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5
하르니에와의 만남까지 1시간 전.
성인식 때 입는 옷은 파티나 연회장 쪽에서 입는 연미복. 그런 이유로 하르니에와의 만남에는 적절치 않았다.
‘분명 연인의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고 했었지.’
그러려면 적어도 옷장에 있는 옷들은 쓸 수 없었다. 일상복이나 잠옷은 물론이고 문제점이 너무 많아 차마 손도 못 댔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생일 선물로 도착한 옷인데 사실은 입고 싶지조차 않았지만 극구 만류하는 카밀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걸 입어야만 했다.
‘하아. 홧김에 말하긴 했지만… 그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참.’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다.
아무튼 그렇게 외출 준비를 마쳤다.
시간이 흘러 약속 장소에 도착한 지 약 10분쯤 되었을까.
“카르세인 공자.”
하르니에가 바쁜 걸음으로 찾아왔다.
“미안해요. 제가 좀 늦었죠?”
“약속 시간 자체는 맞췄으니 문제 없지 않습니까?”
“아 잘 모르실 수 있지만 귀족들의 약속 시간엔 그 정도 여유 시간을 생각해서 미리 도착하는 게 예의거든요. 그래서 미안하다는 거에요.”
뭐 그딴 말도 안 되는 예의가 있는지.
그 말대로라면 정각에 맞춰 온 하르니에도 10분을 지각한 꼴이었다.
정말이지 쓰잘데기 없는 정보긴 하지만… 일단 기억해 두자.
“흐응.”
“왜 그럽니까?”
“오늘은 제법 차려 입으신 것 같아서요.”
어쩐지 시선이 여기저기 오간다 싶더라니.
내 복장을 보고 있었구만.
“그때처럼 입고 올 수는 없잖습니까. 그쪽이 말한 게 있는데.”
“어머. 제대로 맞춰주시겠단 건가요? 감사해라.”
“예 뭐…”
살짝 접힌 눈으로 웃는 표정이 제법 만족한 듯했다.
정작 이쪽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나중에 내가 무슨 사고를 쳤는지 알면 웃을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분명히 그때가 되면. 아니 대화가 시작된지 약 30분만 지나도 후회할 것 같다.
에휴. 매는 맞겠지만 나중 일은 생각하지 말자.
“그래서. 막상 나오긴 했습니다만 뭐부터 해드리면 되죠?”
“음? 그야 당연히 이 과정부터 확실하게 마쳐야죠.”
하르니에가 손가방을 가리키며 그리 말했다.
손가방 안에는 아마도 계약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꼭 꼼꼼한 것 같으면서도 이렇게 덤벙거린다니까.
‘일단 자리를 피하는 게… 그래. 저기가 좋겠어.’
주변을 잠깐 흘겨본 나는 괜찮은 장소를 물색하고서 하르니에의 손을 잡고 자리를 옮겼다.
“카 카르세인 공자? 갑자기 왜…?”
“얌전히 따라오기나 해요.”
당황한 듯 하르니에가 손을 거두려 했지만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
***
‘이쯤이면 충분하구나.’
주변을 언뜻 둘러보며 찾아낸 장소는 시내의 한 커피 하우스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따로 분리된 방들이 보인다. 물론 로비에서 테이블에 앉아 마시는 사람들도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방이 있다는 게 중요했다.
직원에게 다가간 나는 곧장 물었다.
“영애와 단둘이 오붓한 장소에서 마시고 싶군. 2인실을 잡겠다. 얼마지?”
“기본 음료값에 350페셀을 받게 됩니다. 먼저 350페셀을 주시면 됩니다.”
“여기.”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안주머니에서 화폐를 꺼내 건네자 직원은 나와 하르니에의 복장을 흘겼다.
아무래도 제법 잘 나가는 귀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모양인지 근처 방보다는 깊숙한 쪽으로 안내했다. 그렇게 걸어가던 찰나. 내 정강이에 딱딱한 신발굽이 파고드는 게 느껴졌다.
‘당신도 역시 똑같은 사람이네요. 이거 놓으세요! 안 놓으면 소리 질러서 위병 부를 테니까!’
뒤를 돌아보자 직원에게는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하르니에가 그리 말한다. 눈매가 날카로워진 게 아주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하아. 참고 조금만 따라 오시죠. 당신이 생각하는 짓은 절대 안 합니다.”
“웃기지 말아요. 그런 말 하는 남자가 여태 한둘인 줄 아나요?”
코웃음을 친 하르니에의 입에서 온갖 이름들이 튀어 나왔다.
당연히 내 입장에선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들이지만.
자길 어떻게 해보려고 단둘이 방을 잡아 만나자는 남자.
은근슬쩍 지금처럼 몸에 손을 대려 하면서 끔찍한 미소와 홍조를 띄우는 남자.
그런 행동들을 취했던 자들을 전부 입 밖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했을 뿐이지… 역시 당신도 똑같은 짐승이었을 뿐이겠죠. 그러니 마지막 경고에요. 놔요.”
정말 마지막 경고인 건지 하르니에는 당장이라도 소리칠 준비를 마친 듯했다.
실내의 분위기나 매장 내 손님의 옷을 살피는 걸 보면 귀족의 입장 자체가 그리 드물진 않다. 그렇단 건 여기서 소리를 질렀다간.
‘꼼짝없이 사고 친 미친놈으로 각인되겠지.’
불 보듯 뻔한 미래였다.
물론 그걸 내가 멀뚱멀뚱 당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우선 이 덜렁거리는 여자부터 단숨에 진정시켜 볼까.
탁.
쥐고 있던 손을 놓고 가볍게 벽으로 뻗었다. 그녀는 벽으로 몰려 함부로 나가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이 정도면 혹시 누가 지켜보고 있더라도 시야가 충분히 가려진다.
정작 본인은 당황하고 있지만.
“다 당신. 정말로 날 어떻게 해보려는 거라면…!”
“쉿.”
조용히 좀 해. 이 여자야.
다 들릴 일 있냐?
“당신은 생각이 없군요. 바보마냥.”
“뭐 뭐라고요? 지금 말 다 했어요?”
“예. 하르니에 영애는 바보입니다. 제가 단순히 당신의 몸에나 손대는 인간으로 보고 있을 정도면 바보가 맞죠.”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하르니에는 허- 하고 헛숨을 쉬었다.
“그럼 뭐 이 행동에 다른 의도라도 있단 거에요?”
어디 말해보라는 식으로 팔짱을 끼는 그녀.
나는 피식 웃으며 이 허당끼 넘치는 여자에게 팩트 한 사발을 부었다.
“당신은 바깥에서 우리 계약으로 약혼해요! 라며 다 보이고 다닐 생각이었습니까?”
“미쳤다고 그러겠어요? 당연히…!”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는 분이 그럼 왜 저를 지금 그 인간들과 똑같은 변태들로 취급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에?”
너스레를 떨며 말하자 하르니에가 진짜 바보 같은 소릴 내며 당황했다.
“생각 좀 해봐요. 중요한 계약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어디부터 떠올립니까?”
“…”
그야 당연히.
둘이서만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소.
이 장소로 온 이유를 떠올린 하르니에가 뻘쭘한 듯 다른 한 손으로 머리카락을 베베 꼬았다.
“저어 카르세인 공자? 그게…”
무어라 말을 잇고 싶은 그녀였으나 먼저 앞서가던 직원이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돌아섰다.
“흠흠. 두 분 애정 행각은 여기서 하시면 안 됩니다.”
“네?”
애정 행각이라는 말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듯 물었다.
그러다 문득 지금 상황이 오해받기 딱 좋은 모습임을 깨달았다.
벽으로 여자를 밀친 남성과 가까워진 두 남녀의 시선.
한창인 남녀가 보이기에는 이 벽치기가 직원에겐 상당한 애정 행각으로 보일 법했던 것이다. 하르니에가 품었던 의문과 달리.
부끄러움을 참지 못한 하르니에가 두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묻었다.
“자요. 빨리 가기나 합시다. 직원한테 의심받기 전에.”
“…”
하르니에는 다시 내 손을 잡은 뒤로 아무 말 없이 고분고분 따라왔다.
***
직원을 따라가자 근사한 방이 나왔다.
자연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큰 유리 창문과 오붓한 분위기가 이어질 만한 장소였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방음 쪽은 철저한 모양이고.
“저어… 카르세인 공자?”
“왜요.”
“그 저기이… 제 손은 이제 놔도 되지 않나 싶어서.”
아. 하긴. 그렇구나.
직원도 음료 가지러 갔으니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나 하면 될 일이었다.
“일단 앉죠.”
하르니에가 한 줄기 식은땀을 흘리며 자리에 앉았다.
대면에 앉다 보니 저절로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녀는 움찔거리며 애써 내 시선을 피한다.
눈 깜빡이는 속도가 현저하게 빨라져 갔다.
‘흐음. 이걸 방패로 써야겠군.’
곤란한 표정으로 몸을 베베 꼬는 하르니에. 그녀는 지금쯤 내 정강이를 발로 차며 입에 담았던 말들을 취소하고 싶을 것이다.
이걸 이용하면 참작이 가능할 것 같다.
우선 기다려 보자. 이런 사람은 은근 허당이라 자폭을 하기도 하니까.
“그 저기이… 아까 그거 말인데요.”
“그거요?”
“그러니까… 아까. 복도에서요.”
일부러 시선을 피하며 커피 향과 맛을 음미하는 척하자 하르니에는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좀 놀려 볼까?
“복도에서라. 그거 참 곤란했죠.”
“네 네?”
-움찔!
“하르니에 영애께서 잘못하셨잖아요.”
시선을 그쪽으로 옮기자 흠칫 몸을 떠는 그녀. 애써 시선을 회피한 채로 또 눈만 꿈뻑이고 있다.
“직원이 기다리고 있는데 하도 움직이시질 않으시니. 자칫하면 저희 관계를 의심받을 수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
처음엔 움찔거렸던 두 눈이 이번에는 살짝 떨렸다. 표정을 보니 당했다는 얼굴이었다.
“…해요.”
“네?”
“미 미안하다구요! 괜히 그 발로 차고 그… 다른 사람들처럼 내 얼굴이나 몸을 탐내는 호색한이라고 오해해서…”
“오해가 풀려서 참 다행이네요.”
“놀리지 말아요.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설마 다른 남자들도 이런 식으로 놀렸습니까?”
“으으. 당신 정말!”
얼굴을 붉힌 채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고 있다. 좀 더 놀리면 재밌겠지만… 이쯤 해둘까.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러다 날 저물 텐데.”
“안 그래도 그 말 하려고 했거든요!”
아니었을 것 같은데.
아무튼. 그건 뒤로 하고.
하르니에는 손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계약서 같은 걸 고이 접어서 들고 오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한 가지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
“맹세의 보옥이에요. 이게 뭔지는 알죠?”
“네.”
그야 원래라면 몰랐겠지만 이 아이템 정보창을 보니 이해가 갔다.
◆맹세의 보옥
[ 언어로 계약을 맺을 때 사용하는 마법석으로 주로 중요한 계약을 사용하는 데 쓰인다. 사용 시 보옥의 마력이 발산되어─ ]
요약하면 보옥의 마력이 발산되어 계약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든 뒤 각자 이행할 의무와 목적을 언급하면 된다.
계약서 같은 건 필요 없었다.
여긴 마법이라는 게 존재하는 게임 속 세상이었으니까.
하르니에는 천천히 계약의 내용을 각인해 넣었고 내게 말했듯 약혼 자체를 목적으로 두어 1년 간의 계약 약혼을 진행할 준비를 마쳤다.
“자 이제 카르세인 공자의 목적만 말씀하시면 돼요.”
그녀는 언급했듯 테레시아 후작가에서 독립을 목적으로 두었다.
내 목적이라. 단순했다.
“───────.”
하르니에의 눈동자가 순간 동그래졌다.
“왜 그러십니까. 뭐 잘못됐어요?”
“아니. 아니에요. 그럼 이대로 진행할게요.”
보옥은 푸른 광원을 뽐내며 푸른색에서 진홍빛으로 바뀌었다.
게임 속에서도 카르세인이 직접 쓴 건 아니었지만 다른 등장인물한테서 이런 장면이 있긴 했지. 1년간의 약혼을 위한 계약은 무사히 끝난 모양이었다.
다만 이렇게 해놓고도 하르니에는 내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한 채 머리를 베베 꼬고 있었다.
“저기. 아까 맞은 데는 괜찮아요?”
“발로 찬 거요? 괜찮다니까 왜 그럽니까.”
“…그래도 좀.”
하긴 워낙 세게 차긴 했지. 추근거리는 남자들을 상대하려면 이 정도로 차야 하지 않겠나.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약간 얼얼하긴 하다.
‘이러면 내가 나쁜 놈이 되는 것 같긴 하지만…’
할 수 없다.
이걸로 상쇄라도 좀 시켜야지.
“그럼 쌤쌤인 걸로 치죠. 뭐 저도 잘못한 게 있다 보니.”
“네?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그냥 적절한 장소를 찾으려고 한 거잖아요.”
“오늘 말고요. 사실 좀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렀거든요. 하르니에 영애께.”
“저한테요? 오늘 말고…?”
전혀 모르겠다는 듯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그란드 공작가로 오셨을 때. 저희가 만난 거 기억합니까?”
“그야 당연하죠. 그때 만났으니 지금 우리가 만난 건데.”
“네. 제가 그때 좀 큰 실수를 저질렀거든요. 가족들한테 혼나기 싫어서.”
“…?”
“저흰 그날 밀회를 가진 걸로 알려뒀습니다. 그래서… 흐흠. 좀 더 연인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야 할 거에요.”
“네에에에?!!”
깜짝 놀라 어버버거리던 그녀는 이걸 재확인하고자 다시 물었다.
“미 밀회라니요. 우리 그냥 계약이잖아요! 그렇게 말해버리면 진짜 진짜로…!”
“연인… 처럼 보여야겠죠. 의심받기 싫으면.”
“세상에.”
얼이 빠진 표정으로 하르니에는 “세상에”를 연번 중얼거렸다.
이해는 간다.
카르세인이 그리 잘난 남자도 아니고.
하르니에는 귀족들 중에서도 유독 빼어난 미모를 가졌다.
능력까지 따지면 하늘과 땅 차이겠지.
그래서 가급적 잘못한 게 있는 걸로 상쇄를 해보려 했는데…
이거 설마 안 통하나?
“오히려 이게 낫지 않습니까? 밀회를 가질 정도로 사이가 가까웠으니 의심하긴 힘들 겁니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연출하기도 좋고.”
혹시 계약을 깨버릴까 싶어 뭐라 설득해보려 하자 좌절하고 있던 하르니에의 눈빛에서 불이 붙었다.
“여 영애? 왜 그럽니까?”
자리에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그녀의 묘한 살기에 절로 식은땀이 흐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툭.
어라. 갈 곳이 없네?
“자 잠깐!”
“당시이이인… 으이익…!”
-짜악!
오랜만에 맞는 등짝 스파이크였다.
***
“으으…”
“흥!”
푸쉬익하고 열기가 올라오는 등을 문지르자 새침한 태도로 팔짱을 낀 채 하르니에가 커피 하우스 바깥을 나섰다.
“같이 좀 갑시다.”
“말 걸지 마세요.”
“때렸으면 기분은 좀 푸셔야죠.”
“말 걸지 말라니까요.”
“아이 그러게 서로 쌤쌤 치자고 말했잖…”
-스으으.
하르니에의 살기 어린 눈빛이 다시 이쪽을 향했다. 잘못 말했다간 한 대 더 맞을 것 같다.
나는 눈치를 보며 하르니에의 귓가에 속삭였다.
“크흠. 자꾸 이러면 의심받을 텐데요.”
“…”
“다른 남자들이 안 꼬이길 원하신다면서요. 테레시아 후작 영애.”
묘한 정적이 흘렀다. 뭔가 깨면 안 될 듯한 그런 위험한 정적이었다.
잠자코 기다리자 하르니에가 한숨을 푹 쉬며 답했다.
“하르니에.”
“네?”
“이름으로 부르라고요. 가문 호칭은 떼시고.”
“아하. 알겠습니다.”
“대신!”
콱!
앞장 서서 걸어가던 하르니에가 발걸음을 확 멈추며 나를 돌아보았다.
“불순한 짓. 하기만 해봐요. 맹세의 보옥을 써서 계약은 절대 못 깨겠지만… 당신이라고 예외는 없어요.”
“예 예.”
예외는 없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계약은 함부로 깰 수 없나 보다. 그거면 됐지.
“근데 저도 당신이 아니라 카르세인이라 불러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말 걸지 말라니까요!”
나는 그렇게 하르니에의 장단을 좀 더 맞춰주었다. 날이 저물 때까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사고쳤다!
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