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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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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8

3년 전에 있었던 경고를 잊지 않고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 했다.

귀족들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시간을 늦춰 왔다.

억울하다며 소리를 질러가며 싸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사용인의 정복을 입었다.

결론적으로 성인식 날 사고를 치지 않기 위해 사용인의 정복을 입어 위장했고 이는 선례가 있었던 만큼 그때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었다.

자신의 생일이자 성인식을 치렀던 날 언니로부터 전달받은 카르세인의 의도는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클레어는 믿지 않았다.

정말 그것뿐일 것 같진 않다고.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피어올랐다.

또 묘한 위화감도 있었고.

그래서 물어보려 했었다. 카르세인이 돌아온 직후에.

그런데. 하녀장과의 대화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 이걸로 오히려 허락을 안 받았다고 아리나에게 빌어야 한단 건가?”

앞 문장이 안 들리긴 했다지만 그런 건 문제 삼지 않았다. 뒤가 더 중요했으므로.

“카르세인 네가 언니한테 빌어야 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크 클레어 아가씨.”

언니에게 큰 잘못이라도 한 걸까?

허락? 그건 또 무슨 소리고?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듣고 보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도 네가 사고를 많이 쳤으니까 문제를 제기할 만도 하잖아. 이건 네 업보야.”

“그래서. 나더러 아리나한테 싹싹 빌러 가라 이 말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뭐 때문에 외출을 했는지만 말하면 크게 문제 없을 것 같아. 어디서 사고를 치기라도 했으면 내일 중으로 저택에 서신이 올 테니까.”

얼추 이것으로 이야기를 정리했다. 카르세인에게도 어느 정도 오해를 살 만한 이유가 있어 이 외출에도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엠마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무작정 잘못됐다고 보긴 어려웠으니 말이다.

다만 이 조치에 엠마가 무어라 하려 했었으나 이를 확인하지 못한 클레어는 제 용무가 더 급했다.

“그래서 뭐야? 뭐 때문에 바깥에 나갔다 온 건데?”

이 질문에 카르세인은 태연하게 답했다.

“생일 선물.”

“뭐?”

“어머니께서 내 생일 선물로 외출 허가를 내렸다고.”

불현듯 위화감이 피어났다. 생일이라는 한 단어가 머릿속에서 갑자기 미친 듯이 맴돌기 시작했다.

설마.

아닐 거야.

성인식 날 생각했던 그 날이 결코 그 날은 아닐 거잖아. 그렇지?

그러나.

“내 생일 12월 31일이야.”

절대 태연한 표정으로 내뱉어선 안 될 말을 카르세인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내뱉고 있었다.

의문과 위화감 모두가 잿더미로 변해 사라진다.

남은 거라곤 머리를 단단한 무언가로 내려친 듯한 감각과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명이었다.

‘생일 날을… 그런…’

자신과는 달리 한없이 비참한 생일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축하받지 못했다.

선물은커녕 기억조차 되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뒤늦게 알아채 받은 선물이란 초라하게도 외출 허가였다.

그리고.

가족이라면서. 남동생의 누나라는 사람이.

자기 생일에는 안 온다며 바락바락 화를 냈던 자신이.

이 사실을 이제야 알아챘다.

‘뭐라고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 해…!’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자연스레 입이 틀어막혔다.

사시처럼 떨리던 눈빛으로 그를 다시 한 번 마주 보았다.

설령 변명이더라도. 입바른 소리라도. 빈말이라도 해야만 했다.

그러나.

“…!”

차갑게 식은 눈빛이 모든 걸 말해준다.

그 충격적인 사실을 제 입으로 꺼내고도 감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였다.

카르세인은 여전히 소름돋을 만큼 덤덤한 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애초에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은 것처럼.

“…들어가.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까.”

고개를 축 떨어뜨리며 클레어는 맥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들어가라고? 그렇다기엔 누가 아리나한테 가서 싹싹 빌라는데.”

“언니한테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목까지 차고 올라온 말이 나오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클레어는 꾸역꾸역 토해내듯 목소리를 쥐어 짰다.

“내가 잘 말해 둘 테니까. 그러니까 들어가…”

카르세인은 이에 별말 없이 클레어를 지나쳐 갔다. 마구간에서 저택 내로 들어가는 발걸음 소리가 오늘따라 유독 컸다.

발소리가 완전히 멎어 들었을 즈음.

클레어는 이마를 짚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겨우 진정시켰다.

그러나 이 자리엔 카르세인의 처우를 아니꼽게 보는 자가 남아 있었다.

“클레어 아가씨. 카르세인 도련님께서 바깥에서 사고를 저지르고 왔을지도 모릅니다.”

“됐으니까 보내.”

“예? 클레어 아가씨. 하지만 이건 너무─”

“닥치고 그냥 보내라고. 내 말이 같잖아?”

엠마가 눈치 없이 입을 열자 클레어는 형형한 눈빛으로 욕설을 뱉었다.

“씨발. 당신 그래봤자 하녀장이잖아. 고작 외출 다녀온 것에 왜 그렇게 트집을 잡고 지랄이야? 하극상이라도 펼치려고?”

사나운 눈매가 가차없이 쏟아진다. 위압이 잔뜩 서린 발언엔 차마 대꾸조차 할 수 없다.

엠마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비는 수밖에 최선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이 넘어가 주십시오…!”

“실언? 하. 언니가 외출 금지를 내렸다 하더라도 이거 명백히 월권인 거 알지?”

“크 클레어 아가씨…”

“한 번만 더 주제 넘게 굴어 봐. 아무리 플로라의 유모라 하더라도 그땐 내가 그냥 안 넘어가.”

“예 예! 주의하겠습니다…!”

분기를 삭히며 저택으로 들어가던 클레어는 이걸로도 부족했는지 들어가다 말고 고개를 푹 숙인 엠마에게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공작가 안에서 이 얘기가 들리면 그땐 너부터 족칠 거야. 똑바로 처신해.”

완전히 찍혔다는 소리였다.

***

▶에피소드 IV의 외출 분기를 성공적으로 클리어했습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클레어의 친밀도가 크게 상승하며 저택에서의 괴롭힘이 줄어듭니다.◀

[ 클레어 바그란드 ]

[ 친밀도 수치 : 13% ]

■보상

[ 아리나의 외출 금지령이 완화됩니다. ]

[ 앞으로는 허락을 맡지 않아도 공작저 밖을 나갈 수 있습니다. ]

미리 대비해뒀던 그대로의 결과가 나왔다.

클레어가 대놓고 그 이야기를 엿듣는 순간부터 엠마는 찍 소리도 하지 못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선택지에 있는 대로 생일을 밝혔지.

충격에 빠진 클레어로 인해 수월히 그 장소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엠마는 그 뒤로 클레어에게 찍히지. 어떻게든 카르세인을 처벌하려다 눈치 없이 클레어의 심기를 거스를 테니까.’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관심 없다. 중요한 건 클레어의 친밀도를 올렸다는 점과 외출 금지령이 조금 풀렸다는 점이었다.

좀 더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아직 위험천만한 것들이 차고 넘치기야 한다지만 외출을 할 수 있게 된 건 크나큰 호재였다.

다른 데드 트리거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단지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물론 단서는 충분히 모아야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데드 트리거를 하나 꺼트릴 시간이 왔지.’

카르세인의 전담 하녀 카밀라.

지금 나와 함께 방으로 들어온 이 하녀와의 질긴 연을 끊어낼 기회였다.

하지만 아직 방심해선 안 된다.

분명 의미심장한 행동들이 있었다.

자기가 더 필요할 돈을 내 물건을 사는 데에 보태주거나 엠마가 찾아오기 전 미리 자리를 뜨게 만들려는 건 게임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이상 행동들이었다.

이 이상 행동에 대한 까닭을 데드 트리거가 꺼지기 전에 확실히 처리하고 넘어가야 했다.

나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는 너도 알지? 카밀라.”

“…네. 알고 있어요.”

이윽고 내 방에 도착했을 때. 그제야 떠보듯 말을 던지자.

-쿵!

바닥에서 둔탁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선 자세로 침을 꿀꺽 삼킨 카밀라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죄송합니다. 도련님!”

다짜고짜 사죄하기 시작했다.

***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카밀라는 무릎을 꿇은 걸로도 모자라 아예 머리까지 바닥에 박고 있었다.

‘이게 뭐지?’

저자세 중의 저자세를 보였다. 저렇게 납작 엎드리면서 말하기엔 진의가 따로 있지 않을까.

그래. 예를 들면 편찮은 어머니를 위한 약값처럼 말이다.

“돈이 필요한 거냐?”

마침 헤론과의 대화도 전부 들었고 대놓고 현금을 쥐고 있었던 것도 앞뒤가 제법 맞아떨어진다. 심지어는 내 물건을 사는 데에 200페셀을 더 보태주기까지 했었으니 돈을 바라고 있을 법했다.

“돈이 필요한 거라면 내일 내 옷 중 하나를 들고 가서 팔아. 쓸모없어진 옷이라도 귀족이 입던 옷이니 처분하면 네가 냈던 금액은 충분히 채워질 거다. 허락이 필요한 거라면 직접 받아왔단 증표를 내어주지.”

“그런…! 아닙니다. 전 돈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부족하단 뜻인가. 좋아.

“뭐 이자를 더 쳐줘도 되겠지. 몇 벌 더 들고 가서 그 배의 돈을 취해도 좋아. 그걸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어릴 때 받은 것들을 더 얹어. 금화 몇 개는 더 나올 테니 이 정도면 만족할 거라 보이는데.”

카밀라에게 받은 200페셀의 값어치는 당장 내 목숨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상관없다.

또한 카르세인이 어릴 적에 받았던 선물들이라도 팔아 해치운다 한들 뭐라 할 사람이 공작가에 있지도 않을 테고.

“아닙니다. 저는 금화도 보석도 바라지 않아요. 재화를 바라고 도련님께 돈을 내어준 게 아닙니다!”

그러자 카밀라는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휙휙 저었다. 이리도 후한 보상을 제 발로 걷어찬 것이다.

“그걸 나더러 믿으라고? 네가 어머니의 병 때문에 이 공작가에서 두 배는 더 비싼 월급을 받아 가며 일을 맡고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

“그 그게…”

정곡을 찔린 카밀라가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현재 돈 때문에 내 전담 하녀 업무를 맡고 있다.

돈이 궁한 처지라는 게 아리나의 귓가에 들어갈 정도라면 공작가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의 목적이 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돈이 필요하지 않다? 이 주장은 그 자체로 크나큰 모순이었다.

입술을 깨물고 있던 카밀라는 점차 안색이 나빠지다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그제야 운을 뗐다.

…그런데.

“그 돈 말입니다!”

“음?”

“거기서 계산하는 데 쓴 돈은 사실 하녀장이 선금으로 건넨 돈이었습니다!”

아깐 뜬금없는 소리가 튀어나왔다면 이번에는 더한 게 튀어나왔다.

‘뭐야 이게? 이건 자백이나 다름없는 소린데?’

그 200페셀이라는 현금의 출처가 하녀장이고 이것이 선금이라 밝혔다.

그럼 자연스레 과정과 결과가 도출된다. 돈을 받은 순간 카밀라는 엠마로부터 어떠한 의뢰를 받았다는 걸 의미하며 이 의뢰는 지극히 당연하게도 전담 하녀인 그녀가 내게 해야 할 일이 생겼음을 뜻한다.

어찌 봐도 함부로 입에 담을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극비리 중에서도 극비리. 공작가에선 알려지는 순간 경을 치를 만한 중대사인 만큼 내 앞에서 당당히 밝힐 게 아니었다.

“도련님께서 들를 데가 있다고 말씀하셨을 때에요. 그때 엠마 님이 제게 와선.”

-다시 공작가를 위해 움직일 생각은 있겠지?

“그렇게 말하며 제게 쥐여준 돈이에요. 엠마 님은 제게 밑밥을 깔아두겠다고 했었죠. 끝나고 나면 도련님이 뭘 했는지 보고하러 가면 아마 내역을 듣고 잔금을 치러줄 생각이었을 거에요. 물론 지금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호통을 치겠지만…”

카르세인이 바깥에서 뭘 하고 왔는지 보고하라는 의뢰. 그건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선입금 얘기부터 방금 언급한 의뢰에 정확한 시간까지.

앞뒤 하나 틀리는 것 없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해소되는 건 아니었다.

암만 생각해도 카르세인을 먼저 들여보내려 하는 것과는 모순된 행동이지 않은가?

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아 눈을 가늘게 좁힌 채 물었다.

“그걸 왜 내게 알려주는 거지?”

그 말에 한참을 침묵하던 카밀라가 울먹이며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건 다이어트 약이지만… 독방에서 먹고 조금이라도 어머니께 돈이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죽으려 했었습니다. 과로사로 위장이 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머니께 돈이 조금이라도 더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실제로 죽으려 했다는 심경을 언급하며 카밀라는 내게 있는 것 없는 것 따지지 않고 전부 입 밖으로 토해내고 있었다.

그 과정이 제법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 대답을 들으려는 게 아니다.

“카밀라. 내 질문은 그게 아닐 텐데.”

떨리던 두 손처럼 그녀의 전신으로 조금씩 번져간다. 그러다 이내 호흡이 흐트러지는가 하면 목소리까지도 떨리기 시작했다.

이내 붉어진 눈시울 아래 촉촉하게 물든 눈망울이 기어코 하녀복의 치마로 똑 떨어진다.

카밀라의 입은 그제야 다시 열렸다.

“저는 끝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잖습니까!”

“뭐?”

“여태 도련님을 괴롭혔던 그 치졸하고 약아빠진 제 행동들이 한없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도련님께서는…! 이런 저를 용서해주셨지 않습니까!”

용서라는 말에 답을 찾아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런 결론을 내고서도 몇 번이나 재고해보게 되는 답이지만.

이 답 외에는 나오질 않았다.

‘카밀라가 내게 호의를 보인단 거야.’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둘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무시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거나 독단으로라도 나서서 성인식 때 입을 옷을 마련하려고 했다거나.

세세한 부분까지 따져들면 더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머리를 박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군. 내가 널 공작가에서 내보내려 했단 사실을.”

카밀라는 입술을 꾹 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유 아이템■

▶[ 슈후펩 나무 뿌리 ]

[ 효능 1. 달여서 먹일 경우 마력 공황 상태가 해제되며 재발 가능성을 0%로 낮춰준다. ]

저걸 먹는 순간 카밀라의 어머니는 마력 공황으로부터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지게 된다.

그런 어두컴컴한 암시장에 가까운 장소에 가서야 구할 수 있었기에 한때 귀족 영애들이 이런 곳을 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겠지만.

그녀도 한발 앞서서 눈치챘던 것이다. 그게 그토록 구하려 했던 물건이고 내가 이걸 내밀 거라는 사실도.

나는 슈후펩 나무 뿌리를 카밀라에게 내밀며 물었다.

“꾸짖는 게 아니니 편하게 답해. 공작가에 더 남아야 할 이유가 있나? 돈이라면 어머니의 병을 치료한 뒤로는 딱히 이곳이 아니어도 될 텐데.”

“…도련님께 너무 큰 죄를 지었으니까요.”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였단 건가?”

“추하지만 그게 맞습니다.”

나는 여태 카밀라가 평범한 엑스트라 캐릭터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돈이 필요해 움직이는 속물이 가득한 캐릭터.

카르세인을 괴롭히며 여러모로 데드 트리거를 만들어내는 전담 하녀 캐릭터.

동시에 특정 에피소드에서 카르세인에게 반등의 기회를 줄 뿐인 캐릭터.

이제는 데드 트리거를 끄기 위해 마지막 공만 들이면 되는 그저 게임 속의 인물에 불과했었다.

따라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목적이 완수되어 앞으로는 카밀라와 관련된 데드 트리거가 꺼지며 어떤 에피소드에도 연관 지어지지 않을 예정이었으니까.

그러나 현실이 된 지금은 어떨까.

한때 귀족 가문의 여식이었던 자라면 머리를 조아리는 게 어지간한 평민보다는 더 힘들 것이다. 상대가 빈민촌의 떨거지라는 걸 알게 되면 더더욱.

어머니의 병환을 고치기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악행을 저질러서라도 돈을 모아야 했다는 어려운 사정 또한 크게 발목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반성의 태도를 보이며 저자세 중 저자세를 취했다.

이야기 정도는 들어볼 수 있겠지.

“뭘 원하는지 말해. 카밀라.”

카밀라는 기회가 찾아왔다는 걸 깨닫고 눈물을 벅벅 닦은 뒤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저를 용서해 주신 도련님께 은혜를 갚고자 합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띠링!

▶카밀라를 하녀로서 다시 받아들이시겠습니까?◀

[ 1. 받아들인다. ]

[ 2. 받아들이지 않는다. ]

선택지가 떴다.

게임 속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택지였다.

게임이었다면 헛된 믿음일 거라 단정하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리스크가 생길 수도 있고 혹시 모를 데드 트리거 따위는 꼴도 보기 싫다며 처리해버렸을 테지.

하지만 저 진심이다 못해 간절함마저 담긴 눈빛은 결코 헛된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나보다는 엠마를 따르는 편이 더 좋을 텐데?”

“그런 상식은 버렸습니다. 미쳤다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저는 더 이상 엠마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나는 너한테 줄 수 있는 돈이 없어. 엠마의 뒷돈과는 다르게 전담 하녀로서 공작가의 월급을 받는 게 전부일 거다. 앞으로의 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을 텐데.”

“그걸 담당해야 하는 건 제 몫입니다. 제가 져야 할 짐을 도련님께 해를 입히는 쪽으로 변환시켜선 안 된다는 걸 너무나도 늦게 깨달았어요.”

아무리 그래도 카르세인의 입장에서 보면 썅년이 틀림없고. 현재의 내 입장을 놓고 보더라도 기회를 잡아 독방에 집어넣지 못했다면 카르세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이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공작가에서 내게 충성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 나는 이런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 명심해라.”

“감사합니다. 도련님! 결코 이 은혜를 저버리지 않도록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받들겠습니다!”

▶히든 에피소드. 하녀의 석고대죄를 클리어했습니다!◀

▶카밀라를 하녀로 받아들여 카르세인을 감시하는 눈 중 일부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바그란드 공작가 내에서의 인식이 매우 크게 개선됩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위험 구역이 대폭 축소됩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분량을 좀 더 추가해서 하루에 2편으로 나눠 올릴까 하다 흐름이 끊기겠구나 싶어서 그냥 붙여 올렸어요.

내용이 너무 길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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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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