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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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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9

“에휴. 역시 이번 회의도 똑같네. 서부인들에 대한 배척감이 이리도 심해서야.”

폴룩스의 옆에 있던 부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만 일어납시다. 기대는 무슨 얼어죽을. 제국인들이 저희를 다르게 보려면 몇십 년이 아니라 몇 백 년은 지나야겠네.”

“…”

“족장? 안 일어나요? 이러다 우리 제국인들한테 찍힐 텐데.”

바로 옆에서 안 일어나냐 물어도 폴룩스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일어나지 않았다.

시선이 허공에 가 있던 홀로 중얼거린다.

“정말로 그게 사실이라면… 기회가 될 수도 있긴 하겠군.”

“족장? 방금 뭐라고 말했어요? 못 들었어요.”

“파르칸. 지금 서부 전선 쪽에서 우리 측 땅은 대부분 정리된 참이지?”

“예? 예 뭐. 콘크리트니 뭐니 하는 걸로 성벽을 보강한 뒤로는 저희가 힘을 보존해서 전진 중이니까요.”

“흐음.”

그 말을 듣고 폴룩스는 며칠 전 자신을 찾아왔던 손님을 떠올렸다.

핑크빛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잘 정리한 채 찾아온 그녀.

클레어 바그란드를 말이다.

-서부 측에서 아이페로스 후작가는 제법 입지가 높다고 들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 릴페튼 백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그쪽의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고요.

서부인들과 제국인들의 관계는 좋지 못하다.

서로가 얼마나 꺼려하는지는 폴룩스가 모습을 숨기고 찾아간 술집에서의 대우만 해도 뻔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야만족.

서부인들은 여전히 그런 질 나쁜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런 서부인을 찾아간다는 건 실로 놀라울 일이다. 다른 가문도 아닌 그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나섰기에 더더욱 놀라웠고.

‘원래라면 거절했겠지만…’

마지막 그 한 마디는 진심이었다.

-난… 카르세인의 발목을 잡았으니까요. 그래서 직접 도울 수가 없는 겁니다.

입술을 꾹 물고서 어딘가 책망하는 그 태도.

책망의 방향은 다름 아닌 그녀 자신임을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었다.

“파르칸.”

“예. 족장.”

“릴페튼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지금 당장 출발해야겠어.”

“엥? 갑자기요?”

“그럴 일이 있다.”

폴룩스는 곧바로 밖으로 나가 말에 올랐다.

***

카르세인의 아군이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는 인물은 없었다.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고.

또래 귀족들 사이에서 친하게 지낸 사람들이 있는가 묻는다면 한 사람도 없다.

오히려 그들은 여태 카르세인을 봐오며 골려먹고 사고를 치게 유도하는 자들이었다.

이어 벌을 받게끔 모함하거나 계략을 짜는 자들도 적지 않았고 야비하게도 카르세인에게 누명을 씌우는 인간들이 제일 많았다.

그런 자들 사이에서 카르세인의 곁을 지키며 도와줄 수 있는 자가 있는가 싶었지만…

찾고 찾아내자 정답이 나왔다.

뚜렷하게 떠오르는 한 영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무지에 돌산밖에 없는 버려진 땅으로 취급받았으나 화려하게 날아오르며 제국 교통의 중심지가 되어버린 곳.

루스마이어가 그 답을 내어놓고 있었다.

골재를 마련해 준 카르세인과 교류하며 아군이 되어줄 자가 있음을.

하지만 후보를 찾아냈어도 쉽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나는 카르세인을 도울 수 없다.

-어째서요?

-다른 서부 지역은 어떨지 모르겠다만 우리는 루스마이어와의 협업을 통해 수비가 견고해진 만큼 원래의 땅을 되찾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스마이어의 눈부신 비상과 함께 아이페로스 후작가는 기존 야리크 부족이 지녔던 땅을 되찾으려 하고 있었다.

이런 와중 그들과 골재 거래를 이루는 루스마이어 영지 정도를 제외하면 지금 당장은 카르세인을 도울 수 없다고.

낭패였다.

꾸역꾸역 찾아낸 카르세인의 아군이 정작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니.

이렇게 되어서야 새 인물을 다시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클레어는 포기하지 않고 물었었다.

-아이페로스 후작가는 도울 수 없지만 릴페튼 백작가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네요?

아이페로스 후작가가 개입할 수 없게 된 이상 뒤가 없으므로 클레어는 솔직하게 본심을 털어놓았다. 서부 측에서 아이페로스 후작가의 입지가 높다는 점을 앞세워 릴페튼 백작가와의 접촉을 원한다고.

-생각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군.

있는 사실을 빠짐없이 꺼냈지만 아이페로스 후작은 곧바로 응하지 않았다.

-서부인들은 제국 귀족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르지 않지. 그러한 취급을 받아왔으니 의뢰를 받더라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또 일이 잘 해결될 거란 보장도 없지.

릴페튼은 과거에 바그란드 공작가로부터 경고를 받아 그 영토 일부를 제국에 환수했다. 릴페튼 백작에게 이중으로 들어간 반감을 뚫어내려면 이쪽은 더 쉽지 않을 거라고도 덧붙였다.

결론이 나오는 시간은 2주차 회의 보고가 이루어지는 날까지.

대답을 준다면 그 안에 줄 테니 그 전까지는 말을 걸지도 찾아오지도 말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폴룩스는 회의가 끝나도 찾아오지 않았다.

클레어가 고개를 떨궜다.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마저 안 되는 거야?”

카르세인을 도와줄 만한 인물을 겨우 찾았나 싶었는데.

바로 그때.

-다그닥 다그닥.

말이 뛰는 소리가 이쪽으로 가까워져 온다.

울적한 마음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던 클레어가 두 눈을 부릅뜨며 다시 고개를 든다.

그녀의 벽안에는 말을 탄 전사가 있었다.

-히히힝!

폴룩스가 탄 말이 클레어의 근처에서 정지했다.

말을 정지시킨 폴룩스는 클레어에게 손을 뻗는다.

“말에 올라타라.”

“올라서라고요? 왜…?”

“부하 녀석에게 묻기론 탈… 아니 릴페튼 백작은 귀족을 향한 혐오가 더 차들었다고 한다. 이젠 황실의 서신도 받지 않겠다며 단단히 돌아섰더군.”

“…!”

“그래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어쩔 텐가. 이렇게라도 시도해 볼 텐가? 아니면 포기할 텐가?”

포기할 거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텁!

“훗. 그래야지.”

클레어가 손을 붙잡자 폴룩스는 힘을 주어 클레어를 말 위에 태웠다.

***

“흥. 또 이딴 서신을 보내는가. 가증스러운 제국인 놈들.”

-찌이익!

“대장. 이거 찢습니다?”

휘휘 손을 젓는 한 사내.

부하는 그 말을 듣고 서신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그리고는 마법으로 모닥불을 하나 피워 그 불꽃에 서신을 집어넣는다.

-타닥 탁!

“잘 타는구만!”

불꽃이 튀며 제국인의 서신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잡아먹었다.

그러고도 만족스럽지 못한 건지 릴페튼의 주민들은 마력으로 불꽃을 키우고 또 키웠다. 저 서신이 재조차도 남지 않길 바라며. 그 어떤 냄새도 이곳에 배기지 않길 바라며.

바로 그때.

모닥불에 장작을 넣으려던 손이 멈춘다.

“손님인가.”

릴페튼 백작 탈폰이 멀리서 들려오는 말의 소리에 그리 중얼거렸다.

서부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인 이 릴페튼에 외지인이 발을 들일 리는 없다.

손님은 사실상 없다고 무방하며 짙어진 혐오감에 황실의 서신마저 받지 않으리라 답했다.

그렇기에 저 말을 타고 온 사람은 필히 같은 서부인일 것이었다.

“다들 잠깐 물러나 있어라.”

자기 부족민들을 물린 탈폰은 모닥불 앞에서 장작을 넣어가며 다시 마수들의 사체를 태웠다.

머지않아 말소리가 멈추고.

익숙한 낯을 지닌 사내가 다가온다.

“오랜만이군. 폴룩스.”

“그래. 오랜만에 보니 반갑군. 탈폰.”

주먹다짐.

무뚝뚝한 서부인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어쩐 일인가. 아이페로스 후작가에서 우릴 다 찾아오고.”

“음. 예전에 그 얘기 때문에 찾아왔다.”

“예전의?”

“전서를 보냈던 것 말이다.”

탈폰의 입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아아. 루스마이어에 릴페튼의 힘을 보태 서부인의 인식을 바꿔보는 게 어떻냐던 그 전서 말인가.”

“…”

“그 소리 하러 온 거면 당장 꺼져. 제국인 놈들은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전서라고 하니 최근에는 귀족 놈들이고 황실 측이고 죄다 태워 버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루스마이어의 영주가 누군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카르세인 바그란드.

싹수가 보여 그 제안을 들어줬건만. 돌아온 건 바그란드 공작가에서의 압력이었다.

릴페튼과의 약속을 져버리고 결국 썩은 로헤아 씨앗을 보내게 만든 놈의 이름은 잊을 수가 없었다.

“이미 나는 제국에서 받았던 영지 일부를 다시 환수하는 걸로 답했다. 우린 이제 제국인들을 향한 기대 따윈 하지 않아. 네놈도 앞잡이로 보이기 싫으면 그만 나가줬으면 하는군.”

“앞잡이 행동은 하지 않았다.”

“뒤에 저 제국인을 데리고 와서 내게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건가?”

어렴풋이 폴룩스가 자리에 앉았을 때.

제국 귀족 여자들이 칠하는 분내가 났다. 그들의 옷에서 나는 향유도 퍼져 있었고 제국인들 특유의 마나 냄새도 덕지덕지 칠해져 있었다.

그 냄새들로 폴룩스가 데려온 것이 어렴풋이 제국인임을 알아챈 것이다.

“저 제국인을 데려온 데엔 이유가 있다.”

“하하. 다른 사람도 아니라 그 여자를 내게 데리고 온다라. 이게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폴룩스. 바그란드 공작가의 둘째 공녀를 데려오다니? 저 여자를 여기 데려올 이유가 어디 있다고?”

심지어 그냥 제국인이 아니다.

릴페튼 백작 탈폰이 제국에서 하사받은 영토마저 내놓으며 발을 빼게 만든 자.

바그란드의 둘째 공녀라 불리는 클레어 바그란드였다.

이 모든 사실을 유추한 탈폰은 같은 서부인임에도 불구하고 폴룩스에게 눈을 부라렸다.

하지만 폴룩스는 덤덤히 답했다.

“저 제국인 여자는 너와 릴페튼에 용서를 빌러 온 것이다.”

“뭐?”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 탈폰이 미간을 찌푸렸다.

“과거에 너는 한 소년과 약속을 했다지. 탈폰.”

“그게 뭐가 어쨌단 건가.”

“그 약속을 깨뜨린 장본인이 바로 저 여자고 그에 사죄를 하러 왔다면 어쩔 텐가?”

탈폰의 고개가 뒤쪽으로 돌아갔다.

클레어가 있는 방향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녀의 주위에는 다른 호위 기사가 없다. 혼자 왔다는 뜻이었다. 이 서부에.

과거에는 병사들을 쭉 이끌고 와서 압력을 대놓고 넣었다. 마법으로 위협까지 하며 엄포를 넣었던 게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단신으로 이곳에 왔다고? 자칫 보복을 당할지도 모르는 이곳에?

“나 역시 제국인들 중엔 더 이상 그럴 놈들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최근에 괜찮은 자를 만났다. 그 자가 바로 너와 약속을 했던 소년이고 나와 거래를 통해 아이페로스에 견고한 성벽을 만들어 준 장본인이다.”

“…”

“오해라면 풀고 쫓아낼 땐 쫓아내도 좋다. 한 번만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떤가.”

잠시 후 탈폰이 장작을 놓았다.

“…널 봐서 딱 한 번만 들어보겠다. 수상쩍은 행동을 하거나 가당치도 않은 소릴 입밖으로 낸다면 바로 내쫓을 거고.”

“그래.”

사죄를 하러 온 건지 다시 협박을 하러 온 건지.

그건 들어보면 알겠지.

***

보고 날짜가 지난 이후 나는 기존의 농사법을 한 차례 손보며 딸기와 포도를 심었다.

사실상 그건 대결이라 봐도 이상하지 않다.

똑같은 땅에서 똑같은 작물을 심지만 방법만 다른 형태로 진행되니까.

그리고 그 결과는.

▶C-등급 샤트렌 딸기를 수확했습니다!◀

나의 승리였다.

“우와… 이거 진짜 최근에 나온 작물 중에 제일 질 좋은 것 같아요.”

“페르디 말대로에요. 색깔 보니까 옛날에 키운 거랑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촌장의 손녀가 그리 말할 정도니 말 다했지 뭐.

상태창에서 이미 등급이 나오기도 했으니 이제 나는 한 가지 명분을 얻었다.

▶클루 앤 프루브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농사법을 지적해서 지금 그 이벤트를 진행해도 되긴 하지. 근데 당장은 그러면 안 돼.’

나는 멀리서 침을 꿀꺽 삼키고 있는 한 녀석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직접 수확한 딸기를 하나 집어 녀석에게 던졌다.

“우왓!”

“가져가.”

“괘 괜찮으신 겁니까? 이걸 팔면… 제법 돈이 많이 나올 텐데요.”

여기서는 원래 선택지가 뜨지만 이것도 영지 관리의 일부라 그런 건지 선택지가 뜨지 않았다.

‘뭐… 나는 보상을 바라고 하는 행위긴 하지만.’

그래도 이 말은 해두고 싶다.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다이크.”

“…!”

“헬케타 I 병은 치유 시간이 하루라지. 이틀 정도 휴가 줄 테니까 그걸로 동생 회복되는 거 똑바로 보고 와.”

다이크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연신 숙였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물건을 제공했습니다.◀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 대상 : 다이크 ]

[ 현재 수치 : 15% ]

▶에이전트 능력 사용 횟수가 충전되었습니다.◀

▶영지 통제

[ 랭크에 비례한 시간 동안 샤트렌 영지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의 공격이 사라지거나 감쇄되며 높은 랭크일수록 효과가 상승하고 지속 시간이 길어집니다. ]

…그런데 저 녀석.

원래 파니 마니 하는 소릴 했던가?

내 기억상으론… 원래 게임에서 저런 말 없이 고개만 숙였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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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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