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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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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

하녀들과 시종들은 선물들을 가져오며 질린 눈빛을 하고 있었다.

아가씨들의 선물도 아닌 거지 선물로 이만한 돈이 들어갔다는 사실에.

이 아까운 게 죄다 바깥의 천것을 위한 물건이라는 것에.

차라리 자기가 쓰고 싶다는 한탄 내지 질투 섞인 감정에.

마치 눈빛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 것만 같다.

이 또한 기분 나쁜 경험의 반복이다.

학교에서 다니던 동기들 중 몇몇이 모친의 회사 직원 측 자녀였기에 억지로 생일 축하 선물을 들고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때와 같은 경험이라 오히려 대응이 선명해졌다.

이걸 받는 순간 내 인식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떤 방식이든 간에 저들은 내 손에 이 귀한 것들이 쥐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

따라서 이게 유일한 정답이었다.

“거기 너희.”

“네 네?”

“들어와서 상자에 있는 거 하나씩 가져가.”

사용인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어리둥절한 듯한 모습이었다.

이걸 왜 주는가 그런 시선이랄까.

하지만 군침을 흘리는 녀석들도 여럿 보인다.

생일 선물로 가져온 물건들은 시내로 들어가 하나만 팔아도 평민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충분한 것들이었다.

‘물론 바로 움직이진 못할 거야. 앞에 굳건히 서 있는 이 노집사가 문제일 테니까.’

도련님의 생일 선물로 가져온 것을 감히 너희가 가져가느냐 짚어버린다면 이도 저도 안 되는 처지에 놓여 버린다.

이럴 때는 한 마디 더 거들어주면 된다.

“고생했다는 뜻으로 내리는 주인의 하사품인데 안 받을 건가?”

아무리 헤론이 눈앞에 있다 한들 집사보다 윗선에 있는 명령이 바로 카르세인 바그란드의 명령이다. 이로서 저들에게는 물건을 가져갈 만한 당위성이 생겨난 셈이었다.

사용인들은 그제야 하나둘씩 들어와 함에 들어간 물건들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이게 웬 떡이냐며 히히덕거리는 게 눈에 선명히 보인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보상

[ 인식 +15 ]

[ 바그란드 공작가 내에서의 인식이 개선됩니다. ]

[ 선물을 받은 하녀들과 시종들의 친밀도가 크게 오릅니다! ]

[ 수치 : 7% ]

‘이거면 나쁘지 않네. 어차피 나한테 쓸모 있는 것들도 아니라서 아깝지도 않고.’

카르세인을 그리도 싫어하는 작자들이라지만 이러면 나중에 친밀도를 보고 서브 에피소드를 수행할 녀석들도 구분하기 쉬워진다.

다만 헤론은 이를 보며 무어라 하고 싶은 심경인 것 같았다.

“왜 그러지? 내가 받은 선물이니 내 건데 그걸 아랫것들에게 나눠주는 게 잘못이라도 되나?”

“아닙니다. 도련님의 뜻이신걸요.”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포커페이스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생일 선물은 이사벨라가 보낸 게 아니라는 걸.

카르세인에게 그리도 관심이 없는 이사벨라가 어떻게 뒤늦게 생일 선물을 떠올린단 말인가.

여전히 편견과 선입견이 들어박혀 의심을 끊어내지 못하던 걸 보면 이사벨라가 생일 선물을 보냈을 가능성은 만무하다.

게임 속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이 생일 선물은 헤론이 보낸 것이다.

“가져갈 건 다 가져갔어?”

─예. 도련님.

“그럼 카밀라랑 헤론만 빼고 다들 나가 봐. 할 얘기가 있으니까.”

선물을 받은 사용인들은 다들 기꺼이 방에서 나가주었다.

정적이 흐르는 방.

헤론은 할 말을 고르고 있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선수는 내가 쳐야겠지.

“아직 나한테 할 말 더 남았지? 헤론.”

“…”

“어차피 내가 물리지 않았다면 당신이 물릴 생각이었다는 거 알고 있어. 카밀라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노집사가 그녀를 슬쩍 흘기자 카밀라는 함구의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헤론이 마음 놓고 이야기할 준비가 되자 나는 곧장 입 밖으로 심경을 드러냈다.

“어차피 이 옷들은 다음엔 그런 식으로 입고 오지 말라는 뜻일 테고. 귀족으로서나 바그란드로서나 흉 보이지 말란 뜻으로 보낸 거겠지.”

“그렇지 않습니다. 도련님. 마님께선…”

“왜? 실질적인 생일 선물이라고 해봐야 난 쓰지도 않는 보석함이나 뭐든 들어주겠단 그 전언 뿐일 텐데. 틀렸어?”

“…”

헤론이 쓴 표정으로 침묵했다.

클레어의 성인식 에피소드에서 사용인의 옷을 입고 옅어진 관심으로 회피하는 방법을 택한 만큼 이사벨라는 카르세인에게 의복부터 보낸다.

이건 게임 속에서도 있던 전개 중 하나이며 눈치채지 못했던 생일 선물을 겸사겸사 보내게 된다.

게임속 스토리에선 보상이라고 나오긴 하지만… 절대 이걸 받는 카르세인의 입장에선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당신도 못할 짓을 하네. 어머니께 내 생일을 일부러 고하다니 말이야.”

아들의 생일을 챙겨주려는 어머니의 따뜻한 선물 같은 게 아니다.

생일조차 몰랐던 차에 집사의 지적이 이어지자 그제야 눈치를 채고 보낸 역겨움이 담긴 억지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 물건들은 실질적으로 헤론이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죄송합니다. 허나 이렇게나마 도련님의 기분이 풀리길 바랐기에…”

“헤론.”

추한 변명이다.

그 어떤 포장된 말을 하더라도 설령 뉘우침이 이어지더라도.

이사벨라가 카르세인에게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만은 변치 않는다.

“내 기분이 풀리길 바란다면 다음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마. 오늘 일도 마찬가지고.”

이로써 이사벨라를 당분간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헤론에게 이만 나가보라 말할 생각이었다.

“도련님께서 어떤 심경인지 일개 집사인 저는 감히 헤아릴 수 없어 마땅합니다. 허나 조금은 말미를 주십시오.”

-띠링!

▶히든 에피소드. 서투른 표현이 진행됩니다!◀

“마님께서 도련님을 아가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알아채셨고 표현이 서투르시기에 이렇게밖에 표현하실 수 없는 겁니다.”

그가 한 손에 가슴을 얹으며 말했다.

“이 헤론 40년간 이 저택에서 공작 부인을 모셔왔습니다. 그렇기에 얼마나 마님께서 서투르신 분인지 잘 압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십시오. 도련님. 이 서투른 표현도 언젠가 진심이 되고 애정이 될 겁니다.”

끝내 헤론은 품 속에서 자그마한 봉투를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부디 받기 싫더라도 조금이나마 마님의 마음을 받아들여 주십시오. 이전처럼 한 번만 더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오. 이 늙은이가 간청드립니다.”

▶헤론의 부탁에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 1. 필요 없으니까 전부 치워. 다신 이런 짓 하지 말고. ]

[ 2. 알았어. ]

[ 3. 이딴 것들 애초에 바란 적도 없어. ]

본 적 없는 선택지가 튀어 나왔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1번이나 3번이다. 뒤늦게 눈치 챈 생일 선물 따위에 애정이 담겼을 리가 없다. 그조차도 주변 사람의 지적으로 알아챈 거라면 더더욱.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이건 이사벨라의 부탁이 아닌 헤론의 부탁이다.

[ 2. 알았어. ]

“하아. 알았어. 우선 허리 좀 펴.”

너무나도 공손한 태도였고 자신의 잘못이 있음을 말끔히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바그란드의 집사라는 위치를 감안하면 체면이 구겨질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 저 사람의 잘못은 없다. 헤론은 그저 공작가의 집사일 뿐이고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카르세인에게 어떤 해도 가하지 않은 정말로 결백한 캐릭터 중 하나가 집사 헤론인 것이다.

매몰차게 거절해버릴 수도 있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건 그것대로 싫었다.

또한 이 선택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그 서투름을 굳이 집어서 드러낼 필요는 없어. 거듭 말하지만 난 그런 걸 바란 게 아니니까.”

“도련님. 허나 그건…”

“다시 말하는데 착각하지 말란 소리야. 나는 당신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 이 사건을 덮고자 함이 아니야.”

“예. 거듭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도련님.”

헤론이 그것만이라도 어디냐는 듯 감사를 표하며 허리를 폈다.

“됐고. 이것만 받으면 되나?”

“예. 남은 옷과 이것만 받아주시면 마님께서도 크게 상심하시진 않을 겁니다.”

헤론의 손에서 나에게로 전달되는 건 다름 아닌 백지수표였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돈.

이걸로 마음껏 쓰고 즐기란 뜻이다.

‘돈이라.’

카르세인이 어디 사치를 부릴 만한 녀석은 아니었지만 지금 내 처지엔 도움이 될 만했다.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이 수표를 어음으로 쓸 순 있나?”

“물론입니다. 공작가의 이름을 댄다면 광산 하나도 사들일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사람을 시켜서 이만큼의 돈을 현금화한 뒤 가져다 줘.”

“알겠습니다. 이 금액을… 도련님?”

종이에다 금액을 써 건네자 헤론은 숫자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문제라도 있어?”

“아닙니다.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별수 없을 것이다. 심기가 거슬렸다는 이유로 필요 없다며 재차 내가 거절해버리면 그로서는 가장 큰 낭패일 테니.

이내 헤론은 깍듯이 인사를 마치고 나갔다.

***

▶히든 에피소드. 서투른 표현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헤론을 밖으로 보내자마자 에피소드 클리어 메시지가 떴다. 보상은 의복 몇 벌과 내가 적은 만큼의 돈 그리고 예전에도 봤던 물음표 세 개다.

저건 어차피 나중에야 밝혀지겠지.

그러니 당장 나는 눈앞의 일을 처리해야 했다.

“카밀라.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지?”

“그 그게…”

대답하기 힘든 질문인지 카밀라가 입술을 달싹였다.

“그냥 솔직하게 대답해. 곧 약속 시간이야.”

“네. 그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카밀라가 솔직하게 터놓은 내 자금 현황은 처참했다.

당장 입고 갈 옷도 성인식 때 입은 옷을 세탁해둔 게 전부이며 지금 받은 생일 선물을 받아야만 하르니에를 만날 만한 수준이었다.

‘거절 안 하길 잘 했네.’

옷도 없는 게 약혼녀를 만나러 갔단 소리나 들을 바에야 이렇게 뒷맛 없이 깔끔한 편이 훨씬 나았다.

“다시 외출을 준비해 줘. 카밀라.”

“네. 도련님.”

남은 건 하르니에를 만나는 거다.

***

은행을 다녀온 헤론이 손에 든 현금을 보며 의문에 접어들었다.

백지수표라 함은 비록 하루 동안이라 하더라도 이보다 몇십 몇백 배의 어음을 뽑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작 부인 역시 이를 허락했고.

그러나 카르세인이 가져오라 한 돈은 너무나도 형편없는 금액이었다.

‘…겨우 1500페셀인가.’

손에 쥔 금액이 그랬고. 카르세인이 뽑아오라 명한 금액이 그랬다. 평민의 기준에서는 적지 않은 돈이기야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적은 액수다.

적어도 보석함을 금화로 꽉 채워넣는 그 정도의 현금은 뽑아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다 들 정도로.

얼마 되지도 않는 금액이 든 봉투를 쥔 채 헤론은 이해를 포기하고서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도련님. 말씀하신 현금을 가져왔습니다.”

“그래. 이리 줘.”

카밀라가 문을 열자 헤론은 곧장 현금을 내밀어 전했다. 카르세인은 이를 덤덤하게 받아들인 뒤 외출 채비를 할 뿐이었다.

의문에 잠긴 헤론은 방에서 바로 물러나지 않았고 얼마 안 가서 다시 운을 뗐다.

“저어 카르세인 도련님. 송구하오나 한 가지 여쭈어도 될는지요.”

“뭔데 그래?”

“정말로 원하시는 금액이 그 현금의 값과 동일하십니까.”

“약혼녀와 만나는 데에 그리 많은 돈을 쓸 필요는 없으니까. 왜 이상해?”

“좀 더 넉넉히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약혼녀와의 만남이라 하시니…”

그러자 셔츠를 정돈하던 카르세인은 피식 웃었다.

“헤론. 넌 내가 처음 공작가에 들어왔던 날 플로라가 내게 무슨 말을 했었는지 기억하나?”

“플로라 아가씨라면 분명 카르세인 도련님은 카른 도련님과…”

처음으로 공작가에 발을 들이던 그날을 떠올리던 헤론은 순간 실언임을 직감하고 급히 입을 닫았다.

“그래. 저게 어딜 봐서 카른이냐며 비교하곤 그냥 길거리에 있는 거지라고 했었지. 플로라의 그 목소리가 닿은 건 이 공작가 전체였고 말이야.”

“…! 도련님 그건!”

“알아. 플로라가 원래 그런 아이라는 거. 그런데 중요한 건 플로라의 반응 쪽이 아니라 다른 쪽이잖아.”

헤론은 순간 등골이 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난 괜히 그것들을 아랫것들에게 나눠준 게 아니야.”

카르세인을 향해 카른이 아니라고 언급했던 길거리의 거지라고 콕 집어 말했던 플로라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다.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이사벨라를 제외한 모두가 입을 닫고 있었을 뿐 그를 향해 동일한 답을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저 소년은 공작가의 도련님이 아니다.’ 라고.

의견이 일치하는 그 찰나의 순간. 카르세인은 도련님이 아닌 천한 거지가 되었다.

공작가의 전원이 자동으로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너무나도 거대한 적이 생겨버렸지. 내 의도가 어떻든 무슨 기분으로 움직이든 내 일거수일투족이 공작가에서는 죄다 부정적으로 보였을 거야. 그리고 그건 지금도 현재진행형일 테고. 여기서 생일 선물을 받아 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공작가에서 제게 향하는 모든 시선과 움직임을 빠지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젠 답이 됐나? 헤론.”

“…예. 충분한 답이 되었습니다. 도련님.”

그렇다.

그는 똑똑히 이해하고 있다.

백지수표를 받아 원하는 걸 얻어낸다 한들 카르세인은 공작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설령 그것이 생일 선물이라는 합당한 대가라 하더라도 받아선 안 되는 천하고 더러운 빈민촌의 거지로 인식되어 있다.

그렇기에 그 선을 명백히 그었다. 생일 선물로는 한없이 부족할 돈으로 이 모든 행동이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끔 전부 조절한 것이다.

‘정말로 많이 달라지셨군요.’

침착하고 차분하게.

그 어떤 노기도 일지 않은 채로 카르세인은 헤론이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이 짧은 대화만으로 절로 방관의 죄를 지었다는 걸 덤덤히 깨닫게 될 만큼.

그러나 카르세인은 이조차 꾸짖지 않았다.

‘어쩌면… 저는 지금 굉장히 불경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헤론은 순간 아쉬움을 느끼고 말았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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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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