트리거 [섣부른 기용]이 사라졌습니다.◀

▶지금부터 세 번째 에이전트를 받아들여도 에이전트 랭크가 하락하지 않습니다.◀

“흠. 이제 이쪽도 시작해야겠구나.”

세 번째 에이전트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트리거 하나가 숨겨져 있다.

너무 섣부르게 에이전트들을 고용한 탓에 서로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마찰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서로 랭크가 하락하는 무시하기 힘든 페널티가 생긴다.

그래서 마지막 세 번째는 3주차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다음 에피소드를 바로 진행할 게 아니라.

▶세 번째 에이전트로 고를 대상을 목록에서 고르면 행선지를 알려 줍니다.

[ 1. 브렘 ]

[ 2. 트리샤 ]

[ 3. 에온 ]

뭐 이쪽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 6. 릴페튼 백작 ]☑

카르세인이 메모리얼로 골랐다는 이유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샤트렌에 필요한 인물 역시 이 사내니까.

▶페셀로스 제국 서부 릴페튼 백작가로 이동하세요.◀

이것도 지금 당장은 말고 채비를 어느 정도 해둔 뒤 움직일 것이다.

보다 확실히 그를 세 번째 에이전트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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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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