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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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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동안 나에게는 상태창이 떴다.

▶튜토리얼 I을 클리어했습니다!◀

▶본 게임은 올바른 선택지를 골라 클리어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며 작은 변화로도──

게임을 플레이해서 이미 알고 있는 튜토리얼 클리어 시 뒤늦게 나오는 문구였다.

원래는 이 장면으로 끝이었다. 튜토리얼에서 알려주는 건 작은 변화로도 선택지에 영향이 가고 내가 친밀도라 정의를 내린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는 게 전부다.

그러니 이 장면은 이제 스킵되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넘어가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그 식당에 머물러 있다. 장면 스킵이 안 됐다는 거다.

‘게임이… 아니란 거겠지.’

움직여야 한다. 스킵 같은 건 없으니 잘려나간 그 모든 시간을 내 몸으로 전부 채워넣어야 한다.

이젠 이게 내 현실이니까.

하나둘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나는 자연스럽게 카르세인의 자리로 보이는 클레어의 옆 좌석에 앉았다.

그 과정이 꽤나 느려보였던 건지 클레어가 타박을 넣었다.

“왜 그렇게 느릿느릿하게 움직여? 엄마도 배고플 텐데 빨리 좀 움직이지?”

망할 핑크머리 년.

‘나도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수 있었으면 당연히 그랬겠지.’

다름이 아니라 감기 상태 이상이 문제였다. 이 겨울에 찬물을 뒤집어 쓰고 목욕까지 했었으니 정상적인 몸일 리 없다.

상태창이 미리 경고했던 것처럼 현재 카르세인은 감기 상태 이상에 걸린 상태이고 원래도 비실비실해 보이는 몸이었던지라 악재가 겹쳤다.

게임 속에서 이동 속도가 왜 이렇게 느린가 했더니. 실제 내 몸으로 느끼자 그것도 굉장히 빨랐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됐다. 우선 시장할 테니 들자꾸나.”

““네. 어머니.””

그렇게 이사벨라는 화목한 식사 시간을 시작하며 별말 하지 않고 넘어가는 듯했지만.

-띠링!

▶튜토리얼 II를 진행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었니. 카르세인.”

튜토리얼 II를 진행한다는 상태창의 문구와 함께 이사벨라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나도 모르게 이를 꽉 물어버리고 말았다.

‘오늘은… 또 라고.’

아니겠지.

순간 불길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꼭 그렇진 않을 거다.

평범한 안부 인사일 뿐인…

▶튜토리얼 II 정보!◀

▶플레이어는 앞으로 험난한 시련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그때마다 정보를 놓치지 않고 취합하여 올바른 선택지를 골라야 합니다.◀

▶튜토리얼인 만큼 정보가 제공됩니다!◀

[ 카르세인은 이사벨라에게 매번 아침 문안을 갔습니다. ]

‘…뭐야 이건.’

튜토리얼 II라고?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어. 직접 그 게임을 하면서 본 적도 없는 튜토리얼이라고.

근데 이게 갑자기 떴다는 건.

‘나보고 이걸 하나의 에피소드로 간주해서 클리어하라는 거야?’

상태창의 재등장에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주변의 눈이 사나웠다. 벌써부터 째려보기 시작하는 클레어와 아리나.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할지 대놓고 기대하고 있는 플로라.

여기서 한 마디라도 잘못했다간 큰일난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카르세인? 오늘은 내게 따로 할 말이 없는 거니?”

-띠링!

[ 1.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며)제가 오늘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아세요?! ]

[ 2. (이때다 싶어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찍으며)저 오늘 찬물에 씻었어요. 저기 있는 하녀가 욕조에다 찬물을 받아서요! ]

[ 3. 영지 일로 고생 많으셨어요. 그것 외엔…(뜸을 들이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

이사벨라의 재질문에 정신 나간 선택지가 튀어나왔다.

난이도가 낮은 뻔한 선택지지만. 정말로 뻔한 답이 보이지만.

나는 저 두 선택지가 카르세인이 가진 진짜 심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을 이쪽으로 주지도 않고 고기를 썰며 하는 말이라니. 이것조차 같을 줄은 몰랐다.

‘그래. 당신도 동류구나. 아무리 친밀도가 높아봤자 카르세인에게 당신은 어머니가 아니었어.’

뭘 해야 할지는 정해졌다.

게임 클리어야 당연히 해야겠지만 이 집에서 나가는 게 우선이다.

내가 그 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멀스멀 열기가 오르기 시작하는 몸으로 나는 티 내지 않고 덤덤히 답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 말에 플로라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클레어와 아리나는 째려보던 눈을 금방 거두었다. 마지막으로 이사벨라는.

“…그러니.”

심드렁히 답했다.

그 순간 내가 뭔가를 잘못했다는 걸 알았다.

‘나 지금. 3번 선택지 안 고른 거지?’

감기 기운이 오르며 실수한 거지만 영지 일로 고생 많았단 소리가 튀어나온 게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이사벨라에게 인사를 할 때도 그랬다. ‘어머니’라는 대답이 끝까지 가기 전에 끊겼지 않았던가?

그때도 선택지는 아무 반응 없었다. 그말인즉슨 조금 틀린 대사였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거다. 방금 이것도 인정이 됐다는 거고.

‘그래. 이건 내 몸이야. 카르세인이 아니라고.’

현실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이상 내가 개입할 변수는 충분히 존재한다는 거다.

식기 소리가 달각거리며 식당에 울리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식사 시간에 모녀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사이 나는 상태창을 보고 있었다.

▶튜토리얼 II 정보가 제공됩니다!◀

[ 카르세인의 식사는 플로라가 하녀를 시켜 가족들의 것과 달리 소금이 잔뜩 들어간 상태입니다! ]

[ 주의! 섭취 시 건강이 악화됩니다! ]

▶아침을 먹을까요?◀

[ 1. 먹는다. ]

[ 2. (버럭 소리치며)플로라 너 또 내 식사에만 이딴 짓을! ]

[ 3. (소금을 잔뜩 넣은 하녀에게 그릇을 던지며)이런 건 너나 처먹어! 개같은 년! ]

[ 4. 먹지 않는다. ]

‘하. 내 밥에만 손을 대어놓은 가족 식사라.’

어이없게도 기분 나쁜 기억이 머릿속에서 자꾸 떠오른다. 왜 이런 경험을 나는 두 번이나 겪게 되는 건지.

마침 음식으로 이딴 장난질을 하는 게 셋째라는 점이나 내 식사만 이래도 찍 소리 할 수 없는 상황이 그야말로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게 맞을지도 몰라.’

주워온 자식이라며 싫어하던 두 누나나 정신병에 걸려서 날 주워와 키웠던 그 어머니의 태도나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낫다고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한 번 겪었기 때문에 두 번은 두렵지 않으니까.

-달각.

“…!”

식기를 들어 짠맛이 가득한 음식을 입으로 넣고 넘기자 슬쩍 비웃고 있던 플로라의 눈동자가 세차게 떨렸다.

상태창의 정보와 마찬가지로 이 행동이 셋째 플로라의 수작질이 맞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이걸 그냥 먹는다고? 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보란 듯이 더 배를 채워갔다.

▶염분이 높은 음식을 섭취했습니다!◀

▶경고! 건강이 악화됩니다!◀

상태창에서도 경고가 떴지만 안 먹을 수는 없었다. 경고창 바로 아래 내 상태 이상을 보면 당연하게도 허기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배고픈 상태로 아무것도 먹지 않아 공복으로 죽는 엔딩을 이미 몇 번이나 게임에서도 봤으므로 먹을 수 있을 때는 먹어놔야 한다.

머지않아 다른 창 하나가 더 떴다.

▶허기 상태가 회복됩니다!◀

그나마 수분이 섞여 염분이 덜할 거라 예상된 수프를 절반쯤 먹고서 뜬 허기 회복. 이거면 됐다.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나는 냅킨으로 입에 덕지덕지 묻은 수프를 적당히 닦고서 식당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감기 기운을 넘어 불덩이가 다 된 몸은 버티지 못한 채 조금씩 현기증이 일고 있었다.

***

카르세인이 식당에서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클레어가 못 마땅하다는 듯 출구를 보며 표정을 찌푸렸다.

아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째려보던 눈을 다시 식기 쪽으로 옮길 때 즈음엔 쯧 하고 혀를 찼다.

둘 모두 적당히 불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머니의 앞이니 그걸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거였다.

하지만 플로라는 그렇지 않았다.

멍하니 카르세인의 수프 그릇에서 시선을 고정한 채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는 아예 식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챙그랑!

“플로라 왜 그래? 입맛이 없어?”

클레어의 갑작스런 부름에 놀란 플로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으 으응! 조금 입맛이 없나 봐.”

“그래도 잘 먹어야지. 자꾸 그러면 키 안 큰다?”

“지금 말고 다음에 많이 먹으면 되잖아. 치.”

그 말에 아리나와 이사벨라가 프스스 웃었다. 불만으로 가득했던 표정을 들킨 건 아니란 것이다.

그 사이 다음에? 라는 말을 속으로 떠올린 플로라는 아예 아침 식사를 여기서 그만두기로 했다.

“뭐어? 고작 그거밖에 안 먹었으면서.”

“그치만 못 먹겠단 말이야.”

투정을 부린 결과.

“그럼 큰언니랑 약속할까? 아침은 그만 먹더라도 점심은 안 거르고 잘 먹기로.”

큰언니 아리나가 새끼 손가락을 내밀며 식당에서 나가는 걸 허락해주었다.

플로라는 이때다 싶어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응! 약속할게.”

식당에서 나온 뒤로는 숨기고 있던 표정이 그대로 다 드러났다.

‘어떻게 어떻게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먹어?’

하녀를 통해 자기 식사에다 이번에도 손을 댔다는 건 뻔히 알고 있을 텐데. 그걸 알고도 카르세인은 꾸역꾸역 소금이 가득한 수프를 절반이나 먹었다.

‘설마 하녀가 제대로 소금을 안 뿌렸다던가?’

지금으로서는 그런 가정밖에 안 들었다.

계획이 비틀어졌다. 간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에도 화를 내며 어머니와 두 언니의 심기를 계속 긁었다면 카르세인은 정말로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쫓겨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 다시 원래의 우리 가족으로 돌아오는 건데.

‘으으으! 이상해! 이렇게 될 게 아닌데!’

플로라는 얼른 하녀장 엠마를 찾아갔다.

“어서 오세요. 막내 아가씨.”

막내 아가씨의 불만으로 가득한 얼굴을 본 하녀장 엠마는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잠깐 침묵하던 플로라는 짜증을 잔뜩 품고서 말했다.

“카밀라 걔 카르세인 그릇에 제대로 소금 뿌린 거 맞아?!”

“예? 식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수프를 절반이나 먹었단 말이야! 게다가 찬물로 씻었다는 말도 안 꺼냈어. 물도 정말 찬물로 받았는지 의심스럽다구!”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소금이 잔뜩 들어간 수프를 눈치채고 거의 안 먹거나 아예 안 먹으면 몰라도 절반이나 먹다니.

그밖에 찬물로 씻었다며 불평을 하지도 않고 조용히 있었다는 건 확실히 이상했다.

“씨이. 잘 되고 있었는데 이게 뭐야. 그러니까 그 애한테 뭐든 좋으니까 다시 하라고 해! 만약 날 속인 거면 각오하라고도 전해 두고!”

“예. 플로라 아가씨. 제가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어 드릴게요.”

엠마의 얼굴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

***

“…씨발.”

불덩이인 몸을 겨우 끌고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못 뱉고 있었던 욕을 뱉어냈다.

현재 내 상황만 보자면 나쁘지 않다. 아무런 사고 없이 위기를 모면한 데다 얻어낸 정보도 제법 되고 배드엔딩에서 가장 위험한 상태 이상인 허기를 채우는 데에도 성공했다.

튜토리얼을 깔끔하게 클리어했단 거다. 게임 때와 마찬가지로.

그러나 이 빌어먹을 가족들에게 다시 돌아온 듯한 느낌은 좀처럼 지울 수가 없다.

저 욕은 과거의 나와 카르세인이 된 내 상황이 기분 나쁠 정도의 일치도를 보여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것이었다.

나는 골골대는 몸으로 우선 침대에 누웠다.

“상태창.”

현기증이 다 이는 와중에도 상태창은 멀쩡히 비쳤다.

내가 보고 있는 건 딱 두 문장이다.

■ 게임 클리어 시 특전이 주어집니다! ■

▶특전 : 원하는 무엇이든 한 가지.

클리어 후 받는 특전. 난 저걸 얻으면 반드시 내 집으로 돌려달라고 빌 거다. 절대 안 죽고 꾸역꾸역 살아남아서 돌아갈 거다.

그 사이 상태창은 내 의지와 달리 다른 창을 만들어냈다.

-띠링!

▶튜토리얼 II를 클리어했습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

▶보상 책정 중…◀

▶보상 책정 완료!◀

▶플레이어에게 필요한 것을 종합한 결과 등장인물들의 게이지 바를 수치화시켜 보여주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보상

▶친밀도 박스 영구 획득

[ 앞으로 친밀도 박스가 수치화되어 나타납니다! ]

보통 보상이라고 하면 괜찮은 걸 주기 때문에 솔깃했는데 이걸 보자마자 김이 팍 샜다. 그래봤자 튜토리얼 보상이란 거겠지.

하지만 이미 나는 가장 큰 보상 하나를 얻었다.

이 게임 속엔 불변의 법칙이 있다. 그건 바로 선택지 창이 떴을 때는 카르세인이 마주한 장면만큼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것.

혹시나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기다리라고 하면 당장 타이머 때를 떠올려 보면 알기 쉽다. 배드엔딩이 뜰 게 더 많다는 소리다.

하지만 게임이 아닌 현실로 마주한 나는 다르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 제대로 고르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 이건 게임 속 카르세인과 달리 내 방식대로 전개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강점이 있다.

“이걸로 내 행동을 조금씩 끼워넣는다면 선택지의 제약을 피해갈 수 있어.”

다만 선택지 그 자체를 부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건 다음에 시도해봐야겠고.

▶기본 스텟창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카르세인 바그란드■

Lv. 1

▶근력 2.09

▶민첩성 3.11

▶지구력 3.50

▶체력 1.33

▶면역력 0.87

▶??? 0

이쪽은 열람할 수 없었던 부분 중 일부.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여러 생각에 잠기게 만든 스텟창이었다.

“됐어. 이거면 충분해. 지금은 잠이나…”

게임 속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확인된 정도면 더 볼 것은 없었다. 근데 그게 아니라는 걸 금방 깨달았다.

“잠깐만. 침대에서 골골대는 카르세인에… 식사를 마친 직후?”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찰나에 에피소드 진행창이 나타났다.

▶에피소드 I. 악의 담긴 괴롭힘이 시작됩니다!◀

-똑똑.

“도련님. 디저트를 가져왔습니다.”

스킵된 시간이 다 지나 정규 에피소드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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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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